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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24 : Karuizawa Tokyo

Karuizawa #2

by edino 2024. 8. 4.

아침은 호텔 조식.

호텔 조식 메뉴가 대체로 거기서 거기이니 여행에 매 끼는 아니더라도, 한두번은 있으면 휴가 기분이 조금 더 난다.

카페가 널려있을 도쿄에서는 아침도 나가서 먹는 걸로 하고, 가루이자와에서 2박은 호텔 조식으로 했는데, 어딜 가도 거리가 좀 있다 보니 그러길 잘했다. (하지만 도쿄 호텔에서도 생각보다 근처에 마땅한 까페가 별로 없었다. -_-;;)

 

호텔 음식은 모두 퀄리티 있고 맛있었는데, 가짓수는 좀 제한적이긴 하다.

조식을 많이 먹지 않기 때문에 가짓수 많게 하고 가격을 더 받는 것보단 적당한 가짓수에 퀄리티 있는 편이 좋다.

 

오늘 오전은 가루이자와에서 가장 먼 곳까지 가는 일정이다.

숙소에서 무려(!) 9.5km 정도 떨어져 있어 버스로 20분 넘게 걸리는 시라이토 폭포.

 

앞서 얘기했듯이 버스가 한시간에 한두대 꼴이라 시간에 맞춰 나갔는데, 5분이 넘어도 버스가 안오는 것이다.

좀 이상해서 가만 보니 우리가 길 반대편에 서 있던 것이었다. 자동차 운행 방향이 반대인 걸 깜빡하고 아무생각 없이 반대쪽에 서있었다. -_-; 다음 버스가 한참 뒤라, 호텔로 들어갔다 다시 버스 시간에 맞춰 나왔다.

 

버스는 탈 때 내가 탄 곳을 나타내는 번호표를 뽑고, 내릴 때 버스 앞 전광판에 표시되는 출발지 번호에 따른 금액을 현금으로 지불하면 되고 거스름돈도 준다. 약간 꼬불꼬불하고 좁은 숲길을 달려 시라이토 폭포 정류소에 도착하니 오전에 아무것도 안했는데 벌써 12시 가까운 시간이 됐다.

 

폭포 정류소 근처는 갑자기 번화해져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고, 공중화장실과 매점 및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버스정류장에서 폭포가는 길에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바람이 느껴진다. 폭포까지는 그다지 가파르지도 않은 길이 100미터 정도나 되려나, 가까워서 좋다. 가는 길가에 보이는 맛배기(?) 폭포. 위 사진 오른쪽 옆으로 꽤 오래전에 쓰러진 듯한 긴 나무가 인상적이었다.

 

사진에서 보던 시라이토 폭포다.

이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스포일러랄 것도 없고,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다. ㅎㅎ

대단한 볼거리가 아니어도, 이런 걸 빼다 보면 가루이자와에서는 볼거리가 하나도 남아나지 않는다. 진정 휴식의 느낌으로, 오전 내내 이것 하나 보고 이런 정도로 즐기는 것이 가루이자와 여행. ㅎㅎ

 

주변은 이런 느낌.

폭포를 보고 다시 반대쪽으로는 산길도 있지만, 대부분은 폭포만 보고 돌아간다.

우리도 더 이상 뭐가 있는지 알지 못하고, 특별히 등산을 예정하진 않아서 다시 버스 기다리는 줄에서 기다리다 구 가루이자와 긴자쪽으로 돌아왔다.

 

다음 행선지는 호시노야 쪽인데, 사실 왔던 방향으로 쭉 가서 한바퀴 돌면 호시노야가 더 가까우나, 버스 노선은 반대방향으로 밖에 없다. 버스에서 내려서 어제 닫아서 못갔던 가루이자와 성 바오로 성당에 잠시 들렀다. 여기도 내부가 쇼 예배당처럼 목재로, 독특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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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한 것도 없지만, 숙소가 가까우니 재정비를 하러 잠시 호텔에 들어갔다.

다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식사 후 버스 타이밍을 계산하여 나왔다.

 

사실 우리가 갔던 집 바로 옆집이 이 동네 가장 유명한 소바집 카와카미안인데, 밤낮으로 줄이 길기도 하거니와 평들을 보면 우리식구 취향은 아닐듯 하여 패스하였다. 이 집도 평이 나쁘지 않았는데, 가격이 좀 나가긴 해도 맛은 괜찮았다. 어쩌다보니 Kiwi는 이틀 연속 함박스테이크 같은 걸 골랐다. 나중에 도쿄에서도 음식점 찾다 보니 함박스테이크집이 꽤 많던데, 이후부터는 무조건 제외.

