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entiments/watching57

Cidade de Deus (City of God) 예전만큼 영화들을 '열심히' 보는 것은 아니기에, 무려 개봉까지 했던 영화인데도 종종 이렇게 흘리는 영화들이 생긴다. 2002년작인 이 영화의 존재는 어렴풋이 알았지만, 보기 전의 영화는 최소한의 정보만 얻는 습관 때문에 오해를 하고 넘어갔다. 제3세계를 다룬 영화의 제목이 City of God이라니, 롤랑 조페 감독 영화 같은 건줄 알았던 듯. 우연찮게 이 영화의 평을 접하고는 뒤늦게 구해서 보았다. 충격적이기는 하지만 사실적이어서(브라질 근처에도 안가봤지만 여기저기서 얼핏 본 얘기들에 비춰봤을 때) 실화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나온다. 심지어 등장인물의 실제 인물 인터뷰 장면도 나온다. 위 장면만 봐도 참... 모형 총도, BB탄 총도 아닌 진짜 총을 꼬마애들이 길거리에서 들고.. 2010. 8. 13.
Heroes 몇년 전부터 유행인 미드 열풍에 동참한 것도 벌써... 10년쯤 되어 가는구나. -_-;;; 사실 우리 어렸을 때도 재미있는 미드야 많았지만, 어렸을 때 좋아했던 것들이니 만큼 어딘지 유치한 구석들이 있었다. 에어울프, 맥가이버, 전격Z작전, A특공대, 이런거 그때 어른들도 좋아 했나 모르겠다. 앞에 두개는 좀 좋아라 했고, 뒤에 두개는 인기에 비해 별로 재미있게 보진 않았다. 사춘기 정도 즈음해서는 개인적으로 완소로 기억되는 미드는 다소 성인 취향이던 블루문 특급(Moonlighting), 케빈은 열두살(Wonder Years) 정도가 생각나는데, 두 드라마의 오프닝송들만 들어도 설레던 기억이 난다. (Al Jarreau의 Moonlighting, Joe Cocker의 With a little help.. 2010. 8. 11.
(500) Days of Summer 우선 경고. 스포일러 많다. 어쨌든 이 영화, 매우 재미있었고, 나랑 취향이 닿는 구석이 있는 사람들은 글 읽기 전에 일단 영화 보고 얘기하자. ------------------------------ '우리는 누구나 썸머와 사귄 적이 있다' 이게 국산 포스터의 카피인 듯. 그래서, 그런데 사실 '누구나' 썸머와 사귀어봤을 것 같진 않다. ^^;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아마 자신만의 '썸머'와 사귀어 본 적이 있을 것이고, 썸머와 사귀어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을 것이다. 일단 그 재치에 웃지 않을 수 없는 처음과 끝. 시작 멘트는 다음과 같다. The following is a work of fiction. Any resemblance to persons living or dead is pu.. 2010. 6. 15.
Un Prophete, Shutter Island, The Moon, Millenium, Micmacs, An Education, 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 그동안 틈틈이 본 영화들중 언급하고 싶은 영화들만 아주 간략히 정리. 여러 상들을 받은 모양인데, 메시지는 좀 혼란스러운 감이 있고, 정말 잘 찍은 장면들이 많아서 인상에 오래 남는다. 길기도 꽤 긴 영화인데 몇번씩 돌려본 장면들이 많았다. 주인공의 첫 살인 장면은 끔찍해서 많이는 안봤고, 눈온 교도소내 재소자간 싸움이 생기자 아랍계 패거리들이 질서정연하게 행동에 나서는 모습, 코르시카계 갱들이 건들거리며 세를 과시하는 듯한 장면, 신임 교도관과의 인사 장면, 종반부의 차량내 총격전 장면, 교도소 내에서 세력간 전쟁이 난 장면 등. 디카프리오는 내가 '싫어하는' 배우다. 길버트 그레이프에서 최고의 연기로 그를 처음 알았지만, 이후 Total Eclipse, Romeo+Juliet 등에서 오버스러운 연기가.. 2010. 6. 4.
인스턴트 늪, Up in the Air, A Serious Man, Sleepwalking 이번 주말엔 아기가 또 열이 났었지만 처음으로 입원하지 않고 나았다!! 열도 꽤 나고 발진도 나고 했지만 그래도 컨디션은 좋은 편이었어서, 비교적 평화로이 주말을 보낼 수 있었다. 낮에 아기가 낮잠 잘 때 yeon과 한편, 밤에 아기가 잠들고 나면 혼자 한편, 이렇게 주로 주말마다 짬을 내서 보고 있다. 먼저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의 감독이 만들었다길래 찾아 본 '인스턴트 늪'. 이 영화를 보고 나서는 확실히 인증. 이름도 기억해둘까 한다 미키 사토시 감독. 말하자면 출생의 비밀인데 저 해맑은 언니의 표정을 보라. 이야기들이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와 비슷한 구석도 있다. 맘대로 잘 되는 것 하나 없는 일상에 던져진 작은 파문에서 시작되는 유쾌한 호들갑? 보다 보면 갑자기 말도 안되는.. 2010. 4. 20.
