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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19 : Croatia

Croatia

by edino 2019. 9. 16.

이번 여름에는 Croatia에 다녀왔다.

가보지 않은 나라이면서 꽤 구경할만해 보여서 진작에 가보고는 싶었는데, 한국에서의 유명세에 비해 직항이 그동안 없어서 나중을 기약했던 곳이다. 시간과 체력은 많고 돈이 적을 때야 갈아타는 것도 괜찮지만, 크로아티아 같은 동유럽은 한국에서 그나마 비교적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갈아타면 걸리는 시간은 유럽에서 가장 먼 아이슬란드 가는 것과 별 차이도 안난다.

 

그래서 작년에 직항이 생기자마자 올해 여행지로 일찌감치 정하였다. 게다가 이번 여행은 지금껏 가장 빠른 항공편 예약으로 이루어졌다. 사용기간 10년 만료가 돌아오기 시작한 마일리지도 소진할 겸, 잘 쓰시지 않는 부모님 마일리지까지 합산하여(사실 대부분 ^^;;) 무려 여행 9개월전에 항공권을 예약하였다.

 

이웃한 Slovenia에도 가고 싶은 곳은 꽤 있었으나, Croatia가 워낙 길쭉하게 생겨서, 열흘 남짓한 휴가 동안 지나치게 많은 이동을 하지 않으려니 Slovenia 및 Croatia의 서쪽은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였다. Zagreb로 들어가 렌트로 Dubrovnik 까지 가서 반납하고 편도 항공으로 다시 Zagreb로 돌아와 귀국하는 일정.

 

언제 어디서 잘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 꽤 고민이었는데, 그래도 최대한 여유를 위하여 가급적이면 2박씩 숙박을 많이 하려고 하였다. 그렇게 정한 일정은 Rastoke(1) - Zadar(2) - Split(2) - ?(1) - Dubrovnik(2) - Zagreb(1). 중간에 하루는 비워두어 일정의 flexibility를 두었다. 왕복 항공과 렌트, 편도항공과 총 9박 중 7박의 숙소 예약, Plitvice 입장권 예약, 이것으로 고민스러웠던 여행 준비는 끝.

 

준비가 끝나고 여행이 다가오는 것을 두근거리며 기다렸다.

마지막까지 보고 준비하느라 야근을 했지만, 어쨌든 나는 떠난다고~ ㅎㅎ

 

이번엔 이런저런 혜택을 끌어보아 yeon과 Kiwi도 같이 라운지에 들렀었다.

휴가철이라 사람들은 많았지만, 아침 일찍 나오느라 고픈 배를 채우기 좋았다.

Kiwi가 다음 여행 때 또 라운지 오자는데, 음... 돈을 주고 가기는 쫌 그래서 고민되네.

 

의외로 가는 좌석이 만석은 아니었으나, 가까운 곳은 이미 몇몇 사람들이 여러 좌석을 차지하였다.

4좌석 3명이 쓰는 것이 가장 좋으나, 그게 안되면 어른 한명이라도 다른 자리 가면 Kiwi가 편하게 잘 수 있지만, 둘다 실패. 게다가 낮에 출발하는 항공편이라 잠을 거의 못잤다.

 

출발이 약간 지연되었으나 Zargreb 공항에는 제시간에 도착.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깔끔하고, 한산하다.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오면 이렇게 보이는 데가 공항 도착동의 절반이다. 반대쪽으로 또 이 정도의 공간이 있을 뿐이다.

몇몇 렌트카 사무실들과 까페, ATM들이 보인다.

 

우선 ATM으로 향했다. Croatia는 EU이나 유로존은 아니다. Croatia 화폐 단위는 HRK('쿠나'로 읽고, 현지에선 보통 KN으로 표기, 대략 1HRK=180원)인데, 한국에서 환전해주지도 않는다. 유로화를 바꿔가서 다시 환전하거나, 체크카드 등으로 ATM에서 뽑는 방법이 있는데, 혹시 몰라 집에 있던 유로화 약간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ATM에서 뽑을 참이었다. 카드가 안되는 곳이 종종 있다고 하여 얼마 정도 뽑을까 고민하다가, 2500 HRK를 뽑기로 하였다. (최대한 카드 되는 곳에서는 카드만 사용하면 이 정도로 충분했다. 물론 현금으로만 숙박비를 받는 숙소가 있다거나 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공항 ATM기는 3대가 있었는데 모두 같은 종류였다. 체크카드로 돈을 뽑으려보니 대략 계산해본 금액보다 많은 돈을 인출해가겠다고 한다. 수수료를 감안해도 좀 차이가 많이 난다 싶어 자세히 화면을 들여다보니, 대략 16%? 정도를 수수료 같은 명목으로 떼어간다고 되어 있다. ㅎㄷㄷ

 

이건 너무 심하다 싶어 공항 ATM은 관두고, 구글맵님께 주변 ATM기를 조회해 보았다. 오늘 Zargreb에서 1박을 하면 시내로 가면 되니 별 문제 없겠지만, 우린 그런 상황이 아니라 최대한 가까운 ATM을 찾아야 했다. 그래도 최소 몇백미터는 가야 해서, 우선 차를 빌리기로 하였다.

