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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가능성의 우주들 역시 이해는 버겁겠지만 무슨 얘길 하는지 들어나보자고 집어든 책.막판에 반납 일정에 쫓겨 더 날림으로 읽었지만, 더 자세히 읽었다고 이해가 많이 깊어졌을 것 같진 않다. -_-; 이론물리학자로 여성 이름을 별로 들어보진 못했는데, 그보다 더 특이한 건 알바니아 출신이다.(알바니아 출신 유명인 찾아보니 마더 테레사 정도가 나온다.)아무리 특이한(?) 출생 이력이라도 책 소개에서부터 출신이 나오길래 특이하다 싶었는데, 책 본문에도 알바니아 얘기가 시작부터 아주 많은 비중으로 나온다. 그녀가 대학생 시절, 알바니아의 대학생 등 많은 이들이 다른 유럽국가 대사관 등을 통해 난민처럼 많이 본국을 떠났나보다. 그녀는 그들을 말리며 남은 소수였지만, 불과 몇년 뒤 그녀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미국으로 떠나 아예 .. 2024. 6. 22.
생명 그 자체의 감각 / The Coming Wave / Neural Link 맥락없이 예약했던 책들이 차례가 되어 본 책들인데, 조금씩 연관된 부분들이 있어 같이 적는다.제목의 순서대로 읽었는데, '생명 그 자체의 감각'은 정독을 하자니 너무 노력과 시간이 들 책이라, 그냥 저자가 무슨 얘길 하는지나 보자는 마음으로 훑어본 수준이다. 나머지 책들은 어렵진 않으나 관심가는 부분만 훑어 읽었다.  의식이라던가 뇌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항상 관심사 중 하나였지만, 최근에는 AI와 연관되어 관심이 가는 부분도 있다.특히 LLM은 몇번 써보고 많은 사람들처럼 할루시네이션에 짜증(혹은 안도)을 내곤 시기상조라고 여기기도 하였으나...최근에 내가 뭔가에 대해 생각하고 심지어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을 가만 들여다보니, 이건 LLM이랑 과정이 너무 유사한데? 싶은 거다. ㅎㅎㅎ 어떤 글들을 읽.. 2024. 4. 10.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은 들어본지는 꽤 되었는데, 읽을까 말까 하다 넘어갔었는데, 지인들의 추천사도 보고, 다시 캐럴 계숙 윤의 '자연에 이름 붙이기' 책 설명을 보다가 이 책이 언급된 것을 다시 보고, 어쩌다보니 yeon이 먼저 읽고 있는 걸 봤고, 암튼 여차저차하여 읽게 되었다. 막상 읽게 되었을 때는 스토너와 함께, 엄청나게 기대를 가지고 보게 된 책이었다.개인적으로 스토너는 기대를 넘어섰고, 이 책은 기대가 조금 과했다.이 책에 대한 정보가 적었음에도 기대를 가지게 된 것은 역시 호평들 때문이었는데... 평들이 너무 좋았단 말이지.정보가 얼마나 없었냐 하면, 이 책을 소설인줄 알고 읽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실망스럽거나 그런 건 아니고, 거의 마지막까지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갔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이 책이 내게.. 2024. 4. 8.
Stoner 윌리엄 스토너는 1910년, 열아홉의 나이로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다. 8년 뒤, 제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그는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의 강사가 되어 195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강단에 섰다. 그는 조교수 이상 올라가지 못했으며,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 중에 그를 조금이라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동료들이 그를 추모하는 뜻에서 중세 문헌을 대학 도서관에 기증했다. 이 문헌은 지금도 희귀서적관에 보관되어 있는데, 명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영문과 교수 윌리엄 스토너를 추모하는 뜻에서 그의 동료들이 미주리 대학 도서관에 기증." 가끔 어떤 학생이 이 이름을 우연히 발견하고 윌리엄 스토너가 누구인지 무심히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이상 호기심을 충족.. 2024. 3. 3.
우리는 왜 잠을 자야할까 수면에 관한 다양한 연구들을 알려준다.번역은 19년이지만 원작은 17년, 업데이트가 있으면 알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혹은 확실히 알게된 것들. 인상적인 것들이 많다. -------------------------- 체내시계(대체로 24시간보다 약간 긴)와 아데노신이 쌓이는 주기가 합쳐져 잠의 주기가 생기고, 햇빛 등의 영향으로 체내시계는 24시간에 맞춰진다. 아침형 인간은 약 40%, 저녁형 인간은 약 30%, 나머지 30%는 중간인데 대체로 약간 저녁형 쪽에 치우쳐 있다. 서쪽으로 여행할 때는 보통 체내시계가 24시간보다 약간 길고, 더 늦게 깨어있다가 잠드는 것이라(더 일찍 잠드는 것보다) 적응이 좀 더 쉽다. 멜라토닌은 그 자체로 수면에 작용하지는 않으나 시차 적응에는 약간의 도움을 줄 수.. 2024. 1. 24.
