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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본격 여행은 아니지만, 출장 앞에 휴가를 붙여 돌아다녔으니 여행이라 치고. 주변에도 많았지만, 한국인의 해외여행 러쉬는 다시 시작되었고, 몸풀기(?)로 만만한 일본부터 시작이 많은 듯. 나도 마지막 해외 출장이 3년이 넘었다. 아직 비행기표값이 좀 비싸다 싶은 때였는데, 그래도 한국 관광객은 많고, 호텔들도 가격이 조금씩 올라 있었다. 하네다 도착이었는데 그동안 일본도 digital화가 좀 진행되어서인지, 아직 코로나 관련 확인 절차가 있음에도, 비행기 내린 후부터 수속 마치고 나오는데 단 10분! 해외 입국 수속 중 가장 빠른 날이었던 것 같다. 동경은 세번째인 것 같은데, 신혼때 yeon과 놀러 한번, 7년전쯤 출장으로 한번 짧게 왔었다. 모노레일을 타고 숙소 체크인. 물론 좁지만 혼자 하루 묵기에 .. 2023. 3. 29.
법-2 “여러분이 만약 기소를 당해 법정에서 상당히 법률적으로 숙련된 검사를 만나서 몇년 동안 재판을 받고 결국 대법원에 가서 무죄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여러분의 인생이 절단난다. 판사가 마지막에 무죄를 선고해서 여러분이 자유로워지는 게 아니다. 여러분은 법을 모르고 살아왔는데 형사법에 엄청나게 숙련된 검사와 법정에서 마주쳐야 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재앙이다. 검찰의 기소라는 게 굉장히 무서운 것이다. 그래서 함부로 기소하지 않고, 기소해야 될 사안을 봐주지 않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lS_twTRDA74 '윤'이 후보시절 어디서 대학생들과 질의응답 같은 걸 하는 와중에 나온 그의 말인데, 동영상으로 찍어 아직도 올려져 있다. 이걸 본지는 한참 전이지만.. 2023. 3. 22.
법-1 회사에서 변호사와 같이 계약서를 검토한다거나 하는 일 외에, 법을 느낄 일은 나같은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흔하지 않은 일이다. '법원/검찰청역'을 매일같이 지나다녀도, 거기서 내려 법원이나 검찰청에 갈 일은 얼마전까지 딱 한번 있었다. 대학원때 소위 랩비라고 하는, 연구실 사람들이 먹고 마시거나 기타 잡비 같은 용도의 돈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은 적이 있었다. 매달 한번씩 받아서 관리하는데, 어느 달엔가 수표와 현금이 섞인 랩비를 받아 봉투째 노트 사이에 끼워넣고 랩 미팅을 다녀오니 그 봉투가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강의실보다 위층의 대학원생들과 교수만 주로 다니는 공간인데다 연구실 안에서 없어졌으니, 외부인이라기보다는 우리 랩이나 다른 랩의 대학원생 짓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딱히 의심이 .. 2023. 3. 18.
제주 #5 느긋한 컨셉에 새로움은 덜한 국내여행이라 그런지 정리가 매우 더디다. 대충 마무리하기로. 원래 리조트 용도가 아니어서 내부에 별 공용 시설도 없는데, 유일하게 식당 겸 와인바가 하나 있다. 거기서 조식 서비스도 한다길래 전날 예약했다. 주방에도 외국인이 있었던 듯. 뷔페식은 아니고 브런치 스타일로 한접시씩 나오는데, 음식만 놓고 보면 가성비는 별로지만, 산속에 있는 듯한 이런 널찍한 공간에서 먹는 값으로는 나쁘지 않다. 조식 외 메뉴나 저녁때 분위기는 어떨지 궁금. 식사 후 이날의 첫 행선지는 보롬왓. 시작은 실내 식물원 같은 데서 시작해서, 까페가 있는 이곳까지 오면, 바로 앞으로 이런 곳이 펼쳐진다. 사진만 보면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풍경이지만.... 날씨가 너무 뜨겁다. Kiwi는 아예 나갈 생.. 2023. 1. 21.
제주 #4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 후, 이타미 준이 설계했다는 옆 호텔 구경을 갔다. 우리가 묵은 호텔과 같은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호텔인데, 근처에 같은 계열사의 호텔이 3개이고 이 호텔이 가장 고급이라길래 구경. 고급 호텔이라지만, 객실수가 적고 1층으로만 되어 있어, 외관이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너무 적막한 느낌. 가볍게 둘러보고 나왔다. 다음은 또다른 계열 호텔 근처에 있는 포도 뮤지엄. 우리가 묵은 호텔 투숙객도 할인해준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라는 제목으로 디아스포라와 마이너리티들을 주제로 한 전시라고 한다. 디아스포라라고는 하지만, 그 입장이 되어보지 않은 입장에서 이런 작품들은 오히려 여행을 떠올리게 했다. 어릴 때 공항에서 보던 비행기 출발과 도착을 알리던 디스플레이가 향수를.. 2022. 11. 17.
