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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09 : Hokkaido

Hakodate #2

by edino 2010. 1. 5.
서울 아무데서나 사진 찍고 홋카이도 사진이라 해도 될만한 요즘이다. ㅎㅎ
오늘 올리는 사진들은 짧았던 3박4일 홋카이도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공항이 그리 안멀긴 하지만 13시20분 비행기라 오전 정도만 대충 돌아보고 떠나야 하니 3박4일도 꽉 못채우는 셈이다.


호텔 조식을 먹고, 오전 나들이 가기 전에 다시 호텔방에서 한 컷.
전날 밤의 사진들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만 해도 눈이 제법 많이 오긴 했어도, 미친듯이 많이 온 건 아니었다. 그런데 밤사이에 또 잔뜩 와서 상당히 쌓여 있었다.

호텔방을 나서려던 찰나 한국에서 MMS 한통이 왔는데, 대한항공에서 보낸 메시지였다. 우리 비행기가 17시 20분 출발로 지연될 예정이라는 내용. 호오, 로밍을 안했더라면 공항에서 4시간을 그냥 허비할 뻔 했다.
전날 우린 하코다테를 볼 만큼 봐서 특별히 더 볼 것이 많진 않았지만, 그래도 공항에서 기다리는 것보단 훨씬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밤사이 내린 눈도 끝은 아니었다.
사진에 내리는 눈이 이 정도로 찍혔으면 이건 그냥 덩어리가 떨어지는 수준이다.
적설량으로만 보면 100여년만의 최고 기록이라는 어제의 서울과 큰 차이는 없어보였는데, 순간 내리는 눈은 우산쓰고도 걷기 힘든 이쪽이 더 심했던 듯 싶다.

처음엔 눈이 너무 심해 호텔에서 가까운 아침시장과 백화점을 돌아봤다.
확실히 시골동네라 그런지 백화점도 실망스러운 수준. ^^;;


눈이 좀 잦아들었어도 부츠가 아닌 나는 걷기 만만치가 않았지만, 어찌되었던 가나모리 창고군까진 왔다.
근처 각종 식료품점에서 가족들 선물도 좀 샀다.
Royce라는 브랜드가 홋카이도에서는 많이 보여서 거기 초콜렛도 좀 사왔는데 맛있었음.


눈에는 이골이 난 동네답게 이런 폭설이 와도 차들이 체인 등을 잘 장착해서인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잘 달린다. 그 와중에 소 울음소리를 스피커로 틀어대며 관광객들을 끄는 '무무 택시'도 눈에 띄었다. ㅎㅎ
저 택시 앞에 서있는 사람들도 관광객인 듯하고, 현지인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은 장화같은 모양과 재질에 등산화같은 바닥으로 된 신발을 신던데, 정말 눈올 땐 젖지도 않고 딱이겠더라.

일본도 동경에선 서양인들이 그리 많이 보이더니 하코다테는 물론 삿포로에서도 거의 못본 듯.
대신 일본에서도 많이 관광오는 것 같고, 중국/한국 관광객도 물론 많다.


저기 보이는 삐에로 간판의 햄버거집에서 치킨버거를 먹었다.
나름 책자에도 나와있었는데, 그렇게 특별하진 않고 그냥 싼 가격에 먹을만 했음.


어제밤의 그 화려했던 크리스마스 트리.


다시 JR역 근처로 돌아와서 공항버스를 타고 하코다테 공항으로 출발.


와, 이쪽 길은 와불 생각도 못했는데 바닷가의 이쪽 길 경치도 환상적이다.
그러니까 야경에서 보았던 하코다테의 잘록한 허리부분에서 왼쪽이 우리 호텔 및 JR역 근처라면, 이쪽은 그 반대쪽으로 바다에 접한 쪽이다.

날도 춥고, 제설에 염화칼슘 같은 걸 쓰지 않는지 길이 지저분하게 회색으로 녹은 흔적이 별로 없다.
그래도 차들은 씽씽 달린다.


공항 가는 길이 이렇게 멋질 줄이야.


극지방에 온듯한 기분.


하코다테 공항에 도착.
국제공항이라지만 국제선은 한국/중국 뿐인 것 같고, 옆에 떨어져있는 국내선 건물에 비해서도 국제선 건물은 매우 작다.


어쨌든 올해는 평생 최고의 폭설을 두번이나 본 듯 하다.  ^^
이런 정도의 폭설이 1년에 두번 정도씩만 내려줘도 좋을 것 같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나오면서 mp3를 틀자 흘러나온 곡이 Chris de Burgh의 Leningrad였다.
방배동 집에 들렀다 밤12시쯤 반포역에서 우리집까지 인적 드문 길을 걷는 동안 흘러나온 앨범은 Donnie Darko OST.
맞춰 틀은 것도 아닌데 눈앞의 풍경과 기가 막히게 어울리던 선곡 덕에 더욱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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