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사진은 몇년 전 내가 마셔본 최고의 와인 경험.
사진엔 그 관능적인 모습이 하나도 담겨 있지 않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놀랍게도 이것은 소위 하우스 와인이었다.
한잔에 부가세 별도 2만원짜리 였으니 하우스 와인 치고는 꽤 샜지만, 레스토랑이 명예를 걸고(?) 이런 quality로 하우스 와인들을 준비해주기만 한다면야, 하우스 와인 순례도 꽤 즐거울 것 같다.
너무 황홀했던지라 기억해뒀다 나중에 샵에서 구해서 마셨었는데, 여전히 훌륭했으나 느낌은 좀 덜했다.
어쩌면 그때 마신 건 하우스 와인이라 우연히 아주 적당하게 공기와 접촉을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고.
와인마다 각각의 개성이 있을 뿐 아니라 같은 와인도 여러가지 이유로 다른 느낌이 난다는 것은 와인 마시는 것을 즐겁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다. 다 알지 못한다는 것은 기대를 할 수 있게 하는 요소이고, 우연은 언제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요소이다.
내가 와인을 '진지하게' 마셔보기 시작한 건 Sideway를 보고 나서니까 2005년 부터인듯 싶다.
말도 안되는 호들갑에 난체하는 인간으로 치부할 법한 주인공인데, 와인을 좋아하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진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좋길래 저 난리인걸까?
그 영화를 본 이후 처음 마신 와인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괜찮은 와인이었을 듯 싶다.
하나의 맛을 기억하고, 그 다음 마신 다른 와인의 맛을 비교해봤을 때 확연히 느껴지던 그 다른 느낌에서 재미가 시작됐다.
한동안은 되는대로 마셨지만, 그랬더니 비교도 어렵고, 마셨던 와인조차 기억하기 어렵다.
그래서 와인을 마실때면 그 이름과 빈티지를 적어뒀다 나중에 그 느낌과 함께 간단히 정리하곤 했다.
본래 대단한 미각이나 후각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각 와인의 기본적인 특성과 개인적인 느낌을 적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그게 몇년째라고는 해도 여전히 와인샵에 가면 마셔보기는 커녕 처음 본 듯한 와인이 훠얼씬 많다.
처음에 블로그를 만들땐 글분류에 와인도 따로 하나 만들까 했다.
그러나 역시 '수집의 끝'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와인은 어쩌다 인상적인 녀석을 만났을 때에나 올릴 참이다.
지금도 계속 마셔본 와인에 대해 두어줄의 간략 메모를 정리하고는 있지만, 이걸 블로그로까지 가져오면 분명히 일이 될거다.
요즘은 와인 저변도 참 넓어졌지만, 이런저런 편견들은 그다지 줄지 않는 듯 싶다.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와인 애호를 무조건 Wine Snobbism 취급하는 경향도 상당히 심해졌다.
그 정반대의 편견도 마찬가지지만.
대부분은 제대로 마셔보지도 않은 사람들의 얘기라 그냥 몰라서 용감하려니 한다.
그렇지만 은근히 자신은 와인을 '제대로' 즐기지만, 겉멋으로 와인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는 식의 고상 떠는 류는 좀 짜증이 난다. 와인은 단지 취향에 맞게 즐기면 되는 것이라는 당연한 얘기야말로 자꾸 하면 지나친 계몽이다. '한국 사람들은 서양에 대한 열등감이 어쩌구~' 얘기하는 것도 열등감 같지 않나?
물론 무엇이든 초기 유행엔 거품이 있고, 어느 분야에서든 오바하는 인간들은 일부 있지만, 능력껏 취향껏 즐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세계에서 가장 와인이 비싼 축에 속하는 나라에 사는 것도 억울한데, 뭐 이런 저런 잔소리까지 들어야하나 싶기도 하고.
어쨌든. 지난 주말에 실패한(좋은 선택이 아니었던) 8600원짜리 마트와인을 계기로, 요즘 와인 마시던 패턴에 약간의 반성을 하게 되었다. 요즘은 가격대비 썩 괜찮은 와인 찾기에만 몰두한 나머지 몇번이나 와인 마시는 시간을 고역으로 만들어버리곤 했다. 집에서 한병 따면 yeon은 Kiwi 때문에 못마시니 혼자 다 마셔야 하는데, 첫모금부터 영 아니다 싶으면 한숨부터 나온다. 열어둬서 좋아질 퀄리티도 아닌 녀석들임에도 조금의 기대는 해보지만, 결국 끝까지 고역이다.
또 여전히 공부하듯 try 하려는 습관이 있어서 항상 못마셔본 와인에 손이 더 가고는 한다. 성공이면 더 좋지만, 예산을 넉넉히 잡지 않은 시도일수록 성공확률은 낮아진다.
그래서 그 반성의 결론은, 앞으로 와인 마시는 시간을 좀더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즉, 마셔본 녀석들 중에 훌륭했던 녀석들을 종종 재회하도록 하고, 새로운 도전은 기왕이면 여럿이 마실때 여러가지 다채롭게.
