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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16 : Italy Swiss

München, Innsbruck

by edino 2016. 9. 4.

8월에 사연 많은 여행을 다녀왔다.

시작은 어머니가 칠순 기념으로 같이 해외여행 한번 같이 가고 싶다고 하시면서부터.

사실 칠순은 내년인데, 아직 다닐만 할 때 다녀오고 싶으시다고. 나도 한번쯤은 부모님 모시고 다녀오고 싶었고.

어머니는 왠만한 곳 안찍어본 데가 드문지라, 어디 가시고 싶으시냐 여쭸더니 처음엔 캐나다가 나왔다.

나는 최근에 장거리비행이 너무나 부담스러웠던지라, 캐나다 서부까지는 한번 알아보았다. 중간에 비행기를 타지 않고는 운전시간이 상당한 부담이었다.


그래서 대안을 고민해보았는데 아시아에서는 마땅한 답이 안떠오른다.

그때 떠오른 곳이 작년에 알게 된 돌로미티.

비행 횟수와 운전 거리를 최소화 하고자, 나는 돌로미티와 꼬모 호수 등 북이태리 위주의 일정을 짜보려 하였다.


그런데 이태리 알프스를 이야기했는데 어머니는 스위스 가는 줄 아신다. 스위스는 다녀오신 적 있으나 취리히와 루체른 정도 다녀오신 것 같고, 최근에 주변에서 스위스를 많이 다녀오신 것 같아 스위스에 대한 선호가 강하신 듯. 돌로미티는 일단 들어보지 못한 곳이고, 꼬모는 가보셨는데 실망스러웠다고.


은근한 눈치 때문에 목적이 목적이니만큼 스위스를 무시할 수는 없었고, 결국 내가 미는 돌로미티와 스위스를 섞은 일정으로 정해졌다. 항공편 목적지는 뮌헨. 취리히 직항은 표가 일찍부터 매진이기도 했고, 돌로미티와 스위스를 다 돌면 취리히가 차량 이동거리를 줄이기에 크게 유리할 것도 없다. 차량 이동거리를 줄이려면 비행기를 한번 더 타고 편도 반납을 해야했으나, 편도 반납은 가격을 떠나서 되는 경우 자체가 많지 않았다. 다른 건 몰라도 렌트와 항공편은 동시에 고려해야 하다보니 뮌헨 in/out으로 결정.

Kiwi 방학 때 맞춰 가느라 성수기 표를 비싸게 구할 수 밖에 없었다. 예약은 여러번 걸었는데 일정을 확정하기 전까지 예약을 갱신하면 표값이 계속 올라갔다.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하여 결제하였는데, 그 이후로 한참 싸지더군. -_-;;
아버지는 해외여행이 고생스럽고 싫다고 거부하셔서, 어쩔 수 없이 어머니와 동생까지만 함께 하였다.
동생은 오히려 나중에 비행기표를 따로 끊어서 훨씬 싸게 샀다.



한꺼번에 고려할 것이 많아 큰 일정은 나 혼자 다 짜야했고, 작년 터키, 이태리/프랑스에 이어 루트 짜기 혼자하려니 은근히 짜증도 났다. 큰 일정은 내가 정했으나, 세부일정은 돌로미티까지는 내가 짜고 나머지 스위스 일정은 일부 yeon과 동생에게 위임했다. 총 8박의 일정 중에 첫날과 돌로미티 3박, 그린델발트 2박은 예약하였고, 나머지 2박은 어디서 묵을지도 미정인채로 출발. 사실 돌로미티 세부 일정도 비행기에서부터 공부 시작.

어쨌든 뮌헨공항에 도착. 공항은 독일에 대한 기대대로 깔끔하다.
뮌헨은 20년전 유럽 배낭여행 때 프라하를 가기 전에 잠시 들렀지만, 사진도 별로 없고 기억에도 거의 없다.
이번에 in/out이 뮌헨이니 앞뒤로 시간이 되면 뮌헨 구경도 괜찮겠으나, 일단 유럽에 들어간 첫날의 숙박은 인스부르크이다.



한참 더운 폭염의 서울을 뒤로 하고 내린 뮌헨의 공기는 무척 청량하였다.

어찌된 일인지 거의 1시간이나 비행시간이 단축되어 일정도 여유가 있다.

렌트카를 찾으러 공항을 나와 건너편으로 간다.


agency를 통해 Hertz에서 사전결제로 예약하는 방법이 있는데, 견적을 내보니 super cover로 해도 생각보다 가격이 괜찮아서 Hertz로 결정. 현지에서 동생을 운전자로 추가해야 하는데, 데스크 직원이 Gold Member는 추가 운전자 공짜라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배우자만 된다고. 나오면서 사인한 계약서가 독일어로만 되어 있어서 나중에 내용 파악하는데 한참 걸렸다. 그래도 다섯명 꽉채워 운전하고 다녔으니 교통비는 상당히 절약한 편.


