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날도 아침은 빵 등으로 해결하고, 이날은 Maui 북서부 일정.
숙소 자체가 북서부라 비교적 이동 거리는 길지 않다.
첫번째 목적지는 가장 먼 Nakalele Blowhole.
렌트카 보험을 적용받을 수 없는 곳이라던데, 도로 사정이 크게 나쁘거나 하진 않다.
다만 Ahihi Bay 갈 때와 마찬가지로 앞뒤로 차가 너무 없고, 꼬불꼬불길에 보험 적용이 안된다니 괜히 긴장이 되긴 했다.
조금 더 가면 아래로 가는 길은 딱히 길도 없는 험로 그 자체.
풍광도 마치 다른 행성인 듯 기괴하다.
내려가는 길엔 가까이 가면 빨려들어가 죽는다는 Warning 표지판(그것도 손글씨)과 누군가의 묘인지 그냥 기념물인지 모를 십자가가 서있다. (실제로 3년전에도 40대 남성이 빨려들어가 이후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ㅠㅠ)
게다가 날씨는 급격하게 나빠져서 마치 접근을 막기라도 하듯 비바람이 몰아쳤다.
나들이 복장으로 나선 yeon과 kiwi에겐 무리라 둘은 일찌감치 차로 되돌아갔고, 나는 조금 더 접근해보다가 몸이 너무 많이 젖어 그냥 되돌아갔다. 멀리서 Blowhole을 보긴 했지만 좀 아쉽긴 하다.
차로 돌아가니 비는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그쳤고. -_-;;
그치만 이 한번의 비쫄딱으로 yeon은 열이 나고 감기에 걸려버렸으니... 이후 며칠간 일정은 무리하지 않는 걸로.
혹시 Maui를 다시 간다면 그때 가까이 가보는 걸로.
다음은 돌아오면서 여기저기 전망 Point가 많다고 하여, 차를 댈 수 있는 곳은 다 세우면서 살폈다.
그중 가장 뛰어난 풍경은 이곳 Honolua Bay를 조망할 수 있는 곳.
아예 차가 다닐 수 있는 비포장도로로, 끝까지 가면 또 차들이 꽤 세워져 있다.
다들 어디 갔나 싶어 살펴봤는데 숲을 해치고 내려가서 스노클링 하기 좋은 숨겨진 해변이 있는 듯.
저 길 위에서는 이와 같은 풍경과,
이와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
뾰족한 침엽수림이 인상적이고, 멀리서 봐도 부유한 동네다 싶다.
여기도 스노클링 포인트인지 저 배들을 Base로 많은 사람들이 스노클링을 하고 있다.
다음은 Dragon's Teeth를 보러 갔다.
Navfree의 안내를 따라가니, 고급스러워보이는 골프장/리조트 단지 내로 들어가더니 주차할 수 있는 공간과 저런 바다로 향하는 길이 있다.
그 끝엔 이런 바다가 펼쳐져 탄성을 자아냈다.
내가 본 Hawaii 최고의 해변이었다.
상당히 Private 해보이면서 적당한 규모도 갖췄고,
바다를 위에서 조망할 수 있는 이 언덕이 특히 좋다.
그 위에 있는 집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의 차지일까.
여기 오는 동안에도 잠깐 비가 뿌렸었는데 순식간에 개어서 또 이렇게 쨍한 하늘을 보여줬다.
아무튼 아직 Dragon's Teeth는 못보았으니까 계속 가다 보면 이런 암석 지형도 나오는데..
흠 그런데 먼가 어케 보면 용 같기도 하겠는데 Teeth 같은 건 모르겠어서 좀 의아하다.
게다가 어디에서도 Dragon's Teeth라는 표지판은 보지 못하였다.
그래도 충분히 멋진 풍경을 보았으므로 만족하고 돌아갔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Dragon's Teeth 가는 쪽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왔다.
(Navfree의 실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글을 쓰고 있는 방금 알게 된 사실. -_-;)
그래도 덕분에 전혀 뜻하지 않았던 멋진 곳을 보게 되었으므로 만족.
자유여행의 묘미는 이런 우연들.
나중에 찾아보니 이 해변은 Oneloa Beach였다.
(Big Beach를 Oneloa Beach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여기는 Oneloa Bay에 위치)
하와이 여행 책자는 많아도 대부분 오아후섬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Maui나 기타 섬은 자세히 다루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해변도 어디에서도 추천하는 것을 본 적이 없으니 이 우연에 더 만족.
더군다나 Google 스트리트 뷰도 미치지 못하는 곳. ㅋㅋ
차로 다니며 눈호강을 하고, 다시 Lahaina 근처 번화가로 가서 점심 식사를.
계속 너무 비싼 것만 먹었다는 반성(?)으로 이번엔 Panda Express.
