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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chat

[謹弔] 노무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

by edino 2009. 5. 25.

말 한마디 나눠본 적 없는 이의 죽음도 이렇게 슬플 수 있다..

권력이 잘 어울리지 않는 대통령이었다.
그의 정책을 모두 지지한 건 아니지만, 나는 그를 지지했었고, 그가 '못해먹겠다'라고 말할 땐 정말 싫었다.
선거와 탄핵반대...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를 위해 발벗고 나섰던가.

그렇지만 그가 권력을 사랑했더라면, 국민의 사랑은 받지 못했으리라.
권력에서 내려오자 그는 더욱 그 다와졌고, 그래서 다시 인기도 많아졌다.
잠바 아무렇게나 걸쳐 입고 손녀를 뒤에 태우고 시골길에서 자전거를 타는 퇴임한 대통령은 우리가 꿈꾸던 세상의 모습 중 하나였고, 얼마전까지 우리는 그런 전직 대통령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권력의 짐을 벗고, '야 기분좋다' 외치던 장면이 자꾸 생각난다.
삶을 벗어놓고서도 그렇게 홀가분해 할까?

찬란한 5월에, 세상은 한순간에 잿빛이 되고 말았다.
부디 평안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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