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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timents/reading

The Time Traveler's Wife

by edino 2009. 10. 14.

yeon이 아마 시카고에 있을 때부터 사가지고 있다가 다 못읽고 두었던 것 같은데, 나는 일찌감치 영어로 읽는 건 관두고 한글판을 따로 샀다. 개인적으로는 영문판 표지가 훨씬 좋다. 소설의 가장 지배적인 이미지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서. 번역판은 두권으로 나눠진 것도 별로고.

처음 제목을 들었을때부터 내용이 궁금했는데, 다 읽고 난 뒤에 생각해보니 제목이 상당히 낚시였다. 왜냐면 시간여행자인 남편과 일반인인 부인이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공동 주인공인데, 만일 남편을 제목으로 딴다면 제목은 그냥 '시간여행자'가 될 것이고, 공평하게 한다면 제목이 '시간여행자 가족'이 되겠으나, 어느 쪽이었어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을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아, 굳이 '아내'를 붙여야 겠다면 남편의 시간이동도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닌 유전적 이상에 의한 것이니 '선천성 시간이동 증후군 환자의 아내'라고 하는 것이 더 정직할테고. 생각해보면 제목에서부터 이것은 본격 연애소설임을 알아차렸어야 했다.

연인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노라면 한번쯤 그시절의 그녀(그)를 만나보고 싶은 생각들을 해보기 마련일 것 같은데, 이 소설은 SF적인 설정을 그런 관점에서 빌려온게 아닐까 싶다. 설정도 제법 자세하고 설정 자체로 많은 것을 얘기함에도 SF라고 이름 붙이기는 매우 어색하다. 나머진 다 빌려온 것만 같고 결국은 본격 연애소설같은 느낌이 너무 강하다. 그것도 여성 작가임에도 남성과 여성의 판타지를 둘다 적당히 만족시켜주는.. (읽을 때는 나름 재미있게 읽은 것 같았는데 시간이 좀 지나서 떠올려보니 약간 부정적인 면들이 더 도드라지는군.)


한글판 책에는 구스 반 산트 감독이 연출하여 영화화되고 있다고 하였는데, 이미 영화는 다른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것 같다. 캐스팅과 인터넷을 뒤져서 본 위 사진 한컷만 봐도 구스 반 산트는 아닐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엘리펀트'에서 비극적인 실화를 그토록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 그가 영화화하고 있다는 책이 있다면 일단 둘다 보고 싶었을게다. 생각해보니 이것도 속았잖아!

나름 재밌다고 쓰려고 시작한 글 같은데 어째 좋았던 부분은 별로 생각이 안나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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