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430 용인 나들이 날은 점차 풀려가고, 우리가 비교적 가볍게 돌아다닐만한 시간은 점차 얼마 안남아 가므로, 주말이면 가까운 갈만한 곳들을 찾아보지만, 많이 멀지도 않고 차도 안막히고 번잡하지도 않은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지난주 토요일은 날씨가 꽤 따뜻했어서 다니기 참 좋은 날씨였다. 별 계획 없이 인터넷 뒤지다가 10분만에 목적지를 용인쪽으로 결정하고 출발하였다. 출발하면서 용인 사는 JH군에게 괜찮은 밥먹을 만한 곳을 물었다가, 결국 같은 식당에서 따로 식사를 하였다. '나루'라는 퓨전음식점인데, 그럭저럭 괜찮은 코스였다. (미리 전화해서 예약하면 10% DC를 해주니 혹시 가볼 사람은 참고.) 점심을 먹고서는 우선 와우정사로 목적지를 잡고 출발., 주위로 동네 개 세마리가 모여들었으나 개의치 않고 꽤 오래도록 뭔가.. 2009. 3. 29. Battlestar Galactica 미드 Battlestar Galactica(이하 BG)가 4시즌의 대장정을 마쳤다. 작년 브로드앤TV가 하나TV던 시절에, BG 1시즌 전체가 무료길래 보다보니 너무 재밌어서 후딱 다 봐버렸다. 그리고 2시즌 보려하니 돈을 내라더군. -_-;; 이건 뭐 마약상들이 초보한테 처음에 거저 주는 거랑 똑같잖아!! 뭐 그래도 재미가 있었으니 4시즌까지 다 보고 말았다. 1, 2 시즌까지는 흥분하면서 보고, 3시즌은 처지는 에피소드들이 너무 많다가, 4시즌은 마지막 시즌인고로 그간의 떡밥들을 주워담기 시작하면서 또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3, 4시즌 정도면 길이가 딱 좋은 것 같다. 뭐 24처럼 시즌별로 끝내는 게 확실한 드라마는 늘어져도 큰 상관 없지만, 큰 줄거리가 있는 드라마는 4시즌 넘어가면 예전 에피소드.. 2009. 3. 25. Gran Torino 결정적인 스포일러 있음. 이제는 정말 안쓰러울 정도로 늙으신 건지, 아님 그것도 연기인 건지, 아무튼 여전히 영화에 만큼은 3, 40대 감독을 못잖은 활동을 보여주고 계신 이스트우드 옹. 그릉대는 목소리나 행동거지가 딱 늙은 호랑이의 그것이다. 무얼 해도 '미국'이 얘기되어 지는 참 특이한 영화 이력의 사내. 안그래도 마침 뒤에 성조기가 보이는구나. 글쎄... 이 영화에 좋은 평 일색인 것이 살짝 의아하다. 감동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평이야 그렇다쳐도... 이 영화가 이스트우드에 의한, 이스트우드의 영화가 아니었더라면 사실 말할 건덕지도 적어지고, 영화도 굉장히 단순해졌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스트우드의 영화라고 이 영화의 함의가 얼마나 더 깊어지나 생각해보면 그것도 좀 부정적이다.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 2009. 3. 23. 수집의 끝 - 3 아직 수집의 끝 시리즈 두번째인 동전들의 처리 방법은 결정하지 못했지만, 최근에 또 한가지 사진만 찍어두고 치워버린 것들이 있다. 전의 각종 티켓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 녀석들은 여행을 다니면서 모은 것들이다. 지도, 기차 시간표, 미술관 팜플렛, 전철 티켓, 무료 엽서, 각종 입장권 등... 이중 대부분은 내 첫 해외여행인 96년 배낭여행때 모아온 것들이다. 모을 때는 나름 나중에 기념이 되리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절대 다시 보지 않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기념으로 뭔가 가져오는 것이 점점 적어졌다. 뭐 그 흔한 제주도도 처음 가본게 2006년이니 나도 은근히 촌놈이다. 