 

자리도 바로 나서 앉고 해서 좋았는데 생각보다 음식이 나오는데 좀 오래 걸려서, 후다닥 먹고 나왔다.

버스정류장은 음식점 바로 앞이었는데, 구글맵이 틀린 건지 버스가 지각인건지 10분 이상 늦어져서 택시를 잡아야 하나 할 때쯤 버스가 왔다.

 

호시노야 가기 바로 전 정류장에 내려, 돌의 교회와 고원 교회를 먼저 들렀다.

 

일본인데 가루이자와에는 무슨 놈의 교회가 이리 많나 싶어 무슨 성지쯤 되는 줄 알았다. 이 두 교회는 뭔가 100년쯤 되는 이 지역 기독교 역사와 닿아 있기는 하나, 건물 등은 비교적 최근에 지은 듯하다. 특히 호시노야 리조트에 딸린 결혼식장 느낌이 강하다.

 

우리가 갔을 때도 돌의 교회에서 무슨 예식이 곧 열리는지 안내하는 직원이 후딱 겉에서만 사진 찍고 가라고 성화였다. 일본 사람 입장에서 그 정도면 엄청나게 무례하게(?) 내쫓다시피 했는데, 만만치 않은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관광객들은 그 성화에도 꿋꿋하게 느긋하게 사진 찍고 천천히 퇴장.

 

결국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저렇게 본 게 전부다. 내부는 나도 구글맵으로 구경.


https://www.google.com/maps/@36.3563277,138.5870971,2a,75y,140.29h,84.27t/data=!3m6!1e1!3m4!1skGl4QLcEChs0bTWM5u_SGw!2e0!7i13312!8i6656?coh=205409&entry=ttu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고원 교회도 사정은 마찬가지. 바로 옆이 호텔이라 예식장 느낌이 더더욱 강하다.

저 왼쪽 멀리에서 예식이 거의 끝나 신랑신부 퇴장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은 결혼식에 사람 많이 초대 안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 축하해주는 사람의 절반은 호텔 직원 같았다.

 

다행히(?) 이곳은 예식 시작이 아니라 끝나가는 타이밍이라, 직원이 10분 정도만 기다려다달라고 하고 통제중이었다.

더운 날씨에 짜증날 법도 하지만, 기다리던 사람들(중국인이 많은 것 같았다)이 결혼식 마지막 신랑신부 행진이 시작되자 멀리서 단체로 박수를 보내주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ㅎㅎ

 

신랑신부 퇴장 후 사진 야외 사진 촬영을 하는 동안 관광객들도 들어가 구경할 수 있었다.

내부가 크지는 않지만, 예쁘게 꾸며두었다. 정면이 창으로 되어 바깥의 초록이 보이고, 그 창의 창틀이 십자가 형상인 것이 인상적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부 사진은 못찍게 한다. 돌의 교회와 다르게 구글맵에도 사진은 없다.

 

교회 사이와, 호시노야의 온천으로 향하는 길은 초록이 아름답다.

 

가루이자와 계획 짤 때 가장 먼저 1순위로 갈 곳으로 찜해둔 곳, 호시노야의 온천 톤보노유다.

투숙객이 아니어도 방문할 수 있고, 게다가 일본은 온천이나 대욕탕 입장료 생각보다 싸다.

 

여기서 양쪽으로 남탕/여탕이 갈리고, 실내 탕에서는 숲쪽 바깥을 볼 수 있게 시원하게 뚫려 있다.

실외로 나가면 사우나로 연결되는 공간이 있고, 야외탕과 거기 딸린 작은 냉탕이 있다.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는데, 대부분의 손님들이 할아버지들이었다.

 

규모는 꽤 되고 시설도 훌륭하지만 후쿠오카에서 갔던 세이류 온천과 비교하면 다채로운 것은 아니다.

Kiwi도 후쿠오카 온천이 더 좋았다고 하던데, 초등학교 3학년때 일인데도 꽤 인상에 남았던 모양이다.

그래도 요즘 여드름이 꽃피는 Kiwi는 온천 하고 나서 피부가 좋아진 것 같다며 좋아했다.

