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timents/watching57 Be Kind Rewind 미셸 공드리와 짐 캐리가 만나서 전혀 기대치 못했던 이터널 선샤인이 나왔다면, 미셸 공드리와 잭 블랙이 만난다면? 영화를 보고 나니 이 경우엔 조금 더 예상 가능한 결과물이 나왔다고나 할까. 이터널 선샤인이 전형적인 짐 캐리 영화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반면, Be kind rewind의 경우에는 감독과 주연의 트레이드 마크들이 반반씩 만난 것 같다. 그러니까, 기발하고 웃기다. 아래부턴 스포일러가 있다. 장면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 수면의 과학에서도 보여준 과장된 소품. 저걸 보고 비디오가게 주인이 철자법을 잘 모른다는 결론을 내린 비디오가게 알바. 어이없는 녀석들. 어이없는 잭 블랙. 비디오 가게의 비디오들은 왜 다 저렇게 맛이 갔을까? 주인한테 들키지 않기 위해 자작 영화들을 찍어대는데.... 2009. 5. 22. 내조의 여왕 내조의 여왕이 끝났다! yeon과 나는 1년에 두개 정도의 우리나라 드라마 - 주로 16부작 내외의 미니시리즈 - 를 보는데, 내조의 여왕은 올해 우리에게 선택된 첫번째 드라마다. 사실 내가 드라마를 찾아서 본 건 그 옛날 최민수가 대발이로 나오던 '사랑이 뭐길래' 이후 꽤나 긴 공백기가 있었다. 찾아보니 '사랑이 뭐길래'는 91~92년 방영된 55부작... -_-;; 그 이후로 수많은 장안의 화제작들이 있어왔으나 나는 '여명의 눈동자'나 '모래시계' 같은 드라마도 매우 띄엄띄엄 봤을 뿐이다. '대장금'이나 '허준'도 한두편도 채 안봤고, '가을 동화'니 뭐니 하는 한류 드라마는 아예 한편도 안본 것들이 대부분이다. '거짓말'이나 '아일랜드' 같이, 왠지 나랑 코드 맞는 사람들도 좋아하던 작품들도 별로 .. 2009. 5. 21. Battlestar Galactica 미드 Battlestar Galactica(이하 BG)가 4시즌의 대장정을 마쳤다. 작년 브로드앤TV가 하나TV던 시절에, BG 1시즌 전체가 무료길래 보다보니 너무 재밌어서 후딱 다 봐버렸다. 그리고 2시즌 보려하니 돈을 내라더군. -_-;; 이건 뭐 마약상들이 초보한테 처음에 거저 주는 거랑 똑같잖아!! 뭐 그래도 재미가 있었으니 4시즌까지 다 보고 말았다. 1, 2 시즌까지는 흥분하면서 보고, 3시즌은 처지는 에피소드들이 너무 많다가, 4시즌은 마지막 시즌인고로 그간의 떡밥들을 주워담기 시작하면서 또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3, 4시즌 정도면 길이가 딱 좋은 것 같다. 뭐 24처럼 시즌별로 끝내는 게 확실한 드라마는 늘어져도 큰 상관 없지만, 큰 줄거리가 있는 드라마는 4시즌 넘어가면 예전 에피소드.. 2009. 3. 25. Gran Torino 결정적인 스포일러 있음. 이제는 정말 안쓰러울 정도로 늙으신 건지, 아님 그것도 연기인 건지, 아무튼 여전히 영화에 만큼은 3, 40대 감독을 못잖은 활동을 보여주고 계신 이스트우드 옹. 그릉대는 목소리나 행동거지가 딱 늙은 호랑이의 그것이다. 무얼 해도 '미국'이 얘기되어 지는 참 특이한 영화 이력의 사내. 안그래도 마침 뒤에 성조기가 보이는구나. 글쎄... 이 영화에 좋은 평 일색인 것이 살짝 의아하다. 감동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평이야 그렇다쳐도... 이 영화가 이스트우드에 의한, 이스트우드의 영화가 아니었더라면 사실 말할 건덕지도 적어지고, 영화도 굉장히 단순해졌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스트우드의 영화라고 이 영화의 함의가 얼마나 더 깊어지나 생각해보면 그것도 좀 부정적이다.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 2009. 3. 23. Waltz with Bashir 작년 MEFF 상영작이었던 애니메이션. 스포일러 있음.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상상력이 풍부하다면 이 말만 듣고도 무릎을 치면서 여러가지를 상상해볼 것이다.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라니. 