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의 비싼 브런치 가격에 놀라 이날도 호텔방에서 빵 등으로 아침 해결.
가게는 많은데 맛있는 빵 살 데는 별로 없다.
그러니 스타벅스가 그렇게 맛없는 빵을 아무렇지도 않게 팔고 있구나 싶다.
정말 스타벅스에는 새벽부터 커피뿐 아니라 빵 사려는 줄이 무지 길다.
빠리바게뜨가 미국서도 제법 잘 된다더니, 적어도 하와이에 생기면 대박일 듯.
이날은 Honolulu Zoo에 갔다.
아이를 데리고 이미 하와이에 두번인가 다녀온 친구가 강추하여 다녀왔는데...
나는 좀 별로였다. 뭐 이 친구는 오아후에서는 렌트를 굳이 할 필요 없다고도 하였으니, 전일 렌트가 유용했던 우리와는 좀 다른 스타일의 여행자인 셈. 어쩌면 차가 없을 땐 그냥 쉽게 갈 만한 곳일 수는 있겠다. ㅎㅎ
Waikiki에서 멀지 않다고는 들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가깝다.
그냥 Waikiki 끝자락이라, 동물원 주차장에 유료주차를 하고 Waikiki Beach로 가는 것도 괜찮을 정도.
동물들이 많이 밀집되어 있기 보다는 이렇게 휴식 공간이 많다.
하와이에서 바다만 보기를 지겨워하는 아이가 있다면 잠깐 들러봐도 되겠다. ㅎㅎ
위의 코끼리라던지, 이 호랑이들도 그렇고 비교적 가까이서 동물들을 볼 수 있기는 하나, 이전에 가본 Sidney Zoo나 Singapore Zoo 등에 비하면 규모도 그렇고 그다지 높이 사줄 만한 요소는 없다.
동물원 구경이 끝나갈 때 쯤, 이날도 잊지 않고 비가 내렸다.
얼른 차로 돌아와, 오후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무수비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기왕이면 유명한 Iyasume Musubi를 찾아 사와서, 차안에서 먹었다.
맛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맛있는 맛이다. ㅋㅋ
뒷얘기지만, 하와이에서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출발전에 냉장고를 비우다시피 하고 간 터라 먹을 것이 없었다.
식사 때를 놓쳐 배는 고픈데, 찬장을 뒤져보니 나오는 것이 스팸과 햇반과 김.
돌아오자 마자 무수비를 응용해 먹었고, 여세를 몰아 그 다음주 주말에도 요리랍시고 yeon이 무수비를 내놓았다. ㅋㅋ
한시간도 안되어서, 비가 언제 왔냐는 듯 쨍해진 Waikiki.
Oahu에 온지 3일째인데 제대로 Waikiki Beach를 구경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변의 한여름이라 해도 관광객들의 수는 '적당'하다.
해운대 같은 곳이 또 있을까? 아마 중국 어딘가에는 비슷한 인구밀도의 해변도 있겠지?
이렇게 큰 도시 옆에 붙어 있는 해변의 분위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오늘 일정엔 해수욕이 없으므로 다음 행선지로 출발.
그래도 미국에 왔으니 Outlet 한번은 들러야 할 것 같아 Waikele Outlet으로.
규모가 그다지 크진 않지만 그래도 미국 Outlet.
잘만 고르면 매스티지 정도는 되는 브랜드의 괜찮은 옷들을 거의 우리나라 유니끌로 가격에 살 수 있었다.
가족 각각 한두개씩 아이템을 건지는데도 시간은 금방 갔다.
저녁 일정을 위해 다시 Waikiki 주변으로 출발.
첫날 문이 닫아서 못갔던 Tonkatsu Ginza Bairin에 가서 돈까스 저녁을 먹었다.
저녁 식사 다음 일정은 Magic of Polynesia 쇼 관람.
어른들끼리라면 다른 본격 Luau쇼가 더 낫겠지만, 아이가 있다면 역시 마술을 겸한 쪽이...
생각보다 무대가 화려하진 않았지만, 마술사 John Hirokawa가 영어/일본어/한국어 섞어가며 개그치는 것도 나름 재미있고, 훌라춤이 은근 섹시하다는 것도 알 정도는 된다. ㅎㅎ
쇼 도중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고, 끝난 후 등장 배우/무용수들과 이렇게 찍을 기회를 준다.
그러고보니 밤의 Waikiki의 중심인 이 거리도 제대로 걸어본 건 이날이 처음.
Oahu와 Maui는 관광객들 인종 구성도 매우 다르게 느껴진다.
Maui에서는 많이 보이지 않던 한/중/일 동양인 비율이 Oahu에 오면 거의 절반쯤 되는 것 같다.
Oahu의 가장 좋은 부분은 밤의 Waikiki인 듯.
붐비지 않는 축제같은 도시.
쇼핑 시설들이 모두 새로 지은 듯 깔끔하고, 거리도 잘 정돈되어 있다.
태평양 한 가운데에 이런 화려함이라니.
문득 하와이 이외의 세계가 좀비 따위로 멸망하는 상상을 하면서 발코니에서 와인과 맥주로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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