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430

Reunion 불과 한달 전쯤의 우리집 주방 싱크대 사진이다. 울긋불긋한 건 물때 같은 건데, 이상하게 우리집 물때는 저렇게 붉은 색이다. 인터넷 찾아보니 새집에 많이 생긴다 하고, 환기 등이 잘 안되면 생길 수 있다하니 뭐 어쨌거나 생길 법한 환경이었지. 쩝.. 무엇보다 저 싱크대 위로 돋아난 콩나물인지 뭔지. -_-;; 생명의 신비를 느끼기엔 장소가 좀 거시기 하다. 저거 보고 진짜 바퀴벌레 본듯 흠칫 놀랐다. -_-;;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사실 지금까지 우리집은 이사 와서 한번도 쌀을 산 적이 없을 정도로 살림집이 아니었다. 햇반 몇개 산 게 아직도 남아 있을 정도다. 냉장고는 거의 텅텅 비어있고, 음료수나 맥주, 안주류 정도나 있고. 아마 저 콩나물도 우리집에서 손님맞이 한다고 Kiwi의 밥을 싸와서 먹이.. 2010. 9. 27.
24 드디어 24 마지막 시즌인 8시즌까지 다 봤다. 스포일러 듬뿍이니 알아서들... 실시간 구성이라던가, 첫 시즌부터 끝에 주인공 와이프를 죽여버리는 무자비함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끈 드라마 24. 이것도 비슷한 구성으로 8년째라니 밑천 바닥날대로 다 났다. 대통령 암살, 핵무기, 화생방 공격 등등 3시즌만에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테러들은 다 나왔다. 테러범을 몰래 도와주는 배신자들은 주인공 애인부터 오랜 동료, 심지어 미국 대통령까지 그야말로 가리는 게 없다. 반면 회를 거듭하면서 구성은 빤해져서, CTU가 온갖 감시 기술로 잭 바우어를 도와 한놈 잡고, 그놈을 고문하거나 아니면 그놈이 면책권 달라고 해서 다른 놈 알려주고, 이런식의 꼬리물기도 지겨울 정도로 반복되었다. 8시즌에서는 평화협정을 .. 2010. 9. 17.
관계 : 사랑과 애착의 자연사 오랫만에 읽은 인문학 책인데, 아빠로서 삶을 살게 되니 이런 목차가 눈에 들어왔다. ---------------------------------------- 들어가며/ 애착을 둘러싼 몇 가지 비밀을 찾아서 -비교행동학적 태도를 중심으로 1부 어머니 탄생 이전의 생애 의미의 탄생 개인사의 생물학 아버지는 어떻게 태어나는가 2부 부부 성이 나타날 때 사랑의 흔적에서 평온의 애착 한 쌍이 만들어지는 방법 섹스의 죽음 3부 애착의 부재 쓰레기통에 버려진 아들, 왕자 같은 아이들 애착, 후속과 결말 나오며/ 어째서 결론을 내려야 하는가 주 옮긴이의 글 ---------------------------------------- 마찬가지로 회사서 빌려 읽다보니 부담없이 넘겨가며 볼 수 있어 좋다. ㅎㅎ 저자가 워낙에 .. 2010. 9. 9.
북경 출장 지난주에 3박4일간 북경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주말 안끼고 평일 아침 출발~평일 오후 귀국으로 다녀와서 일정상으로는 좋았지만, 이번주 휴가를 앞두고 일은 밀린 터에 더이상 미룰 수 없어 약간 무리를 해서 갔던 출장인지라, 가서 야근까지는 아니어도 암튼 빡세게 일만 하다 왔다. 중국은 홍콩을 제외하면 북경만 두번째인데, 둘다 출장으로 그것도 짧게 다녀온 터라, 만리장성이나 이화원도 못봤고, 2007년 출장때 잠시 자금성과 천안문 구경한 것 정도가 sightseeing의 전부다. 뭐 스쳐 지나왔으면서 그때와 지금이 어땠느니 비교한다는 건 가소로운 일이지만, 그때보다도 (자본주의적 관점에서) 훨씬 많이 발전한 듯한 느낌(?) 정도는 들었다. 사실 그때와 이번에 방문한 곳들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에서 오.. 2010. 8. 30.
Cidade de Deus (City of God) 예전만큼 영화들을 '열심히' 보는 것은 아니기에, 무려 개봉까지 했던 영화인데도 종종 이렇게 흘리는 영화들이 생긴다. 2002년작인 이 영화의 존재는 어렴풋이 알았지만, 보기 전의 영화는 최소한의 정보만 얻는 습관 때문에 오해를 하고 넘어갔다. 제3세계를 다룬 영화의 제목이 City of God이라니, 롤랑 조페 감독 영화 같은 건줄 알았던 듯. 우연찮게 이 영화의 평을 접하고는 뒤늦게 구해서 보았다.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사실적이어서(브라질 근처에도 안가봤지만 여기저기서 얼핏 본 얘기들에 비춰봤을 때) 실화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나온다. 심지어 등장인물의 실제 인물 인터뷰 장면도 나온다. 위 장면만 봐도 참... 모형 총도, BB탄 총도 아닌 진짜 총을 꼬마애들이 길거리에서 들고.. 2010. 8. 13.