하긴 비행기표도 계속 모으다가 작년부터 그냥 버리기 시작했다. 유로화가 없던 시절이라 이때 유럽여행은 환전이 참 번거로왔다. 비상용.. 2009. 3. 19. Waltz with Bashir 작년 MEFF 상영작이었던 애니메이션. 스포일러 있음.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상상력이 풍부하다면 이 말만 듣고도 무릎을 치면서 여러가지를 상상해볼 것이다.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라니. 다큐멘터리는 건조한 화면과 사실성을 미덕으로 하는 쟝르 아닌가? 꼭 그렇진 않다. 전에 얘기한 '마라도나 바이 쿠스트리차' 역시 중간중간에 애니메이션을 사용하였다. 마이클 무어의 다큐 등에서도 비슷한 시도는 종종 본 것 같다. 그렇지만 다큐멘터리를 통째로 애니메이션이라니? 무엇을 위해서? 보고나면 이 영화가 형식적으로 얼마나 완벽한 선택을 하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기억과 망각에 관한 자전적 이야기, 악몽과 혼란스러운 이미지, 이것들을 풀어내기에 더없는 수단이 애니메이션이다. 보기로 결정한 영화에 대해서는 더이상 최대.. 2009. 3. 11. 수집의 끝 - 2 돈되는 건 별로 안모으는데, 어쩌다 보니 돈은 모은 게 있다. 다름아닌 1975년 이전의 동전 모으기이다. 별 뜻이 있어서 모은 것은 아니고, 어느날 무심코 동전의 발행연도를 보니 나보다 나이가 많더라. 그것도 돈의 나이가 나보다 많으면 산전수전 다 겪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뒤부터 100원짜리 동전이 생기면 연도를 확인해보고, 나보다 나이 많은 동전은 왠만하면 쓰지 않고 모았다. 일일이 확인하는게 귀찮지 않나 생각할수도 있지만 1983년에 100원짜리 동전의 숫자 font가 바뀌었기 때문에, 일단 1982년 이전의 옛날 동전은 눈에 잘 띄고, 그런 것들만 유심히 보면 된다. 얼추 10년 이상 모은 것 같은데, 아주 급한 몇번의 경우를 빼고는 안쓰고 모아뒀으니, 10년 이상 나를 거쳐간 100원.. 2009. 3. 8. 파주 출판단지 집에서 뒹굴뒹굴을 과도하게 사랑하는 edino 부부는 결코 주말에 자주 나들이를 다니는 편이라고 할 수 없다. 그래도 휴일에 좀 심하게 뒹굴거린 다음날은 약간의 죄책감에 바깥 나들이를 갈 곳을 찾고는 한다. 지난 주말에 찾아가보고자 한 곳은 파주의 생태호수! 인터넷서 파주 출판단지의 끝 즈음에 위치하고 있다는 말만 보고 아무런 정보도 없이 출발하였다. 전에 헤이리 등에 갔을 때는 파주가 매우 멀게 느껴졌었는데, 주말인데도 가는 길이 별로 막히지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았다. 우선 우리의 목적지를 찾아가기 위해 거쳐야만 했던 파주 출판단지. 오호, 3, 4층 정도 되는 높이의 건물들이 널찍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주욱 늘어서 있는 느낌이 괜찮다. 이렇게 낮은 건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니, 우리나라같지 않은.. 2009. 3. 7. 작은 것이 아름답다 E.F.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1973년에 발간되었으니 벌써 35년이 넘었다. 이 번역본도 99년판이니 표지나 편집도 꽤 낡아 보이고, 현재의 시점에서는 다소 진부한 얘기들을 하고 있지 않을까, 아마도 옳지만 당위만을 얘기하고 있어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편견으로 인해 오랫동안 손이 잘 가지 않았다. 그런 선입견은 맞는 부분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었다. 