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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timents/reading

나쁜 소녀의 짓궂음

by edino 2012. 1. 10.

페루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지 싶다.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노벨상도 받았고 생각보다 유명한 작가인 듯. ㅋㅋ
보르헤스나 마르께스도 그렇지만, 스페인어권의 날리는 작가들은 더이상 스페인에서는 나오지 않는 듯.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소설은 처음인데, 역자 후기를 읽어보니 이 소설은 그의 대표작에 놓기에는 좀 이질적인듯.
매우매우 쉽고 단순하고, 아주 고전적인 이야기 스타일이다.
영화로 만든다 해도 잘 어울릴 듯.
아니 길이가 좀 기니까 chapter 당 에피소드 하니씩으로 7부작 드라마로 만들면 근사할 듯.
근데 책대로 하자면 21+ 등급은 되어야 할 듯. ㅎㅎ

1. 칠레 여자아이들
2. 게릴라
3. 스윙잉 런던에서 말을 그리는 화가
4. 샤토 메구루의 역관
5. 말 못하는 아이
6. 아르키메데스, 방파제 건설자
7. 라바피에스의 마르첼라

읽다 보면 수시로 '이런 나쁜ㄴ이 있나!' 소리가 나올 정도인데, 특히 압권이 일본을 배경으로 한 4장이다.(서울도 잠시 등장) 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화자이자 주인공인 리카르도에게 '이런 등신같은 놈을 봤나!' 하고 싶다.
따지고 보면 그녀를 그렇게 나쁜소녀로 만든 것은 리카르도 자신이다.
그녀는 한번도 그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강요하지 않았고, 그도 가련한 사랑의 희생자라기엔 뻔뻔한 불륜들을 모험처럼 즐겼으니, 착한소년이란 말은 오로지 나쁜소녀만이 부르기 적당한 호칭일 뿐. 나쁜소녀도 따지고 보면 제대로 남자 뒷통수를 치는데 성공한 건 첫남편 하나뿐이다. 나중엔 심지어 더이상 나쁜소녀라 부르기도 뭣해지고.

그렇다고 그녀가 구제불능과에 속하는 종이란 건 변함없지만, 리카르도 역시 구제불능으로 치자면 더하다. 아니 어쩌면 다른 여자들과의 연애가 제대로 못되어서 결국 구제불능으로 남은 것일 수도 있고. 인생이 그렇게 흘러간 것이지, 엄청난 의지로 그렇게 끌고 온 것은 또 아니니까.

어찌되었든 그런 인생도, 그런 러브스토리도 있는 것이다.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본편 마지막이 떠오르기도 하는 엔딩인데, 뭔가 잘 믿어지지 않는 엔딩이랄까.
"정말로? 마지막 장은 소설가가 된 리카르도 자네의 순수창작 아닌가?" 라고 묻고 싶은...
어쨌든 두 소설 모두 그 마지막으로 인해 제대로 러브스토리로 막을 내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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