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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창의 많은 팬들이 그러하겠지만, 나 또한 '당신 인생의 이야기'로 인해 그의 팬이다. 그의 팬 노릇을 하는 것은 매우 쉽다. 그가 과작의 작가이면서, 또한 중단편만 쓰기 때문이다. 게다가 때가 되면 이렇게 작품들을 빠짐없이 묶어 내놓으니 그때그때 발표될 때마다 찾아 읽지 않아도 된다. 30여년 동안 2권, 17편의 중단편. 생계를 해결하는 직업이 따로 있으면서 1, 2년에 한편씩 중단편을 쓰는 삶도 꽤 괜찮아 보이기도 한다. 더 많은 시간을 작품에 쏟는다고 더 좋은 작품들이 나오리라는 법도 없다. 시간과 함께 숙성되어 나올 수 있는 글들도 있으니, 어쩌면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더 좋은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능가하는 작품이 없을지라.. 2019. 10. 21.
Primošten Primošten은 Šibenik에서 차로 3,40분 거리에 있다. 동그란 섬같아 보이지만 육지에 살짝 연결되어 있는 old town은 벽으로 둘러쌓여 있고, 아무 차나 들어갈 수 없어보인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후불 주차하는 곳이 있어 세우고 old town으로 향했다. 벌써 거의 오후 3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식당부터 찾았다. 워낙 작은 동네지만, 배가 고프니 적당히 검색하여 찾기 쉬운 바닷가 식당으로 향했다. Konoba Toni. Konoba라는 말이 많이 보여 무슨 뜻인지 찾아보니 구글번역은 주점이라고 한다. 하지만 꼭 펍같은 곳이 아닌 일반 식당에서도 많이 쓰이는 것 같다. 중국어에서도 주점이 식당이나 호텔을 뜻하는 것과 비슷하려나. Restoran도 많이 쓰는데, 발음 그대로라 영어 re.. 2019. 10. 14.
돈키호테 테리 길리엄 옹께서 아직도 영화를 찍는단 말인가! 하고 이 영화가 나온 걸 보고 찾아 보았다. 이 영화를 찍기까지 꽤 사연이 많은 것 같은데, 영화 자체는 기대를 가지고 본 영화 중 평타 정도랄까. 사실 이 영화를 얘기하려고 글쓰기를 시작한 것은 아니고.. 거의 읽기만 하지만 최근 내가 하고 있는 SNS라고 부를만한 것은 FB뿐이다. FB은 '동호회 전성시대'에 내가 바라던 SNS의 궁극적 구현에 가까운 SNS였다. 여러 현실세계의 모임들이 온라인에서 일부는 프리챌 등에, 일부는 제로보드 같은 툴을 써서 독립 사이트로 운영되고, 온라인상 자신만의 공간을 원했던 개인들은 싸이월드를 꾸미던 시대였다. 동호회나 싸이월드는 각각 폐쇄적이었고, 블로그는 너무 개방적이었다. 내가 원했던 것은 예를 들어 글을 하나 .. 2019. 10. 13.
Šibenik 오늘은 이번 여행 중 가장 많은 곳을 들러가는 일정이다. Split에서 숙박이 정해져 있고, 가는 길에 있는 Šibenik, Primošten, Trogir를 거쳐 갈 예정이었다. Split까지는 그냥 가면 2시간도 안걸리는 거리니, Zadar에서 2박 후 다음으로 그나마 큰 도시인 Split에서 2박을 하는 건 자연스러운 선택인데, 중간에 가보고는 싶은데 숙박까지는 좀 애매한 중소도시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이런 일정이 나왔다. 갈 길이 바쁘니 숙소에서 빵을 사다 아침을 먹고 10시쯤 출발을 하려는데, 어제 주차할 때 차 옆에 낮은 구조물이 있던 걸 깜박했다. -_-; 뭔가 찌그러지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차를 세우고 보니 옆이 좀 긁히고 찌그러졌다. 차에 사면에 다 센서가 있어서 평소엔 주변에 뭐가 가.. 2019. 10. 11.
Zadar #2 Pag에서 돌아오니, 어제 차를 세웠던 곳은 이미 다 찼고, 조금 더 들어간 곳에 차를 세울 데가 있어서 세웠다. 애매하게 요상한 위치에 돌덩어리 같은 구조물이 낮게 있었고, 하필 차 세운 곳 위 에어콘 실외기에서 물이 똑똑 차로 떨어지긴 했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세워두었다. (여기 차를 세운 것이 실수였음이 나중에 밝혀진다.) 아무튼 편안한 숙소에서 3시간쯤 뒹굴거리며 쉬었다. 어차피 old town에서 특별히 더 봐야할 것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다시 저녁 먹으러 나가면 될 터였다. 슬슬 해가 질 무렵,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어제처럼 해가 완전히 지고 나면 '바다 오르간' 근처에서 일몰을 본 사람들이 쏟아져 저녁을 먹으러 흩어질테니, 그전에 자리를 잡아야 했다. 이날도 석양은 멋지.. 2019. 10. 8.
