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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15 : Italy France

Amalfi

by edino 2015. 8. 6.

아말피 호텔에 미리 연락하여 예약한 주차장 위치는 네비로 확인해보니 호텔에서 2~300미터 떨어진 곳이었다.

문제는 호텔측에서 보내온 이메일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던 것.

그쪽에서 주차장이 몇시부터 몇시까지 들어갈 수 없다는 둥 그런 내용을 붉은색 큰 폰트로 강조해 두었는데, 혹시 시간 안맞으면 앞에서 잠깐 기다리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그냥 갔다. 사실 메일을 다시 읽어봐도 이게 그 얘기였구나 짐작하긴 어려웠다. -_-;


어떤 상황이었냐 하면, 호텔과 주차장 모두 아말피의 ZTL 안쪽에 위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말피에 ZTL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마저도 입구가 매우 좁아서, 네비 따라 가다가 우회전할 곳을 그냥 지나쳤다.

다시 돌아와보니 그 앞은 작은 바리케이트 같은 것으로 막아두었고 앞에 경찰이 서 있었다.

yeon이 내려서 물어보니, 이 ZTL이 또 특이해서 시간대 별로 통행이 가능한 시간이 있다. 호텔에서 메일로 알려준 시간은 주차장의 사정이 아니라 ZTL의 통행 가능 시간이었던 것이다. 확실치는 않지만 호텔에서 미리 우리 차번호와 차종을 꼭 알려달라고 한 걸 보면, 통행 가능한 시간이라도 아무 차나 들어가면 안되고, 호텔이나 주차장이 나중에 요청해서 기록을 지우는 방식인 것 같다.


사정을 알고 나서 시간을 보니 아직도 통행 가능한 시간까지는 30여 분이 남았다.

ZTL 입구 앞은 광장처럼 되어 있고 로터리식으로 차들이 다니며, 버스터미널과 작은 주차장, 인파가 겹쳐 매우 어지럽다. 오래 차를 세워두기는 어렵다. 어쩔 수 없이 강제 드라이브. -_-;; 아말피 해안은 잠시 차를 대고 경치를 구경할 만한 곳도 찾기 어렵다. 이럴 줄 알았으면 라벨로에서 쉬면서 나 혼자 Villa Cimbrone라도 다녀올 걸. ㅠㅠ 앞으로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은 좀더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겠음.



시련이 끝은 아니었으니 호텔 앞에 yeon과 Kiwi를 먼저 내려주고 주차하는 데도 애를 좀 먹었다.

네비가 알려준 위치로 가도 해당 주차장이 보이지 않는다.

되돌아 내려오려는데 앞차가 길을 막고 가만히 서있다. 자세히 보니 건물벽에 신호등이 붙어 있고 빨간불이 들어와 있다. 앞에는 건널목도 없고, 교차로도 아닌데. 게다가 신호는 왜이리 긴지 10분은 서있었던 기분. 나중에 보니 여기도 라벨로 올라갈 때처럼 길이 좁아 시간대별로 한 차선을 나누어 한 방향으로만 차가 다닌다. 다시 올라올 때 보니 반대쪽에서의 신호등도 눈에 띄었다. 처음 올라갈 땐 보지도 못하고 그냥 올라갔는데, 설마 신호 위반으로 나중에 딱지 날아오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암튼 이곳은 길이 좁아 한번 내려오면 ZTL 입구까지 거의 다 내려와서 다시 차를 돌려 올라가야 한다.

다시 올라갈 때에도 신호 한참 대기, 다시 올라가 살펴봐도 해당 주차장은 보이지 않는다.

내려서 내가 가려는 곳과는 이름이 다른 주차장에 서있던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자기네 주차장이랜다.

자세히 보니 작게 그 이름도 써있다. -_-;;



간신히 차를 세우고 이미 yeon이 체크인한 호텔로 갔다.

호텔은 알록달록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데, 깔끔하고 넓이도 쾌적하게 지낼 만하다.

무엇보다 Location, Location, Location!

아말피 마을의 중심인 두오모가 바로 앞이고, 바다까지도 가깝다.


사실 포지타노는 왠만한 숙소가 다 위치가 애매할 것 같고, 아말피는 왠만한 숙소가 다 위치가 좋을 것 같다.

포지타노 마을이 워낙 급경사라 그렇다.

아무튼 우리는 바로 수영복 갈아 입고 바다로 출동.



해변이 몇 군데로 나뉘어 있는데, 그냥 놀 수 있는 곳과 구분되어 파라솔과 자리를 빌려주는 곳이 있다.

한명이 카메라, 지갑 등 짐을 지키려면 땡볕에 있을 순 없어 20유로를 주고 자리를 빌렸다. 비치 타올도 같이 빌려준다.

싼 건 아니지만, 아말피에서 편하게 해수욕하는데 온가족이 20유로라고 생각하면 아까운 생각은 안든다. ㅎㅎ



해는 이미 많이 내려왔지만, 햇살이 따갑지 않고 충분히 덥다.



물은 상당히 깨끗하다. 작은 물고기들도 많이 보이고.