제주 #3 두번째 호텔은 3인으로 예약했음에도 2인의 조식, 수영장만 포함이다. 일단 첫날은 1인분 요금을 추가하여 다 같이 조식을 먹으러 갔고, 만족도가 떨어지면 다음날엔 한 명은 뭘 사오거나 까페 가서 먹는 걸로 하려 했다. 조식은 그냥 무난했어서... 물론 평소에 그 돈 주고 그만한 아침식사 하라고 하면 안하겠지만, 오랫만에 호텔 조식이기도 하거니와, 분위기도 있으니 둘째날도 모두 같이 먹었다. 최근에 Kinfolk Travel이란 책을 후루룩 훑어봤는데, 기내식에 관한 글이 재미있었다. 부정확한 기억에 의존해 요약하자면 기내식은 폄하의 대상이고 무시하는 것이 쿨한 듯한 작금의 분위기지만, 사실 기내식은 맛있고(하늘 위에서 즉석에서 내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기내식이 나오는 순간은 모두가 기다리는 축제같은 .. 2022. 9. 17.
제주 #2 제주에서의 온전한 하루가 시작되었다. 조식은 호텔에서 나오는데, 굳이 '세미' 조식이고 무료 제공이라고 되어 있어 기대를 한껏 낮춰놓아서, 먹을만 했다. ㅎㅎ 사실 집에서는 아침을 거의 안먹다시피 하고, 조식이 잘나온다고 해봐야 빵 두어조각 정도의 분량밖에 안먹기 때문에, 인당 2~3만원꼴로 조식이 책정이 되어 있으면 대안을 생각해보게 되는데, free나 저렴한 가격으로 집에서 먹는 정도(보다는 조금 낫게)로 나오면 좋다. 빵 한조각에 커피만 있으면 OK. 아침에 체크아웃 전에, 화순금모래해변까지 걷는 코스가 호텔에도 소개되어 있어, 산책삼아 다녀오기 위해 나섰다. 그 길이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길이긴 하였으나, 몇백미터 밖에 안되는 거리에 아침이라 만만하게 보고 나섰는데.... 보기엔 흐리고 이래 .. 2022. 9. 1.
제주 #1 본격 여행 블로그인 본 블로그의 메인인 itinerary 카테고리에도 COVID19이 상흔이 짙게 남아 있다. '09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던 리스트가 2년간이나 비어 있다. 올해는 그래도 해외여행이 불가한 것은 아니었지만, COVID19로 인한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미리 예약하기가 어려웠다. Kiwi군이 영국에 가보고 싶다 하여 좀 알아보긴 했으나, 한두달 뒤의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워 해외로 가는 건 좀더 미루고, 올해 여름엔 제주도를 가보기로 하였다. 제주를 자주 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 가족은 그만한 시간이 나면 가까운 아시아라도 가는 경우가 많았어서, 나는 이번이 두번째이다. Kiwi도 제주 두번째이긴 하지만, 외사촌이 제주 한달살이 할 때 엄마랑만 다녀온 거라, 우리 가족이 같이 가는 건 처.. 2022. 8. 18.
선거 이전 두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결과가 나온 후 글을 썼었다. 이번에는 왠지 선거 전에 글을 쓰고 싶어졌다. 내가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어서 기뻐하거나, 낙선하여 패인을 분석한다거나 하는 일이 아니라, 현 시점에서 이토록 큰 갈등은 무엇 때문인지,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다. ---------------------------- 내게는 이전 선거까지는 저쪽 의견은 별로 들을 것도 없는 것이었으나, 이번에는 20대가 60대 이상과 성향을 같이하는, 새로운 현상이 이전과는 다르다. 그렇다고 뭐 그들이 지금 하는 얘기가 엄청나게 들을만하다는 건 아닌데, 조금이라도 대화할 접점은 있을 것 같은 글들도 아주 가끔씩 있다. 이건 민주당 쪽에서도 들어야 할 얘기들이기도 하다. 내가 여기서 언급할 20~30대 의견이라면 주로 .. 2022. 3. 7.
이사 올 한해는 단연 이사가 가장 큰 일이었다. 시작은 Kiwi가 배정받게 될 중학교가 좀 마음에 안든다는 데서 시작됐다. 그럼 어느 학교를 보내기 위해 어느 동네로 이사를 가야 할 것인가? 작년부터 간간이 몇가지 시나리오를 고민하였다. 가고자 희망하는 중학교나 고등학교는 지금 사는 곳에서도 충분히 다닐 수 있는데 배정을 못받는 것이 문제라, 1) 집을 매매하여 이사, 2) 전세주고 전세로 이사, 3) 집 그대로 두고 최대한 짧게 오피스텔 등 싼 전월세를 구해 잠깐 살다 배정 받고 돌아 오기, 를 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2)안으로 실행하였다. 나는 같은 구 내에서 좀 떨어진 곳으로 가도 괜찮았으나, Kiwi와 yeon은 그래도 친구들, 아는 친구 엄마들이 있는 가까운데로 이동하기를 원했다. 정확히 어느 곳에 살.. 2021. 12. 11.
