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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ermond, Benrath 쉬는 날 중 하루는 오전에 아웃렛에 잠시 들렀다.Roermond는 네덜란드의 작은 도시지만 독일의 국경에서 가까운 탓에 주로 독일에서 온 손님들을 대상으로 한 아웃렛이 있는 듯 했다. 독일의 거의 대부분 상점이 쉬는 일요일에도 여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뒤셀도르프에서 1시간도 안걸려 내리면 사실 여기가 네덜란드인지 독일인지 구분도 안된다. 유럽에서 아웃렛은 2007년 런던 근교에 이어 두번째인데, 사실 갈 땐 별 흥미도 없고 그 시간에 여기저기 더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내키지 않지만, 일단 여기서 시간을 보내야 하게 되어 돌아다니다 보면 물건값들 우리나라랑 비교해 보면서 몇 가지씩 사게 된다. 재미있는 건 여자들은 자기 것(+아이 것)만 사거나 안사거나 이지만, 남성들은 처자식들 것만 사는 경우.. 2013. 8. 4.
Antwerpen, Brussel 이날은 주말이어서 다른 일정이 없었다.숙소가 프랑크푸르트만 되었어도 주말에 로맨틱 가도를 가보았을텐데, 뒤셀도르프는 독일내 구경할 만한 다른 도시들과 너무 멀리 떨어져있다. 그나마 국경과 가까워서, 주말동안 베네룩스 3국을 찍어보는게 어떻냐는 계획이 나왔었다. 그러나 토요일에 벨기에까지 오가는데 5시간씩 차를 타다보니 결국 다음날 룩셈부르크는 포기하게 되었다. 암튼 이날은 벨기에로.우선 벨기에 북쪽에 위치한 안트베르펜에 가려면 네덜란드를 거쳐서 가게 된다.96년에 배낭여행 왔을 때만 해도 국경을 넘을 때마다 기차 안에서 여권검사를 하고, 매번 환전에 신경써야 했는데, EU 통합 이후로 정말 편해졌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동안 국경을 느낄 수 조차 없다. 한국에서 도 경계 넘어가는 것보다 더 아무것도 없.. 2013. 8. 1.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이제는 '원로'라 해도 될 법한 무라카미 하루키는 아마 우리 세대에게는 소설계의 서태지쯤 되지 않았을까 싶다. 워낙 하루키 하루키 해서 상실의 시대 같은 소설이 유행하던 무렵에는 그 기세에 질려 하루키 근처에는 얼씬도 안했었다. 이제는 유행이라기엔 너무 길다. '국민 일본 소설가'(?)쯤 되는 자리를 차지한 그이기에, 이젠 뭐 별로 질려할 것도, 확 끌릴 것도 없다. 그 간 그의 단편집 한두권은 읽어본 듯. 대충 스타일은 알고 있다. 긴 교육을 다녀와서 좀 말랑말랑한 게 필요하던 차에 회사 Library 신간을 훑어보다 신청했는데 꽤 빠른 신청이었나보다. 줄이 길 것 같은데 바로 차례가 돌아와 단숨에 읽었다. 무슨 20대 여성 잡지에 연재중인 글 묶음인 듯. 젊을적엔 왠지 후까시의 대명사같은 느낌이었는데.. 2013. 7. 30.
