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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원주민, 습지생태보고서 예전에 nodd가 추천했던가 암튼 누군가의 추천으로 습지생태보고서를 봤었는데 참 재미있게 봤었다. 그러다 얼마전에 또 어딘가에서 같은 최규석 작가의 대한민국원주민 추천의 글을 보고서는 회사에 있길래 냅다 빌려 봤다. 오홋~ 재밌다. 그리고 그림도 좋다. 본지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한 습지생태보고서도 다시 보았다. 최규석은 참 흔치않은 작가임에 분명하다. 나이는 나보다 한두살 어린 듯 한데, 그의 경험은 우리 부모님 세대에게서나 들을 법한 내용에 가깝다. 가난과 궁상이 이제는 작가로서의 가장 큰 무기가 되었다. 물론 그런 경험만으로 인정받는 작가가 될 순 없다. 하지만 그가 그려온 작품세계는 그가 자란 환경과는 결코 뗄 수 없다. 대한민국원주민은 습지생태보고서처럼 웃음으로 쉽사리 마무리하는 것도 없어서 약간.. 2011. 10. 27.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원제는 Opening Skinner's Box : Great Psychological Experiments of the Twentieth Century 제목부터 부제까지 뭔가 가볍게 다룬 티가 좀 나지만, 목차를 보니 꽤 유명하거나 어디서 들어는 본듯한 꼭지도 많지만, 제대로 모르는 점도 많고, 또 궁금하기도 하고. 사실 프로이트와 융의 책 이외에 제대로 심리학 책을 본 것도 그닥 많지 않거니와... 사실 갓 대학 입학 무렵 읽은 프로이트의 책이 준 지적 충격은 내 생애 손에 꼽을만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영향은 단지 지식이 아니라 내 의식-무의식의 사이에 새로운 부분이 하나 더 탄생했다는 점이다. 프로이트를 읽기 전과 읽은 후의 꿈은 다르다. 마치 뇌수술이라도 한 것처럼, 불가역한 반응이다. 사실 그로.. 2011. 10. 7.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 왠만해선 두꺼운 책, 여러권 짜리 책은 손에 잘 안잡는 편이다. 이 책 한권을 읽을 시간에 다른 책 두권을 읽을 수 있는데, 과연 이 책이 그만한 값어치가 있을까? 라는 질문에 쉽사리 그렇다고 판단되어지는 책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엇비슷하다고 판단되어지는 경우라면 나는 다른 책 두권을 읽는 편을 택한다. 더 다양하고 덜 지루하니까. 리처드 도킨스라면 몇몇 유명작들이 있지만, 나는 아직 그의 다른 책을 읽은 적은 없다. 이 책도 그 두께에 질려 별로 볼 생각이 들지는 않았었다. 어쩌다 이 600페이지짜리 두꺼운 책을 손에 잡게 되었을까? 아버지 서재에 꼽혀 있는 책들을 살펴보다 이 책의 목차가 너무나 선정적(?)이라 손에 잡을 수 밖에 없었다. "대단히 종교적인 불신자, 신 가설, 신이 없는 것이 거의.. 2011. 9. 14.
The Age of Aging (고령화 시대의 경제학) 아마도 서른 조금 전부터, 세상이 나와 같이 늙어간다고 느꼈었다. 학교를 떠나 사회에 나올때, 이미 그때 새로 들어오는 학생들은 우리와는 달랐었다. 아주 흔하디 흔한 얘기. 물론 그게 다는 아니었다. 우리는 앞선 세대만큼 청년기에 사회에 짓눌리지 않았고, 우리 앞선 세대가 사회에 진출할 때만큼 기회가 풍족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가장 평탄했던 유년기/청소년기/청년기를 보낼 수 있던, 어쩌먼 처음이자 마지막 세대인지도 모른다. 우리 다음의 아이들은 이미 숫자로도 우리보다 적었고, 자신들 앞의 험난한 미래를 예감이라도 한 듯 의사, 변호사, 공무원이 지상목표였다. 내가 세상이 나와 같이 늙어간다고 말했을 때, 그건 확신할 수 있는 생각이라기보다는 느낌이고 비유였다. 온 천체가 내 주위를 돈다고 말하는 것과 비.. 2011. 8. 8.
X-Men: First Class Star Wars에서부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시리즈물이 나오더니 배트맨 시리즈, X-Men 시리즈도 그러한 전철을 밟고 있다. 전혀 그럴만하지 않은 혹성탈출마저. ㅎㅎ 아무튼 이번 영화는 눈을 즐겁게 해줄 특수효과들은 그닥 별로고, 특히 잠자리 여자애와 초음파 비행 소년의 공중전 장면은 우뢰매를 연상시켰다. -_-; 그래도 영화가 볼만은 했고, 그중 울버린의 까메오와 함께 인상깊은 장면. Charles Xavier : There are thousands of men on those ships, good, honest, innocent men. They're just following orders! Erik : I've been at the mercy of men just following orders.. 2011. 8. 2.