24불에 볶음밥 등 나름 푸짐하게 점심을 먹었다.
점심 먹고 돌아와서는 Maui의 두번째 숙소인 Hayatt Regency Maui Resort & Spa로 옮겼다.
Maui 4박중 굳이 숙소를 2군데 할 필요는 없었지만, 어느 곳이 더 괜찮을지 판단이 잘 안섰고, Westin은 플래티넘 카드 2박에 1박 무료를 사용하기에는 너무 비쌌다. 반대로 Hyatt는 요즘 priceline에서는 낙찰받기 어려웠고.
어차피 두 숙소 사이가 가까웠고, 무엇보다 렌트카가 있으니 호텔 옮기는 것이 그다지 번거로울 건 없었다.
오후는 어떻게 할까 하다가, Kiwi가 여행 전부터 여행책자에서 보고 하자고 했던 수많은 Activity들(철창 안에 들어가 상어 구경하는 것도 하자고. -_-;;) 중에 당첨된 Parasailing! 수영을 못해도 전혀 문제 없으면서 나이 제한도 문제가 없는 Activity 였다. 업체마다 제한은 다른데, 이곳 UFO Parasailing은 만3세 이상이고 한번에 타는 몸무게의 합만 일정 범위 안에 들어오면 1명부터 3명까지 가능하다.
우리가족 모두 처음 해보는 것이었지만, 생각보다도 무서운 게 전혀 없었다.
오히려 빠른 모터보트를 타고 생각보다 꽤 먼 바다로 나가는 일 자체가 더 긴장되는 일이었다.
한번에 3팀이 같이 나갔는데, 우리 가족 모두 한꺼번에 제일 먼저 타서, 내려온 후에도 다른 사람들 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약간 고역인 정도.
스릴은 별로 없으니 오히려 경치를 감상하기는 좋다.
생각보다 꽤 높이까지 올라간다.
800ft라 하였는데 아마도 줄 길이를 말하는 것이었으려나? 그럼 최고 높이가 150m 가량 되었으려나?
위에서 내려다보는 그 바닥을 알 수 없는 시퍼런 바다는 역시 두렵다.
Kiwi도 처음엔 좀 긴장했으나 즐거워했다.
높이 올랐다가, 바다에 젖을 정도로 약간 속도를 늦췄다가, 10여분간 타고 내려왔다.
가족 모두 같이 탔으므로 사진을 찍어줄 이가 없어 사진을 부탁하면 35불을 지불해야 했다.
자기들 카메라로 20여장을 찍어 SD카드에 담아주는데 촛점 나간 것도 많고 했지만 그렇다고 또 안찍기도 뭐하고.
좀 비싸단 생각은 들지만 어쩔 수 없다.
다시 Hyatt로 돌아왔다.
Hyatt와 Westin을 비교하자면 방은 Westin이 더 깨끗한 반면, Hyatt는 좀더 낡았으나 넓다.
둘다 Ocean View는 아니었지만 View는 Westin이 절대적으로 좋았고, 가격대는 Westin이 좀더 높다.
하지만 Westin의 절대적인 장점이 위치다.
지도에서는 Kaanapali 해변에 둘이 서로 거의 붙어있는 걸로 보였지만, 둘 간의 거리는 꽤 된다.
Hyatt가 해변의 끝쪽이라면 Westin은 중심이다. Hyatt에서는 리조트 이외의 곳에서 식사를 하려면 차를 타야 하지만, Westin에서는 걸어갈 수 있는 좋은 해변가 식당들이 많다. 또 Whalers Village와 그곳의 abc마트까지 걸어서 필요한 것을 사 올 수 있으니 매우 편리하다.
우리가 Parasailing을 했던 곳도 Westin에서는 바로 앞 해변이지만 Hyatt에서는 다시 차를 타고 가서 Whalers Village에 유료주차를 해야 했다.
물론 사람 많은 것이 싫다면 해변가가 조용한 Hyatt가 좋을 수도 있다.
Hyatt도 옆에 새로운 건물을 짓고 있는 것 같으니, 그곳이 개장한다면 또 어떨지 비교해 볼 만하겠다.
수영장은 둘다 해변과 맞닿아 있고, 비슷한 수준.
Parasailing 할 때 조교(?) 언니가 현지식으로 추천해준 Aloha Mixed Plate.
듣기는 들었으나 찾기 힘들 것 같아 아무데나 가서 먹으려고 Lahaina 쪽을 두리번 거리다가 우연히 발견하여 들어갔다.
과연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지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무척 오래 기다려야 했다.
그래도 80불이 넘었던 어제와 그제의 저녁에 비하면 50불 정도로 맛나게 먹었다.
다만 기다리다 지쳐 Kiwi는 많이 못먹고 잠들어 버렸다. -_-;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