결제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올해 초에 읽은 책인데 글을 쓰다 말았네. 잘 기억도 안나지만 적어둔 것만이라도 까먹지 않게. 저자 왈, 미국은 언제든 결제 네트워크에서 배제함으로서 상대를 파산에 이르게 할수 있다. 정말일까? 국내 번역 발매는 올해 초이지만, 원작은 21년 7월에 나왔다.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이다. 지금이라면 이렇게 강하게 말할 수 있었을까? 러시아를 SWIFT에서 배제하였어도 러시아가 어려움은 겪을지언정, 파산은 아니다. 게다가 달러 지위에 도전하는 위안화에 힘을 실어주고 조금이나마 달러의 힘을 빼고 있지 않나. 적어도 석유 같은 자원이나 독점적인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면 미국도 그 국가를 파산에 이르게 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리고 죽이지 못한 적과, 비슷한 처지의 적들은 힘을 합치고 대체재를 준비한다... 2023. 10. 26.
적자의 본질 MMT(Modern Monetary Theory)라는 말을 들어보기는 했으나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다가, 이런 책이 있어서 집어들었다. '현대통화이론'이라는 어감에서 느껴지는 선입견과는 조금 다른 내용의 주장인데, 경제이론이라기보다는 케인즈'주의'처럼 어떤 경제정책에 대한 주장에 가깝게 느껴진다. 물론 경제학에서의 주장들은 그렇게 해야 결국 경제가 잘(?) 동작한다는 이론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사실 예전에 읽은 '긴축 그 위험한 생각의 역사'가 이와 비슷한 얘기였을지도 모르겠는데, MMT가 주목받기 시작한 게 대략 2019년 정도부터이니 2016년에 나온 그 책은 MMT 정도로의 과격(?)한 결론까진 못갔던 것 같다. 아무튼 '현대-'가 접두사로 붙어서 뭔가 난해해지는 다른 분야들과 달.. 2021. 5. 18.
삶, 죽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고기 원제는 The Gospel of Eels, 한글 제목은 좀 진부하게 느껴진다. 여기서 신비로운 물고기란 바로 뱀장어인데, 아주 특별한 종류의 뱀장어 얘기인가 했는데 뱀장어 자체가 매우 신비로운 생태를 가지고 있다. 인간들에게도 수천년에 걸친 수수께끼였던 모양. 이들의 생태를 파악하고자 일생을 바친 이들도 있다. 내가 몰랐다 뿐이지 뱀장어에 대해 이야기한 책들도 많다. 뱀장어 얘기만 있었더라면 흥미로운 과학책이었겠지만, 뱀장어와 뗄 수 없는 작가 자신의 과거 얘기가 더해지면서 풍성한 이야기가 되었다. 작가의 어린시절에 작가와 그 아버지 사이에 뱀장어 낚시가 있었다. 그 아버지는 그의 아버지로부터 배운 것도 아니었는데. Kiwi에게 나는 어떤 아빠로 기억될까. 이제 Kiwi는 벌써 커서 아빠와 밖에서 무언가.. 2021. 4. 29.
영화들 재미있게 본 영화들에 대해 쓰려다가, 그동안 MCU 외에는 너무 영화 얘길 안해서, 언급할 만한 영화들이 많았다. 그래서 대충 제목만 적어놓은게 벌써 한달 전. 숙제하는 기분으로 두어줄 평가로 넘어가려 한다. 하지만 이건 정말 보물지도다. ㅋㅋ 쓰리 빌보드(2017) 언제 봤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동안 본 영화들을 죽 보다 보니 언급한적 없는 영화라.. 아카데미도 받고 유명하니까 오히려 할 말은 별로 없는 명작. 와일드 라이프(2018) 폴 다노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니 본 영화가 다섯편이나 되는데, 기억나는 건 Love & Mercy 뿐이고 그 영화에서도 그닥...인데 연출은 데뷔작이 이정도면 감독으로 미래가 훨씬 기대된다. 폴 다노가 더 어렸다면 영화에 나오는 아들 역할이 딱이었을 것 같기는 하고. 몬.. 2020. 7. 8.