나는 가수다 예전부터 우리나라에 제대로된 리메이크가 거의 없다고 한탄을 했던 터라 요즘 나가수 무대가 반갑다. 심지어 이소라의 작년 리메이크 앨범(팝이긴 하지만)도 개인적으로는 매우 별로였더랬다. 그러니까 이 무대 자체가 가수들에게도 엄청난 자극이 되고, 서로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여진다. 프로그램이 이렇게 편곡 위주로 가게 될줄은 처음 프로그램을 만든 PD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었을까 싶다. 다 예상했다면 천재고. ㅎㅎ 그 시간에 집에 붙어있는 적이 별로 없어 전부 챙겨보지는 못하지만, 부모님 댁에서도 종종 보고, 관심있는 가수의 관심있는 곡은 지나고 나서도 찾아 들어보곤 한다. 첫회부터 참 난리도 아니었는데, 분위기 파악 잘 못했던 김건모가 계속 있었더라면 꽤 재미를 주었을 듯 한데 안타깝다. 나가수.. 2011. 7. 4.
Just go with it 결말까지의 줄거리가 언급되긴 하겠지만, 그게 이 영화의 감상을 방해하는 Spoiler라고는 생각 안됨. Just go with it. Adam Sandler와 Jenniffer Aniston이 등장하는 로맨틱 코미디... 어느 누가 줄거리의 참신성을 기대하겠는가. 둘이 나오는데 아무리 20대 초반의 수영복 모델 출신 쭉쭉빵빵 미녀가 등장한들 둘이 안맺어지고 배기겠는가. 물론 Nicole Kidman이 처음부터 나온다면 누구랑 맺어질지 헷갈릴 수도 있겠지만, 로맨틱 코미디라면 둘이 맺어질 수밖에 없다. 절대로 악당 역할은 안될 것 같은 두 사람. 결과만 뻔한게 아니라 과정도 뻔하다. 옷가게 들러 지르는 건 Pretty Woman 패러디인가 싶고, 이혼녀의 아이들과 친해지는 철없는 싱글 얘긴 About a .. 2011. 6. 27.
Biutiful 출구없는 갑갑한 삶과 의도하지 않은 끔찍한 사고, 그리고 참으로 아름답고 독창적인 죽음의 묘사. 어제 본 영화인데 다시 떠올려보는 오늘 더 감상에 젖게 만든다. 바벨의 감독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2010년작. 이름이 익숙하진 않던 주연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은 Filmography를 살펴보다 깜짝.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그 무시무시한 살인마 안톤 쉬거의 역할을 해치운 배우였다. 2011. 6. 19.
Limitless, Inside Job 어렸을 적 아동 혹은 청소년 대상의 흥미 위주 과학책들 중에는 적어도 지금에는 정확하지 않은 사실로 밝혀진 것들이 불변의 진리인양 적혀있던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뇌세포는 태어나서부터 죽기만 할 뿐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은 뇌의 10%밖에 활용을 못한다는 등의 얘기. 영화 Limitless는 이런 가정을 깔고, 나머지 뇌의 기능들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약이 발명되었다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스포일러 있을 수 있음.) 설정상 두뇌의 기능이 100% 발휘되면 순식간에 어릴때 봤던 쿵푸영화속 동작까지 학습이 된다는 식인데, 이 약으로 인해 좋아지는 두뇌는 좀 이상하다. 주식시장과 관련된 매우 복잡한(척하는) 변수들과 인간들의 심리까지 다 이해하는 천재가 되었는데, 이상하게 자신이 .. 2011. 6. 9.
True Grit, Due Date, 중력 삐에로, 고백 지난주에 또 짧은 북경 출장. 이젠 가도 별로 다니고 싶은 데도 없어서 식사 끝나면 숙소 들어와서 영화 보는게 낙이었다. True Grit. Cohen 형제의 영화인데, 서부극 치고 대단한 활극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웃기거나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어찌 보면 도덕교과서 같은 이야기에 가까운데도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다. Jeff Bridges의 연기도 좋고, 어벙벙해 보이는 조연은 설마 쟤가 Matt Damon은 아니겠지 싶었는데 맞다. 인물들의 관계도 참 쿨하면서 서로 인간의 도리들은 다하는게 뭉클한 구석도 있고. 이것은 Hangover로 엄청난 웃음을 안겨줬던 Todd Philips 감독의 Due Date. 사실은 Robert Downey Jr.의 옆에 앉은 또다른 주연 캐릭터가.. 2011. 6. 6.
