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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15 : Italy France

Positano #2

by edino 2015. 8. 4.

7월 7일.

어제에 이어 여전히 시차 적응이 안된 Kiwi는 새벽부터 깨었다.

제일 늦게까지 침대에 있었지만 나도 결국 일찍 일어났다.


호텔 조식 시간도 되지 않은 이른 아침.

그래, 차라리 해 나기 전에 일찍 바닷가 근처라도 다녀오는게 좋겠다 싶어, 옷 갈아입고 바로 출동.



자고 일어난 Kiwi는 쌩쌩.

하지만 저렇게 힘이 남아 돌아 뛰어다니다가도 언제 다리 아프다고 퍼질지 모른다. ㅎㅎ

폼페이에서도 힘들다 하다가도 잠깐 틈나면 또 뛰어다니고, 금방 힘들다 그러고 반복.



아직 해가 안나서 지금은 괜찮지만, 바다까지 갔다 오면 힘들다고 징징댈 거 같다.

대략적인 풍경은 여기서도 충분하니 여기까지 보고 철수하기로. ㅋㅋ



어제부터 아주 맑은 날씨는 아니다.



저 자주색 꽃, 이름은 모르겠는데 이탈리아부터 남프랑스까지 여행기간 내내 참 많이 보았다.

올라올 때 Kiwi는 역시 힘들어했다. ㅎㅎ


새벽에 짧게 다녀온 것은 아주 잘한 선택.

어차피 하루에 두 번 해수욕 할 일정도 아니고, 아말피에 가서 수영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아침부터 버스도 다니고 있다.



숙소 주변에서도 온 길로 약간 걸어 돌아가면 이렇게 마을 풍경이 보인다.



마을 입구 쯤에는 이런 동굴같은 곳이 있다.

돌로 작게 집 모양들을 조각해 놓았다.




마을 한바퀴 산책하고 돌아와 아침 식사.

따로 식당 공간이 아니라 프론트와 입구 공간을 활용하여 조식을 준다.



사실 조식을 발코니에 갖다줄 수도 있다고 했는데, 대단한 뷰도 아니고 해를 피하기도 만만찮은 것 같고 해서 그냥 내려가서 먹었다. ㅎㅎ



체크아웃을 하고 다시 출발.

오늘은 어제에 비하면 한결 여유로운 일정이다.

라벨로라는 작은 마을에 잠시 들렀다가 오늘 밤에 머무를 아말피로 간다.

포지타노에서 아말피까지는 40분 정도, 그리 멀진 않아도 시간은 좀 걸리는, 어제보다 조금 더 꼬불꼬불한 해안도로.

라벨로는 아말피를 지나쳐 20분 정도 더 가면 된다.



절경으로 유명한 아말피 해안도로이지만, 운전자에겐 사치이다. ㅠㅠ

사실 처음 계획을 짤 때 이탈리아도 차량이 우측 통행이니 살레르노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야 해안도로에서 더 바다 쪽으로 도니까 풍경 감상에 좋을 줄 알았다. 그런데 위 사진처럼 오히려 가끔 뒤를 돌아보았을 때 풍경들이 더 좋은 경우가 많았다. 드라이브 하면서 풍경 감상을 위해서는 아말피->포지타노 방향이 더 좋은 듯.



운전 때문에 제대로 구경을 못하니 yeon더러 사진이라도 좀 찍어달랬는데, 몇 장 성의없이 찍고는 어지럽다고 뻗어버렸다. -_-;



호텔 아주머니께서 체크아웃 할 때 아말피로 간다고 하니 가는 도중에 있다고 알려준 곳이다.

저기 앞에 보이는 건물 같은 것이 사실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이다.

그 위에 씌여 있는 Grotta dello Smeraldo가 이곳의 명칭. 에메랄드 동굴 뭐 그런 뜻이라고.

우리는 가지 않기로 한 카프리의 푸른동굴과 비슷하다는 식으로 얘길 해서, 지나치다 보이면 들러보자 싶었다.

