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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아기 자신들의 아이를 가지기 전에, 태어난지 얼마 안된 '빨간 아기'들을 볼 기회는 보통은 많지 않다. 여자들은 친한 친구가 아이를 낳으면 산후조리원에 가서 볼 수도 있지만, 남자의 경우는 친구의 아이라도 100일 전에는 보기 힘든 게 보통이다. 형제자매가 먼저 아이를 낳으면 좀더 기회가 있겠지만, 그래봤자 많이 보는 건 아니고, 너무 조심스러워서 가까이 가거나 안아보는 건 더 어렵다. 그래서 무슨 얘길 하고 싶냐하면, 몰랐는데 빨간 아기 때가 상당히 귀엽다는 것이다. ㅋㅋ 보통 아기의 손발을 보면 너무 작아서 귀엽다고들 하는데, Kiwi 발을 보고는 가족들 모두 깜짝 놀랐다. 애기 발가락이 뭐가 이렇게 기냐고. -_-;; 항상 애벌레처럼 싸두니까 나는 손가락을 아직 제대로 못봤는데 손가락도 길어 보인댄다. .. 2009. 6. 22.
Night on Earth 이 와중(?)에 특별 언급할 만한 영화는 아닐지 모르지만, 그래도 사연도 있고 얼마전에 나름 재미있게 본 작품이다. 짐 자무쉬 감독의 1991년작, 위노나 라이더가 출연한 영화라니 내가 그때 얼마나 보고 싶어했을 영화였겠나. 그러니까 내가 무려 18년 동안 보고싶어 하던 영화다. 그때는 몰랐을거다. 내가 그 당시까지 살아온 날들보다 더 오래 기다려야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되리란 것을. 그리고 그런 세월이 흘러도 나는 그 세월이 실감이 나질 않는다는 것을. 이 영화는 다섯개 도시의 택시와 관련된 다섯 밤 이야기다. 그 옛날의 여신이었던 그녀도 택시 드라이버로 나온다. 여기까지가 내가 아는 영화에 대한 정보였고, 이 영화는 가장 오랜동안 내가 볼 영화 리스트에 올라 있었다. (아주 최근에 그 영화 리스트는.. 2009. 6. 14.
Kiwi 탄생~ 지난 주말에 안방에 책상 치우고 겨우 이녀석 누울 자리 만들어놨더니, 예정일보다 열흘쯤 빨리 오늘 새벽에 태어났다. 늘상 이녀석은 부모의 준비 상태보다 약간씩 타이밍이 빠르다. 월요일에 병원에 가니 애가 안내려왔다고 많이 걸으라는 처방을 받고, 저녁에 좀 걸었다. 그랬더니 바로 다음날 화요일 아침 일찍부터 가진통 시작. 점심때 병원에 가봤으나 아직 덜 내려왔다고 좀더 있다 오라 하여 다시 귀가. 날을 넘기나 하였는데 밤 12시가 넘어서 양수가 나오고 진진통 시작. 짐싸들고 폭우를 뚫고 병원에 도착. 무통 주사를 맞고 몇시간 지난 후, 2시간 정도 yeon이 애쓴 결과 이녀석 탄생. yeon은 통증도 잘 참고, 시간도 비교적 많이 안걸려서 순산하였다. 3.2kg의 남자아이. 건강하게 자라주려무나! 2009. 6. 10.
5월 어렸을 땐 겨울을 좋아했지만, 요즘은 늦봄이 참 좋다. 이런 날들이 좀더 길었으면 좋으련만, 참 짧다. 요즘은 멀리 나들이 가기는 힘든 상황이고, 집에만 있기는 갑갑하니 요즘은 서울 안에서 산책하기 좋은 곳을 찾아다닌다. 오랫만에 찾아가본 양재 시민의 숲. 서울숲에 비하면 크기는 작아도 제법 숲다운 구석이 있는 편이다. 갑자기 소나기가 내린 후 해가 내려앉을 무렵이었다. 노출도 엉망, white balance도 엉망인 SD14지만, 가끔씩 이런 색을 뽑아준다. 특히 녹색 계열은 노출만 잘 잡아주면 정말 예쁘다. 마지막 사진 contrast 조절한 것 이외에는 모두 무보정 컬러. 카메라를 내보낼 때가 되어서 그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을 보다 보면, 카메라를 바꾸려는 이유가 무색하게 느껴진다. 이건 지난 주말.. 2009. 6. 7.