Le Petit Nicolas, The Limits of Control 어릴적 사촌형네로부터 물려받은 책들 중에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책을 꼽으라면 생떽쥐뻬리의 어린 왕자와 고시니/상뻬의 꼬마 니꼴라 이다. 어린왕자는 그때 받은 판본 그대로 아직도 책꽂이에 꽂혀 있고, 꼬마 니꼴라는 책이 분해된 수준이라 버린 것으로 기억된다. 우연히 둘다 프랑스 작가들. 이 책은 나중에 아이에게 꼭 사줄 것이다. ^^; 어린 마음에도 참 귀엽게 느껴졌던 상뻬의 그림들. 단순한만큼 기억에도 또렷한 꼬마 캐릭터들 외드, 알쎄스뜨, 아냥, 조프루아, 등등. 영화가 나왔다길래 찾아 보았다. 오래 되어서 에피소드들이 다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책의 에피소드들을 그대로 가져다 쓴 건 아닌 것 같다. 그래도 그 캐릭터들은 물론 그대로 살아 있다. 책을 보지 않았더라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2010. 4. 13.
내사랑 내곁에, Adam 주말에 잠 줄여가며(?) 영화를 몇편 해치웠다. 그중에 닮은 구석이 있는 두 영화. 두편 모두 스포일러 약간 있으나 감상을 방해할 정도는 아닐 듯. 내사랑 내곁에. 루 게릭 병 환자 얘기라, 예상되는 바가 있어서 김명민의 이름에도 불구하고 볼 생각이 많이 들진 않았는데, 그래도 봤음. 예상과 달랐던 건 둘이 만난 게 김명민이 루 게릭 병 걸린 이후라는 점. 그리고 하지원의 캐릭터. 제대로 불나방이다. 시한부를 선고받았다면 이런 발랄한 불나방과가 남은 생을 같이 불사르기엔 좋을 수도. 특별히 멜로라인이 슬프다기보다는, 오랜 병의 무서움이 더 다가온다. 우리집 아기도 세번이나 입원했었지만, 가끔 옆에 몇개월씩 오래 입원한 아이들과 그 부모를 보면 마음이 아프지. 이 영화에서는 김명민 뿐 아니라 같은 병실에 .. 2010. 4. 13.
Taking Woodstock, Mary and Max 가끔 미국 사람보다 더 미국사람 같은 느낌이 드는 이안 감독. 찾아보니 대학때 뉴욕으로 갔고, 한참 미국에 있다 대만으로 돌아와서 영화를 찍기 시작한 모양. 와호장룡이나 색.계의 감독이 헐크나 브로크백 마운틴의 감독이기도 하다니 새삼스럽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은 이안 감독의 작품은 아이스 스톰이었는데, 이번에 더해진 Taking Woodstock 같은 영화를 보면 54년생 이 아저씨는 여전히 자신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듯. 심지어 파이 이야기 영화화에도 달라붙을 모양이라니 헛 참. 영화는 마치 다큐처럼 우드스탁을 충실히 재현하겠노라 작정한 듯하다. 자본주의에서 산업적인 측면으로서의 우드스탁도 보여준다. 히피대장(?)과 그 뒤를 따르는 양복쟁이들이 몇십만이 몰리는 이 산업을 프로다운 매끄러운 솜씨로 조.. 2010. 3. 11.
The Third & The Seventh 조용한 밤에 불은 다 끄고, 볼륨도 적당히 높이고, 색감 괜찮은 가급적 큰 모니터에서 꼭 전체화면으로 볼 것. 요기서 바로 볼 수도 있지만, 아래의 링크를 타고 들어가서 HD 화면으로 보는 것이 좋다. 혹시 버퍼링이 느리면 끝까지 받을 때까지 기다렸다 보자. http://vimeo.com/7809605 The Third & The Seventh from Alex Roman on Vimeo. 연초에 아바타 3D를 IMAX에서 보고 물론 놀라웠지만, 앞으론 3D 세상이야! 뭐 이런 생각은 별로 안들었다. 그런데 얼마 후 이 작품을 보니 3D가 곧 세상을 바꾸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이런 정도의 quality를 게임같이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건 지금의 컴퓨터 속도가 너무 느리지만, 이런저런 제반 기술이.. 2010. 2. 3.
The Private Lives Of Pippa Lee, Still Walking 극장에 가본 건 당연히 꽤 오래전 일이고, 요즘은 영화를 보통 며칠에 걸쳐 조금씩 보는 수 밖에 없다. 그것도 진행이 느린 영화는 보통 2배속 정도로 보곤 하는데, 그래도 이번 연휴엔 두편이나 보았다. ㅎㅎ (스포일러 있음) The Private Lives Of Pippa Lee. 보호자같은 나이 많은 남자의 세번째 부인으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다가, 네번째 후보에게 바톤을 넘겨주기 직전에 남편이 뇌사에 빠진다. 남편의 바람에 충격을 받았어야 할터인데, 놀란 건 놀란 거고, 이상하게 삶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그렇다고 슬프지 않은 것도 아니고, 사랑했던 감정이 변한 것도 아니지만, 장례식쯤 안가고 대신 눈여겨 봐둔 동네 젊은 남자랑 여행이라도 다녀올 참이다. 저 나이쯤이라면 저럴 수도 있을까 싶기도.. 2009. 12. 28.
