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nerary/16 : Italy Swiss

Andermatt, Thun, Interlaken, Grindelwald

by edino 2016. 10. 3.

숙박에 조식 포함이었는데, 작지만 레스토랑을 겸하는 호텔의 조식이니 괜찮지 않을까 기대했다.



처음 나온 오트밀 같은 것 섞인 요구르트가 매우 훌륭했는데, 이후 나온 것들이 다채롭지는 않았지만 잼 등 모든 것의 Quality가 훌륭했다. Kiwi에게는 커피 대신 코코아밀크 같은 것도 챙겨주고, 따로 오믈렛도 만들어주고. 우리 외엔 옆자리에 노부인 하나만이 홀로 식사를 했는데, 이런 곳에 혼자라니 무슨 사연일까 싶었다.



조식을 마치고 여유롭게 동네 산책.

Andermatt는 자그마해서 여러날 묵으면서 볼 곳은 아니겠으나, 고갯길을 넘어 지나간다면 들러 쉬어갈만한 곳이다.

큰 카메라 들고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가족 사진 찍어주겠다고 자청하여 우리 카메라로 찍어주기도 했다.



날씨도 좋고, 아기자기한 마을 산책이 여유롭다.

마을 몇백미터라 찬찬히 둘러봐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을 하고 출발.


어제 오면서는 고속도로를 타지 않아서인지 비넷을 파는 곳을 찾지 못했다. 스위스의 비넷은 1년단위라 무려 40CHF. 열흘권이 있는 오스트리아보다 5배나 더 줘야 한다. 좀 아깝긴 해도 어쩔 수 없다. Info Center에 물어보니 100여미터 떨어진 우체국에서 판다 하여 가서 사서 붙였다. 유로도 받고, CHF로 거스름돈을 준다.



알고보니 Stelvio Pass와 더불어 유명한 스위스의 패스들이 Andermatt 근처였다.

Furka Pass, Grimsel Pass, Susten Pass.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우리가 가려는 Interlaken쪽으로 가려면 이중에 하나는 지나가야 한다.

Furka Pass와 Grimsel Pass는 세트로 지나갈 수 있어서 그쪽으로 가는 것도 괜찮겠지만, 어제 Stelvio Pass에서 고갯길은 충분했다. 운전하는 나나 동생보다 어머니가 더 긴장을 해서, 그냥 좀 덜 고갯길인 Susten Pass로 경로를 잡았다.



Stelvio Pass에 비하면 양반이고, 드라이브를 즐기기엔 더 낫다. ㅎㅎ



날씨가 좋아 오늘도 다행.

이런 고갯길들은 11월부터 6월까지 종종 폐쇄되기도 한다고.



Susten Pass는 정상에 올라도 Stelvio Pass 만큼 사람이나 뭐가 많고 그렇진 않다.

그저 잠깐 쉬어가는 곳 정도. 빙하 녹은 물이 고여 있고 그렇다.



Andermatt에서 Susten Pass를 넘어 Interlaken까지는 1시간반 가량 걸린다.

일단 Interlaken까지 왔는데 그때까지도 별 계획이 없다가, Thun에 가보기로 한다.


다시 30분 정도 가는데 Thun 호수를 옆에 끼고 가는 풍경이 멋지다. 호수 물이 한참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게 아니라 바로 옆에 찰랑이는 느낌이 들어, 비가 많이 오면 넘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Thun에 도착. 마트 주차장 겸하는 곳을 찾았는데, 스위스에서는 Chur에서도 그렇고 마트를 이용하더라도 주차비를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역시 정보가 별로 없어 구시가 탐방으로 시작.



오랫만에 제법 큰 도시로 왔으니 '밥'다운 밥을 먹고자 중국식당을 찾았는데, 점심시간 지났다고 서빙 종료. -_-;;



Thun호수에서 아레강으로 흘러드는 물을, 다리를 겸하는 것 같은 옛날식 댐이 막고 있다.

배고픈 일행을 끌고 다니려니 이런 풍경도 맘놓고 구경 못하고 쫓기듯이 식당 스캔.



아레강 근처에서 식당들을 발견하고 들어갔는데, 하나는 식사시간 종료였고, 다른 하나는 많이 먹다 와서 별로 끌리지 않는 이탈리아 음식을 두배씩 주고 먹으려니 영 내키지 않아 그냥 나왔다. 하여간 스위스는 정말 비싸다.



결국 주변을 좀 헤매다 전혀 비싸지 않아 보이고 전혀 세련되지 않은 햄버거 집에 들어갔다. 가격이야 스위스는 맥도날드도 비싸다니 그러려니 했는데, 맥도날드 정도 가격인데 생각보다 맛은 괜찮았다. 이날은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반팔 입고도 상당히 더웠는데, 안쪽에도 에어콘은 없어 2층 바깥 자리에 앉았다. 밖을 내다보니 강물로 풍덩풍덩 뛰어드는 사람들. 물살도 제법 있지만 수영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점심을 먹고 Thun 구경을 적당히 끝내고 다시 Interlaken으로.

