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nerary/09 : Hokkaido

Otaru

by edino 2009. 12. 28.
세상이 좋아져서(?) 3G 핸드폰은 일본에서 켜기만 하면 바로 터진다.
SMS로 친구네와 대충 메르헨 교차로 근처에서 보기로 했기에, 오타루역 바로 전의 미나미 오타루역에서 내렸다.
아마 한 정거장 더 전에 내렸으면 러브레터 촬영지들을 볼 수 있었겠지만, 굳이 보고 싶은 생각은 안들었다.
오갱끼데스까 외치던 눈밭이라면 모를까.


메르헨 교차로.
가기 전에 어디서 사진으로 눈쌓인 이곳의 모습을 보고 갔기에 이런 모습엔 좀 실망할 수 밖에. ㅠㅠ


관광지도에 제법 커다랗게 표시된 시계도 이정도고, 시간되면 좀 우스꽝스러운 요란을 짧게 떠는데, 관광객들의 반응은 '피식'이다. ㅋㅋ


아직 점심을 못먹어서 우선 시장같은 곳에서 군것질을.
간장소스를 끼얹은 관자구이 꼬치와 고기 왕만두 비슷한 것을 먹었다.


가게들이 건물들끼리 연결된 곳도 많았는데, 이곳은 이름은 모르겠고 어쨌든 촛불로만 조명을 해둔 까페 비슷한 곳.


메르헨 교차로에서부터 양쪽으로 수많은 가게들이 오타루의 주된 볼거리.


친구네가 인터넷서 미리 찾아본 치즈케익이 강추라는 LeTao.
맛나긴 하지만 원래 케익종류에 열광하는 취향은 아니라..
그래도 점심은 이래저래 군것질들로 때웠다.


그리고 홋카이도에 오면서 가장 기대했던 곳 중 하나인 오타루 오르골당.
유리공예관에서는 사진을 못찍게 했는데, 오르골당은 사진을 마음대로 찍게 해주어 좋았다.
사실 TV 프로그램에서도 본 적 있는데 실제로 보는 것과는 느낌이 참 다르다.


기대치가 너무 높았었는지 생각보다 모든 오르골들의 quality가 다 높은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보다 싼 것들도 꽤 있었고...


인형, 액자 등등 오르골을 넣을 수 있는 것엔 모조리 오르골을 넣어서 팔고 있다.
Kiwi 선물을 여기서 하나 사다주려고 했었는데 고르려니 마땅한 것 찾기도 어려웠다.
손에 잡히면 곧 집어던질테니 더 고르기도 어려웠고, 그래서 결국 Kiwi 선물은 못사왔다. -_-;


2층에서 본 모습.
이게 아마 오르골당의 절반쯤 나온 모습 같다.


다른 곳에서는 골동품 오르골들을 전시하고 있다.
들어보진 못했는데, 오르골로 오케스트라라도 연주할 셈이었나 보다.


역시 4시가 좀 넘으니 어둑어둑해진 오타루 거리.


그리고 오기 전 가장 기대했던 풍경인 오타루 운하의 야경.
이곳의 야경을 보면 혹시 삿포로 돌아오는 기차를 놓칠까봐 막차 시간도 알아봤는데, 6시도 안되어 완전히 깜깜해서 야경 보는데는 문제가 없었으나... 보다시피 볼품없다는 문제가.. -_-;;;
우리 일행은 설마 이게 다일까 싶어 한참 더 걸어봤으나, 정말 이게 다였다.

내가 전에 TV 프로그램에서 본 것과는 너무 다르잖아!
역시 이번에도 가장 큰 이유는 눈의 부재였다.
TV에서는 운하 길옆으로 사람 키만큼 쌓인 눈더미에 구멍을 파고 거기에 촛불들을 밝혀놓은 환상적인 야경을 봤는데, 지금은 보다시피 그럴 건덕지가 없다.

아, 12월 초는 정녕 홋카이도 여행의 에러인 시기였단 말인가! 춥기는 오지게 추우면서 눈은 이다지도 보기 힘든 것인가!


6시가 되어가니 사방이 컴컴하고, 오타루에는 다니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가게들도 닫은 곳이 많다.
먹을만한 곳을 조금 찾아보다가 포기하고 녹초가 되어 삿포로로 돌아와서 저녁을.
여기도 일본 각지의 유명 라멘집을 모아뒀다고 나름 유명한 라멘 공화국.


그중 참깨 냄새가 고소하게 풍기면서 사람들 줄도 적당히 길던 가게를 택하여 들어갔다.
나는 무조건 제일 푸짐해보이는 미소라멘 곱배기(?)를 택했고, 저 뒤에 친구의 주문은 옥수수와 버터가 들어간 라멘.
이런 추위와 배고픔의 와중에도 죽지 않은 실험정신은 높이 살만하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서 잠깐 쉬다가, 호텔 근처의 선술집에서 꼬치구이들과 맥주 한잔.
북해도 한정이라는 삿포로 생맥주와 함께 맛난 꼬치 안주들을 먹으며 둘째날 일정을 마무리.
그리고 호텔 노천탕에서 목욕으로 또 하루를 마무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