Incendies (그을린 사랑) 캐나다 영화, 언어는 프랑스어, 배경은 레바논.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 모를 종교간의 미움과 사랑, 살인, 출생, 이별, 전쟁, 학살과 암살, 사랑 아닌 사랑. 끔찍한 일들이 저질러졌고, 그러나 그 일들은 가해자들에게도 더없는 비극이었다. 쌍둥이들이 진실을 마주하게 된 순간.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잖아, 하나일 수는 없잖아 라고 했을 뿐인데, 나도 진실을 알아차렸다. 나왈 마르완이 진실과 마주친 순간. 그에게 진실이 알려진 순간. -----------------------------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난 항상 너를 사랑할거야. 그건 네가 태어날 때 네게 했던 약속이야, 내 아들아. 네 자신을 위로해라. 그 무엇도 함꼐하는 것 만큼 아름답지 못하니까. 넌 사랑으로 태어났단다. -------------.. 2011. 5. 21.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굉장히 즐겁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박민규의 다른 소설들에는 이상하게 손이 잘 가지 않았다. 워낙 개성 넘치는 문체 탓에, 그보다 나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은연중에 있었던 것일까. 작년에 이상문학수상집에서 대상을 받은 그의 단편 2편을 보았지만, 뭐 여전히 재미있긴 했지만 장편에는 역시 그다지 손이 안가고 있다가, 동생이 이 책을 사서 온가족이 돌려보고 있었다. 부모님에 yeon까지 다 보고 나서야 나도 집어들었다. yeon이 하도 열심히 보길래, 대체 무슨 내용이야?라고 했더니 멀쩡하게 생긴 남자가 못생긴 여자를 사랑하는 얘기라나. 뭐야 말도 안돼! SF인가?! 아마 이 정도가 내 반응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회사에서 빌릴 책들이 전부 대기인 틈에 .. 2011. 4. 23.
Heima Sigur Ros가 2007년 DVD를 낸 적이 있다는 것을 최근에야 우연히 알게 되었다. Heima. At Home 이란 뜻의 Iceland어. 관련 정보들을 찾아보니 급격히 끌린다. 실로 오랫만에 DVD를 주문해서는, 손에 받기까지 약간의 설레임을 안고 기다리다 보게 되었다. 요즘은 음악도 새로 나오면 바로 돈내고 다운받아 들으니 이런 잠깐의 기다림도 참 오랫만이었다. Sigur Ros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왠지 이렇게 사람이 악기를 연주하고 사람이 노래하는 장면이 연상이 잘 안된다고나 할까. 그들 음악의 그 기묘한 느낌이 이렇게 평범한 모습에서 나온다는게 오히려 신기하게 느껴진다. 2006년의 월드 투어를 따라다니며 남긴 기록 필름이 아니라, 오히려 투어를 마치고 자신들의 고국으로 돌아와서, 그것.. 2011. 4. 13.
Hereafter, Never let me go Hereafter. 클린트 이스트우드옹의 연출작인데 사후세계에 관해 다뤘다길래 흥미있던 중, 비행기에서 보았다. 북경까지는 거리도 짧고, 3개 국어로 안내방송을 해댈 때마다 영화가 멈추기 때문에 왕복을 투자해야 겨우 영화 한편을 볼 수 있다. 일본에 대지진과 쓰나미가 난 직후였는데, 우연히도 이 영화 초반에 쓰나미 장면이 나온다. 동남아 쓰나미 때를 연출한 듯한데, 일본지진 관련 뉴스에서 본 영상이 오히려 더 무시무시하다. 비슷하게 묘사는 했지만, 뉴스의 영상들과 달랐던 건 영화에서는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가는데도 물이 아주 맑았다는 것. 휩쓸려 떠내려가다 어딘가를 붙잡는다거나 하는 것도 영화에서만 가능할 듯. 아무튼 영화는 세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지루하지 않게 진행되었으나.. 끝이 좀 심심하다. Neve.. 2011. 3. 24.
Lost 6년에 걸친 드라마 Lost의 마지막, The End까지 보았다. (스포일러 있음) 3시즌까지 방송에 맞춰 보다가, 워낙에 등장인물도 많고 시공간도 꼬여 있는 복잡한 스토리인지라 다시 복습하면서 보기도 만만치 않아서, 완결될 때까지 3년을 또 안보다가, 종방을 하고 나서야 한꺼번에 몰아서 보았다. 미스테리라 하기도 이상하고 SF라 하기도 이상한 큰 줄거리에, 매 에피소드마다 여러 등장인물들의 사연과 드라마들이 때로는 회상으로, 때로는 알 수 없는 이상한 시공간에서 펼쳐진다. 수많은 인물들의 사연들도 흥미롭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 드라마들이 로스트의 메인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끊임없이 늘어놓아지는 떡밥의 향연이야말로 로스트의 핵심이 아니었을까. 결국 큰 줄거리를 설명하는 데에는 별로 의미없는 것들.. 2011.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