 

공항내에 있는 H사 렌트카 사무소에서 예약증을 내밀었다. 작은 사고라도 나면 그로 인해 나머지 여행을 망치고 싶진 않기 때문에 믿을만한 회사의 슈퍼커버 보험으로 해서 상당히 비싸긴 하지만, 편도반납비가 50유로 정도로 별로 안비싸서 그냥 예약했다. 그래도 생각할수록 렌트비가 비싸긴 했다. ㅠㅠ

 

그런데 면허를 제시하면서 그제야 떠올랐다. 국제면허 외에 국내면허도 필요한데, 국내면허증을 놓고 온 것이다. 보통 지갑에 넣어두는데, 이건 여행가서는 필요 없지 하면서 굳이 빼놓고 왔다. 아 이 정신머리! 머리속이 하얘지며 헉! 어떻게 하지! 하고 있는데, 렌트카 사무소 아저씨가 괜찮댄다. ㅋㅋㅋ 달랠 때는 언제고, 없다니까 없어도 된댄다. ㅎㅎ (그래도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놓고 가면 안됨.)

차를 빌릴 수 있어서 천만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중간에 국경을 넘는 일정이 있어서 거기서 요구할까봐 좀 걱정이 되긴 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도 갈 거라고 얘기했는데, 제대로 보험에 반영됐는지, 따로 청구를 했는지 좀 애매하다. (나중에 다시 얘기하겠지만 이런저런 비용을 합쳐서 한꺼번에 청구했다.) Cross border 카드가 그린카드라고 했는데 대충 비슷하게 생긴걸 줘서 그거인갑다 하고 받아 왔다.

 

우리가 받은 차는 VW Passat! 아반테 급이라는 등급(그래도 비쌈 ㅠㅠ)으로 예약했는데 Passat가 나왔으니 흡족. ㅋㅋ

차는 디젤, 앞 범퍼 아래쪽에 약간 긁힌 자국이 있어 사진 찍어 놓고... (아무리 수퍼커버라도 귀찮아질 수 있으니)

차 상태는 괜찮았으나 내부 청소상태가 약간 별로. 운전석 옆 컵홀더 쪽에 음료수 흘린 것이 제대로 안닦여 있다. 내가 닦고 싶진 않아서 계속 닫아두고 안썼음. -_-;

 

사무실은 공항 안쪽, 차가 세워진 곳까지는 걸어서 금방이다.

오후 4시쯤인데, 상쾌한 날씨, 파란 하늘!

한국에선 한참 덥다 약간 꺾일까 말까 하던 날씨였는데, 역시 유럽 날씨야! (라고 했지만 나중엔 반전. -_-;)

 

차를 몰고 슬슬 나서는데 차가 별로 없어서 좋다. Passat는 처음 몰아보는데 핸들이 무척 가볍다.

여기서 일주일 정도 몰다가 집에 가서 우리차를 몰아보니 핸들이 너무 무거워서 적응이 아직도 안됐다.

원래 핸들은 묵직한게 제맛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차는 쫌 심한 거 같다. -_-;

 

구글맵이 알려준 가장 가까운 ATM이 있다는 건물은 닫혀 있었다.

한갓진 곳에 차를 멈추고 다시 주변을 검색해보니 ATM과 마트 등이 모여 있는 곳이 있어서 그리로 향했다.

 

몇몇 유럽 나라에서 다녔던 마트라 반가운 Lidl, 그리고 Kaufland(둘다 독일계), 둘다 꽤 큰 매장이 비교적 가까이 있었는데, 더 익숙한 Lidl에 차를 세웠다. 근처 주유소에 ATM이 있는 것으로 나와 가서 봤는데, 수수료는 공항에서보다 훨씬 싸보여서 그냥 뽑기로 했는데, 마지막에 KRW으로 할래 USD로 할래? 묻는다. 카드 결제야 당연히 USD로 해야하는건 알겠는데, 체크카드로 계좌에서 뽑을 땐 어떻게 해야 하나? USD로 해서 크게 손해볼 일이야 있을까 하고 USD를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중환전이 되어 손해본게 아닐까 싶다. 수수료는 훨씬 싼 것으로 나오나 대충 생각했던 환율로 계산한 것보다 훨씬 많은 한화 금액이 빠져나갔는데, 적용환율이 기준환율보다 불리해서 그런 듯. HRK->USD에서 적용환율 때문에 손해보고, USD->KRW 적용환율에서 또 손해보고 그런 것 같다. 다만 KRW를 선택했다고 더 나은 것인지는 해보지 않아서 모른다. (HRK->KRW->USD->KRW 이런 식으로 등쳐먹을지도 모를 일이다. -_-;) 크로아티아에서 현금은 유로로 가져가서 재환전이 더 나은 방법 같아 보인다.

 

그리고 Lidl에 갔다. 매장도 깔끔하고, 시내가 아니라 사람도 별로 없고 쾌적.

오늘 묵을 숙소가 시내가 아니고, 호텔도 아니라 조식도 없고, 간단한 음료, 간식꺼리와 내일 아침에 먹을 빵 등을 샀다.

렌트카 여행은 이런 게 좋다. 짐이 별로 부담이 안되는 것. 도시나 휴양지에서 머무르는 여행이 아니라면 렌트카 없을 땐 어떻게 여행했나 싶기도 하다. 늘상 찬양하지만 네비게이션, 특히 구글맵은 여행에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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