 

yeon이 나오길 좀 기다렸다가, 근처에 찜해둔 까페로 향했다.

호시노야 리조트 바로 옆인데, 까페 주변 뷰가 생각보다 훨씬 멋졌다.

하지만, 까페 영업시간이 5시까지라 우리가 갔을 때는 문닫을 준비 중이었다.

 

한바퀴 돌아보며 사진만 좀 찍다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호시노야 근처에서 마지막으로 들를 곳은 하루니레 테라스.

 

사실 꽤 기대했던 공간인데, 사진발에 속은 것 같다. ㅋㅋ

매우 화사할줄 알았는데.

그래도 가루이자와에서 유명한 집들의 분점이 여기 들어와 있다.

 

구 가루이자와 긴자에 있던 카와카미안이나 근처의 유명 베이커리 분점도 여기 입점해 있다.

우리가 들어간 곳은 마루야마 커피인데, 매장이 많지는 않아도 퀄리티로 전국구급 유명한 체인인 듯. 본점이 가루이자와이긴 한데, 여기도 본점은 아니고 분점이다. (모두 갔다 와서 알게 된 사실)

 

내세우는 커피가 특이하게 프렌치 프레스다. 아이스크림과 세트로 나오는 메뉴가 있어 선택.

좀더 천천히 시간을 보내다 나왔으면 좋으련만, 구글맵에 버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나와 여기서도 서둘러 나와야 했다.

 

그랬는데, 이번엔 버스 정류장이 옮긴건지, 노선이 아예 바뀐건지, 우리가 기다리던 곳에는 버스가 결국 안왔다.

가루이자와에서는 구글맵 너무 믿지 말자. 구글맵에는 안나와있지만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던 조금 떨어진 호시노 온천 입구에서 시간표를 보고 좀 더 기다리니 버스가 왔다. 어쨌든 가루이자와 역까지는 가겠지 했는데, 다행히 숙소 근처인 구 가루이자와 긴자까지 간다.

 

출발했던 그 자리 근처다. 오른쪽이 카와카미안, 왼쪽이 우리가 점심 먹었던 곳.

다시 숙소로 가서 휴식을 취했다.

 

가루이자와 마지막 저녁은 좀더 제대로 먹고자 하여, 지나다니다 몇번 보고 찍어둔 근처의 호텔 1층 스페인 음식점으로 향했다. 그런데 빈 자리가 있어보였는데, 우리가 예약을 안했다고 하니 서빙이 안된다고 했다. 빈 자리가 다 예약석인지, 당일 손님은 안받는 건지 모르겠는데, 이틀 연짱 1순위 식당을 예약 안해서 퇴짜맞았다. -_-; 가루이자와에서는 가능하면 예약을 하도록 하자.

 

아무튼 급하게 대안을 찾았다. 찾은 곳도 평점 괜찮고 무엇보다 테이크아웃으로 가져가는 사람도 많은 로스트 치킨 전문점이라 괜찮아 보였다. 대기가 약간 있었지만 기다릴만한 정도라 여기서 먹기로 결정.

그런데 yeon이 호텔 카드키 중 하나를 잃어버린 것을 발견했다. 오다가 달이 예뻐 사진 찍느라 폰을 꺼낼 때 떨어진 것 같다고. 다시 그 자리까지 되돌아가보더니 다행히 그자리에 있어서 찾아올 수 있었다. 왼쪽 사진이 그때 찍은 사진. ㅎㅎ

 

와인을 반병씩도 팔아서 와인과 로스트 치킨과 파스타 등등을 시켜 먹었다. 치킨은 내세울만 하였다.

 

금요일 밤이었지만 여전히 조용한 가루이자와 거리.

 

숙소로 돌아와 내일이면 떠나니 도쿄 일정을 좀 생각해볼까 하였는데, 회사에서 빌려온 도쿄 여행책이 안보인다. -_-;;

yeon이 비행기에 본다고 꺼내놓았다가 까먹고 안가지고 내린 모양.

기껏 가져와서 필요할 때 못보는 것도 억울한데, 돌아가서 새로 사서 반납할 생각하니 더 억울하다.

혹시나 하여 올때 타고온 아시아나 항공을 뒤져보니 놓고 내린 수하물을 올려둔 게시판이 있었다. 다행히 우리의 책도 사진과 함께 올라와 있어, 메일로 돌아가는 비행기 탈 때 공항에서 받기로 하였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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