새로운 시도일 경우에는 좀더 투자해서 성공확률을 높이자는 것. ^^;
사진엔 그 관능적인 모습이 하나도 담겨 있지 않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놀랍게도 이것은 소위 하우스 와인이었다.
한잔에 부가세 별도 2만원짜리 였으니 하우스 와인 치고는 꽤 샜지만, 레스토랑이 명예를 걸고(?) 이런 quality로 하우스 와인들을 준비해주기만 한다면야, 하우스 와인 순례도 꽤 즐거울 것 같다.
너무 황홀했던지라 기억해뒀다 나중에 샵에서 구해서 마셨었는데, 여전히 훌륭했으나 느낌은 좀 덜했다.
어쩌면 그때 마신 건 하우스 와인이라 우연히 아주 적당하게 공기와 접촉을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고.
와인마다 각각의 개성이 있을 뿐 아니라 같은 와인도 여러가지 이유로 다른 느낌이 난다는 것은 와인 마시는 것을 즐겁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다. 다 알지 못한다는 것은 기대를 할 수 있게 하는 요소이고, 우연은 언제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요소이다.
내가 와인을 '진지하게' 마셔보기 시작한 건 Sideway를 보고 나서니까 2005년 부터인듯 싶다.
말도 안되는 호들갑에 난체하는 인간으로 치부할 법한 주인공인데, 와인을 좋아하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진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좋길래 저 난리인걸까?
그 영화를 본 이후 처음 마신 와인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괜찮은 와인이었을 듯 싶다.
하나의 맛을 기억하고, 그 다음 마신 다른 와인의 맛을 비교해봤을 때 확연히 느껴지던 그 다른 느낌에서 재미가 시작됐다.
한동안은 되는대로 마셨지만, 그랬더니 비교도 어렵고, 마셨던 와인조차 기억하기 어렵다.
그래서 와인을 마실때면 그 이름과 빈티지를 적어뒀다 나중에 그 느낌과 함께 간단히 정리하곤 했다.
본래 대단한 미각이나 후각의 소유자는 아니지만, 각 와인의 기본적인 특성과 개인적인 느낌을 적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그게 몇년째라고는 해도 여전히 와인샵에 가면 마셔보기는 커녕 처음 본 듯한 와인이 훠얼씬 많다.
처음에 블로그를 만들땐 글분류에 와인도 따로 하나 만들까 했다.
그러나 역시 '수집의 끝'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 와인은 어쩌다 인상적인 녀석을 만났을 때에나 올릴 참이다.
지금도 계속 마셔본 와인에 대해 두어줄의 간략 메모를 정리하고는 있지만, 이걸 블로그로까지 가져오면 분명히 일이 될거다.
요즘은 와인 저변도 참 넓어졌지만, 이런저런 편견들은 그다지 줄지 않는 듯 싶다.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와인 애호를 무조건 Wine Snobbism 취급하는 경향도 상당히 심해졌다.
그 정반대의 편견도 마찬가지지만.
대부분은 제대로 마셔보지도 않은 사람들의 얘기라 그냥 몰라서 용감하려니 한다.
그렇지만 은근히 자신은 와인을 '제대로' 즐기지만, 겉멋으로 와인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는 식의 고상 떠는 류는 좀 짜증이 난다. 와인은 단지 취향에 맞게 즐기면 되는 것이라는 당연한 얘기야말로 자꾸 하면 지나친 계몽이다. '한국 사람들은 서양에 대한 열등감이 어쩌구~' 얘기하는 것도 열등감 같지 않나?
물론 무엇이든 초기 유행엔 거품이 있고, 어느 분야에서든 오바하는 인간들은 일부 있지만, 능력껏 취향껏 즐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세계에서 가장 와인이 비싼 축에 속하는 나라에 사는 것도 억울한데, 뭐 이런 저런 잔소리까지 들어야하나 싶기도 하고.
어쨌든. 지난 주말에 실패한(좋은 선택이 아니었던) 8600원짜리 마트와인을 계기로, 요즘 와인 마시던 패턴에 약간의 반성을 하게 되었다. 요즘은 가격대비 썩 괜찮은 와인 찾기에만 몰두한 나머지 몇번이나 와인 마시는 시간을 고역으로 만들어버리곤 했다. 집에서 한병 따면 yeon은 Kiwi 때문에 못마시니 혼자 다 마셔야 하는데, 첫모금부터 영 아니다 싶으면 한숨부터 나온다. 열어둬서 좋아질 퀄리티도 아닌 녀석들임에도 조금의 기대는 해보지만, 결국 끝까지 고역이다.
또 여전히 공부하듯 try 하려는 습관이 있어서 항상 못마셔본 와인에 손이 더 가고는 한다. 성공이면 더 좋지만, 예산을 넉넉히 잡지 않은 시도일수록 성공확률은 낮아진다.
그래서 그 반성의 결론은, 앞으로 와인 마시는 시간을 좀더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즉, 마셔본 녀석들 중에 훌륭했던 녀석들을 종종 재회하도록 하고, 새로운 도전은 기왕이면 여럿이 마실때 여러가지 다채롭게.
새로운 시도일 경우에는 좀더 투자해서 성공확률을 높이자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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