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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chat

Copyright

by edino 2009. 2. 15.

블로그에 글을 쓰다 보니 저작권 문제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Zooey Deschanel에 대해 쓰면서도 몇몇 youtube 동영상은 그냥 embed 시키고 싶었지만,
걸면 걸리겠다 싶은 건 굳이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 링크로 대체했다.
(도대체 embed와 링크가 저작권자에게 무슨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지만)

컨텐츠를 직접 올린 게 아니라 embed나 링크하는 경우는 아직까지 크게 시비거는 것 같진 않지만,
요즘은 몇년전에 올려두고 방치된 것들도 뒤져낸다니, 나중에 돈떨어지면 또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르니 조심하는 게 좋겠지.

기본적으로 법이란 게 그렇지만, 저작권이란 건 더더욱 코걸이 귀걸이인 듯 싶다.
인터넷으로 인한 시대 변화에 법은 한참 뒤쳐져 있으니 더더욱 그렇다.

상식적인 선에서 저작권자가 기분나쁘지 않을 정도와 인터넷 사용자들이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준에서 가이드가 확실하게 있으면 좋으련만, 법은 그저 누가 걸면 걸릴 수도 있을
정도로 상황을 적당히 방치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분쟁에서 돈을 챙겨가고 있다.
초딩 삥뜯기 뺨치는 일부 법무법인들의 요즘 행태를 들어보면, 법률 서비스가 비싸게 유지되고
특권 시비가 있을지언정, 변호사의 수는 적게 유지하는 편이 세상을 위해선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심지어 의뢰인 측인 일부 웹툰 작가들이 공개 사과를 할 정도로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단속은 확실히 좀 아닌 구석이 있다.

물론 근 10여년간 몇몇 산업을 주저앉게 만들 정도로 심각한 저작권 침해는 바로 잡아져야
겠지만, 해당 산업들이 지나치게 오래 사용자들의 요구를 무시했던 잘못도 크다.
mp3가 퍼지기 시작한 게 10여년인데, 합리적인 가격으로 합법적인 no DRM의 음원을 구입할 수
있게 된 것도 그다지 오래된 일은 아니다. IPTV가 보급되고 적당한 가격의 VOD 서비스가 보편화
되면 2차판권 시장도 점차 살아나리라 본다.

모든 사람들이 저작권에서 완전히 자유롭자고 피할 거 다 피하자면 인터넷은 지금보다
훨씬 덜 매력적인 매체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그 상황이 저작권자들의 승리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명백하다. 인터넷에서 저작권 엄밀하게 다 챙기겠다는 저작권자는 radio에서
자기 노래 틀 때마다 소송 걸어 돈 받겠다는 가수와 다를 바 없을테니.

mp3나 영화 파일 등을 공유하는 사람을 단속하겠다는 거야 얼마든지 좋다.
하지만 노래 가사를 올리거나, 영화 캡쳐 사진을 올리거나, 뮤직 비디오를 퍼와도 법적으로
걸자면 걸 수 있다는 현실이 방치되는 건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실제로 그렇게까지 될
가능성은 적다고 해도.) 주로는 내가 찍은 사진과 글이 올라오겠지만, 내가 입소문 내주겠다는
영화나 배우나 가수의 사진까지 직접 찍을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어제 링크한 sentimental heart 동영상 역시 She & Him의 노래 + 개인이 만들어 공유한 영상이다.
그걸 여기 embed 하는 걸 She & Him이 과연 싫어할 일이고, 금전적으로 손해가 날만한
일일까? 아마 미미하더라도 그 반대가 아닐까? 그래도 나는 She & Him의 저작권 단속을
위임받은 법무법인에게 막무가내로 협박받고 싶진 않아서 embed 대신 링크로 놓고 말았다.
지금 개인 블로그에 링크된 스트리밍 음원들이나 동영상들을 무작정 내리라고 하는
막무가내들은 그럼 아예 '모든 악의 근원'일 구글이랑은 한판 안뜨고 뭐하고 있는 건가?

소심하게 그런 것 하나 올리면서도 저작권을 들여다보고, 올려도 될까 말까를 한참
고민하다 보니, 이렇게까지 블로그를 할 이유가 있는지에 대한 회의까지 들었다. -_-;
저작권 관련해서 이 블로그가 법적으로 실제 문제가 일어날 정도면 아마 블로그란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인터넷이 무쟈게 꼴보기 싫을 세력들이 득세하는
세상이라 늘상 찜찜함이 따라다닐 것 같은 안좋은 예감이다.


뭐 이 진짜 별(star)들은 따로 저작권이나 초상권을 주장하진 않으리라.
95년 11월쯤의 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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