저리가 담배 올해의 시작과 함께 담배를 '끊었다'. 따옴표의 의미는 독하게 그뒤로는 담배에 입에도 안댔다 까지는 아니고, 가끔 술을 마실 때 피거나 아주아주 가끔은 맨정신에도 피운적은 있지만, 습관적으로 피우는 것은 그만두었다는 뜻이다. 기혼 흡연자들의 대표적인 공수표가 "결혼하면 끊을께", "아이 생기면 끊을께" 인데, 본인은 어쨌든 지금까지로 봐서는 약속은 지킨 편이다. 14년 정도 피우는 동안, 3개월 정도 끊어본 적이 있고, 1개월 정도 훈련소에서 못피운 기간이 있기는 하지만, 제대로 금연하겠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3개월 정도 끊어봤을 때는 10년쯤 전이어서, 그때만 해도 언제든 담배를 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번 금연을 앞두고는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스스로 들었다. 아침 .. 2009. 6. 4.
[謹弔] 노무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말 한마디 나눠본 적 없는 이의 죽음도 이렇게 슬플 수 있다.. 권력이 잘 어울리지 않는 대통령이었다. 그의 정책을 모두 지지한 건 아니지만, 나는 그를 지지했었고, 그가 '못해먹겠다'라고 말할 땐 정말 싫었다. 선거와 탄핵반대...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를 위해 발벗고 나섰던가. 그렇지만 그가 권력을 사랑했더라면, 국민의 사랑은 받지 못했으리라. 권력에서 내려오자 그는 더욱 그 다와졌고, 그래서 다시 인기도 많아졌다. 잠바 아무렇게나 걸쳐 입고 손녀를 뒤에 태우고 시골길에서 자전거를 타는 퇴임한 대통령은 우리가 꿈꾸던 세상의 모습 중 하나였고, 얼마전까지 우리는 그런 전직 대통령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권력의 짐을 벗고, '야 기분좋다' 외치던 장면이 자꾸 생각난다. 삶을 벗어놓고서도 그렇게 홀가분해 .. 2009. 5. 25.
Be Kind Rewind 미셸 공드리와 짐 캐리가 만나서 전혀 기대치 못했던 이터널 선샤인이 나왔다면, 미셸 공드리와 잭 블랙이 만난다면? 영화를 보고 나니 이 경우엔 조금 더 예상 가능한 결과물이 나왔다고나 할까. 이터널 선샤인이 전형적인 짐 캐리 영화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반면, Be kind rewind의 경우에는 감독과 주연의 트레이드 마크들이 반반씩 만난 것 같다. 그러니까, 기발하고 웃기다. 아래부턴 스포일러가 있다. 장면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 수면의 과학에서도 보여준 과장된 소품. 저걸 보고 비디오가게 주인이 철자법을 잘 모른다는 결론을 내린 비디오가게 알바. 어이없는 녀석들. 어이없는 잭 블랙. 비디오 가게의 비디오들은 왜 다 저렇게 맛이 갔을까? 주인한테 들키지 않기 위해 자작 영화들을 찍어대는데.... 2009. 5. 22.
