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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은 들어본지는 꽤 되었는데, 읽을까 말까 하다 넘어갔었는데, 지인들의 추천사도 보고, 다시 캐럴 계숙 윤의 '자연에 이름 붙이기' 책 설명을 보다가 이 책이 언급된 것을 다시 보고, 어쩌다보니 yeon이 먼저 읽고 있는 걸 봤고, 암튼 여차저차하여 읽게 되었다. 막상 읽게 되었을 때는 스토너와 함께, 엄청나게 기대를 가지고 보게 된 책이었다.개인적으로 스토너는 기대를 넘어섰고, 이 책은 기대가 조금 과했다.이 책에 대한 정보가 적었음에도 기대를 가지게 된 것은 역시 호평들 때문이었는데... 평들이 너무 좋았단 말이지.정보가 얼마나 없었냐 하면, 이 책을 소설인줄 알고 읽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실망스럽거나 그런 건 아니고, 거의 마지막까지 매우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갔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이 책이 내게.. 2024. 4. 8.
Stoner 윌리엄 스토너는 1910년, 열아홉의 나이로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다. 8년 뒤, 제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그는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의 강사가 되어 195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강단에 섰다. 그는 조교수 이상 올라가지 못했으며,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 중에 그를 조금이라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동료들이 그를 추모하는 뜻에서 중세 문헌을 대학 도서관에 기증했다. 이 문헌은 지금도 희귀서적관에 보관되어 있는데, 명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영문과 교수 윌리엄 스토너를 추모하는 뜻에서 그의 동료들이 미주리 대학 도서관에 기증." 가끔 어떤 학생이 이 이름을 우연히 발견하고 윌리엄 스토너가 누구인지 무심히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그 이상 호기심을 충족.. 2024. 3. 3.
우리는 왜 잠을 자야할까 수면에 관한 다양한 연구들을 알려준다.번역은 19년이지만 원작은 17년, 업데이트가 있으면 알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혹은 확실히 알게된 것들. 인상적인 것들이 많다. -------------------------- 체내시계(대체로 24시간보다 약간 긴)와 아데노신이 쌓이는 주기가 합쳐져 잠의 주기가 생기고, 햇빛 등의 영향으로 체내시계는 24시간에 맞춰진다. 아침형 인간은 약 40%, 저녁형 인간은 약 30%, 나머지 30%는 중간인데 대체로 약간 저녁형 쪽에 치우쳐 있다. 서쪽으로 여행할 때는 보통 체내시계가 24시간보다 약간 길고, 더 늦게 깨어있다가 잠드는 것이라(더 일찍 잠드는 것보다) 적응이 좀 더 쉽다. 멜라토닌은 그 자체로 수면에 작용하지는 않으나 시차 적응에는 약간의 도움을 줄 수.. 2024. 1. 24.
결제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올해 초에 읽은 책인데 글을 쓰다 말았네. 잘 기억도 안나지만 적어둔 것만이라도 까먹지 않게. 저자 왈, 미국은 언제든 결제 네트워크에서 배제함으로서 상대를 파산에 이르게 할수 있다. 정말일까? 국내 번역 발매는 올해 초이지만, 원작은 21년 7월에 나왔다.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이다. 지금이라면 이렇게 강하게 말할 수 있었을까? 러시아를 SWIFT에서 배제하였어도 러시아가 어려움은 겪을지언정, 파산은 아니다. 게다가 달러 지위에 도전하는 위안화에 힘을 실어주고 조금이나마 달러의 힘을 빼고 있지 않나. 적어도 석유 같은 자원이나 독점적인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면 미국도 그 국가를 파산에 이르게 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리고 죽이지 못한 적과, 비슷한 처지의 적들은 힘을 합치고 대체재를 준비한다... 2023. 10. 26.