Inglorious Bastards 타란티노가 2차 세계대전을 무대로 찍은 영화라... 큰 기대는 안했으나 재미있다. 후까시 오바 취향으로 기우나 싶더니 다시 악동에 가까와진듯. 아무튼 웃기다. 중간중간 긴장감도 잘 조성하고 꽤나 능수능란하다. 특히 저 위 장면 Brad Pitt이 Grazie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뒤집어졌다. ㅋㅋㅋ Brad Pitt이 전에 Guy Ritchie 감독 영화 Snatch에서 요상한 집시 말투 쓴 이후로 또 말만 들어도 웃긴 발음이다. 이런 역할들도 좋아라 하는 걸 보면 Brad Pitt도 꽤 다채로운 역을 소화해내는 배우다. 저 왼쪽 독일군 장교 역 배우도 훌륭훌륭. 2009. 12. 2.
Pandorum 종종 만나게 되는, A급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놓고 B급도 아닌 SF Horror. 사실 SF Horror는 '마냥 A급'이 어울리지 않는 쟝르다. A급 감독에 A급 캐스팅을 해도 괴물이 나오는 순간 B급에 가깝게 되기 십상. 사실 Ailien 시리즈도 처음에는 전형적인 A급과 B급 사이의 SF Horror 아니겠는가. 최근에 재미있게 본 District 9도 Horror는 아니어도 A급과 B급 사이의 정서다. 이런 어중간한 영화들은 터무니없는 저예산이 아니어서 눈이 덜 괴로운 장점이 있고, 대신 적당한 틈새시장은 유지하기 위해 막나가는 게 좀 덜한 아쉬움은 있고 그렇다. Pandorum에 대해서 씨네21 평론가들은 혹평 일색인데, 다들 쟝르영화에 엄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걸로만 보인다. District.. 2009. 11. 18.
Whatever Works 우디 앨런은 늘상 비슷한 것 같은 영화들을 찍어대지만 질리지 않고 계속 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 수다스럽고, cynical 하면서도 아주 가끔은 귀엽게 보이는 신경쇠약+애정결핍적인 구석도 있고. 돌이켜보니 내가 우디 앨런의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영화를 통해서가 아니었다. Leisure Suit Larry. 이걸 들어본 사람이라면 소시적에 컴퓨터 게임좀 했던 사람이다. Larry는 내가 중학교 1학년 때쯤, 그러니까 CPU는 10MHz에 램은 512KBytes, Hercules 그래픽 카드를 쓴 모노 12인치 모니터의 XT 컴퓨터로 즐겼던(?) 게임이다. 이미 그때에도 성인용 게임이란 게 있어서 혈기왕성한 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는 했는데, 스트립 포커 등의 단순한 게임들보다 훨씬 도전적이었던 것이 바.. 2009. 11. 17.
얼렁뚱땅 흥신소 예전에 내조의 여왕이 끝났을 때 썼던 드라마 얘기에서 2007년에 제대로 본 드라마가 없다고 했는데, 하나가 채워졌다. 그때도 썼지만 원래는 2007년 작품으로 검증된 김명민의 하얀거탑을 보려 하였으나, 브로드앤TV에서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브로드앤TV에 전엔 종영 드라마가 제법 많았는데, 지상파 방송사들과 계약이 바뀌었는지 영 라이브러리가 빈약해졌다. 그래도 남아있는 종영 드라마들 중에 눈에 띈 것이 얼렁뚱땅 흥신소!(이하 '얼뚱소') 2007년의 드라마로 얼뚱소를 손에 꼽은 몇몇 글들을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나서 보게 된 얼뚱소. 사전 지식은 '재밌다더라'가 전부. 사진 출처 : http://www.kbs.co.kr/drama/gold/issue/download/index.html 잠시 사족인데, .. 2009. 8. 17.
Night on Earth 이 와중(?)에 특별 언급할 만한 영화는 아닐지 모르지만, 그래도 사연도 있고 얼마전에 나름 재미있게 본 작품이다. 짐 자무쉬 감독의 1991년작, 위노나 라이더가 출연한 영화라니 내가 그때 얼마나 보고 싶어했을 영화였겠나. 그러니까 내가 무려 18년 동안 보고싶어 하던 영화다. 그때는 몰랐을거다. 내가 그 당시까지 살아온 날들보다 더 오래 기다려야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되리란 것을. 그리고 그런 세월이 흘러도 나는 그 세월이 실감이 나질 않는다는 것을. 이 영화는 다섯개 도시의 택시와 관련된 다섯 밤 이야기다. 그 옛날의 여신이었던 그녀도 택시 드라이버로 나온다. 여기까지가 내가 아는 영화에 대한 정보였고, 이 영화는 가장 오랜동안 내가 볼 영화 리스트에 올라 있었다. (아주 최근에 그 영화 리스트는.. 2009.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