Düsseldorf 5주짜리 교육을 받았는데, 그 과정의 말미에 Global 과정이 있었다.그리하여 무려 6년만에, 신혼여행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를 벗어난 곳을 다녀오게 되었다. 목적지는 독일, 주로 뒤셀도르프와 프랑크푸르트 근처.놀러간 것은 아니지만 주말도 끼고 있어서 생각보단 이곳저곳을 가볼 수 있었다.다닌 루트는 여행이라면 절대로 그리지 않을 형태이기 때문에, 또 평일에는 대부분 일과 시간이 끝난 후 저녁 시간 정도만얘깃거리와 사진이 있기 때문에, 다른 때처럼 날짜 별로 정리하기는 애매하다.그래서 다녀본 장소 위주로 몇번에 묶어서 정리해볼 생각. 신혼여행도 유럽이었으니 유럽은 6년만이지만, 독일은 무려 17년만이다. -_-;;내 첫 해외여행이었던 유럽 배낭여행 때 들렀던 독일의 도시들은 Stuttgart, Koble.. 2013. 7. 29.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프로젝터를 설치한 이후로 주말마다 거의 1,2편씩은 영화를 본다.요즘은 영화가 떨어져서 드라마 '나인'을 보고 있는 중. 암튼 그렇게 최근에 본 영화중에 가장 좋았고, 올해의 영화가 되기에도 부족함이 없어보이는 영화가 이거다.국내 개봉 제목은 그냥 '월플라워'.본지는 좀 지났는데, 최근 계속 합숙교육 받느라 블로그에 올릴 시간이 없었다. 유달리 친하고 독특한 남매와 어울리게 된 남자주인공이라, 설정만 보았을 땐 베르톨루치의 몽상가들처럼 빠지는게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했는데, 다행히(?) 오빠는 게이다. ㅋㅋ Wallflower란 무도회에서 파트너가 없어 춤을 못추는 사람이라는데, 사전에 보면 그중에서도 '여자'랜다. flower니까.근데 영화속에선 이 친구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오른쪽의 이 오빠역의 배우는.. 2013. 6. 9.
Tignanello 2006 좀 비싼 와인 맛보기 프로젝트 2탄도 첫번째에 이어 이태리 와인이다.이번엔 여러모로 좀더 검증된 Super Tuscan, Tignanello 2006이다.85% Sangiovese, 10% Cabernet Sauvignon, 5% Cabernet Franc의 블렌딩.WS 93점, RP 92점이라는데 사실 90점이라는 녀석들도 별 감흥 없던 적이 많아 점수는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다. 먹고 마시느라 사진 한장 못찍어서 웹에서 가져왔다. -_-; 친구가 2시간 디캔터에 디캔팅을 해서 내놓았다.사실은 이번에 한번도 안해봤지만 꼭 해보고 싶었던 간단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았다. 나는 내 감각을 과신하는 편은 아니다.얼마전에 회사에서 누가 뭔지 안가르쳐주고 마시라고 해서 마신 생과일 쥬스를 마셔봤는데 무슨 과일.. 2013. 5. 19.
프로젝터 W1070 오랜 로망중 하나였던 프로젝터를 드디어 질렀다.사실 한달도 넘었지만, 스크린과 설치까지 완성된 건 지난주다. 나의 프로젝터에 대한 로망의 기원은 따지고 보면 그보다 더 오래전의 기기들인 슬라이드기, OHP로 거슬러 올라간다.뭔가 깜깜한 배경에서 빛을 비춰주는 기계들.대학때부터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으니 슬라이드기도 상당히 고려대상이었으나 학생이 슬라이드기까진 구매한다고 해도, 슬라이드 필름과 현상비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더 예전에 중학교때쯤인가 OHP위에 아스테이지 올려놓고 색연필로 쓰는 것도 너무 멋져보여서, 사기는 어렵고 만들어 보려고까지 했었다.슬라이드기나 OHP보다 덜 기능적인 것으로 Philips에서 조명을 결합한 재미있는 소품들이 많이 나왔었는데, 그것들도 상당히 끌렸었다. 아무튼 단순 조명 .. 2013. 5. 19.