다큐멘터리는 건조한 화면과 사실성을 미덕으로 하는 쟝르 아닌가? 꼭 그렇진 않다. 전에 얘기한 '마라도나 바이 쿠스트리차' 역시 중간중간에 애니메이션을 사용하였다. 마이클 무어의 다큐 등에서도 비슷한 시도는 종종 본 것 같다. 그렇지만 다큐멘터리를 통째로 애니메이션이라니? 무엇을 위해서? 보고나면 이 영화가 형식적으로 얼마나 완벽한 선택을 하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기억과 망각에 관한 자전적 이야기, 악몽과 혼란스러운 이미지, 이것들을 풀어내기에 더없는 수단이 애니메이션이다. 보기로 결정한 영화에 대해서는 더이상 최대.. 2009. 3. 11. 바다소녀 엘피 영화든 책이든 보다가 보면 희한하게 비슷한 주제나 관련성 있는 것들을 의도하지 않게 연달아 접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작년 같은 경우 스페인어권 소설들이 서너권 연달아 걸린 적이 있었고.. 최근에는 환경을 주제로 한 영화와 책이 연달아 걸렸다. 일본 애니메이션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 '산호초전설 푸른 바다의 엘피', 제니퍼 코넬리와 키아누 리브스가 나오는 '지구가 멈추던 날', 그리고 몇년 동안 책꽂이만 지키다 결국 읽어버린 E. F.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 이중에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대략적인 주제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나머지는 환경에 관한 것이라고는 별로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다. (경고 : 언급된 작품들의 스포일러 있음) '갓파 쿠와 여름방학을'은 미야자키 하야오적인 주제에 영화 E.. 2009. 3. 4. 멋진 하루 스포일러 있음. 영화 광고에서 아래 장면을 보고 왠지 홍상수 감독 삘이 느껴지면서 좀 불편한 구석이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었는데, 뻘쭘한 장면들은 대체로 코믹하고 따뜻하기까지 하다. 추격자의 하정우도 물론 괜찮았지만, 원래 싸이코나 매우 abnormal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경우에는 평가를 약간씩 짜게 주는 편이다. (그래서 Dark Knight의 히스 레저에게도 최고점은 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걸 떠나서라도 이 영화가 하정우에 빚진 바는 추격자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된다. 전도연이 하정우와 하루를 같이 다니면서 변해가는 감정이 관객들이 하정우를 보며 느끼게 되는 감정과 잘 일치하는 것은 이윤기 감독의 꼼꼼함도 물론이겠지만 하정우의 이해력도 크다고 생각된다. "어이구 저 화상" 소리가 절로 나오다가.. 2009. 2. 23. Changeling 스포일러 별로 없음. (링크는 주의) 영화에 대한 정보는 가급적 모르고 보는 것이 영화보는 재미를 해치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영화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보지는 않는다. 예전처럼 닥치는 대로 보는 것도 아닌데, 영화를 고르는 감은 늘어서인지 요즘 보는 영화들은 괜찮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요즘 글들이 거의 영화 얘기로 도배되고 있고. Changeling에 대한 사전정보라고는 안젤리나 졸리가 나온다는 것 뿐이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이라는 것도, 존 말코비치가 나온다는 것도, 배경이나 내용도 전혀 모르고 본 상태였다. 졸리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이 영화를 선택한 건 '감'이라고 밖에는 설명이 안된다. 보통 실화에 기반한 영화들은 based on true story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 이 .. 