부제인 '인간 중심의 경제학'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슈마허는 본래가 경제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인물인지라, 환경에 대한 직접적인 논의보다는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경제학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35년전에 나왔음에도 바로 지금에 대한 얘기와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그때도 심각했던 많은 문제들이 지금은 얼마나 오래 방치되어 더 심각해.. 2009. 3. 6. 바다소녀 엘피 영화든 책이든 보다가 보면 희한하게 비슷한 주제나 관련성 있는 것들을 의도하지 않게 연달아 접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작년 같은 경우 스페인어권 소설들이 서너권 연달아 걸린 적이 있었고.. 최근에는 환경을 주제로 한 영화와 책이 연달아 걸렸다. 일본 애니메이션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 '산호초전설 푸른 바다의 엘피', 제니퍼 코넬리와 키아누 리브스가 나오는 '지구가 멈추던 날', 그리고 몇년 동안 책꽂이만 지키다 결국 읽어버린 E. F.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 이중에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대략적인 주제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나머지는 환경에 관한 것이라고는 별로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다. (경고 : 언급된 작품들의 스포일러 있음)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은 미야자키 하야오적인 주제에 영화 E.. 2009. 3. 4. Where the Hell is Matt? 바로 어제 쓴 글이 나는 거창한 꿈 그딴 거 없다 뭐 그런 내용이었지만, 그래도 소박한(?) 꿈이 있다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너무나 유명한 Matt이지만, 나는 이 영상들을 볼때마다 가슴이 벅차다. 이것이 내 꿈이라면 사실 언제라도 1, 2년쯤의 시간과, 몇 년 동안 번 돈의 일부를 투자하면 내 인생의 꿈을 이룰 수 있다. 그걸 못하는 이유는 그만큼 절실하지 않은 걸까? 대신에 놓칠 기회 비용이 너무 큰 걸까? 사실은 겁이 많은 걸까? 시간은 내 편이 아닐진대. 확실히 머리속에서 생각만 하는 것과 쓰는 것은 차이가 있다. 쓰다 보니 이것은 나의 꿈이 맞는 것만 같다. 언제고 어떻게고 이뤘으면 싶다. 갑자기 뜬금없이 환율 생각이 나서 김이 팍 새지만. 넓지도 않은 지구, Matt 만큼은 구석구석 밟아 .. 2009. 3. 2. 꿈 '꿈'이라는 우리말과 'dream'이라는 영어 단어에 두가지 의미가 똑같이 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편의상 수면 중 일어나는 정신현상으로서의 꿈을 '프로이트의 꿈'이라고 하고, 희망이나 이상으로서의 꿈을 '거위의 꿈'이라고 칭하자. 어쩌먼 거위의 꿈으로서의 꿈은 dream이란 말이 번역되면서부터 우리도 그런 뜻으로 쓰기 시작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한자어 夢은 프로이트의 꿈의 뜻으로는 쓰여도 거위의 꿈의 뜻으로는 거의 안쓰이지 않나? 아무튼. 그 거위의 꿈으로서의 꿈은 가끔 사람을 주눅들게 하는 구석이 있다. 꿈을 포기하지 말라는 둥, 꿈을 제대로 꿔보기나 했느냐는 둥, 광고건 드라마건 노래건 책이건 강박적으로 꿈을 얘기한다. 몇년 전에, 그러니까 병역특례도 마치고 나서 계속 밥벌이를 하고 살아가던 어.. 2009. 3. 2. 