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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국내여행

제부도

by edino 2018. 10. 17.

10월초에 휴일은 많은데, 아무런 준비 없이 휴일을 맞이하면 빤한 일정들이 되어버리곤 했다.

날씨가 좋으면 한강에서 자전가 타기나 텐트치고 놀기도 물론 좋긴 하지만, 반복되는 건 별로...

그래서 주중 하루 휴가라도 한번 알차게 보내보고자, 수도권을 벗어나 어딜 가볼까 궁리해 보았다.

 

좀 멀리 기차타고 갈까도 생각해봤는데, 우리나라는 다른 교통비 대비 기차 운임이 너무 비싼 듯.

그렇다고 차타고 가자니 끽해야 1박인데 서너시간 넘어가면 운전도 시간도 부담.

그러다 떠오른 곳이 제부도!

차가 막히지 않으면 1시간 조금 넘게 걸린다.

문제는 그정도 거리인데 밤에 출발해서 숙박을 할 것인가 였다.

전날 밤에 출발하면 다음날 시간이 절약되긴 하겠으나, 당연히 숙박비는 들고..



그러다 제부도에서 그리 멀지 않은 화성시내에 생긴지 오래지 않은 비즈니스 호텔 발견. 회사 출근했다 돌아와서 예약사이트 뒤지다 좀더 싸게 예약이 되는 걸 찾아서 당일 예약하고 바로 짐싸서 출발. ㅋㅋ 이렇게 번개식으로 밤에 출발하니 그것도 색다르고 좋았다.


화성은 늘 차로 지나가기만 해보고 들렀던 적은 없는데, 호텔이 있는 곳은 나름 유흥가들도 있는 번화가였다.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논두렁 이미지가 강하지만, 여기도 번화가는 보통의 신도시랑 비슷하다.


방은 뭐 대략 예상했던 정도의 크기, 욕실은 생각보다 더 괜찮았고, 뭐 깨끗하니 되었다.

하루 기분전환하고 묵어가기 적당했던 가격과 quality.



조식은 불포함이라 싸가지고 갔던 음식들로 아침을 먹고 제부도로 출발.

차로 20분 정도면 가는데, 날씨좋은 휴일이라 차가 막히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서울에서도 부지런히 출발했으면 크게 막히지 않았을 것 같다.


대학교때부터 제부도의 존재를 알고 언제 가봐야지 했는데, 왜 이제야 와봤을까, 싶게 탁 트인 섬 앞 풍경에서부터 오기 잘했다 싶다. 서울에서 거리도 생각보다 훨씬 가깝다.

마침 조수도 아주 짧은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하루종일 열려있다.



제부도는 전에 읽었던 단편소설에 배경으로 나왔던 것 같은데, 내용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다만 이곳도 막연히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공간이었다.

왠지 좀 꾸물꾸물한 하늘과 바다에 비포장의 연결도로를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길고 깨끗이 포장된 섬으로 향하는 길. 이런 도로가 바다에 잠긴다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였다. 막연한 생각에는 잠깐씩 열리는 길일줄 알았는데, 실상은 잠깐씩 잠기는 길? 우리가 갔던 때가 그런 때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초입에 이런 구조물이 있어 길가에 차를 대고 올라가 보았다.

전혀 예상못했던 분위기의 광활한 풍경.



갯벌 위로 올라온 건 제부도만이 아니라 다양한 크기의 '섬'들도 있었다.

이날 새벽에도 잠겼었다는데 도로가 어떻게 이렇게 깨끗한지 신기.



제부도는 과연 크지는 않지만, 차가 없다면 또 걸어서 한바퀴 돌기가 만만치 않아보인다.

육지와 연결된 도로의 반대쪽으로 오면 이렇게 긴 해변이 있고, 도로 안쪽으로는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여름 휴가철에는 모르겠으나 지금은 무료로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이 있다.


바다는 예상 밖으로 파랗고 꽤 맑다!



유치원이나 학교, 책에서도 가르쳐주지 않는, 아빠가 아들에게 가르쳐야할 3가지가 있다.

자전거, 휘파람, 물수제비. (이중에 하나가 바뀐 것도 같은데 생각이 안나고 어차피 내가 정한 거니까 일단 넘어가자.)

자전거는 가르쳤지만 휘파람은 아직, 물수제비도 좀 이른 것 같지만 연습은 해보자고 시켜보았는데...

오~ 두번 정도 성공하였다! ^^



바닷가의 이런 데크라던지, 꾸며 놓은 것이 생각보다 훨씬 깔끔해서 좋았다.



저 멀리 보이는 뾰족한 바위섬은 뭘까 싶었는데, 나중에 조우하게 된다.

아무튼 한적하고 좋았던 바닷가.

Kiwi는 이번에도 바다를 바라보며 한참의 시간을 보냈다.