당신은 당신의 삶을 바꾸어야 한다 릴케의 싯구는 여기저기서 종종 접하지만, 그의 시집이나 다른 글을 책으로 본 적은 없다. 그러다 이 책이 회사 도서관에 있길래 빌려 보았다. 150페이지도 되지 않은 작고 얇은 분량이지만 읽어내기 만만치 않은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우선 번역하기 힘들었을 릴케의 만연체 문장 때문이기도 하고, 또 하나는 이 글의 구성 자체가 저자가 릴케의 문장들을 여기저기서 가져와 재배열하여 몇개의 주제로 편집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온 글들의 출처는 릴케의 편지가 많다. 차례로 주욱 읽어도 이해가 쉽지 않을 문장들을 아무리 유기적으로 엮어도 이해가 쉬울리 없다. 제가 젊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드리고 싶은 주제는 언제나 오직 하나뿐입니다(그리고 이것은 제가 지금까지의 삶으로부터 확실히 알게 된 거의 유일한 깨달음입니다.. 2020. 6. 3.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전작 '보이는 세상은 실제가 아니다'를 재미있게 읽어서, 카를로 로벨리의 신간이 나왔다길래 구입했다. 작은 크기에 240페이지, 부담없이 읽겠거니 했는데 왠걸, 전작보다 읽는데 더 오래 걸린 것 같다. 물론 내용도 이해를 다 하려면 끝도 없을 것이고, 중간에 다른 빌린 책들도 읽고 하긴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오래 읽었다. 시간이 우리의 직관과 다르다는 것을 상대성이론 등으로 설명하는 부분은 그나마 알겠는데, 뒤로 갈수록 저자의 주장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엔트로피 증가와 시간의 흐름을 '인류 원리' 비슷하게 풀어낸 것 같은데, 모호하다. 뒤로 가면 물리학이 뇌과학과 만나고, 마지막 부분은 아예 철학에 가깝고. 그래도 흥미로운 여행이었다. 윗부분의 카드 26장이 하트와 스페이드만 있으면, 이 또한 특.. 2020. 4. 22.
건강의 배신 맞닿아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건강보다는 나이든 저자의 죽음에 관한 성찰에 더 눈길이 가던 책. 우리는 비통한 심정으로든 체념하는 마음으로든 죽음을 삶의 비극적 중단이라 여기면서, 이를 늦추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아니면 좀 더 현실적으로, 삶이란 영원한 비존재 상태의 일시적 중단일 뿐이며, 우리를 둘러싼 경이롭고 살아 있는 세상을 관찰하고 그것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짧은 기회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p.17) 나는 의료화된 죽음 이라는 고문에 반대할 뿐 아니라 '의료화된 삶'을 받아들이는 것도 거부한다. 나의 결심은 나이가 들수록 더 단호해진다. 남은 시간이 점점 줄어듦에 따라 매월 매일이 너무나 소중하기에 창문 없는 대기실이나 삭막한 검사실에서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다... 2020. 4. 18.
테드 창의 많은 팬들이 그러하겠지만, 나 또한 '당신 인생의 이야기'로 인해 그의 팬이다. 그의 팬 노릇을 하는 것은 매우 쉽다. 그가 과작의 작가이면서, 또한 중단편만 쓰기 때문이다. 게다가 때가 되면 이렇게 작품들을 빠짐없이 묶어 내놓으니 그때그때 발표될 때마다 찾아 읽지 않아도 된다. 30여년 동안 2권, 17편의 중단편. 생계를 해결하는 직업이 따로 있으면서 1, 2년에 한편씩 중단편을 쓰는 삶도 꽤 괜찮아 보이기도 한다. 더 많은 시간을 작품에 쏟는다고 더 좋은 작품들이 나오리라는 법도 없다. 시간과 함께 숙성되어 나올 수 있는 글들도 있으니, 어쩌면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더 좋은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능가하는 작품이 없을지라.. 2019. 10. 21.
빛 혹은 그림자 이 기획 소설집에 눈독을 들인 것은 순전히 호퍼 그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스티븐 킹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아는 작가도 없다. 당연히 여기 참여한 작가들도 모두 호퍼의 팬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꼭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닌 듯. 번역되어 나왔을 때부터 찜해두었는데, 이제야 읽게 되었다. 대부분 아는 작가들도 아니고 작품 수도 17편이나 되다 보니, 다 읽기가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몇군데서 블로그 글을 보고 각각의 추천작들만 읽기로 하였다. 거기에 내가 왠지 읽고 싶었던 한두편 추가하다보니, 결국 12편을 읽게 되었다. -_-;; 사람들마다 추천이 다르고, 거의 안겹치기도 했다. 그냥 차례대로 다 읽었어도 되었을 듯 하지만, 그냥 남은 건 안읽은 채로 두기로. 읽히길 기다리는 책들이 줄어들면.. 2019. 7. 29.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관심사이자 독서의 키워드가 의식, 뇌, information, 자아, 진화, 유전자 뭐 이런 것들인데, 다양한 것 같으면서도 전혀 생각지 못한 데서 이야기들이 자주 하나로 만난다. 그중에 가장 예상치 못하게 많이 나온 얘기 중 하나가 명상에 관한 것이다. 심지어는 유발 하라리의 책에서도 그가 명상의 열렬한 지지자라는 것을 한 챕터를 할애하여 얘기하고 있었다. 사람 안변하는 것 같아도, 나만 봐도 적어도 생각들은 많이 바뀐다. 이 책은 '뇌과학자의 뇌가 멈춘 날'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37세에 뇌졸중일 겪은 뇌과학자의 생생한 경험담이자 회복기.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그녀가 왼쪽 뇌에 stroke이 왔을 때(이유는 모르겠으나 왼쪽 뇌에 뇌졸중이 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한.. 2019. 5. 22.
