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면 그래도 한두군데 쯤은 남들이 많이 안가본 데를 가보고 싶은 욕심이 드는데, 그 대전제는 그곳이 매우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터키에서 Amasya나 Olympos 같은 곳이 그러했고, 크로아티아서 Pag가 그러했다. 컨텐츠 만들어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즐기러 가는 여행인데, 단지 특이한 곳에 가봐야 한다는 일념으로 갔다가 실망스러우면 뻘짓도 그런 뻘짓이 없는 거다.
이번 여행의 큰 루트를 정하고 나서, 그러한 후보가 될 만한 곳이 없을지 찾아보았는데, 마땅한 곳이 없었다.
바르셀로나 일정이 길어서 시간도 여유롭지 않았고, 주변에 작은 도시들도 왠만한 곳은 꽤 알려졌거나, 고만고만하거나.
대부분 유명한 곳은 유명한 이유가 있고, 덜 유명한 곳은 덜 유명한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다.
베살루는 이번 여행에서 그나마 가장 덜 알려진 곳이겠으나, 워낙 작은 도시고 큰 기대를 갖게 하는 곳은 아니어서, 다른 일정이 바쁘면 그냥 건너뛸 생각도 했던 곳이다. 다만 숙박을 하기로 한 지로나에서 3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라, 시간이 되고 차가 있다면 가볼만도 한 곳이다.
몬세라트에서 트래킹도 안하고, 머문 시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서, 늦은 점심을 먹을 겸 베살루를 들러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왼쪽 사진처럼 하얀 산 같은 것이 보였는데, Bard도 ChatGPT도 어디인지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고속도로 통행료를 내는 구간이 있었는데, 별로 비싸진 않다.
100분 정도 가야 하는데 졸음이 몰려와 휴게소에 들러 음료수를 마시고 중간 주유도 한번 했다.
Besalu에 도착하여 마을 바깥쪽에 차를 세우고 마을로 들어가 보았다.
뭔가 날을 잘못 잡은건지, 거대한 공사가 진행중이었고, 사람들도 별로 안보이고 문을 연 가게도 잘 안보인다.
하지만 조금 더 들어가보니 사람들이 있는 조그만 광장들이 몇개 나왔고, 일단 점심을 먹을 겸 자리를 잡아보았다.
그런데 서버들이 주문받으러 잘 나타나지도 않고, 배도 아직 덜 고프고 하여, 그냥 빨리 보고 지로나로 가기로 했다.
Kiwi만 아이스크림 하나 사들고.
작은 마을을 빠르게 둘러보았는데, 뭐 그냥저냥한 유럽의 올드 타운.
하지만 베살루에는 원히트원더가 있다.
바로 이 다리. 왔다면 이것만은 보고 가야 하는, 베살루의 관광지 자원의 95%를 차지할 것 같다.
다리 위에서 본 강 상류쪽. 물놀이를 하는 가족들도 있다.
사실 마을에서 밖으로 나가면서 보는 다리의 풍경은 절반에 불과하다.
이 아래 사진부터는 사실 베살루를 갈 거라면 스포일러다. ㅋㅋ
마을과 같이 바라보는 다리 풍경이 진짜.
아마 처음에 여기로 베살루에 들어간다면 안에는 더이상 놀라움이 없겠지만, 기대를 낮춰주는 마을을 지나 이곳에 오면 감탄할만한 풍경이다.
비록 오래 머물진 않았지만, 차가 있다면 잠시 들러가도 좋을 풍경이었다.
30분 정도나 구경했으려나?
머문 시간만 따지면 페니스콜라와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ㅎㅎ 하지만 그래도 이곳에선 목적을 달성하였다.
패키지급 일정인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는 지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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