Heroes 몇년 전부터 유행인 미드 열풍에 동참한 것도 벌써... 10년쯤 되어 가는구나. -_-;;; 사실 우리 어렸을 때도 재미있는 미드야 많았지만, 어렸을 때 좋아했던 것들이니 만큼 어딘지 유치한 구석들이 있었다. 에어울프, 맥가이버, 전격Z작전, A특공대, 이런거 그때 어른들도 좋아 했나 모르겠다. 앞에 두개는 좀 좋아라 했고, 뒤에 두개는 인기에 비해 별로 재미있게 보진 않았다. 사춘기 정도 즈음해서는 개인적으로 완소로 기억되는 미드는 다소 성인 취향이던 블루문 특급(Moonlighting), 케빈은 열두살(Wonder Years) 정도가 생각나는데, 두 드라마의 오프닝송들만 들어도 설레던 기억이 난다. (Al Jarreau의 Moonlighting, Joe Cocker의 With a little help.. 2010. 8. 11.
Prague 동구권이 자본주의에 백기투항한지 겨우 5년여 지났을 무렵, 유서깊은 이 도시를 반세기 가까이 지배해온 사회주의의 흔적은 이미 너무나 희미한 것이었다. 당시 가장 확연했던 사회주의의 흔적이라면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인) 가난함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비해서도 매우 싸다고 느껴질만한 물가 수준과 비교적 서유럽에서 가까운 거리. 이 도시는 가장 인기있는 동유럽 관광지 중에 하나였다. 당시에 나는 처음으로 우리보다 못사는(평균 소득이 낮은) 나라에 발을 디딘 것이었다. (아직까지도 우리보다 평균소득이 현저히 낮은 나라를 방문한 경험은 모로코와 중국 정도 뿐이다.) 우리보다 한참 잘 사는 다른 서유럽, 북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이곳은, 그래서 왠지 모를 불편함을 안겨주었던 곳이기도 하다. 시끌벅적한 이 시.. 2010. 8. 4.
낙성대 과학전시관 여전히 Kiwi는 주중엔 장모님댁, 주말엔 할아버지 집에서 지낸다. 주말 이틀중 보통 하루 정도는 약속을 잡거나 외출거리가 있는 편인데, 하다못해 yeon에게 주말근무가 생기거나 하는데, 지난 주말은 별다른 일 없이 오랫만에 여유가 있었다. 카리스마 넘치죠? ㅋㅋ Kiwi는 특히 머리에 땀이 너무 많이 나서, 머리 땀띠로 인해 장모님의 결단으로 삭발을 감행했다. 장모님의 증언에 따르면, 머리를 자를 때는 별로 울지 않았으나, 오면서 머리가 없으니 서운했는지 계속 울었다고. 짠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보면 다들 웃음부터 나온다. 보름달 동자승. 꼴랑 요게 생태학습관이래요 토요일엔 이녀석을 데리고 세가족이 오랫만에 장을 봤다. 일요일엔 어디로 또 나들이를 가볼까 고민하다, 갑자기 생각이 난 낙성대 과학전시관. .. 2010. 7. 29.
Smart Phone 어떤 사람들은 내가 기계류를 상당히 좋아하는 부류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사실 별로 그런 편은 아니다. 물론 기계랑 친밀도를 논하자면 뭐... 적어도 디지털 기기들은 꽤 친하지만, 돈주고 살만큼 좋아하는 건 별로 없다. 카메라나 오디오에 보통의 사람들보다 약간 더 투자하긴 했겠지만, 본질적으로 나는 사진과 음악을 잘 뽑아내주는 기계를 원한 것이지, 기계 자체에 매료되어 바꿈질을 밥먹듯이 한다거나 하는 부류는 아니다. (물론 그것도 엄연한 취미생활이 될 수 있지만.)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삐삐시대를 건너뛰어, 핸드폰과 무선망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에 취직했을 때에도 핸드폰을 안키웠고, 모바일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에 다닐 때에도 1년여 이상 핸드폰 없이 지냈다. 그것도 회사에 연락없이 늦잠자다 대박.. 2010. 7. 15.