Tenuta di Trinoro, Passopisciaro 2009 늘 가던 마트에만 가도 시도해보고 싶은 와인들이 시시때때로 세일을 해서, 한동안 와인도 대부분 2~3만원대에서 구입을 해서 마셔왔다. 물론 가끔씩 원래 10만원 정도 하던 와인들이 거의 반값에 나오거나 하면 집어와서 먹어보긴 했는데... 결론은 할인된 와인은 대부분 할인된 가격 정도의 값어치다. 맛있으면 인기가 있게 마련이고, 그 가격대에서 인기가 있으면 세일을 할 이유도 없다. (물론 예외는 있다.) 그리고 한번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나온 와인은 거의 항상 그 가격으로 굳어진다. 또 전문샵 아닌 바에야 마트에서 점원들이 권해주는 와인은 믿지 말자. 묘하게도 나한테 와인 권하는 점원의 70% 정도는 처음에 아르헨티나 말벡을 권한다. 내가 와인은 특별히 안가리는데, 말벡, 진판델, 소떼른 등 달다구리 디저.. 2013. 4. 25.
양양, 설악 얼마전에 부모님까지 함께 가족여행을 다녀왔다.차를 SUV로 바꾼 이후 첫 장거리 여행. 원래의 목적지는 경주였으나, 부지런을 떨지 않았더니 숙소 예약이 안되었다.대기를 걸었으나 남쪽 벚꽃이 빨라지면서, 14명이던 대기인원은 일주일동안 겨우 하나 줄었다. 대체로 예약한 양양/설악으로 출발.목적지는 숙소(솔비치, 델피노) 따라 정해진 것인데, 나는 두 곳 모두 가보지 않은 곳이라 쉬엄쉬엄 다녀오기 괜찮았다. 2시간 반쯤 달려 한계령 휴게소에서 커피 한잔 마시니, 동아리 친구들과 놀러왔던 기억이 난다.겨울이었던 건 확실한데, 정확히 언제였는지, 또 어디어딜 갔었는지 기억이 분명치가 않네. 오색약수 근처에 가서 비빔밥 등을 하는 곳에서 감자전과 점심을 먹고, 다시 솔비치로 출발. 솔비치에 체크인을 하고, 잠시 .. 2013. 4. 9.
Life of Pi, 서유항마편, Moonrise Kingdom 세 영화 모두 스포일러 있을 수 있음. 몇년전 읽었던 파이이야기가 영화화 된다는 소문은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나온 것은 상당히 오래 지나서였다. 기대보단 평이..이안 감독이 맡아서 특별할 것도 별로 없는 것 같고, 원작을 비쥬얼화 한 것 이외에 달라진 점도 거의 없다. 사방에 아무도 없는 망망대해의 고요한 바다위에서의 밤은, 사나이라면 로망 아니겠는가.이런 장면은 기대했던 이상..3D였으면 좋았겠다. '안그러면 아비규환' 중 한편이었던 짐 셰퍼드의 '테드퍼드와 메갈로돈'을 보면 이런 장면이 연상된다. 하지만 소설을 보면서 영화화 된다면 어떻게 표현할지 가장 궁금했던 이빨섬의 묘사는 평이했고, 더더욱 어떻게 찍을지 궁금했던 파이의 'Another Story'는 그냥 소설에서처럼 파이가 이야기하는 것으로 처.. 2013. 3. 26.
Searching for Sugarman 특히 1998년 이전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나와, 로데시아(현재의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일부 지역 국가들과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의 사람들 일부 이외에 Sixto Rodriguez라는 뮤지션의 음악을 들어본 지구인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 미국에서 앨범을 두개 내고 쫄딱 망하여 곧 활동을 접었던 이 뮤지션의 음악을 지금 내가 듣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하 Searching for Sugarman이란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 있음. 다큐멘터리에 스포일러라니 좀 우습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Rodriguez의 음악이 제법 히트했음에도 이 가수에 대한 정보를 거의 알지 못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그 뮤지.. 2013. 2. 20.
