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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17 : Portugal

Porto #1

by edino 2017. 11. 20.

고풍스런 호텔의 건물과 방에 걸맞게 조식 역시 훌륭하다.



따지고 보면 아침에 먹을 건 대부분 거기서 거기인 듯도 싶지만, 일단 눈이 즐거워서 아침을 잘 먹는다는 느낌 또한 무시 못한다.



렌트카가 내일 아침까지 반납이라, Porto 근방에서 차를 타고 갈 곳은 오늘까지 다 가보아야 해서 마음은 좀 급한데, Kiwi는 수영장만 쳐다본다. 아침이라 날씨도 제법 쌀쌀해서 어쩔까 하다, 실내수영장도 있다 해서 뭐 오전은 수영장에서 보내기로. 온가족이 수영을 배운 이후로는 호텔에 괜찮은 수영장이 있으면 지나치는 법이 없다. 사실 이런 숙소에 1박 하면서 잠만 자고 아침만 먹고 떠나긴 좀 아쉽다.



바다를 바라보는 풀들은 다녀봤어도 강을 바라보는 이런 풀은 또 나름 새롭기도 했다.

날씨가 약간 쌀쌀하다 한들, 푸른하늘에 이런 야외풀을 두고 실내에 있게 되진 않는다.

Douro강을 바라보며, 따갑지 않은 쨍한 햇살 맞아가며, 녹색빛 수영장에서 유유히 헤엄쳐 다니자니, 호텔에 이정도 투자한 것은 1도 아깝지 않다. 이번 여행에 Lisbon만 빼고 방이 불만이었던 숙소는 없다. 다만 다른 숙소들에는 이런 수영장이 없었을 뿐이지. ㅎㅎ



수영을 마치고 체크아웃을 하고, 차를 몰고 Serralves 현대미술관으로 향했다.

Porto 중심에서 서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Boavista 지구에 위치해 있는 이 미술관에는 넓은 정원이 딸려 있다.



전시도 널찍한 공간에 자연채광이 많아 관람하기 무척 쾌적하다.




미술관의 정원에는 이런 작품들도 띄엄띄엄 있고,



무엇보다 나무들이 많아 공원같은 느낌이다.



규모가 상당.



저 연못 위에 보이는 구조물 안에도 들어가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을 나서니 점심 먹을 때가 되었다.

점심식사를 할 곳은 Foz do Douro. 미술관에서 차로 5분 정도면 간다.


이곳은 Douro강의 하구, 다시 대서양이다.

짙은 안개와 빠르게 움직이는 구름. 아니나 다를까. ㅎㅎ



머리 위는 푸른 하늘인데도 바다쪽은 이렇게 기어코 자신을 감춘다.

저런 바다를 뚫고 목적지도 모를 곳으로 떠난 탐험가들은 과연 어떤 인간들이었을까.



희한한 날씨 덕에, 사진도 그림처럼 보인다.



Pérgola da Foz.



1930년에 만들어졌다고. 시장 부인이 니스의 영국인 산책로를 보고 와서 만들자 해서 만들었다는데, 그 옛날 니스에도 이런 게 있었으려나?



해변 구경을 하고, 점심식사를 위해 찍어둔 곳으로 가려는데 식당 근처에 차를 세울 곳이 없었다.

겨우 한자리 찾았더니 장애인주차 구역이고, 결국 꽤 떨어진 곳에서도 큰길가에는 자리가 없어 안쪽에까지 들어가 찾는데... 여행자같은 복장의 배낭 맨 아저씨 하나가 환한 웃음을 지으며 과장된 포즈로 이곳에 자리가 있다고 안내를 해준다. 차 세울 때까지 뒤를 봐주기도 하고. 이정도 과잉 친절을 받으면 마음이 불편해질 수 밖에. 역시나 동전 있으면 달라고... 그 아저씨 없어도 내 눈에 띄었을 자리인데 말이다. 그래도 주차비도 없는 데라 싸게 주차하는 셈 치고 1,2유로 있으면 주면 나도 좋았겠는데, 때마침 잔돈이 하나도 없다. 난감한 표정으로 잔돈이 없다고 얘기했지만 이 아저씨 쉽게 단념 안한다. 그래도 정말 없는거 어쩌나. 끝까지 없다 하니 다행히 나한테 엿먹어라 하진 않았고, 매우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돌아섰다.



찾아간 식당은 Praia da Luz.



yeon과 Kiwi를 내려주고 혼자 차를 세우고 왔더니 이런 뷰가 보이는 바깥 자리에 앉아있었더라만, 안개가 있어도 해는 꽤 따갑고 꽤 눈이 부셔서 다시 실내로 들어왔다. 차라리 아래쪽 Cafe 겸 Bar의 야외자리는 파라솔이라도 있지, 위층 데크의 야외자리는 그런게 없다. 요기 아래는 샤워장도 있다는데, 보다시피 바위 투성이라 수영에 적당하진 않지만 그래도 일광욕 하는 사람들은 좀 있다.



분위기도 좋고, 식전빵과 버터/치즈도 맛깔나게 내주고, 음식도 맛있고, 다 좋은데 비싸다. ㅠㅠ

음식 두접시(문어요리와 닭요리였던가)에 음료수만 각자 시켰는데 75유로, 10만원 돈이다.

특별히 고급 음식점을 다니지 않아서 다른 데서는 저녁에 와인 한병씩 시켜서 같이 먹어도 50유로 정도면 되었는데, 이날 먹은 점심이 이번 여행 가장 비싼 식사였던 듯.



점심을 먹고 차로 돌아가다 수퍼가 보여 물과 간식거리를 좀 샀다.

혹시나 했는데, 주차안내(?)를 해줬던 그 아저씨는 여전히 근처를 서성거리며 또 낚시를 하고 계셨다. 이거 내국인들에게도 하는 걸까 궁금하긴 하나, 마주쳤는데 또 환하게 웃는다. 어쩔 수 없이 이젠 잔돈이 있으니 2유로인가 주고 기분좋게 인사하고 왔다.


벌써 오후 3시반이 넘었다. 다음 목적지는 Bra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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