조개구이 먹으러 가자고 한지 1년도 넘은 거 같은데 못가고 있다가 제부도까지 왔으니, 점심 메뉴는 논쟁의 여지가 없었다. 요기에 칼국수까지 포함된 세트였는데, 조개구이는 기대한 바 정도였으나 다른 것들은 좀 부실하고 라면도 이도 저도 아닌 맛이라 좀 아쉽. 그래도 오래 벼르던 조개구이는 먹었으니 만족.



밥을 먹고, 등대가 있다는 곳으로 가보려 네비를 켜니 왔던 곳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그래도 섬에 왔는데 한바퀴는 돌아야겠다 싶어 반대방향으로 가다 보니, 아까 바닷가에서 보았던 바위섬들까지 걸어갈 수 있는 것 아닌가?



예정에는 없었지만 차를 세우고, 바위들을 향해 걸었다.

이곳도 물때에 따라 잠기기도 하고 드러나기도 하나보다.

갯벌체험도 할 수 있게 장화와 도구 등을 빌려주기도 한다.



멀리서는 두개 정도의 바위섬으로 보였지만, 가까이서는 꽤 떨어져 있는 4개 정도의 바위군이다.

멀리갈수록 더 큰 바위들이 있다.

당연하지만, 바위들은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모습이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생각보다 꽤 많은 갯벌 생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예전에 매들이 많이 살았어서 매바위라 불린다는데, 이 바위섬 몇개는 70년대에 사람들이 갯벌 개간한다고 부수었다고 한다. 아주 잘 바스라지는 지질이라고. 올라가지 말라 되어 있고, 낙석주의 표지판이 있다.

이어진 길 거의 끝에 있는데 밀물 때면 정말 바위섬이 되는 곳이라, 가끔 물때 못맞춘 사람들이 갇히기도 하나보다.



가까이서 보면 생각보다 꽤 큰 바위.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풍경.

오히려 제부도까지 건너오는 길이 이렇지 않을까 상상했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생각지도 못한 장관이었다.



다음 일정은 전날 찾아본 곳인데, 전에 웹서핑 중에 보고 언젠가 가봐야지 했던 수섬이라는 곳이 바로 화성에 있었다. 그런데 몇몇 웹에서 찾은 주소로 찍고 가니 비포장에 차량이 왕복으로 지나가기도 어려운 산기슭같은 곳으로 안내한다. 한참 더듬더듬 가니 약간 트인 곳이 나오는데, 제대로 찾은 것인지 다른 차들도 몇대 주차되어 있다.

그런데 그곳 주민으로 추정되는 할머니가 뭐라 계속 큰소리로 불평을 해댄다. 도대체 여길 왜 오냐고.

게다가 앞은 더이상 차로 갈 수는 없는 길인데, 사유지이고 출입을 금한다고 아주 험악하게 써두었다.

차를 세워두고 들어가볼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우리 앞차도 비슷하게 찾아온 커플인 것 같은데, 할머니 등쌀에 쫓기듯 차를 돌린다. 우리도 좀 다시 검색을 해보고 가려 했으나 하도 분위기 사나워서 일단 차를 돌려 나와서 찾았다. 다행히 오가면서 마주오는 차는 없어서 큰 낭패는 없었다.



다시 찾아서 간 곳은 제대로 간 것 같다.

공룡알화석산지방문자센터를 찍고 가면 된다.

방문자센터 자체에 크게 볼 것은 없지만, 주차를 할 수 있고, 바로 길 건너편이 이런 널찍한 갈대밭이다.



우음도라는 지명도 있고, 수섬이라는 말도 있는데, 도대체 어디를 가르키는 곳이고 진짜 섬이었는지, 간척이 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개발이 된다는 얘기도 있는데 이 넓은 곳을 다 개발할 건지도 모르겠고.

전에 찾았던 주소로 가면 조금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을지 모르나, 지금은 누군가와 마찰을 각오하지 않고는 갈만한 곳이 아닌듯.



어쨌든 이곳만 해도 충분히 장관이다.

웨딩사진을 찍고 있는 커플도 있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구경을 하고 있지만, 워낙 넓은 곳이라 조금만 들어가면 사람 사이 간격이 넓다.

분위기도 좋고 날씨도 좋아 저 멀리 보이는 섬처럼 보이는 곳까지 가보고 싶었지만, Kiwi의 불평으로 겨우 저 앞에 보이는 나무까지만 갔다 왔다.






다음으로 들른 곳은 근처의 송산그린시티 전망대.

크게 기대는 안했는데 올라가서 보면 꽤 장관. 아래에서 봤던 것과는 또다른 시야.

유리로 된 전망칸도 있지만 가장 위층은 그냥 뚫린 곳이라 360도 돌면서 깨끗하게 볼 수 있다.

게다가 입장 및 엘리베이터 뿐 아니라 설치된 쌍안경도 무료!



다 좋은데 전망대까지 길이 외통이라, 바로 옆으로 지나는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가려면 한참을 왔던 길로 거슬러 가야 한다.


그래도 제부도 및 우음도 근처도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주중 휴일을 활용 잘한 뿌듯한 짧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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