사실 이걸 설명해줄 때 명칭이 이태리어니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었는데, 운전하는 와중에 저 글자들을 읽고 발견한 것도 장하다. ㅋㅋ


사실 카프리의 푸른동굴은 일단 카프리에 가야 하고, 거기서 또 배도 빌려서 타고 가야 하고, 성수기에는 그 앞에서 배로 길게는 2시간씩 뙤약볕에 대기해야 할 수도 있다 하고, 파도가 안맞으면 아예 못 들어갈 수도 있다고 하니, 애초에 Kiwi와 함께는 시도 자체가 무리다. 그러던 중에 이런 곳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으니 예정엔 없었지만 가보게 되었던 것. 


저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는데 Kiwi가 잔뜩 얼은 표정이다.

사실 나도 좀 무서웠던(?) 게, 지하 갱도 같은 곳으로 내려가는 느낌이라 묘하게 폐쇄공포를 자극하는데다, 별로 믿음직스럽지도 않은데 행여 고장이라도 나면 도대체 얼마나 갇혀 있어야 고쳐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이다. -_-;



엘리베이터는 따로 요금을 받는 건 아니고, 배까지 합쳐서 인당 5유로인 셈인데, 사실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와서 입구만 구경하고 간다고 누가 뭐랄 사람은 없다. 아이는 따로 요금 안받으니 카프리 푸른동굴의 대신으로라 치면 아주 싸고 편하다.


물론 덜 유명하고 싼 건 이유가 있다. ㅎㅎ

일단 이곳은 푸른동굴처럼 저 푸른 빛이 나는 곳으로 몸을 숙여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사진의 오른쪽에 보이는 동굴 입굴로 걸어 들어와 왼쪽의 저 푸른 빛이 들어오는 걸 구경하는 게 전부다. 동굴 내부 면적도 이 사진에 보이는 정도가 거의 전부. 배도 무슨 플라스틱 쪼가리를 대충 이어 붙여 만들어 놓은 것 같다. ㅎㅎ


배에 사람들 태우고는 사공 겸 가이드가 손님들 출신지 조사를 간략히 하고, 이태리어와 영어를 섞어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뭐가 영어고 뭐가 이태리어인지 잘 구분은 안된다. -_-;



그러니까 이곳은 푸른동굴과는 달리 아예 수면 위로까지 공간이 있는 동굴은 아니고, 수면 아래로만 뚫려 있는 곳 같다.

간만의 차로 수면 위까지 드러날 때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대부분은 잠겨있는 듯.

그래도 푸른 빛이 예쁘긴 하다.

근처에 가면 사공 아저씨가 노로 물을 흩뿌려 색이 변하는 걸 보여준다.

돌면서 동굴 안에서 기분 낸다고 노래도 좀 하고, 반대편으로 돌아갔을 땐 물속에 잠겨 있는 조각들을 보여주면서 뭐라고 설명을 해줬는데 못알아들었다.


그리고 내릴 땐? 노골적인 팁 요구. ㅎㅎ

우리가 가장 앞자리라 어쩔까 하다, 그냥 있는 잔돈(이라지만 몇 유로는 되었다) 다 털어 주고 나왔다.



우리와 달리 배로 이곳에 들러 구경하고 다시 배로 떠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두번 다시 타고 싶은 생각이 안들어 저기 옆에 계단이 보이길래 걸어올라갈까도 잠시 생각했다. -_-;;

결국은 타고 올라왔지만, Grotta dello Smeraldo를 추천하느냐고 묻는다면, 엘리베이터만 빼면 지나는 길에 들러볼만 하다고 하고 싶다. ㅎㅎ



위쪽에서 풍경도 좋다.



그리고 아말피를 지나 라벨로로 올라가는 길.

중간에 차가 밀려 멈춰서는 한참 동안 꼼짝을 안하길래 걱정을 했는데, 나중에 보니 이곳은 구간별로 너무 좁아 일방통행만 가능한 곳들이 있다. 길 중간에 신호가 있기도 하고, 사람이 통제하기도 하는데, 몇 분 동안은 차가 올라가기만 하고, 몇 분 동안은 차가 내려가기만 하는 식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 그 신호에 걸리면 한참을 기다리지만, 그 구간만 지나면 또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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