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여행찬가가 있지만, 여행기와 더불어 이런 찬가도 잘 보는 편은 아니지만, 개업한 정신과 의사가 병원문 잠시 닫고 다녀온 얘기라니 흥미가 생겼다. 그러고보니 꾸뻬씨 이야기의 현실버젼인가. ㅎㅎ
이런 것도 가능하다니 역시 의사는 괜찮은 직업이군 싶다가도, 현실에선 토요일도 잘 못쉬는 의사들도 많으니 쉽게 할 말은 아니겠다.
예전에 적어둔 reading 카테고리 글들을 읽다보니, 내 감상 위주로 남겨놓은 건 별로 도움이 안된다.
어차피 그 책을 다시 볼지 말지 결정하기 위해 보는 글도 아니다보니...
그보다는 본문에서 밑줄 치고픈 글들을 따다 놓은 것이 훨씬 나중에 다시 보기 좋았다.
여기서도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부분들을 옮겨 놓는 것으로 충분하다.
사진촬영을 일중독의 연장선에서 바라보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일 수도 있지만, 그녀의 분석은 날카롭다. 불안에 가장 흔한 방어는 과잉 활동이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불안을 잊게 만든다.
안식년 여행은 그 일률적인 속도에서 나를 벗어나게 해줬다. 스스로 걷는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힘을 줬다. 그리고 그 힘은 일상으로 복귀한 뒤에도 영향력을 미쳤다. 무조건 효율성을 따지기보다는 느리게 할 일과 빠르게 할 일을 구분하게 됐다... 시간부자란 시간이 많은 사람이 아니다. 시간부자란 자신에 맞게 삶의 속도를 조절할 줄 알고, 그 순간에 빠져들어 오염되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다.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동물은 대부분 사육되거나 인간과 함께 사는 애완동물이다. 야생동물은... 늘 위험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따른다... 동물원의 동물들이 이상행동을 하는 것이 감금으로 인한 자극 부족 때문이라면 그 해법은 풍부한 자극과 자연과의 연결이다... 이를 위해 개발된 것이 바로 풍부화 프로그램이다.
정신분석학자 카렌 호나이는 '내가 나를 치유한다'에서 자기 책임의 중요성을 이렇게 얘기했다.
"신경증을 극복하고 진실한 나를 찾아서 성장하려면 공상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고단한 현실에 직면해야 한다. 인간은 참다운 의미에서 자기 자신을 책임의 주체로 가정할 경우에만 성장할 수 있다"... 자신의 한계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계 바깥으로 나가보는 것, 즉 도전이다. 그리고 우리는 한계 바깥에 나아가는 순간 우리가 생각해 왔던 한계가 사실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관념적인 한계였을 뿐이다.
여행은 존재의 불감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존재의 시간이다. 여행이 우리의 오감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쩌면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이야말로 삶이 불행하다고 느끼거나 삶이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의미를 찾고 의미를 부여해야만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삶이 행복한 사람들에게는 굳이 의미의 영역이 필요 없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을 때 과연 놀이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고민할까?
조셉 캠벨 신화의 힘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것이 삶의 의미라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살아 숨쉬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조셉 캠벨 신화와 인생
만일 우리가 부름에 대해 떠나지 말아야 할 어떤 이유를 생각해 낸다거나 두려움을 느끼고 안전한 사회 속에 남아 있는 경우, 그 결과는 부름을 따랐을 때에 생기는 결과와 판이하게 달라진다. 여러분이 떠나기를 거부한다면 그것은 다른 누군가의 종이 되는 것이다. 부름을 거부할 경우, 일종의 말라붙음, 즉, 삶의 감각이 상실되는 현상이 벌어진다. 여러분 속의 모든 것은 요구되는 모험이 거부되었음을 안다. 그로 인해 분노가 형성된다. 여러분이 긍정적인 방식으로 경험하기를 거부한다면, 결국 그것은 부정적인 방식으로 경험되는 것이다.
생의 아름다웠던 시간이 딱히 없는 사람은 힘들 때마다 외부에서 위로의 대상을 찾을 수밖에 없다. 계속해서 마음의 위안이 되는 책이나 강연, 그리고 대상을 찾아다니게 되는 것이다.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심리적 면역력은 마음먹기에 달린 게 아니라 아름다운 시간을 필요로 한다.
대부분의 시간은 평범하고 무료하다. 하지만 그 무난한 흐름을 뚫고 올라오는 불꽃같은 시간들이 있다. 바로 도전, 사랑, 여행 등을 하는 시간이다. 그 가슴 두근거리는 시간들이 우리의 평범한 삶을 빛나게 만든다. 그렇다고 가슴 뛰는 시간만 중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고단하거나 무료한 일상의 시간들이 있었기에 빛나는 시간 또한 존재할 수 있었으리라.
우주비행사 돈 아이즐리
"세상에 대해 나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생각이 없어졌다. 나의 에너지를 밖으로 향하기보다는 안으로 향하여 쏟게 되었다. 가정이나 가족, 나의 내적 정신 상태 같은 것을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매일 평화롭고 조용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인생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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