이번에도 주차는 Interlaken West역 근처의 마트. 이번에는 Coop과 함께 스위스 소매업계를 양분한 듯한 Migros였다.



20년 전에 왔던 Interlaken과 느낌이 사뭇 다르게는 느껴지는데, 생각나는 풍경이 하나도 없다.

Interlaken이 이렇게 번잡한 곳이었나 하는 생각만...


20년 전 스위스 기억이 뒤죽박죽이라 다시 한번 얼마 안되는 그때 사진도 보고, 여행 다니며 적어놓은 일기도 아주 오랫만에 펴보았다. 참 어처구니 없이 돌아다녔다. 이건 나중에 다시 한번 정리해봐야겠다. 아무튼 내가 Bern이라고 생각했던 곳은 사실 Lausanne이었다. Interlaken 사진에 나와있는 그때 묵었던 YH을 검색해보니 나온다. Interlaken OST 역에서 내려 그 YH(Balmer's) 가는 길을 찍어보니 이번에 Interlaken에서 지나온 곳과 겹치질 않는다. ㅎㅎ 역시 낯선 이유가 있었다.



Interlaken을 둘러보는데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진다. 비올 때 걷는 게 그닥 내키지 않던 어머니와 yeon, Kiwi는 곧 마트로 퇴각하고, 나랑 동생만 번화가인 Höheweg를 따라 Interlakent OST 역 근처까지 걸었다. 그런데 어느덧 빗방울이 굵어진다. 열심히 되돌아 갔으나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어느 호텔 앞 처마에 대피.



금방 지나갈 것 같던 비가 길어져 호텔 구경이나 했다. 꽤 고급 호텔인지 묵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랍계 같다. 대가족(여러 부인들과 자식들?)이 승합차로 우르르 같이 다닌다. 한참을 이 호텔 앞에서 기다려도 지나가는 비가 아니어서, 약간 비 맞는 것을 감수하고 뛰어 갔는데, 그 호텔 부근만 지나면 거의 처마 같은 것들이 잘 이어져 있어서, 많은 비를 맞지 않고 마트까지 되돌아갈 수 있었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이번 여행 중 가장 비싼 Grindelwald의 2박 숙소로 출발.

처음으로 airbnb를 통해 예약하였다. 좋아서 비싸다기보다는 시기와 장소 때문에 비싼 듯.

이번에 가는 곳들은 airbnb에 숙소가 그다지 많지도 않았고, 싸지도 않았고, 1박 묵는 곳에서는 체크인의 번거로움 때문에 대부분 호텔을 이용하게 되었다.


잘 찾아와서 미리 집주인이 알려준대로 우편함을 열어보았는데 이상하게도 한국 사람 이름이긴 한데 내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이 써있었고, 묵는 날짜도 틀리게 적혀 있다. 비는 오고, 그 와중에 누군가가 우리가 묵을 집에서 나왔다가 들어간다. 일단 집 앞이라 집주인이 알려준 와이파이가 접속이 되어서 문제가 있는 듯 하다고 메시지를 남기니 금방 답이 온다. 자기 딸을 시켜 썼는데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예약한대로 묵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독채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커서 주인네가 1층에 묵고 있었고, 2층이 세 집 정도로 따로 분리되어 있었다. 알고 보니 옆방 하나에도 한국사람들이 묵고 있었다.



방은 생각보다 작았지만 깔끔했고, 주방시설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방에서 보는 view도 위 사진과 같다.

여기서 묵는 이틀 동안 저녁도 아침도 모두 해먹기로.


기차역이 걸어서 5분도 안걸릴 거리라, 걸어가서 내일 융프라우행 열차를 예매하고 왔다.

할인을 받아도 어른 1인당 135CHF, 아이도 25CHF. 돌로미티 3일 무제한 리프트권보다 비싸다. -_-;;


96년에 Interlaken에 왔을 때도 10만원쯤 했던 것 같다.

그때 단체 30인인가 30% 할인이 있었는데, 한국인들이 YH 등에서 모여 즉석 단체로 표를 끊는 행태가 문제가 되어 단체 할인이 없어졌다던가 그런 얘기가 있었다. 나는 그때 좀 고민하다가 융프라우를 포기하고 번지점프를 했다. 대신 알프스 설경은 훨씬 싸게 샤모니에서 Aiguille du midi를 케이블카로 올랐었다. 융프라우를 20년 뒤에 아이까지 데리고 이런식으로 다시 오르게 될 줄이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