내조의 여왕 내조의 여왕이 끝났다! yeon과 나는 1년에 두개 정도의 우리나라 드라마 - 주로 16부작 내외의 미니시리즈 - 를 보는데, 내조의 여왕은 올해 우리에게 선택된 첫번째 드라마다. 사실 내가 드라마를 찾아서 본 건 그 옛날 최민수가 대발이로 나오던 '사랑이 뭐길래' 이후 꽤나 긴 공백기가 있었다. 찾아보니 '사랑이 뭐길래'는 91~92년 방영된 55부작... -_-;; 그 이후로 수많은 장안의 화제작들이 있어왔으나 나는 '여명의 눈동자'나 '모래시계' 같은 드라마도 매우 띄엄띄엄 봤을 뿐이다. '대장금'이나 '허준'도 한두편도 채 안봤고, '가을 동화'니 뭐니 하는 한류 드라마는 아예 한편도 안본 것들이 대부분이다. '거짓말'이나 '아일랜드' 같이, 왠지 나랑 코드 맞는 사람들도 좋아하던 작품들도 별로 .. 2009. 5. 21.
Cloudy Bay Sauvignon Blanc, Marlborough 2008 그동안은 사실 white wine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들어 점점 관심이 생긴다. 그러다보니 wine 이름을 단 첫 포스팅이 white wine이 되고 말았군. 따로 찍은 게 없어서 Coludy Bay 홈페이지에서 퍼왔다. Cloudy Bay Sauvignon Blanc, Marloborough 2008. sw군의 생일 겸 여친 소개 자리에서 2차로 갔던 강남역 The Oyster에서 첫번째로 주문한 와인이다. oyster bar를 표방한 곳에 생굴이 다 떨어졌다는 것은 유감스러웠지만 어쨌든 굴요리들과 white wine 두 병을 시켰다. 뉴질랜드의 sauvignon blanc은 두번째 마셔본 것인데, 그 빛깔과 향, 맛이 기막히게 조화롭다. 전에 마셨던 Kim Crawford Sauvignon .. 2009. 5. 19.
부분과 전체 불확정성 원리로 유명한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 역시 고전은 읽는데 시간이 걸린다. -_-; 이 책의 쟝르(?)를 어떻게 구분하면 좋을까...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 위주로 풀어간 자서전적인 비망록 정도로 정의하면 될까? 책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나름 인터넷에서 떠도는 유명한 사진 한장 보고 가자. 1927년 Solvay회의 참석자들의 무시무시한 포스. 아인슈타인, 하이젠베르크, 마담 퀴리, 슈레딩거, 보어, 막스 플랑크, 로렌츠, 파울리, 보른, 윌슨(안개상자), 콤프턴, 드 브로이, 폴 디락 등등... 이 사진의 29명 중 17명이 노벨상을 받았거나 받게 된다. 얼핏 물리학 전체 역사의 1/3쯤은 여기 다 들어있는 것 같은 느낌도 난다. 당시 하이젠베르크 주변에 넘쳐나던 이런 사람들과의 대화, 누.. 2009. 5. 10.
Kiwi야 물구나무 서기! 정밀 초음파 찍었을 때 사진이니까 벌써 두달 전의 사진이다. 어찌나 낯을 가리는지 얼굴 보여준 장면은 아주 잠깐 있었는데,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두 손 사진으로 대체. 부모가 자신의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같기를 바라는 때는 아마 건강히 잘 태어날 때까지 뿐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Kiwi는 그런 단계다. 그래도 지금 시점에서 하나 더 바라면, 엄마 괴롭히지 말고 이제 그만 좀 거꾸로 있으면 안될까??!! 별 걱정도 안끼치고 잘 자라오다, 얼마전에 병원 가보니 아직도 바로 서있다는데, 앞으로 2주 정도 안에 돌지 않으면 제왕절개수술을 해야 한다고 한다. 2주동안 잘 달래봐야지. 완전 계획임신(?)은 아닌지라 처음에 임신을 알았을 때에는 책도 사보고 이것저것 찾아봤지만, 이내 태평모드로 들어간 부모.. 2009. 4. 30.