2009. 2. 22. The Mist 그리고 Stephen King Stephen King은 항상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이 된다. 뭐 한글로는 "스티븐 킹"으로 통일된 것 같지만 과연 ph발음을 그렇게 읽어버려도 되는 걸까 하는 의문은 늘 남아있다. 나는 킹의 팬은 아니다. 그의 소설을 읽어본 건 두어권 밖에 안된다. 그럼에도 어둠의 자식이던 시절에 닥치는대로 섭렵하던 어둠의 영화들 중에 킹의 영화들을 빼놓기는 어려운 일이다. 찾아보는 게 아닌데도 이렇게 많이 걸리는 걸 보면 도대체 킹이 원작인 영화는 얼마나 많은 것인지, 늘상 궁금했다. 이번엔 맘먹고 좀 뒤져보았다. 소설을 발표한 건 Richard Bachman이란 필명으로 발표한 것까지 40~50편에 이르는 것 같다. 그럼 그중에 영화화 된 것은 얼마나 될까? imdb에 보면 그가 writer로 참여한 작품은 영화.. 2009. 2. 22. Inland Empire, Eastern Promises 스포일러는 별로 없다고 생각됨. 과거 본인이 어둠의 자식(?)이던 시절, 탐닉하던 많은 어둠의 감독들이 있었으니 그중 대표적인 자들이 데이빗 린치, 데이빗 크로넨버그, 샘 레이미, 피터 잭슨 등이다. 모두들 제법 재능있는 시작들을 보여주었으나, 그들의 감성이나 위치나 모두 주류와는 거리가 멀었다. 세월이 흐르니 그들은 이제 주류라 할만한 위치에서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Bad Taste나 Dead Alive로 영원한 B급 호러의 대부가 될 것만 같았던 피터 잭슨이나 Evil Dead의 샘 레이미는 이제 가장 잘나가는 블록버스터 감독들이고, 데이빗 린치와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여전한 취향을 과시하면서도 이제는 영화제 단골의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내가 세상이 나와 같은 나이를 먹는다고 한 것은 다 근거가 .. 2009. 2. 20. Maradona by Kusturica, 아내가 결혼했다, Vicky Christina Barcelona 스포일러 함유!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이후로 한동안 소식을 듣기 어려웠던 에밀 쿠스트리차가 그동안 놀기만 한 건 아니었는지, 우연히 Maradona by Kustrica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제목 그대로, 쿠스트리차가 찍은 마라도나에 관한 다큐다. 쿠스트리차가 극영화에서 만한 재능을 다큐에서도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마라도나에 관해서 잘 모르고 있던 흥미로운 사실들이 많았다. 그간 우리나라에서 접하는 마라도나에 대한 가십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던 것 일색이었다. 이 다큐를 보면 그의 다른 모습들도 볼 수 있고, 왜 외신들이 그의 부정적인 모습을 많이 비쳤는지도 짐작할 수 있다. 내가 열두살 즈음의 일이지만, 마라도나가 두꺼운 가슴으로 볼을 트래핑하고 작은 키로 멀대같은 수비수들을 농락하던 장면들은 매우.. 2009. 2. 20. Benjamin Button 영화를 보는데 크게 재미를 반감시킬만한 스포일러는 없다고 생각되지만, 아무래도 내용이 조금씩 나오는 건 감안. 사실 우리나라 영화 제목 자체가 스포일러라면 스포일러. -_-; 2시간 40분에 달하는 러닝 타임이지만, 지루한 느낌은 없다. 억지스러운 사건들이 끼어들지 않아도, 한 사람의 특이한 인생을 바라보는데 이 정도 시간은 걸리지 않겠나 싶게. 제목 그대로 curious case인 것이, 아마 글자뿐인 소설보다 영상화된 영화에서 더 curious해지는 면도 없지 않을 게다. 소설과는 좀 다르다고 하는데, 영화에서의 벤자민은 소설보다 더 현실적(?)으로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 yeon과 만일 우리가 이런 케이스라면 어떨까나 하는 얘길 해봤다. 내가 그냥 그대로 늙고, yeon이 거꾸로 나이 먹는 설정이 .. 2009. 2. 17.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