한강 A 커피가게 집에서 아주 가까운 한강지구에 있어서 종종 한강 가면 보던 곳인데, 한번도 들어갈 생각은 안해봤었다가, p양의 블로그에서 보고 가보았다. 한번도 들어가볼 생각을 안했었던 이유는 첫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커피 체인점이고, 둘째 늘상 분위기가 산만해 보였기 때문이다. 막상 들어가보자 일반적인 A 체인점과는 전혀 분위기가 달랐다. 한강변이라는 점을 한껏 살린 시원한 창과 너무 좁지 않은 자리 배치, 그리고 무엇보다 그날의 한가함. (일반 체인점 가격인 것도 장점.) 이후에도 몇번 더 가보았지만 이때만큼 사람 적고 분위기 좋은 날은 없었다. 저기 보이는 배는 돈을 내고 몇시간씩 전세를 낼 수 있는데 물론 가격이 만만하진 않았다. 후에 밤에 갔을 때는 사람도 바글바글 했고, 밖도 깜깜해서 그냥 그런 분위기라 그냥.. 2009. 3. 1. 수집의 끝 - 1 뭔가를 모으는 데에 특별한 집착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약간의 강박적 성격은 수집벽과 쉽게 연결이 될 가능성이 높은 부류가 아닌가 싶다. 그래도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 모아봤을 우표라던가, 외국 동전이라던가, 특이한 색깔의 성냥개비 라던가, 작고 예쁜 돌맹이 등을 모아보긴 했지만, 특별히 대단한 컬렉션을 만들어본 경험은 없다. 어렸을 적의 이런 시시한 수집들의 끝이 흐지부지였기 때문에, 지금도 유별난 수집벽은 없는 듯 싶다. 수집의 곤란한 점은 그것이 별 실질적인 효용을 가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물론 쓸모가 있는 것들을 모으는 경우도 있지만, '수집'이라 불릴만한 행위는 이미 그 말 자체에 실제적인 쓸모 이상으로 모은다는 의미가 들어있지 않을까? 어느 순간부터 수집품이 시들해진 취미의 대상이 되거나, .. 2009. 3. 1. 나의 카메라 편력기 2 (6) Samsung GX-10 삼성과 펜탁스가 손잡고 만들어낸 명실상부한 중급기였으나, 1년을 견디지 못하고 가격이 폭락, 2007년 여름에 번들렌즈를 포함한 신품을 구입하였다. 첫 느낌은 무척 좋았다. *ist-DS의 장점에 중급기의 장점을 더한 편리한 인터페이스, 거기에 손떨림 방지 기능도 갖춘 천만화소급 중급기의 신품가가 65만원이라니. 그러나 재앙은 카메라 구입 후 한달쯤 뒤에 함께한 신혼여행에서 다가왔다. 야외에서 AWB가 영 이상한 것이다. *ist-DS 시절에도 햇볕좋은 야외에서 AWB는 아무 걱정 안해도 되었었는데 이런 배신을 할 줄이야. 돌아와서 3천여장에 이르는 신혼여행 사진을 색감 맞추느라 생노가다를 하고 나니 카메라에 대한 오만정이 다 떨어졌다. 그래도 별다른 대안이 없어 2008.. 2009. 2. 26. 나의 카메라 편력기 1 얼마전에 카메라를 바꿨다. 그다지 장비병도 아닌데, 꼽아보니 어느덧 벌써 8번째 카메라다. 꼽아보니 한번쯤 돌아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1) Pentax MX 나의 첫 카메라는 대학교때 50mm f1.4 수동 렌즈와 함께 중고로 15만원에 구입한 이녀석이다. 지금도 상태만 괜찮으면 거의 그정도 가격에 팔 수 있다. 태생이 완전수동인 카메라에 바랄 건 많지 않기에, 아쉬울 것도 없이 잘 썼었다. 대학시절을 함께 했고, 2003년에 첫 디카를 사기 전까지 나의 유일한 카메라였다. 96년의 배낭여행에 함께 했고, 한달여간 50mm 단렌즈 하나로 찍은 10여통의 사진들은 그 당시엔 부족함이 없었다. 수동에 익숙했을 땐 MX와 같은 function에 필름 대신 CCD만 넣은 디카가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 2009. 2. 24. 이전 1 ··· 25 26 27 28 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