당신은 당신의 삶을 바꾸어야 한다 릴케의 싯구는 여기저기서 종종 접하지만, 그의 시집이나 다른 글을 책으로 본 적은 없다. 그러다 이 책이 회사 도서관에 있길래 빌려 보았다. 150페이지도 되지 않은 작고 얇은 분량이지만 읽어내기 만만치 않은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우선 번역하기 힘들었을 릴케의 만연체 문장 때문이기도 하고, 또 하나는 이 글의 구성 자체가 저자가 릴케의 문장들을 여기저기서 가져와 재배열하여 몇개의 주제로 편집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온 글들의 출처는 릴케의 편지가 많다. 차례로 주욱 읽어도 이해가 쉽지 않을 문장들을 아무리 유기적으로 엮어도 이해가 쉬울리 없다. 제가 젊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드리고 싶은 주제는 언제나 오직 하나뿐입니다(그리고 이것은 제가 지금까지의 삶으로부터 확실히 알게 된 거의 유일한 깨달음입니다.. 2020. 6. 3.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전작 '보이는 세상은 실제가 아니다'를 재미있게 읽어서, 카를로 로벨리의 신간이 나왔다길래 구입했다. 작은 크기에 240페이지, 부담없이 읽겠거니 했는데 왠걸, 전작보다 읽는데 더 오래 걸린 것 같다. 물론 내용도 이해를 다 하려면 끝도 없을 것이고, 중간에 다른 빌린 책들도 읽고 하긴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오래 읽었다. 시간이 우리의 직관과 다르다는 것을 상대성이론 등으로 설명하는 부분은 그나마 알겠는데, 뒤로 갈수록 저자의 주장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엔트로피 증가와 시간의 흐름을 '인류 원리' 비슷하게 풀어낸 것 같은데, 모호하다. 뒤로 가면 물리학이 뇌과학과 만나고, 마지막 부분은 아예 철학에 가깝고. 그래도 흥미로운 여행이었다. 윗부분의 카드 26장이 하트와 스페이드만 있으면, 이 또한 특.. 2020. 4. 22.
건강의 배신 맞닿아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건강보다는 나이든 저자의 죽음에 관한 성찰에 더 눈길이 가던 책. 우리는 비통한 심정으로든 체념하는 마음으로든 죽음을 삶의 비극적 중단이라 여기면서, 이를 늦추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아니면 좀 더 현실적으로, 삶이란 영원한 비존재 상태의 일시적 중단일 뿐이며, 우리를 둘러싼 경이롭고 살아 있는 세상을 관찰하고 그것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짧은 기회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p.17) 나는 의료화된 죽음 이라는 고문에 반대할 뿐 아니라 '의료화된 삶'을 받아들이는 것도 거부한다. 나의 결심은 나이가 들수록 더 단호해진다. 남은 시간이 점점 줄어듦에 따라 매월 매일이 너무나 소중하기에 창문 없는 대기실이나 삭막한 검사실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다... 2020. 4. 18.
테드 창의 많은 팬들이 그러하겠지만, 나 또한 '당신 인생의 이야기'로 인해 그의 팬이다. 그의 팬 노릇을 하는 것은 매우 쉽다. 그가 과작의 작가이면서, 또한 중단편만 쓰기 때문이다. 게다가 때가 되면 이렇게 작품들을 빠짐없이 묶어 내놓으니 그때그때 발표될 때마다 찾아 읽지 않아도 된다. 30여년 동안 2권, 17편의 중단편. 생계를 해결하는 직업이 따로 있으면서 1, 2년에 한편씩 중단편을 쓰는 삶도 꽤 괜찮아 보이기도 한다. 더 많은 시간을 작품에 쏟는다고 더 좋은 작품들이 나오리라는 법도 없다. 시간과 함께 숙성되어 나올 수 있는 글들도 있으니, 어쩌면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더 좋은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능가하는 작품이 없을지라.. 2019. 10. 21.
빛 혹은 그림자 이 기획 소설집에 눈독을 들인 것은 순전히 호퍼 그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스티븐 킹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아는 작가도 없다. 당연히 여기 참여한 작가들도 모두 호퍼의 팬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꼭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닌 듯. 번역되어 나왔을 때부터 찜해두었는데, 이제야 읽게 되었다. 대부분 아는 작가들도 아니고 작품 수도 17편이나 되다 보니, 다 읽기가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몇군데서 블로그 글을 보고 각각의 추천작들만 읽기로 하였다. 거기에 내가 왠지 읽고 싶었던 한두편 추가하다보니, 결국 12편을 읽게 되었다. -_-;; 사람들마다 추천이 다르고, 거의 안겹치기도 했다. 그냥 차례대로 다 읽었어도 되었을 듯 하지만, 그냥 남은 건 안읽은 채로 두기로. 읽히길 기다리는 책들이 줄어들면.. 2019. 7. 29.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관심사이자 독서의 키워드가 의식, 뇌, information, 자아, 진화, 유전자 뭐 이런 것들인데, 다양한 것 같으면서도 전혀 생각지 못한 데서 이야기들이 자주 하나로 만난다. 그중에 가장 예상치 못하게 많이 나온 얘기 중 하나가 명상에 관한 것이다. 심지어는 유발 하라리의 책에서도 그가 명상의 열렬한 지지자라는 것을 한 챕터를 할애하여 얘기하고 있었다. 사람 안변하는 것 같아도, 나만 봐도 적어도 생각들은 많이 바뀐다. 이 책은 '뇌과학자의 뇌가 멈춘 날'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37세에 뇌졸중일 겪은 뇌과학자의 생생한 경험담이자 회복기.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그녀가 왼쪽 뇌에 stroke이 왔을 때(이유는 모르겠으나 왼쪽 뇌에 뇌졸중이 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한.. 2019.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