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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chat

iPad2

by edino 2011. 7. 20.

이 사진은 아마도 그냥 iPad

iPad2가 생겨서 우리집 기기들의 OS는 MS 3: Google 3: Apple 2가 되었다. (부부 각자 회사 노트북 포함)
참 많기도 한데, 그중에서도 가장 애매한 포지션이 이 태블릿류이다.

노트북이야 가장 강력한 성능과 편리한 인터페이스 때문에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꼭 필요로 하고, 스마트폰은 유지비가 비싼 감이 있긴 하지만 이동중에 특화된 여러 기능들로 인해 역시 쓸모가 있는 편이지만, 테블릿류는 이동용으로도 고정용으로도 애매하다. 이 물건이 필요한 때는 침대나 소파에 누워서 노트북으로 하는 일들을 게으르게 하고자 할 때 뿐이다.

물론 사용자마다 활용은 하기 나름이겠지만, 전철 출퇴근 중엔 종이책을 보고, 소음 심한 바깥에선 음악도 안듣는 나에겐 계륵이다. 심지어 집에서 보고 있으면 애기가 뺏어갈 확률이 99.9%이므로 더더욱 그러하다. 업무적으로 쓰게 된 것인지라 처분하기도 애매하고 활용하기도 애매하지만, 이바닥서 일하는 의무감으로 억지로 애플을 써보는 중.

전에 스마트폰 얘기할 때에도 얼핏 얘기했지만, 나는 꽤 애플의 안티다.
사실 이번에 갤럭시탭 10.1도 선택가능한 옵션이어서 갤럭시탭을 할까 하다가, 이미 집에 7인치 갤탭도 있고 그야말로 안드로이드 판이어서, 새로운 것도 써볼 겸, 까더라도 제대로 알고나 깔 겸, iPad2를 신청했다.

일단 받았을 때는 역시 쌈박한 디자인에 살짝 설렌다.
아, 디테일에 목숨건 UI를 보면서 나 이러다 애플빠 되는거 아냐 하는 걱정(?)도 살짝 들고.
그러나 딱 거기까지.

이런 삐리리삐리리삐리리한 애플시키들!
PC를 대체할 것처럼 나오더니 일단 시작하려면 PC와 연결해 Activation을 시키랜다. 까짓거 뭐 한번만 하면 되는데 그냥 참아주자. 이번엔 애플에서 뭐라도 할라치면 필요한 apple ID를 만드는데.... 뭔놈의 계정 만드는데 패스워드를 그렇게 까다롭게 넣으래냐. 그런데 그것도 어느 경로를 통해 계정을 만드느냐에 따라 패스워드 검사 규칙이 다르다.
게다가 무조건 신용카드 정보는 넣고 시작해라? 미국계정 한국계정 따로 써야 하는 건 뭐고? 미국계정 만들려면 실제 존재하는 주소를 안넣으면 무조건 반려다. 겨우 검색으로 신용카드 정보 안넣고 계정 만드는 법을 알아내서 한국계정/미국계정을 만들었다. 만들다 실패한 계정 하나는 없애려고 했더니 도무지 방법이 없다. 애플 홈페이지를 뒤져보니 당당하게 말한다. 계정 삭제는 불가능하다고. 이런 @$#^%&#$^*#^*#$%&@$^#$!!! 이거 불법 아냐? 아우 진짜.... 아무튼 계정 만드는데만도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물론 시키는대로 고분고분하게, 정직하게, 고스란히 개인정보를 달라는대로 다 주면 좀 쉬웠겠지. 근데 진짜 가입하는 것부터 Google이랑 너무 비교되지 않나. 정말 가입부터 숨이 턱 막히는 폐쇄성이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하나뿐인 버튼. 그렇게 버튼을 아끼면서 Mute를 위한 버튼이 따로 있는 건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그건 그렇다 치고. 안드로이드를 안써봤으면 모를까, 버튼 하나인거 무지 답답하다. 어플마다 따로 back 버튼을 만들고 그걸 화면에서 찾아서 눌러야 하는 것보다, 
뒤로 가려면 무조건 아래 왼쪽 버튼만 누르면 되는 안드로이드 방식이 매우훨씬 편하다.

안드로이드처럼 바탕화면 같은 개념이 없는 것도 당연히 답답하고, 도무지 빠져나온 어플들이 백그라운드에서 돌고 있는지 뭐하고 있는지 알 도리가 없는 것도 무쟈게 답답하다.(대부분의 경우 어플들은 사용자가 빠져나오면 하던 일 멈추고 놀고 있더라.) 언제나 빠릿빠릿한 UI 반응은 안드로이드 계열에 비해 절대 우위에 있지만, 이렇게나 멀티태스킹을 희생하고 얻은 것이라면 마냥 좋아할 것이 못되지.

한번 짜증나기 시작하니 걷잡을 수가 없다.
이젠 뒷면이 금속인 것도 짜증. 지금 컴퓨터에 USB로 연결해 두었는데, 당당하게 충전은 안된다고 밝혔으면서, 감전은 되네. -_-;; 화들짝 놀랐다. 금속면이 너무 미끌미끌해서 잡기 영 불편한 것도 불만, 그래서 금방 팔목이 아픈 것도 불만.

기타 등등 컨텐츠와 관련된 itunes의 짜증스러움은 이제부터 시작인데, 그전부터 이렇게 불만이 많이 생길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불편함을 상쇄시켜줄 수많은 앱들과 탈옥 등의 방법이 있다고는 해도, 나는 이렇게 많은 기계들을 관리하는 데 쓸 관심과 시간이 부족하다.

이 수많은 삐리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납작 업드리게 하는 잡스옹께 다시 한번 경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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