사실 바다쪽만 보고 수영하면 어느 바다에서 노나 별 차이 없겠지만, 뒤돌아 보았을 때 보이는 이 마을 풍경은 사랑스럽다.

포지타노에서는 바다에 몸을 못담가서 그런지 이런 애정은 안생겼는데. ㅎㅎ



사실 혼자 여행하거나, 우리에게 Kiwi가 생기기 전에는 바닷가를 가도 바다에 들어가는 일이 없었던 것 같다.

같이 다니면서 바다에 들어가 놀면 그 시간이 더 뿌듯하게 느껴진다.

구경하고 사진 찍으며 다니는 것도 여전히 좋지만, 멋진 곳에서 음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든, 수영을 하며 시간을 보내든, 한 자리에 멈춰 있는 시간이 더 행복한 시간들로 남아 있다.


전에는 아직 안가본 곳들에 대한 열망이 컸지만, 물론 아직도 안가본 곳들이 널리고 널렸지만, 언제까지 새로운 곳만 찾아다닐 건가 싶기도 하다. 요즘은 여행 다니면서도 여기 다시 오게 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리고 다니는 동안에도 다음엔 어디 가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ㅎㅎ



수영을 하고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홀가분하게 마을 구경 겸 저녁 먹을 곳을 찾으러 나섰다.



두오모 앞 광장은 한참 활기차다.



활기찬 광장 근처에서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겠으나.



바닷가에서 저녁이 더 근사할 듯 하여 찾아간 곳은 Restaurant Marina Grande.

아까 우리가 수영했던 자리가 이 레스토랑 바로 앞이다.

사실 호텔에서 나오기 전에 약간 검색을 해서 봐둔 곳이다.

들어갈 때 보니 나처럼 tripadvisor를 많이 참고하는 사람이면 호텔이나 식당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부엉이 마크가 있다.

tripadvisor 랭킹으로 아말피 식당 100개 중 2위.



아쉽게도 예약을 안하면 인기 식당에서 창가 자리를 차지하긴 어렵다.

호텔도 제대로 못알아보고 와서 바로 전날 예약하는 판인데 식당 예약까진 무리였지만, 그래도 이런 쪽은 좀더 부지런하면 좋긴 하겠지.



수영하면서 실컷 본 바다고, 바다 자체가 너무 예쁘고 그런 건 또 아니어서, 우리 자리도 나쁘지 않았다(고 위안을. ㅎㅎ)



술마시면 다음날 속이 안좋아 일정에 지장을 줄까봐 여행지에서 술은 자제하는 편인데, 너무 안마시면 그 또한 서운하지 않겠는가. 여행지의 분위기가 술을 부르는 일이 많다 보니, 결국 조금 줄이는 정도지 은근 자주 마시게 된다. 그래도 작은 병으로 시켰다. ㅎㅎ


여행지가 와인의 산지라면 가급적 그곳의 와인을 마신다.

그곳 아니면 맛을 보기 힘든 와인인 경우가 많고, 가격도 다른 데서 옮겨온 것보다 상대적으로 쌀 것이며, 보관이나 운반에 있어서도 최상의 것일테니 말이다. 또한 그 지방의 날씨, 음식과 잘 어울리기도 할 것이고.


이것은 라벨로의 와인이다.

차게 아이스버킷에 서빙해 주는데, 와인잔은 스템이 없는 걸로 주어 특이했다.



리조토와 문어요리 3종세트, 그리고 Pork로 시켰는데 다 떨어졌다고 해서 Chicken으로 바꾼 고기 요리.

모두 맛있었지만, 특히 리조또가 맛났었다.

아말피에서의 시간은 여행 시작 후 처음으로 제대로 여유로와 더 좋았다.



새벽에 깬 Kiwi는 피곤하니 일찍 잠자리에 든다.

오늘도 밤마실은 나 혼자.



더 올라가다 보면 인도가 이런식으로 되어 있는 곳도 있다.



촛점이 살짝 나가서 마음에 드는 사진. 낮에 주차하고 내려왔던 주차장 근처다.

여기만 2차선으로 구분되어 있어 한쪽에는 차가 신호 대기하고 있고, 다른쪽으로 반대방향 차가 지나간다.



이 위로는 사람들이 별로 안다닌다.



다시 두오모 근처.

이 시간에 들어가 볼 수는 없지만 계단을 올라봤다.



계단에도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 이 시간을 즐기고 있다.



다시 바다쪽에서의 야경을 보러 ZTL 입구로.



ZTL 입구는 바로 main 해안도로에 접해 있다.



방파제로 나가본다.

야경 또한 근사하다.

아말피가 점점 좋아진다.



낮에 여기까지 나와봤으면 아말피 마을 전경을 파노라마로 찍기 좋았을텐데, 야경은 파노라마로 찍기 힘들다.

아쉬움은 또 구글맵으로 달래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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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도로 따라 좀더 걸어봐도 역시 좋다.



늦게까지 해변에 남아 있는 가족들도 있고.



아말피의 밤은 정말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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