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날의 일정은 Maui 일정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Haleakala산 방문이 중심이었다.
여행 안내 책자들은 하나같이 일출을 얘기하고 있으나, 일출을 위해선 새벽 3시쯤 일어나야 한다지 않나, Kiwi와 함께는 도저히 무리라 일몰을 궁리해 보았다. 어떤 책자들엔 마치 Haleakala가 오후 4시면 닫는 것처럼 되어 있으나, 사실 닫는 것은 Visitor Center 업무이고, 그럼에도 화장실 등은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으니 일몰도 큰 문제가 없다. 일출/일몰 어느 쪽이 멋질지는 날씨에 따라 달린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Haleakala는 일몰을 보러가기로 하고, 느즈막히 일어나 오전부터 수영을 하였다.
Kiwi가 수영에 재미를 붙였다.
Hyatt 앞바다는 더 한가하지만, 날씨가 쨍하지는 않아 좀 추워 곧 다시 수영장으로 이동해서 놀았다.
yeon은 아직 남은 감기 기운 때문에 찍사 노릇만.
사둔 음식들로 아점을 대충 때우고, Haleakala로 출발.
이날은 숙소 근처도 맑진 않았지만, Haleakala 근처로 갈수록 구름은 더 짙고 비도 흩뿌렸다.
일출 대신 일몰을 택한 이유 중엔 험하고 긴 길인데 어두컴컴할 때 가로등 없는 길을 초행으로 가는 것이 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기도 했는데, 잘 한 선택 같다.
낮에 올라가는 데에도 다소 긴장이 되었는데, 길이 험한 것 보다도 Ahihi나 Nakalele Blowhole 갈 때처럼 앞뒤로 차가 너무 없는 것과, 구름 층을 뚫고 가느라 가시거리가 짧은 것이 애로 사항이었다. 밤에 처음 갔다면 훨씬 어려웠을 듯.
비까지 내리던 짙은 구름층을 뚫고 나오니 드디어 Visitor Center!
라고 해서 내렸는데, 생각보다 멋진 풍경을 볼 수는 없었다.
일단 화장실에 다녀와서 주변을 좀 둘러보았는데, 차도 우리 외에 딱 한대 있다 갔고, 별로 전망을 볼 수 있는 곳도 없다.
네비를 다시 살펴보니 거기서도 올라갈 길이 한참이었다.
지도를 보면 작은 지그재그와 큰 지그재그 길을 거쳐야 정상에 도달하는데, 사실상 이곳은 큰 지그재그가 시작되는 입구쯤에 해당된다.
약간 더 가다 보면 이정도 View를 보여주는 고도다.
뚫고 온 구름들이 넘실댄다.
중간에 몇몇 Overlook과 Trail로 가는 길들이 있는데, 일몰 시간에 쫓겨 차로 볼 수 있는 Overlook 정도만 들렀다.
그중 상당히 긴 Trail 코스도 있다는데, 워낙 사람이 없어 좀 무서울 듯. -_-;;
Hawaiian goose라고도 하는 토착종 Nene새를 보호하기 위해 운전을 조심하라는 표지판을 보았었는데, 정말 도로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급정거를 한 적도 있다.
다시 꽤 한참을 차로 오르다 보면 진짜 목적지인 Haleakala National Park Visitor Center 주차장이 나타난다.
인터넷에서 찾은 일몰 시간과 네비의 예상 소요시간 덕분에 일몰 시간은 얼추 잘 맞췄다.
주차장에서도 발밑으로 구름이 보이는 장관은 인상적이다.
그런데 한쪽으로는 천문대처럼 보이는 시설들이 있고, 약간 더 높은 곳을 향해 길이 나 있다.
처음엔 그 길이 막혀있는 줄 알았는데 차들이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조금 더 올라가니 차를 댈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이 주변에서 사람들이 일몰을 바라보고 있다.
Haleakala 정상의 높이는 3,055m 라고 한다.
구름위까지 차를 타고 온걸 생각하니 묘하다.
긴 운전시간이 아깝지 않은 풍경이다.
날씨는 과연 쌀쌀했지만, 그래도 여름인지라 긴팔에 아주 얇은 잠바를 덧입는 정도로도 그럭저럭 버틸만 했다.
멋진 노을의 색.
구름 사이로 까마득히 아래가 보인다.
직접 볼 땐 잘 몰랐는데, 사진에서 보니 구름이 하트모양 같다.
사실 해가 완전히 지고 난 후의 쏟아지는 별들을 보길 기대했지만, 산위로도 높은 구름들이 제법 있는 날씨여서 그나마 빛이 남아 있을 때 하산을 시작하였다.
컴컴한 산길을 어느 정도 내려오면 만날 수 있는 Kula Lodge.
저녁으로 피자와 리조또를 시켰는데 한참만에 리조또만 내오고서는 피자를 굽는 화덕이 마감했다고 다른걸 주문하랜다.
리조또는 맛있었지만 이제야 그걸 알려주다니! 어쩔 수 없이 파스타를 추가로 시켰는데, 나중에 보니 파스타 값은 자기들이 빼주었다. 급 기분이 좋아져서 팁을 두둑히 주고 나왔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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