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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218

홋카이도 요즈음 우리 가족은 이산가족 생활중이다. Kiwi가 태어나자마자 아빠와 엄마 자는 방을 갈라놓았지만 그래도 같은 지붕 아래서였는데, 요즘은 아예 다른 집에서 잔다. 사연인즉, 우리 부부가 전세 얻은 오래된 잠원동 아파트가 너무 추운 나머지 애기를 데리고 겨울을 나기 힘들 정도라, 아이와 엄마는 Kiwi 할아버지댁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한 것. 작년 겨울에야 우리 부부만 있었으니 그나마 자는 안방은 따뜻해서 버틸만 했는데, 애기가 거실 나올 때마다 옷을 껴입어야 할 지경인지라... 할아버지 댁에 들어갈때 마침 나는 살짝 감기에 걸린지라, 일주일 가량 애기 안아주지도 못하고 멀찍이서 보기만 하다가 잠은 혼자 잠원동으로 돌아와서 자고는 했다. 감기가 다 낫고는 같이 들어가서 이 겨울을 나는 것이 예정이었으나, 이.. 2009. 12. 10.
Mont Saint Michel 96년의 배낭여행 때 마지막 행선지인 프랑스에서도 가고 싶었던 곳은 많았지만, 역시 시간에 쫓겨 들른 곳은 많지 않다. 지금은 굳이 와인 때문이 아니라도 보르도나 보르고뉴쪽으로 쭉 다니는 것이 무척 끌리지만, 그때 가보고 싶었던 곳은 몽 생 미셸을 비롯한 노르망디 지방, 샤모니, 아를, 오를레앙, 샤르트르, 마르세유, 아비뇽 등이었다. 그때는 미친 체력이라 항상 무리하며 다녔지만, 여남은 5일 남짓한 시간중에 빠리를 포함해서 더 갈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고, 그중에 선택한 곳은 샤모니와 몽 생 미셸이다. 몽 생 미셸은 길 하나로 육지와 이어진 섬같은 곳이었지만, 모래가 점차 쌓여 거의 육지와 붙어있는 것 같이 되어간다고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어쨌든 없는 시간 와중에도 다른 곳을 포기.. 2009. 9. 7.
Siena 나의 첫 배낭여행은 참으로 준비가 부족한 것이었어서, 이틀뒤에 내가 어디에 있을지 예상하기도 쉽지 않은 날들의 연속이었다. 애초에 올때부터 London In - Paris Out 외에는 정해진 것이 없었고, 그래서 가이드북에 의지하여 그날의 숙소, 갈 곳, 다음 기차 시간 등을 보고 다음 행선지를 정하는 식이었다. 그러다 어쩌다보니 북유럽을 돌게 되어 유럽의 남쪽은 펑크가 나버렸다. 빠듯한 일정 와중에도 이태리의 한 도시만큼은 꼭 가보고 싶었으니, 그곳은 Siena였다. 특별히 그 도시에 사전지식이 있던 것도 아닌데, 당연히 가이드북에도 두장 정도로 짧게 넘어가는 곳인데, 로마나 베니스도 마다하고 이태리에서 오로지 그곳에 꽂힌 이유는 아마 브레송의 사진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그곳에 가겠다고 마음을 .. 2009. 8. 13.
Salar de Uyuni 잠원역은 서울 한복판의 전철역 치고 꽤 특이한 편이다. 우선 역은 번화가는 커녕 사거리도 아닌 주택가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좁은 왕복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다. 고작 4개뿐인 출구는 어디로 나가더라도 훤히 보일 정도다. 우리집에서 잠원역으로 가는 길도 역시 왕복 2차선 도로를 따라 인도로 좀 걸어야 하는데, 이 길이 난 꽤 마음에 든다. 오래된 아파트 단지의 가장 좋은 점은 다 자란 멋진 나무들이다. 30년 가까이 되어가는 이 단지의 사람 다니는 길은 차도만큼 널찍하고, 나무들은 무성하게 자라있다. 특히 날씨 좋은 날 아침 출근길이면 잠도 덜깨 짜증나는 길임에도 종종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멋지다. 이렇게 잎이 무성한 계절에는 바람이라도 한번 불어주면 그 소리가 얼마나 시원한지 약간 따가운 햇살쯤은.. 2009. 8. 12.
