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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23 : Spain

Tarragona #1

by edino 2023. 8. 28.

3시반쯤 타라고나 호텔에 도착하여 체크인.

이번 여행에서 두번째로 비싼 호텔이지만, 바르셀로나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가 있던 호텔.

스페인 위주로 여러 지점을 가지고 있는 체인이다. 여기도 호텔 자체 홈페이지에서 예약했는데, 자체 홈페이지가 방값도 OTA들보다 쌀 뿐더러 조식 무료 서비스가 있다! 그리하여 이번 여행 유일하게 호텔 조식 포함한 숙소다.

 

위치가 최고시다. 원형경기장과 바다를 내려다보고, 주변에서 가장 높아 탁 트여있다.

방에서도 비슷한 뷰다. 방도 널찍하고 깨끗하다.

 

거기에 더해, 옥상 수영장 겸 bar.

환상적인 뷰이지만 수영장은 조금 작고 1.05m로 얕다.

 

조금 더 크고 깊은 수영장은 1층에 있다.

 

방에서 좀 뒹굴거리다가, 페니스콜라에서 금방 떠난 덕에 시간이 꽤 있으니 일단 바다로 향했다.

이번 여행에서 해수욕을 확실하게 하려던 곳은 타라고나 뿐이다. 페니스콜라나 토사데마르도 가지만, 숙박을 안해서 수영을 하게 될지는 상황에 달려있다.

 

5시 가까이 되어가는 시간이지만, 여전히 해는 밝고 뜨겁다.

타라고나의 문제점(?)인데, 이렇게 해변 바로 옆으로 기차길이 지나다녀, 해변으로의 접근성이 좀 떨어진다.

우리 호텔에서도 해변까지 직선거리는 가까운데, 위에서 내려오는 거야 높이 차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쳐도, 기차길을 건너기 위해서는 좀 돌아가야 해서,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지중해의 발코니라 불리는 곳인데, 우리 호텔 근처이다. 지중해의 발코니라니 비슷한 이름이 꽤 여기저기에 붙어있을 것 같은데, 검색해보면 타라고나만 나오는 듯. (네르하는 유럽의 발코니라고 ㅎㅎ)

 

기차길 위로 건널 수 있는 육교 같은 것이 나오고, 양옆으로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갈 수 있다.

겉과 안까지 유리로 되어 있는 엘리베이터 안은 당연히 더운데, 내려와서 문이 바로 안열리는 거다. -_-;;

이 안에서 구조될 때까지 익어가야 하는 것인가 싶었지만, 손으로 여니까 열렸다. 손으로 여는 타입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잠깐 철렁.

 

바르셀로나에서 발렌시아로 갈 때도 타라고나에 정차했었는데 왜 이 풍경을 못보았을까 하니, 이 노선은 지방철도 정도만 다니는 것 같고, 고속철은 좀더 내륙쪽으로 가는 것 같다.

 

발렌시아에서 출발할 때나 페니스콜라에서도 날씨가 좀 흐렸었는데, 바다에 오니 날씨가 쨍해져 좋다.

 

가까운 바다 같아도, 지중해는 확실히 포르투갈의 차디찬 대서양 바다와는 다르다.

물도 별로 안차갑고, 파도도 덜 거칠고, 해변에 사람들도 적당히 있었다.

투명할 정도로 맑은 바다는 아니다.

 

이 해변은 좀 특이하게 금방 깊어지나 싶더니 오히려 다시 물속에 모래 언덕 같은 것이 있어, 허리까지 갔다 다시 무릎 정도가 된다. 그 뒤로도 꽤 완만하게 깊어진다.

 

여기서도 스페인 해변답게 토플리스 여인들이 있었는데, Kiwi는 이미 카탈루냐 미술관에서 집단 누드까지 보았으니, 크게 놀랄 건 없었을 듯.

 

한 시간 정도 놀았는데, Kiwi가 수영을 하고 싶다고, 바다는 수영하기 힘드니 호텔 수영장으로 가자 한다.

 

이번엔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 호텔로 향했다.

가다 보니 고가도로 같은 것이 있고 그 아래로 주차공간이 있어서, 차를 가지고 해변에 오는 방법도 있었다. 다만 주차하기가 수월할지, 약간 외져보여서 도난 우려는 없을지 모르겠다.

