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 마지막 날.
비행기는 저녁 시간이기 때문에 오늘도 꽤 시간은 있다.
오전에는 호텔 수영장.
지난번 숙소의 수영장보다 물도 따뜻하고 시설도 더 좋다.
이번에도 우리 가족 전세.
학교 수영장처럼, 이곳도 천장이 뚫려 있어 햇빛이 들어오는 것이 좋다.
바닥이 훤히 비치고 물도 유난히 맑아 저 물 속에 떠있는 기분이 좋다.
오전에 수영후 체크아웃하고 짐을 맡겨두고 향한 곳은 1933노장방(라오창팡).
1933년에 지어졌다는 원래 도축장 용도의 건물인데, 겉모습도 특이하다.
원래의 도축장 용도로 더이상 사용되지 않고부터는 흉물처럼 방치되다, 2000년대 중반부터 새롭게 조명을 받아 문화공간과 상업시설들이 들어서고 있다고 한다.
내부 구조가 무척 독특하다.
냉방 효과 등 효율적인 도축을 위한 설계라는데, 무지막지한 용도에 비해 그 독특함이 아름다울 정도.
과연 순전히 실용적 목적만으로 이렇게 독특한 구조가 나올 수 있는 것일까 의아하다.
여행가기 얼마전에 가본 동대문에 만들어둔 DDP가 생각이 났다.
들였을 비용이라던가, 공간의 비효율성이 참 별로였는데, 이곳은 옛 건물을 재활용해 훨씬 더 볼만한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요기도 할 겸 쉬어가기 위해 내부의 한 까페에 갔다.
인형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컨셉.
이 까페에서는 계속 한국노래를 틀어주고 있었는데, 아는 노래는 없었다. 그중에 한 노래가 귀에 들어와 나중에 찾아보니 투개월 노래였다. 길 가다가 한국 노래도 자주 들려오고,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한국 방송 프로그램 보는 사람들도 종종 보이고, 한류가 있기는 있나보다.
건물 위쪽으로 올라보면 이런 모습.
바깥으로는 이렇게 낡은 주택가와 개발되었거나 개발중인 곳들이 혼재된 풍경.
다음으로 마지막 행선지로 정한 곳은 모간산로 50호. 택시를 타고 갔다.
입구로 향하는데 어느 나라인지 알기 어려운 그래피티 가득한 벽과 그 앞을 지나는 독특한 복장의 언니들.
이곳도 옛 공장터를 예술단지로 재활용한 곳.
바깥은 산만하게 개발되어 있지만, 안쪽은 제법 정돈된 느낌.
건물마다 갤러리들이 가득하다.
신난 Kiwi군.
들어가본 몇몇 갤러리들의 작품들이 특별히 인상 깊진 않았어서, 개인적으로는 1933노장방이 더 볼만했다.
다시 짐을 찾으러 호텔로 돌아온 김에, 와이탄에 마지막으로 한번 더 들러보았다.
낮의 와이탄은 처음인데, 역시 조명 들어온 밤이 더 훌륭하긴 하다.
공항 라운지에서 발견한 신라면 컵라면.
여행 오면 한국에서보다 라면을 더 먹게 된다.
2015년의 여행은 이제 끝.
다음은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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