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트리를 장만했다.
아직은 아이가 크리스마스를 잘 모르므로 나중에 아이가 조르면 같이 사러 가야지 라는 생각도 했었으나, yeon도 올해 샀으면 해서 지난주에 트리를 장만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뭐 받고 싶어요?"
"...... 하삐(할아버지) 집"
사실 이 대화는 아이가 통이 커서 저렇게 대답한 것이 아니다. ㅋㅋ
지난주까지만 해도 아이에게 "크리스마스=크리스마스 트리" 였다.
그러니까 크리스마스니 산타니 하는 것이 뭔지 아직 모르는 아이는 이 질문을 크리스마스 트리 어디서 봤냐는 질문으로 이해했고, 할아버지집에서 본 것을 저리 대답한 것이다.
사실 할아버지 집에는 이런 번듯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없다.
지금 없을 뿐 아니라 한번도 제대로 된 트리다운 트리가 있었던 적이 없다.
삼촌이 작년에 어디서 구했는지 손바닥만한 작은 트리에 조그만 불 들어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전부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으례 그렇듯이, 우리 형제도 어렸을 적 크리스마스 트리를 사자고 노래를 불렀었다.
그러나 구두쇠(?) 우리 아버지는 그런 플라스틱 가짜 나무에 장식을 사다 올려놓는 건 의미가 없다고 친환경 DIY 트리로 유도하셨고, 우리는 집에 있는 커다란 철쭉나무에 색테이프나 색종이 따위로 어설픈 장식을 만들어 철쭉트리를 만들어 아쉬움을 달래곤 했다. 하지만 불빛도 없는 트리 따위! 나는 아이에게 기필코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만해주리! 이렇게 결심하였고, 올해부터 세워 놓아 보았다.
철쭉트리에 비하면 초대형 럭셔리 트리다. ㅋㅋㅋ
그러고보니 아버지의 크리스마스 꼼수(?)가 하나 더 생각이 난다. ㅎㅎ
내가 인상깊게 기억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세번쯤 되는데, 그중 한번이 유치원 즈음의 사무용품(?) 세트다.
기차모양의 종이나 나무 상자에 이런저런 실용적인 물건들이 들어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른 것들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호치키스(스테이플러)! 친절하게도 평화표 스테이플러심도 함께!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도 몰랐으니 일단 신기해는 했고 불만도 없었으나, 어린맘에도 산타의 크리스마스 선물 치곤 좀 이상하단 생각을 했었다. 그뒤로 30여년간 우리집의 스테이플러는 유일하게 그것이었고, 아마 지금도 그럴 것이다. ㅋㅋㅋ
두번째로는 유치원에서 산타가 부모님이 사서 보낸(그땐 몰랐던) 선물을 각자 아이들에게 나눠주던 기억이 난다.
산타가 이름을 불러서 나가면 선물상자를 받고 자리에 들어와서 풀어보는데, 아이들이 서로 누가 무얼 받았나 보기 마련이다. 그런데 내가 받은 선물이 유독 크기가 작았다. 나는 순진해서 크기로 선물을 판단하는 아이가 아니었지만, 닳고 닳은 아이들이 내 선물이 작은 것을 보고 놀림까진 아니더라도 측은하게 바라보던 기억이 난다. 그러한 시선에 왠지 나는 착한 아이인데 왜 이런 시련을 당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으나, 선물을 풀어본 순간 아이들의 시선은 180도 바뀌었다. 정확히 캐릭터 이름은 기억도 안나는데 아무튼 플래쉬맨 비슷한 캐릭터 중 노란색 멤버였던 것이고, 제법 퀄리티가 좋은 것이었다. 사실 난 당시에 그게 뭔지도 잘 몰랐는데 남자아이들이 급 부러워하며 비싼거라는 둥 어쩐둥 했던 것 같다. 먼놈의 유치원생들이 그리 닳고 닳았는지. -_-;;
마지막 기억에 남는 선물은 역시 산타를 부모님이 대신해주신다는 것을 알게된 때의 선물.
조이드라고, 공룡+로봇 같은 캐릭터로 남자아이들이 환장할만한 시리즈였다. 어머니가 어느날 쇼핑을 다녀와서는 우릴 제대로 보지도 않고 쏜살같이 물건을 숨겨 안방으로 들어가시더라. 나중에 동생과 나는 안방 장농을 뒤져 문제의 선물을 발견했다. 그래도 아마 당시에는 바로 부모님께 내색은 않고 밤에 머리맡에 놓인 것을 받았던 것 같다. ㅎㅎ
그러고보니 아버지의 크리스마스 꼼수(?)가 하나 더 생각이 난다. ㅎㅎ
내가 인상깊게 기억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세번쯤 되는데, 그중 한번이 유치원 즈음의 사무용품(?) 세트다.
기차모양의 종이나 나무 상자에 이런저런 실용적인 물건들이 들어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다른 것들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호치키스(스테이플러)! 친절하게도 평화표 스테이플러심도 함께!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도 몰랐으니 일단 신기해는 했고 불만도 없었으나, 어린맘에도 산타의 크리스마스 선물 치곤 좀 이상하단 생각을 했었다. 그뒤로 30여년간 우리집의 스테이플러는 유일하게 그것이었고, 아마 지금도 그럴 것이다. ㅋㅋㅋ
두번째로는 유치원에서 산타가 부모님이 사서 보낸(그땐 몰랐던) 선물을 각자 아이들에게 나눠주던 기억이 난다.
산타가 이름을 불러서 나가면 선물상자를 받고 자리에 들어와서 풀어보는데, 아이들이 서로 누가 무얼 받았나 보기 마련이다. 그런데 내가 받은 선물이 유독 크기가 작았다. 나는 순진해서 크기로 선물을 판단하는 아이가 아니었지만, 닳고 닳은 아이들이 내 선물이 작은 것을 보고 놀림까진 아니더라도 측은하게 바라보던 기억이 난다. 그러한 시선에 왠지 나는 착한 아이인데 왜 이런 시련을 당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으나, 선물을 풀어본 순간 아이들의 시선은 180도 바뀌었다. 정확히 캐릭터 이름은 기억도 안나는데 아무튼 플래쉬맨 비슷한 캐릭터 중 노란색 멤버였던 것이고, 제법 퀄리티가 좋은 것이었다. 사실 난 당시에 그게 뭔지도 잘 몰랐는데 남자아이들이 급 부러워하며 비싼거라는 둥 어쩐둥 했던 것 같다. 먼놈의 유치원생들이 그리 닳고 닳았는지. -_-;;
마지막 기억에 남는 선물은 역시 산타를 부모님이 대신해주신다는 것을 알게된 때의 선물.
조이드라고, 공룡+로봇 같은 캐릭터로 남자아이들이 환장할만한 시리즈였다. 어머니가 어느날 쇼핑을 다녀와서는 우릴 제대로 보지도 않고 쏜살같이 물건을 숨겨 안방으로 들어가시더라. 나중에 동생과 나는 안방 장농을 뒤져 문제의 선물을 발견했다. 그래도 아마 당시에는 바로 부모님께 내색은 않고 밤에 머리맡에 놓인 것을 받았던 것 같다. ㅎㅎ
이로써 알 수 있는 크리스마스 선물에 관한 교훈.
첫째, 아이에게 유치원 이전의 선물은 거의 기억에 남지 않는다.
둘째, 비싼 선물보다는 스토리가 있는 선물이 기억에 남는다.
셋째, 너무 실용을 따지다 보면 구두쇠 아빠로 기억된다. ㅋㅋ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