 

원형경기장에 입장료 받고 들어가는 곳이 있을 것도 같은데, 밖에서도 호텔에서도 내부가 너무 잘 보여 따로 들어갈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원형 경기장 옆으로 작은 공원이 있고, 내려다보는 식당도 있다.

 

Kiwi는 아직 수영장 구경을 못해서 일단 같이 옥상 수영장으로.

우리처럼 바다에서 놀다 그냥 들어온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수영장 물도 왠지 짠 것 같다.

 

바다 뿐 아니라 타라고나 대성당도 보이고, 사방으로 트여있는 뷰 명당이다.

 

30분 정도 옥상 수영장에서 놀다, yeon은 먼저 방으로 돌아가고 나와 Kiwi는 1층 수영장에서 좀더 놀았다. 발 들고 고개를 겨우 내밀 수 있을 정도로 수영하기 적당한 깊이. 거기서도 적당히 놀다가 방으로 돌아가 휴식.

 

오늘은 바로 저녁을 먹을 게 아니라 올드 타운 구경도 하기 위해 8시반쯤 약간 일찍(?) 나섰다.

 

타라고나의 전성기는 1세기 경이었나보다.

어쩌면 로마시대에 현재 타라고나 만큼의 인구(약 12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살았다는 추정도 있다.

원형경기장 뿐 아니라 로마시대 유적이 곳곳에 있고, 올드 타운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도 많이 파손되었지만 전차 경기장이었다는 유적도 남아 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수도교도 있다는데 당시에는 몰라서 못가봤다.

 

올드 타운은 사람이 많지 않다. 약 2천년 전에 이곳에 사람들이 더 많았을 거라 생각하면 묘하다.

 

호텔에서도 우뚝 솟아 보이는 대성당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그 시간에 주변은 대체로 조용했는데, 광장을 마주한 쪽에만 여행자들이 몰려 있다.

왼쪽 사진 찍을 당시에는 엄마와 아이들이 그냥 노는줄 알았는데, 사진을 보니 무슨 공연이라도 하는 것 같은 포즈들이다. ㅎㅎ

 

그리 크지는 않은 올드 타운을 발길 닿는대로 걸으면서, 저녁 먹을 만한 곳을 찾아보았다.

 

지나다 보니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고 식당도 많았던 광장에서 저녁 먹을 곳을 찾아보았다.

 

야외 자리가 있는 Taps Bar에 자리를 잡았다.

특별한 요리를 내세운 식당이나 다른 국적의 식당을 찾지 않고 들어가다보니 레스토랑이든 타파스 바든 메뉴가 좀 비슷비슷한 느낌인데, 그 안에서도 우리가 시키는 건 더 비슷비슷한 느낌이다. ㅋㅋ 여기는 영어 메뉴도 없고 주문받는 분도 영어를 잘 못해서, 메뉴 번역기로 대충 돌린 결과 이번에도 beef 어쩌구가 약간 비린 소고기 햄 같은 게 나왔다. -_-; 해산물 요리는 괜찮았고, 많이 시킨 건 아니라 40유로 정도 나옴.

 

10시쯤 되니 완전히 어두워졌다.

조명이 들어온 광장과 성당, 박물관들은 더 분위기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온 듯, 올드 타운의 끝에서 다시 현대로.

 

이 옥상 bar의 야경이 궁금해서 방으로 돌아가기 전에 들렀다.

자리도 있어서 가볍게 한잔 하기로. 서빙하는 젊은 아가씨에게 주문하다 얘기가 나왔는데 한국에서 왔다 하니 K드라마 팬이라고 꺄르르댔다. ㅎㅎ

 

까바, 로제 까바 한잔씩 시켜 마셨다. 카탈루냐가 스페인의 대표 유명 와인 산지는 아니지만, 까바의 대표 산지라고 하는데, 스파클링을 즐기는 편은 아니라, 이번 여행에 까바를 마셔본 건 여기서 뿐. 여러 까바 중에 고를 수 있었지만, 잔으로 파는 건 평범한 가격대의 것들이라 특별히 인상깊진 않았다.

 

하지만 이 bar의 야경은 인상적이니, 혹시 타라고나에 와서 밤을 보내게 된다면 와 볼만한 곳이다.

이 호텔은 정말 마음에 드는 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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