Kiwi 어록 #3 어록 #2에 이어서 #3이다.이번에도 얼추 반년 결산이 되겠군. ㅎㅎ 하스더 왜더 하스더 왜더눈뼜어 눈뼜어(?)써니써니써니 써니써니써니펑펑펑 펑펑펑이상한 가사의 노래를 부르길래 어린이집서 영어를 한다더니 영어 노래인가 싶어 '써니써니'에서 힌트를 얻어하스더 왜더가 "How's the weather?" 라는 것까진 알아냈으나, 눈뼜어는 도저히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어린이집 선생님에게 물어봐서 알아낸 눈뼜어(?)의 원래 가사는 "Look outside"였다. -_-;; (엄마랑 둘이서 외출하게 되어 아빠 혼자 집에 남아 있게 되자)아빠 혼자 있으면 귀신 나올지도 모르니까 조심해~ Kiwi도 나중에 크면 학교에 가자~학교 안갈거야그럼 어디 갈거야?서울역~ (아빠 팔꿈치를 만지면서 까끌까끌하다는 말을 몰라서).. 2013. 2. 12.
안 그러면 아비규환 안 그러면 아비규환. 제목부터 화끈하다. 두께가 상당하여 주저하였으나, 화려한 필진의 20편에 달하는 단편이니 지루하거나 버겁진 않을 것이고, 무엇보다 '이야기'의 부활을 이야기하고 있는 게 마음에 들어 손에 집었다. 이 책이 기획된 계기에 대하여 뒷부분에 나오는데, 소설에 있어 서사가 죽은 시대인 건 우리나라만의 얘긴 아닌 듯. 왜 우리나라 소설들은 이리 자폐적인가 짜증내면서 잘 안보기 시작한지 꽤 되었는데, 내가 그나마 최근에 읽은 영미 소설들이 대게 서사 중심이어서 그랬는지 잘 몰랐는데 말이다. (최근에 떠오르는 소설들만 해도 파이 이야기, 시간여행자의 아내, 빅 픽쳐 등 죄다 영화화 되었거나 진행중인, 서사 중심 소설들이다.) 사실 같은 분량이면 대체로는 단편들보다 장편 한편이 더 빨리 읽힌다. .. 2013. 1. 11.
타이페이 #4 결국 첫날만 빼곤 떠나는 날까지 내리 비다. -_-;;폭우가 쏟아지는 건 아닌데, 정말 멈추질 않고 계속 내린다.이렇게 비를 많이 만난 여행은 첨인듯. 전망은 볼 것 없는 호텔방에서.3층이라 높지 않다. 아침식사를 하는 곳인데, 우리가족은 오늘도 널찍한 방을 따로 배정받아(왜일까나?) 아이와 편안하게 식사하였다. ㅎㅎ 오후 비행기이긴 하지만 가까운 공항은 아니기에 점심 먹고 금방 출발해야 하는 일정이다.어제 만난 지인은 우리가 가보지 않은 곳중에 신베이터우에서의 온천을 추천하였지만, 둘째날 갔던 딴수이 근처로 상당히 멀어 그렇게까지 부지런을 떨기는 힘들었다. 아직 안가본 Taipei Main Station 근처와 Taipei 101을 가기 위해 잠시 지나치기만 했던 시정부역 근처를 다시 가볼까 하다가, .. 2013. 1. 10.
타이페이 #3 여행기 블로그에 올리다 이렇게 오래 끊긴건 첨인 듯. -_-; 어쨌든, 타이페이에서의 3일차는 비교적 먼 곳들로의 여정.토요일이었는데 전날 늦게까지 놀고 아침에 일어나니 아침식사 시간이 끝나기 직전. -_-;;yeon이 후다닥 일어나 아이 먹을거라도 좀 챙겨놓겠다고 내려갔는데, 토요일은 식사시간이 30분 연장된다고 하여, 온가족 후다닥 준비하고 내려와 아침을 먹었다. 열댓명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는 방으로 따로 안내해줘서 거기서 세가족만 아침식사를 하였다. ㅎㅎ 본의 아니게 브런치를 먹고 나선 첫번째 행선지는 마오콩.이날도 아침부터 비다. -_-;12월부터 우기라 하였는데, 현지에서 일하는 지인 얘길 들어보니 11월 중순 이후로는 거의 매일 비라고 한다.대만 여행의 적기는 10월~11월중순까지인 듯... 2013.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