Meteora 사진은 Wikipedia에서 퍼옴. http://en.wikipedia.org/wiki/File:Meteora_2_evlahos.jpg 당분간은 출장갈 일도 없고 멀리 여행은 꿈만 꿀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 yeon의 생일에 Kiwi 낳고 처음으로 장모님께 반나절 맡기고 둘이 외출해서 한 일은 찜질방과 삼계탕 먹기. 이정도로 소박해지다 보니 그나마 머지 않은 장래에 노려볼 수 있는 가능한 최대의 여행은 한 5일쯤 일본 정도? 얼마전에 여행 프로그램 보면서 겨울쯤 둘이서 홋카이도 가자고 했었는데, 그정도만 갈 수 있어도 정말 행복할 듯하다. 그래도 꿈은 마음대로 꿀 수 있는 것 아니겠나. 이 분류는 어차피 가보고 싶은 곳들을 적어두려 만들었다. 한동안 가장 가고 싶던 곳이었던 Santorini는 신혼여.. 2009. 7. 27.
Lisboa 면허증 갱신할 때가 되어서 지난 주말 집에서 증명사진을 찍었다. 스트로보도 없고 열악하지만, 그럭저럭 너무 이상하지는 않을 정도로는 찍을 수 있었다. 그런데 찍다보니 얼굴 양쪽이 너무 달라보이는 것이다. 증명사진 분위기로 사진 찍은 김에 얼굴 사진 반을 데칼코마니처럼 양쪽을 대칭으로 만들어보는 작업을 해봤다. 의외로 재미있고, 생각보다 양쪽 차이가 꽤 난다. 오른쪽 반을 가지고 접으면 그럭저럭 멀쩡한데, 왼쪽 반을 가지고 접으면 매우 심난하다. 차마 올릴 수는 없고, 각자 집에서 한번씩 해보길 바란다. 아무튼, 그리고 나서 항상 이용하는 z모 인터넷 인화업체에 주문을 하였다. 주문 결제가 끝난 시점이 새벽 2시가 넘었을 것이다. 주문했던 사진들은 8시간쯤 뒤, 자고 일어나서 출근한지 한시간쯤 되었을 때 .. 2009. 4. 2.
수집의 끝 - 3 아직 수집의 끝 시리즈 두번째인 동전들의 처리 방법은 결정하지 못했지만, 최근에 또 한가지 사진만 찍어두고 치워버린 것들이 있다. 전의 각종 티켓들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 녀석들은 여행을 다니면서 모은 것들이다. 지도, 기차 시간표, 미술관 팜플렛, 전철 티켓, 무료 엽서, 각종 입장권 등... 이중 대부분은 내 첫 해외여행인 96년 배낭여행때 모아온 것들이다. 모을 때는 나름 나중에 기념이 되리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절대 다시 보지 않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기념으로 뭔가 가져오는 것이 점점 적어졌다. 뭐 그 흔한 제주도도 처음 가본게 2006년이니 나도 은근히 촌놈이다. 하긴 비행기표도 계속 모으다가 작년부터 그냥 버리기 시작했다. 유로화가 없던 시절이라 이때 유럽여행은 환전이 참 번거로왔다. 비상용.. 2009. 3. 19.
Where the Hell is Matt? 바로 어제 쓴 글이 나는 거창한 꿈 그딴 거 없다 뭐 그런 내용이었지만, 그래도 소박한(?) 꿈이 있다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너무나 유명한 Matt이지만, 나는 이 영상들을 볼때마다 가슴이 벅차다. 이것이 내 꿈이라면 사실 언제라도 1, 2년쯤의 시간과, 몇 년 동안 번 돈의 일부를 투자하면 내 인생의 꿈을 이룰 수 있다. 그걸 못하는 이유는 그만큼 절실하지 않은 걸까? 대신에 놓칠 기회 비용이 너무 큰 걸까? 사실은 겁이 많은 걸까? 시간은 내 편이 아닐진대. 확실히 머리속에서 생각만 하는 것과 쓰는 것은 차이가 있다. 쓰다 보니 이것은 나의 꿈이 맞는 것만 같다. 언제고 어떻게고 이뤘으면 싶다. 갑자기 뜬금없이 환율 생각이 나서 김이 팍 새지만. 넓지도 않은 지구, Matt 만큼은 구석구석 밟아 .. 2009.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