(500) Days of Summer 우선 경고. 스포일러 많다. 어쨌든 이 영화, 매우 재미있었고, 나랑 취향이 닿는 구석이 있는 사람들은 글 읽기 전에 일단 영화 보고 얘기하자. ------------------------------ '우리는 누구나 썸머와 사귄 적이 있다' 이게 국산 포스터의 카피인 듯. 그래서, 그런데 사실 '누구나' 썸머와 사귀어봤을 것 같진 않다. ^^;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아마 자신만의 '썸머'와 사귀어 본 적이 있을 것이고, 썸머와 사귀어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을 것이다. 일단 그 재치에 웃지 않을 수 없는 처음과 끝. 시작 멘트는 다음과 같다. The following is a work of fiction. Any resemblance to persons living or dead is pu.. 2010. 6. 15.
Kiwi 돌 Kiwi의(더이상 Kiwi란 태명이 어울리는 외모는 아니지만 ㅋㅋ) 돌잔치 3일전, 자기도 이제 만 한살인데 뭔가 뜻을 이뤄야 겠다고 생각했는지, 여지껏 기지 않다가 처음 기기 시작했다! 돌 무렵 걷기 시작하는 아이들도 많지만 Kiwi는 머리가 무거워서 아직 무리고, 게다가 짚고 일어서는 건 해도 엎드리는 건 워낙 싫어해서 별로 기려는 시도도 안했었다. 그러다 지난주말 처음으로 책상다리에서 사진과 같은 포즈로 넘어가는 걸 해내더니, 며칠뒤 요상한 방식으로 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온갖 개인기를 돌잔치 전 3일동안 폭발시켰다. 기어가기 뿐 아니라 눕거나 엎드려 있다가 혼자 일어나 앉고선 뿌듯하게 씨익 웃기, 소파 등을 잡고 일어서기, 테이블 잡고 무한 돌기 등등. 안기려는 듯 싶다가도 안으려 하면 발로 버.. 2010. 6. 11.
선거 선거 전에 봤던 우리 동네 선거구 얘기. http://www.ddanzi.com/news/20759.html 그리고 또 인상깊었던 안희정 인터뷰. http://www.ddanzi.com/news/19680.html 그렇다. 사람 하나하나에 대해 실망할 일이 아니다. 사람 하나하나에 실망하고 신념을 꺾지 말고, 인생은 뭐 다 그렇게 사는 거라고 포기하지 말자. 우리가 나이 먹으면서 사회화 되는 첫 번째 과정이 인간에 대한 실망을 조직하는 거예요. 난 이걸 사회화 과정의 첫 번째라고 봐요. 별 수 없는 거야 인간은. 똑똑한 체 하지 말고 적당히 사는 거야. 그렇게 인간에 대한 실망을 학습 시키는 것이 사회화가 되는 가장 첫 번째 내용 같아요. 100% 공감은 아니지만 울림 있는 변영주 감독의 글. http:.. 2010. 6. 4.
Un Prophete, Shutter Island, The Moon, Millenium, Micmacs, An Education, 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 그동안 틈틈이 본 영화들중 언급하고 싶은 영화들만 아주 간략히 정리. 여러 상들을 받은 모양인데, 메시지는 좀 혼란스러운 감이 있고, 정말 잘 찍은 장면들이 많아서 인상에 오래 남는다. 길기도 꽤 긴 영화인데 몇번씩 돌려본 장면들이 많았다. 주인공의 첫 살인 장면은 끔찍해서 많이는 안봤고, 눈온 교도소내 재소자간 싸움이 생기자 아랍계 패거리들이 질서정연하게 행동에 나서는 모습, 코르시카계 갱들이 건들거리며 세를 과시하는 듯한 장면, 신임 교도관과의 인사 장면, 종반부의 차량내 총격전 장면, 교도소 내에서 세력간 전쟁이 난 장면 등. 디카프리오는 내가 '싫어하는' 배우다.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최고의 연기로 그를 처음 알았지만, 이후 Total Eclipse, Romeo+Juliet 등에서 오버스러운 연기가.. 2010. 6. 4.
불황의 경제학 (The return of depression economics and the crisis of 2008) 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 에 이어 최근에 읽게 된 크루그먼의 책. 역시 이번에도 빌린 책임에도 정독에 가깝게 읽게 되었다. 2008년의 경제위기와,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미네르바 사건 등으로 인해 대중의 경제학에 대한 관심들이 상당히 높아졌는데, 나도 그런 부류중의 하나이다. 거기에 더해 작년부터 일도 R&D와는 거리가 먼쪽으로 오게 되어서 작년에는 재무교육도 받았었는데, 자본주의에 대한 어느 정도는 '의도적이었던' 무지가 오히려 위기가 닥치니 적극적인 관심으로 바뀐 경우랄까. 사실은 2008년의 위기 때 나는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주식 시장을 빠져나와 금전적 손실을 피했지만, 솔직히 그건 순전히 운이었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다. 이런 저런 것들을 주워 듣긴 했어도 잘 생각해보면 2008년 금융위기.. 2010. 5. 20.
10년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10. 5.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