Pag Slovenia나 Rovinj같은 Croatia 북서쪽 해안도시는 제외하고, 또 배를 타야하는 섬은 빼고 하다보니 일정이 그리 빡빡한 편은 아니다. 특히 Zadar에서 2박을 하기로 하면 old town에서만 보내기는 좀 지루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할 것은 수영! Zadar 근처에도 수영을 할 곳은 있지만, 시간 여유도 있고 차도 있고, 이날 가기로 점찍어둔 곳은 Pag다. Pag는 Croatia를 소개하는 여행책 3권이 있으면 그중 한권에 소개되는 정도? 다른 유명 관광지에 비하면 덜 알려진 곳이다. 차가 없으면 가기 힘들고, Zadar에서 Split로 향하는 보통의 루트에서 정 반대로 한시간 이상 가야 한다. Croatia는 처음이고 남들 좋다는 유명한 곳들은 대게 이유가 있으니 들러보겠으나, 그래도.. 2019. 10. 3.
Zadar #1 Plitvice에서 Zadar까지는 2시간 정도 걸린다. 그 운전해서 가는 길은 감탄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탁 트인 산 밑 벌판들부터 시작을 해서, 상당히 척박해보이는 돌산들이 맥을 이루어 길게 늘어서 있다. 거리를 두고 바다와 나란히 뻗은 이 돌산들이 매우 독특한 풍경을 자아내는데, 차안에서 제대로 찍힌 게 별로 없다. 중간에 차를 세우고 찍을걸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사실 이때 처음 봐서 감탄을 했지, 바로 다음날 그 극단의 풍경을 보게 된다. 이후로도 그런 돌산 풍경은 계속 되었다. Zadar의 경우 숙소 잡을 때 선택의 어려움이 없었다. 주차 가능하면서 old town에서 가까우면서 깨끗한 방... 지도를 보니 반도처럼 튀어나온 old town까지 인도교가 있어서 저기만 건너면 바로 old tow.. 2019. 9. 25.
Plitvice #2 배를 타기 위한 줄이 꽤 길어보였는데, 배가 금방금방 와서 태우고 가는 것 같았으나, 올때 두세 척 정도가 연달아 왔다가 또 한참 있다 오고 한다. B코스는 이 배타는 줄 때문에 시간을 좀 잡아먹지만, 코스 자체가 워낙 짧다. 배는 우선 P2에 잠시 멈췄다 P1으로 간다. P2에 도착했을 때, B코스가 생각보다 걷는 구간이 짧았어서 C코스로 더 돌까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 좀더 걸을까 하고 Kiwi한테 물어보니, 다리 아프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_-; 욕심을 버리고 그냥 원래 기조대로 여유있게 다니자 하고, 그대로 앉아있다가 P1에서 내렸다. 호수 안에 작은 섬. P1 선착장. 이쪽에서 보는 호수 물 색깔도 예쁘다. 오히려 배를 타면서 보는 호수 풍경이 가장 평이한 편이다. 저렇게 노젓는 배도.. 2019. 9. 22.
Plitvice #1 Rastoke를 떠나 30분 정도 가면 갑자기 차들도 많고 복잡해지는 곳이 나온다. Plitvice 입구, 8시도 안된 시간에 차도 많고 사람도 많다. 주차장도 차가 가득이었지만, 운좋게 빈 자리를 금방 발견하여 세웠다.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2개의 입구 중 1출입구에서 시작한다. 차를 세운 곳에서 입구까지 도로를 건너는 다리가 있다. 줄이 길어 보이지만, Plitvice 입장권을 인터넷으로 미리 구매해서 출력해오면 거의 기다리지 않는다. 시간대별로 파는데 그 시간대에만 입장이 가능하고, 우린 두번째 이른 시간대인 8시에 입장. 30분 정도 여유를 두고 왔지만, 차세우고 이동하다 보니 거의 8시에 되어 딱 맞춰 입장하게 되었다. 사람들 복장을 보면 알겠지만, 꽤 쌀쌀하다. 사실 8월 중순이니 땡볕에 더위.. 2019. 9. 20.
Rastoke 우리는 첫날 Rastoke에서 1박을 할 참이었다. 첫날 어디서 잘 것인지가 여행 준비할 때 굉장한 고민거리 중에 하나였는데, Dubrovnik에서 Zagreb로 돌아오는 항공편이 마땅한 것이 귀국 전날이라, 어차피 마지막 날 Zagreb에서 1박은 먼저 확정이 되었다. 첫날은 늦은 오후에 도착하고, 비행기에서 피곤할 걸 생각하면 첫날은 Zagreb에서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처음엔 그냥 Zagreb에서 1박하려고 했다. 하지만 Zagreb가 시작과 끝에 1박 씩을 할 만큼 매력이 있을지, 게다가 이미 대충 본 도시를 크로아티아 여행의 하이라이트라는 Dubrovnik을 보고 와서 또 보는 것이 김새는 일은 아닐지, 무엇보다 다음날 가야 할 Plitvice는 사람이 많아 아침 일찍 가는 것이 좋다는데,.. 2019. 9. 19.
