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은 키치스러운(?) 포스터에 끌려서 보게된 것도 없지 않다.
포스터에 다 나와있다.
20년, 두사람, 어느날...
2006년 7월 15일에 시작하자마자 1988년 7월 15일로 건너뛰고, 2009년 7월 15일까지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1988년 7월 16일.
시작부터 화면이 예뻐서 영화에 대한 감이 좋다.
배경은 유럽. 미국에선 이런 그림이 안나온다.
(스포일러 있음)
20년간의 사랑인데, 엇갈리는 사랑이라기보단 일방적인 사랑이다.
그러고보니 은근히 닮은 점이 있다.
오랜 인연, 일방의 사랑, 끊임없이 받는 상처, 뭐 결말도 비슷한 면이 있고.
곧 결혼할거라 말하는 남자. 이번엔 정말 제대로 안녕인줄 알았다.
하지만 이런 악당들은 착한 사람을 절대 안놓아준다.
신경도 잘 안쓰면서 언제까지고 닿을 수 있는 곳에 두려 한다.
이런 등신!
소설속 리카르도나 이 영화속 엠마나, 다 사서 고생이고 제 팔자다.
그래도 좋은걸 어쩌겠냐마는.
시간이 흐르고, 남자는 초라해지지만 여자는 더 빛이 난다.
게다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모습은 더 아름답다.
쌤통이면 좋으련만, 이 미련한 엠마는...
왼쪽 구석에 보이는 것처럼 타이포들이 예쁘게 시간이 지나감을 알려준다.
그러나 행복은 그리 길지 못했다.
다시 남자가 기억하는 첫 만남의 다음날로 돌아간다.
이런 구성은 첨밀밀을 떠올리게도 한다. 잔잔한 엔딩.
Anne Hathaway는 이름에 비해 출연한 영화를 본 것이 많이 없는데 그도 그럴 것이 필모그래피들이 내 취향이 영 아니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분기점으로, 올해는 최고의 기대작 Dark Knight Rises에도 출연하신다. ㅋㅋ
찾아보니 감독 Lone Scherfig는 An Education의 감독이었다.
떠올려보니 둘다 영국을 배경으로, 사랑에 빠진 여성에 대한 묘사가 훌륭했다.
물론 사랑이 전부인 캐릭터들은 아니고.
역시 유럽의 여성감독이어서였나보다.
저 마지막 장면에선 뒤돌아 걸어가는 Anne Hathaway의 모습만 봐도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Carey Mulligan에게서도, Anne Hathaway에게서도, 110% 능력을 뽑아낸 듯한 감독의 역량.
그리고 이것도 1988년 7월 16일이다.
이들이 만난 첫장면이 왠지 에딘버러가 생각이 났었는데, 둘이 걸어올라가는 장면에선 혹시? 했었다.
역시! 기억이 맞다면 이곳은 Edinburgh의 Holyrood Park.
나는 8년 뒤에 이곳을 찾았고, 남자주인공은 또 그로부터 13년 뒤에 이곳을 찾는다.
꼭 다시 가보고 싶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