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아기

자신들의 아이를 가지기 전에, 태어난지 얼마 안된 '빨간 아기'들을 볼 기회는 보통은 많지 않다.
여자들은 친한 친구가 아이를 낳으면 산후조리원에 가서 볼 수도 있지만, 남자의 경우는 친구의 아이라도 100일 전에는 보기 힘든 게 보통이다. 형제자매가 먼저 아이를 낳으면 좀더 기회가 있겠지만, 그래봤자 많이 보는 건 아니고, 너무 조심스러워서 가까이 가거나 안아보는 건 더 어렵다.

그래서 무슨 얘길 하고 싶냐하면, 몰랐는데 빨간 아기 때가 상당히 귀엽다는 것이다. ㅋㅋ

보통 아기의 손발을 보면 너무 작아서 귀엽다고들 하는데, Kiwi 발을 보고는 가족들 모두 깜짝 놀랐다.
애기 발가락이 뭐가 이렇게 기냐고. -_-;;
항상 애벌레처럼 싸두니까 나는 손가락을 아직 제대로 못봤는데 손가락도 길어 보인댄다.
내 아이 발가락이라고 길어보이란 법은 없을 것 같은데, 딴 애들 애기 발가락 보여달라고 할 수도 없고.
어머니는 어디 이상있는 건 아니냐고 호들갑이시다. -_-;

아직도 눈뜬 거 보기 힘든 Kiwi.
Kiwi는 눈 떴을 때가 귀엽다.
사실 예전에 기대했던 딸이 아니라 아이를 별로 안예뻐하면 어쩌나 스스로도 약간 걱정되고, yeon도 은근히 걱정하는 것 같았는데, 그동안 mind control 한 것도 있고, 빨간 아기가 상당히 귀여워서 그런 걱정은 당분간 안해도 되겠더라.

아들이야 서너살만 되도 왠수덩어리가 될 것 같긴 하지만, 뭐 딸도 초등학교 들어가면 징그러워지기 시작하는 듯하니 뭐.

하필 근 몇년새 처음으로 DSLR이 손에 없는 시기인데, 이녀석 잘 찍어주려 고환율 시기에 큰 맘 먹고 엄청난 감가상각이 예상되는 신제품 카메라를 지르려 하였으나 불과 4시간만에 초도물량 100대 매진이랜다. -_-;

암튼 요즘 내가 감기에, 주말 내내 출근에 이녀석 자주, 많이 못봤더니 종종 사진이라도 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