Croatia 이번 여름에는 Croatia에 다녀왔다. 가보지 않은 나라이면서 꽤 구경할만해 보여서 진작에 가보고는 싶었는데, 한국에서의 유명세에 비해 직항이 그동안 없어서 나중을 기약했던 곳이다. 시간과 체력은 많고 돈이 적을 때야 갈아타는 것도 괜찮지만, 크로아티아 같은 동유럽은 한국에서 그나마 비교적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갈아타면 걸리는 시간은 유럽에서 가장 먼 아이슬란드 가는 것과 별 차이도 안난다. 그래서 작년에 직항이 생기자마자 올해 여행지로 일찌감치 정하였다. 게다가 이번 여행은 지금껏 가장 빠른 항공편 예약으로 이루어졌다. 사용기간 10년 만료가 돌아오기 시작한 마일리지도 소진할 겸, 잘 쓰시지 않는 부모님 마일리지까지 합산하여(사실 대부분 ^^;;) 무려 여행 9개월전에 항공권을 예약하였다. 이웃한 Sl.. 2019. 9. 16.
빛 혹은 그림자 이 기획 소설집에 눈독을 들인 것은 순전히 호퍼 그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스티븐 킹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아는 작가도 없다. 당연히 여기 참여한 작가들도 모두 호퍼의 팬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꼭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닌 듯. 번역되어 나왔을 때부터 찜해두었는데, 이제야 읽게 되었다. 대부분 아는 작가들도 아니고 작품 수도 17편이나 되다 보니, 다 읽기가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몇군데서 블로그 글을 보고 각각의 추천작들만 읽기로 하였다. 거기에 내가 왠지 읽고 싶었던 한두편 추가하다보니, 결국 12편을 읽게 되었다. -_-;; 사람들마다 추천이 다르고, 거의 안겹치기도 했다. 그냥 차례대로 다 읽었어도 되었을 듯 하지만, 그냥 남은 건 안읽은 채로 두기로. 읽히길 기다리는 책들이 줄어들면.. 2019. 7. 29.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관심사이자 독서의 키워드가 의식, 뇌, information, 자아, 진화, 유전자 뭐 이런 것들인데, 다양한 것 같으면서도 전혀 생각지 못한 데서 이야기들이 자주 하나로 만난다. 그중에 가장 예상치 못하게 많이 나온 얘기 중 하나가 명상에 관한 것이다. 심지어는 유발 하라리의 책에서도 그가 명상의 열렬한 지지자라는 것을 한 챕터를 할애하여 얘기하고 있었다. 사람 안변하는 것 같아도, 나만 봐도 적어도 생각들은 많이 바뀐다. 이 책은 '뇌과학자의 뇌가 멈춘 날'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37세에 뇌졸중일 겪은 뇌과학자의 생생한 경험담이자 회복기.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그녀가 왼쪽 뇌에 stroke이 왔을 때(이유는 모르겠으나 왼쪽 뇌에 뇌졸중이 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한.. 2019. 5. 22.
의식의 기원 의식의 기원이라는 아주 건조한 제목만 보고는 이 책을 손에 잡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하지만 '옛 인류는 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는 부제를 보니 600여페이지의 두께에도 손이 안갈 수 없었다. 사실 작년에 발견하고 잡았다가, 먼저 봐야 할 다른 책들이 많아 뒤로 미뤄두었던 책이다. 내가 작년에 알았을 뿐이지, 1976년에 처음 나온 책이고 '17년 새 번역본이다. 예전에 책을 무조건 사읽던 시절에는 무조건 정독, 아니면 낮은 확률로 포기(혹은 먼 훗날에 읽기로 봉인) 이었다. 요즘 내 독서는 책에 따라 1)정독 or 2)발췌독 or 3)속독인데, 정독할만한 책이 나오면 아주 힘들다. 흥미롭기도 하고, 곱씹어볼 것도 많고 하여 좋은 책을 만난 것임은 분명하나, 시간과 노력이 상당히 많이 든다. 또하나.. 2019. 5. 14.
(나이에 상관없이 악기를 배울 수 있는) 뇌과학의 비밀, 뒤늦게 발동걸린 인생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둘다 중년 시리즈(?)이다. 작년에 읽었음. 책의 제목에 솔깃했던 이유는... 다음에 얘기하고. 그러나 이 책은 그다지 기대했던 얘기를 해주지는 않았다. 이 책의 저자인 개리 마커스가 직접 기타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쓴 이야기라길래, 나중에 얼마나 잘치게 되었는지가 가장 궁금했는데, 나이 먹고서도 악기를 배울 수 있다(당연한 얘기잖아!)는 얘기는 있어도 '잘'하게 되었다는 얘기는 없다. 어디 본인이 직접 연주한 동영상이라도 올려두지 않았을까 찾아봐도 없고. 그래서 실망. ㅋㅋ 그는 나를 모르겠지만 최근 이 아저씨 다른 일로도 엮일 뻔 하였다. ㅋㅋ 책의 주된 내용과 큰 상관은 없지만 왠지 기억에 남던 에피소드. 취해 난폭해진 숭객과 함께 지하철을 타게 되었다. 그 취객은 다른 .. 2019.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