의식의 기원 의식의 기원이라는 아주 건조한 제목만 보고는 이 책을 손에 잡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하지만 '옛 인류는 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는 부제를 보니 600여페이지의 두께에도 손이 안갈 수 없었다. 사실 작년에 발견하고 잡았다가, 먼저 봐야 할 다른 책들이 많아 뒤로 미뤄두었던 책이다. 내가 작년에 알았을 뿐이지, 1976년에 처음 나온 책이고 '17년 새 번역본이다. 예전에 책을 무조건 사읽던 시절에는 무조건 정독, 아니면 낮은 확률로 포기(혹은 먼 훗날에 읽기로 봉인) 이었다. 요즘 내 독서는 책에 따라 1)정독 or 2)발췌독 or 3)속독인데, 정독할만한 책이 나오면 아주 힘들다. 흥미롭기도 하고, 곱씹어볼 것도 많고 하여 좋은 책을 만난 것임은 분명하나, 시간과 노력이 상당히 많이 든다. 또하나.. 2019. 5. 14.
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 이 책도 마찬가지다. 나는 돈오점수에 한 표를 주겠다. 그래서 자주자주 떠올려야 한다. 하지만 진지하고 정직한 자기 성찰을 통해 연민으로 자신을 수용하는 은총을 향해 기꺼이 나아가고자 할 때, 우리에게는 커다란 보상이 주어진다. 우리가 "나는 나의 빛뿐만 아니라 나의 그림자 위에서 나열한 모든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모습으로 더욱 편안해지며, 다양성으로 풍요로운 지구상에서 더욱 안락해진다 그리고 우리만큼이나 부서진 전체인 타자들을 더욱 받아 들이면서, 마지막 날까지 생명을 주는 사람으로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현재 자기 모습 전체를 사랑으로 받아 들이는 법(노년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고 기다려서도 안 되는 과제)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물론 명상, 일기 쓰기, 심리치료.. 2019. 3. 12.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나이듦을 의식하다보면 찾아보게 되는 책들이 많이 가리키는 바들은 많이 통한다. 그 무엇도 영속하는 것이 없습니다. 언젠가는 끝나거나 변하거나 완전히 뒤바뀔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좋았던 조건이 갑자기 또는 서서히 나쁘게 바뀝니다. 같은 조건이 당신을 행복 하게 했다가 나중에는 불행하게 만듭니다. 오늘의 부자가 내일은 빈털터리가 됩니다. 행복한 결혼과 달콤한 신혼이 불행한 이혼이나 불행한 동거가 됩니다. 조건 자체가 아예 사라져서 그 부재가 당신을 불행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마음이 애착을 가지고 동화되었던 조건이나 상황이 변하거나 사라지면, 마음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마음은 사라진 조건에 매달리고 변화에 저항합니다. 마치 사지가 몸에서 잘려나간 것처럼 느끼는 것입니다. (p.258) 인간과 가까.. 2019. 3. 12.
멋진 신세계 (in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아래 글은 모두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인용이다. 다만, 이탤릭 부분은 책 안에서 다시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의 일부를 인용한 것이다. 야만인 존이 런던 사람을 선동해 통제 시스템에 맞서 반란을 일으키려 할 때, 시민들은 그의 외침에 무관심 한 반응을 보이지만 경찰은 그를 체포해 무스타파 몬드 앞으로 데려온다. 세계통제관은 존을 상대로 즐겁게 대화하는 중에, 만약 그가 계속해서 반사회적인 태도를 고집하면 격리된 곳으로 추방해 은둔자로 지내게 할 거라고 설명한다. 그러자 존은 세계 질서의 기저를 이루고 있는 견해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세계정부가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진실과 아름다움은 물론 인생에서 고상하고 영웅적인 것들마저 모두 제거해 왔다고 고발한다. “친애하는 젊은이,.. 2018. 11. 21.
니체 : 알프스에서 만난 차라투스트라 철학교수가 니체가 실제 머물던 곳을 따라가며 쓴 책. 20대에 문고판이지만 읽다 때려친 책 중 하나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다. 지금은 다르게 읽히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 너의 삶을 다시 살기를 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살아라! - 니체 가슴에 반짝이는 별을 품고 있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새로운 삶과 세계를 창조할 수 있단 말인가. 만약 사랑, 창조,동경, 별이라는 낱말들이 낯설게 들린다면, 그 사람은 마지막 인간임에 틀림없다. 아무런 목표 없이 그날그날을 반복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경멸스러운 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면 자기 자신에게선 경멸할 만한 것을 발견해야 하는 것처럼, 춤추는 별을 탄생시키려면 자신의 내면 안에 혼돈을 품고 있어야 한다.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 2018.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