독일이 다른 유럽 나라들보다 렌트비가 저렴하다는데, 우리처럼 이탈리아로 가려는 경우에는 Benz, BMW 등 고급 차량이 나오는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예약시 이태리 간다고 미리 말해도 소용이 없고, 수량이 많지 않은 오토 차량이라 혹시라도 이태리 가면 안되는 차량이면 골치 아플 수 있었는데, 다행히 우리에게 나온 차는 이태리도 문제 없는 Jeep Renegade. 멀리서 보고 나름 SUV라 우리집차 생각하고 트렁크 자리 넓으려니 좋다고 생각했는데, 트렁크 열어보고 깜놀. 정말 좁아서, 우리 3가족의 대형 캐리어 하나와 어머니의 대형 캐리어 하나만 넣어도 안닫힌다. 방법을 바꿔 눕히지 않고 옆으로 세워서 2개를 넣고, 동생의 작은 캐리어는 남은 공간에 우겨넣고 겨우 닫을 수 있었다. 공항에서 공항까지 계속 렌트이기 때문에 가져올 수 있었던 컵라면과 햇반 등 식량이 든 박스는 다니다 보면 줄어들겠으나, 당장은 뒷자석 시야를 가렸다.



어쨌든 렌트시에 일어날 수 있을 복잡한 우려사항들이 해소되고 차를 끌고 일단 출발하니 마음이 가볍다.

일정을 짤 때 최대한 하루에 장거리 이동을 적게 하고자 했는데, 뮌헨공항에서 돌로미티에서 처음 묵을 곳까지는 3시간 반 가량 걸린다. 저녁시간 다 되어 내렸는데 장거리 비행 뒤에 바로 그만큼 가기는 무리인 것 같았고, 다음날 아침부터 3시간반 가량 이동하는 것도 시간이 좀 아깝기도 해서, 첫날은 돌로미티로 가는 길에 2시간 가량 가면 있는 인스부르크에 호텔을 잡았다.


오기 전에 여기저기, 특히 유빙 카페에서 정보를 많이 얻었는데,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에서는 고속도로를 타려면 비넷이라는 스티커를 구입해서 차 앞유리에 붙여야 한다. 오스트리아는 열흘짜리인가 그런데, 한번 지날 뿐이니 아깝기도 하지만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 근처 휴게소에 잠시 들러 비넷을 사서 붙이고 물과 음료수 등을 샀다.



호텔에는 다행히 비행시간이 단축되어 초행인데 어둡지 않을 때 도착할 수 있었고, 도로 상황도 좋았고, 이번에 구입한 Sygic 네비 유료판도 길찾는데 큰 어려움이 없게 해주었다. 거의 잠만 잘 숙소였기 때문에 고를 때도 평점과 가격과 위치만 보고 대충 정한 호텔. 우리 3가족과 어머니/동생 따로 방 2개인데, 바로 옆방으로 주어서 편했다. 샤워시설이 좀 별로였지만 그럭저럭 비싸지 않게 묵어갈만 했다. 조식도 포함이라 좋고.



짐을 대충 올려 놓고, 우선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오기 전에 인스부르크 일기예보를 보니 15도라고 해서 깜짝 놀랐었는데, 정말 시원하다기보다 쌀쌀할 정도. 여기 사람들도 대부분 점퍼를 걸쳐 입고 있다.


인스부르크도 20년전 유럽여행때 왔던 곳이긴 하나, 필름 시절이라 사진도 많지 않고 기억도 구체적이지 않다. 그래도 확실하게 인상적으로 기억나는 것은 바로 이 강물의 색깔. 석회 성분이 녹아 그런 것일텐데, 푸른색과 에메랄드 빛의 중간쯤이랄까, 강의 색깔로 꽤 인상적이었다.



그에 더해 이번에 느낀 건 물살이 무척 빠르다. 사실 여기는 Inn강 본류는 아니고 지류 정도.



일단 먹을 곳과 슈퍼마켓 등이 있을 것 같은 기차역쪽으로 왔다.

시간이 좀 늦었는지 슈퍼마켓 등은 이미 닫았고, 전반적으로 다니는 사람도 적어 한산했다.



식당도 미리 찾아본 게 없어서 둘러보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케밥집이 기차역 건너편에 있었다.

비행기에서 마지막 식사 시간이 애매해서 배가 많이 고픈 사람은 없어 2세트만 시켜 온가족이 나눠먹었다.

맛도 있지만 가격 또한 케밥집의 미덕. 음료와 물 등도 샀는데도 15유로가 안되었다.



첫날의 미션은 역시 빠른 시차 적응.

모두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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