당신 인생의 이야기 나는 원래 책을 따로 시간내서 읽는 편이 아니다. 출퇴근 전철안에서 읽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일단 손에 잡은 책은 상당히 정독한다. 그러다보니 다독과는 거리가 멀다. 정독의 습관은 적어도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매우 안좋은 방법이다. 그래도 내가 구입까지 하는 책들은 대부분 정독하고 싶은 책들이다. 하지만 요즘은 회사에 책 빌릴 곳도 있으니, 정독 한두 권이 끝나면 주마간산 시즌을 정해서 몇권씩 쉽게 넘겨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훑어봐도 괜찮을 책들도 많으니까. 전에 신문을 보던 때에는 출퇴근 시간 대부분을 신문에 할애했으니 책읽는 속도는 훨씬 더 느렸다. 요즘은 신문을 안보니 그래도 출퇴근 시간 정도는 나지만, 특히 올해 들어서는 어쩌다 진도 잘 안나가는 책들을 읽다보니 책 얘기할 기회가.. 2009. 4. 22.
Cherry Blossom 짧디 짧은 벚꽃 시즌. 올해는 일주일쯤 빨리 왔다 간 것 같다. 우리집 앞 벚꽃은 4월 첫째 주말부터 꽃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둘째주 금요일쯤에 절정을 이루었고, 주말엔 만끽하리라 하였으나 하루이틀을 못기다리고 토요일엔 벌써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다. 볕드는 정도에 따라 달라도 절정은 3일 정도인 듯하니, 주말밖에 낮시간이 없는 직장인으로서는 벚꽃의 절정을 즐기는 것이 쉽지는 않다. 사람들이 지나치게 붐비는 곳은 꺼려하는 까닭에 그 흔한 여의도나 남산 벚꽃 한번 못봤고, 최근엔 주로 가까운 곳에서 벚꽃을 볼만한 곳으로 다니고는 한다. 대표적으로 현충원이나 서울대 캠퍼스, 방배동 S모 아파트 단지(위 사진) 등이다. 올해부터는 그런 곳이 한 곳 추가될 것 같다. 반포의 X모 아파트 단지가 그곳이다. 말많은 .. 2009. 4. 17.
Wine 아래 사진은 몇년 전 내가 마셔본 최고의 와인 경험. 사진엔 그 관능적인 모습이 하나도 담겨 있지 않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놀랍게도 이것은 소위 하우스 와인이었다. 한잔에 부가세 별도 2만원짜리 였으니 하우스 와인 치고는 꽤 샜지만, 레스토랑이 명예를 걸고(?) 이런 quality로 하우스 와인들을 준비해주기만 한다면야, 하우스 와인 순례도 꽤 즐거울 것 같다. 너무 황홀했던지라 기억해뒀다 나중에 샵에서 구해서 마셨었는데, 여전히 훌륭했으나 느낌은 좀 덜했다. 어쩌면 그때 마신 건 하우스 와인이라 우연히 아주 적당하게 공기와 접촉을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고. 와인마다 각각의 개성이 있을 뿐 아니라 같은 와인도 여러가지 이유로 다른 느낌이 난다는 것은 와인 마시는 것을 즐겁게 .. 2009. 4. 10.
Lisboa 면허증 갱신할 때가 되어서 지난 주말 집에서 증명사진을 찍었다. 스트로보도 없고 열악하지만, 그럭저럭 너무 이상하지는 않을 정도로는 찍을 수 있었다. 그런데 찍다보니 얼굴 양쪽이 너무 달라보이는 것이다. 증명사진 분위기로 사진 찍은 김에 얼굴 사진 반을 데칼코마니처럼 양쪽을 대칭으로 만들어보는 작업을 해봤다. 의외로 재미있고, 생각보다 양쪽 차이가 꽤 난다. 오른쪽 반을 가지고 접으면 그럭저럭 멀쩡한데, 왼쪽 반을 가지고 접으면 매우 심난하다. 차마 올릴 수는 없고, 각자 집에서 한번씩 해보길 바란다. 아무튼, 그리고 나서 항상 이용하는 z모 인터넷 인화업체에 주문을 하였다. 주문 결제가 끝난 시점이 새벽 2시가 넘었을 것이다. 주문했던 사진들은 8시간쯤 뒤, 자고 일어나서 출근한지 한시간쯤 되었을 때 .. 2009. 4.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