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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06 : Spain Portugal

Lisboa

by edino 2009. 4. 2.

면허증 갱신할 때가 되어서 지난 주말 집에서 증명사진을 찍었다.
스트로보도 없고 열악하지만, 그럭저럭 너무 이상하지는 않을 정도로는 찍을 수 있었다.

그런데 찍다보니 얼굴 양쪽이 너무 달라보이는 것이다.
증명사진 분위기로 사진 찍은 김에 얼굴 사진 반을 데칼코마니처럼 양쪽을 대칭으로 만들어보는 작업을 해봤다.
의외로 재미있고, 생각보다 양쪽 차이가 꽤 난다.
오른쪽 반을 가지고 접으면 그럭저럭 멀쩡한데, 왼쪽 반을 가지고 접으면 매우 심난하다.
차마 올릴 수는 없고, 각자 집에서 한번씩 해보길 바란다.

아무튼, 그리고 나서 항상 이용하는 z모 인터넷 인화업체에 주문을 하였다.
주문 결제가 끝난 시점이 새벽 2시가 넘었을 것이다.
주문했던 사진들은 8시간쯤 뒤, 자고 일어나서 출근한지 한시간쯤 되었을 때 회사로 배달되어 왔다. -_-;
이곳은 사진품질도 항상 정직하지만, 배송속도는 정말 놀라울 정도다.

 

뭐 이 일련의 일들이 Lisboa와 관련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증명사진을 맡기면서 기왕 배송비 드는거 몇장 더 인화해보자 싶어서 사진들을 고르느라 전에 찍은 사진들을 보았더니 참 좋더라. 특히나 역시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 그래서 앞으로 이 분류는 전에 갔던 곳들을 떠올릴 때 쓰일 예정.
정성들여 여행기처럼 쓰자면 시간도 많이 잡아 먹고, 이 블로그 자체가 '수집의 끝' 시리즈와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될 위험이 있으므로 가볍게 그때그때 생각나는 곳 단상 정도로만.

그 처음으로 Lisboa를 올린 건 특별한 의미는 없고, 최근에 이곳을 배경으로 찍은 TV CF를 보고나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것이 생각나서이다. 이 광장 이름이 생각 안나서 Google Earth를 찾아보니 Figueira 광장이다. 확실히 지도보며 걸어다녔던 길은 잘 기억이 난다. Google Earth로 보았을 때 반가움도 더하다. 그런데 보다보니 내가 못가본 멋진 곳도 많다! ㅠㅠ

어쨌든 나름 번화한 이 광장 사진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에서 놀랄만큼 싼 가격의 놀랄만큼 더러운 방에서 두번째 밤을 보냈다. 나름 번화한 곳인데 슬쩍 와서 약 안사려냐고 묻는 이도 있었다. 이 광장 주변에서 먹었던 맥주 한잔과 저녁은 사진으로 남아서 더욱 그렇겠지만 참 잊혀지지 않는다.

영광은 모두 과거의 것인 듯한 느낌마저 드는 쇠락한 변방 국가의 수도이지만, 그래서 더욱 많이 남아있는 듯한 유럽스런 멋은 어느 나라의 수도가 이정도일까 싶다. 다시 가보고 싶은 마음도 많이 드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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