적자의 본질 MMT(Modern Monetary Theory)라는 말을 들어보기는 했으나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다가, 이런 책이 있어서 집어들었다. '현대통화이론'이라는 어감에서 느껴지는 선입견과는 조금 다른 내용의 주장인데, 경제이론이라기보다는 케인즈'주의'처럼 어떤 경제정책에 대한 주장에 가깝게 느껴진다. 물론 경제학에서의 주장들은 그렇게 해야 결국 경제가 잘(?) 동작한다는 이론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사실 예전에 읽은 '긴축 그 위험한 생각의 역사'가 이와 비슷한 얘기였을지도 모르겠는데, MMT가 주목받기 시작한 게 대략 2019년 정도부터이니 2016년에 나온 그 책은 MMT 정도로의 과격(?)한 결론까진 못갔던 것 같다. 아무튼 '현대-'가 접두사로 붙어서 뭔가 난해해지는 다른 분야들과 달.. 2021. 5. 18.
삶, 죽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고기 원제는 The Gospel of Eels, 한글 제목은 좀 진부하게 느껴진다. 여기서 신비로운 물고기란 바로 뱀장어인데, 아주 특별한 종류의 뱀장어 얘기인가 했는데 뱀장어 자체가 매우 신비로운 생태를 가지고 있다. 인간들에게도 수천년에 걸친 수수께끼였던 모양. 이들의 생태를 파악하고자 일생을 바친 이들도 있다. 내가 몰랐다 뿐이지 뱀장어에 대해 이야기한 책들도 많다. 뱀장어 얘기만 있었더라면 흥미로운 과학책이었겠지만, 뱀장어와 뗄 수 없는 작가 자신의 과거 얘기가 더해지면서 풍성한 이야기가 되었다. 작가의 어린시절에 작가와 그 아버지 사이에 뱀장어 낚시가 있었다. 그 아버지는 그의 아버지로부터 배운 것도 아니었는데. Kiwi에게 나는 어떤 아빠로 기억될까. 이제 Kiwi는 벌써 커서 아빠와 밖에서 무언가.. 2021. 4. 29.
영화들 재미있게 본 영화들에 대해 쓰려다가, 그동안 MCU 외에는 너무 영화 얘길 안해서, 언급할 만한 영화들이 많았다. 그래서 대충 제목만 적어놓은게 벌써 한달 전. 숙제하는 기분으로 두어줄 평가로 넘어가려 한다. 하지만 이건 정말 보물지도다. ㅋㅋ 쓰리 빌보드(2017) 언제 봤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그동안 본 영화들을 죽 보다 보니 언급한적 없는 영화라.. 아카데미도 받고 유명하니까 오히려 할 말은 별로 없는 명작. 와일드 라이프(2018) 폴 다노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니 본 영화가 다섯편이나 되는데, 기억나는 건 Love & Mercy 뿐이고 그 영화에서도 그닥...인데 연출은 데뷔작이 이정도면 감독으로 미래가 훨씬 기대된다. 폴 다노가 더 어렸다면 영화에 나오는 아들 역할이 딱이었을 것 같기는 하고. 몬.. 2020. 7. 8.
당신은 당신의 삶을 바꾸어야 한다 릴케의 싯구는 여기저기서 종종 접하지만, 그의 시집이나 다른 글을 책으로 본 적은 없다. 그러다 이 책이 회사 도서관에 있길래 빌려 보았다. 150페이지도 되지 않은 작고 얇은 분량이지만 읽어내기 만만치 않은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우선 번역하기 힘들었을 릴케의 만연체 문장 때문이기도 하고, 또 하나는 이 글의 구성 자체가 저자가 릴케의 문장들을 여기저기서 가져와 재배열하여 몇개의 주제로 편집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온 글들의 출처는 릴케의 편지가 많다. 차례로 주욱 읽어도 이해가 쉽지 않을 문장들을 아무리 유기적으로 엮어도 이해가 쉬울리 없다. 제가 젊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드리고 싶은 주제는 언제나 오직 하나뿐입니다(그리고 이것은 제가 지금까지의 삶으로부터 확실히 알게 된 거의 유일한 깨달음입니다.. 2020. 6. 3.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전작 '보이는 세상은 실제가 아니다'를 재미있게 읽어서, 카를로 로벨리의 신간이 나왔다길래 구입했다. 작은 크기에 240페이지, 부담없이 읽겠거니 했는데 왠걸, 전작보다 읽는데 더 오래 걸린 것 같다. 물론 내용도 이해를 다 하려면 끝도 없을 것이고, 중간에 다른 빌린 책들도 읽고 하긴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오래 읽었다. 시간이 우리의 직관과 다르다는 것을 상대성이론 등으로 설명하는 부분은 그나마 알겠는데, 뒤로 갈수록 저자의 주장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엔트로피 증가와 시간의 흐름을 '인류 원리' 비슷하게 풀어낸 것 같은데, 모호하다. 뒤로 가면 물리학이 뇌과학과 만나고, 마지막 부분은 아예 철학에 가깝고. 그래도 흥미로운 여행이었다. 윗부분의 카드 26장이 하트와 스페이드만 있으면, 이 또한 특.. 2020.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