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노동을 통해 번 돈으로 처음 산 물건은 오디오다.
최초의 노동이라 해봐야 대학교때 과외고, 오디오라 해봐야 분리형도 아닌 콤포넌트 수준이다.
그래도 그 당시 구입한 JVC 콤포넌트의 가격대는 용산에서 68만원 가량이었으니 허접한 수준은 아니다.
물가상승률이나 당시의 환상적인 환율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지금도 그돈이면 컴포넌트로는 꽤 고급이다.
만족도도 높았어서, 결혼하고도 2년 넘게 우리집 거실의 메인 스피커를 담당했었다.
CD 픽업은 오래전에 수명을 다했지만 그래도 컴퓨터와 연결되어 앰프와 스피커로서의 기능만도 왠만한 PC-Fi는 우습게 여길 정도의 음질을 들려주었다. 구입한지 15년도 넘었지만 그정도 급에서는 흔하지 않은 3-way 스피커에 소리 또한 감동까지는 아니더래도 항상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 다만 데크와 CDP의 기능을 잃은 리시버 기능만 하는 본체의 존재는 조금 부담스러운 정도.
어쨌든 이사도 하고 나니 튜너 이외에 아무런 소스기기의 역할도 못하는 콤포넌트와 26인치 모니터를 계속 거실의 메인으로 가져가기는 좀 그래서, 제대로 AV 시스템을 갖춰보기로 하였다. 우선 Video 쪽은 쉬웠다. 오랜 판타지 중의 하나인 프로젝터도 고려해 봤으나 그 설치상의 불편함 때문에 일단 skip. TV 시청시간이 적으니 큰 투자를 할 생각이 없었고, 매장에 가서 50인치 PDP와 46/47인치 LCD를 비교해보고 47인치 LCD로 낙점하여 바로 질렀다.
문제는 오디오.
마침 회사 같은 팀에 오디오 좋아하시는 분이 계셔서 자문을 구하였다. 사이트 몇 군데를 알려주며 공부를 좀 해서 스스로 찾아보라는 답변이었다. 이것은 내가 초보임을 밝히고 오디오 매장에 전화했을 때에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도대체 뭐 좀 사고 싶다는데 가게 주인이 공부좀 하고 오라는 반응이라니.
별 수 없이 본인도 금단의 세계라는 오디오의 세계를 좀 들여다 볼 수 밖에 없었다.
지금부터 하고자 하는 얘기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오디오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느낀 점들이다.
--------------------------
우선 놀랄 것은 수많은 브랜드들과 예측불가의 가격.
이것은 카메라같은 소박한 취미에 비할 바가 아니다.
듣도 보도 못한 브랜드의 몇만원짜리부터 수천만원 짜리까지 엄청나게 다양하다.
겉보기나 스펙으로는 도무지 짐작이 안된다.
같은 브랜드에서도 급에 따라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다. (물론 고가 라인만 있거나 저가 라인만 있는 브랜드들도 있지만.)
카메라나 렌즈는 그것으로 찍은 사진을 인터넷으로 공유하여 볼 수가 있으니, 해상력, 노이즈 등 객관적인 성능뿐 아니라 색감 등 주관적인 면까지도 모두 공유하면서 제품 선택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오디오는 그 경험이 말로만 전해질 수 있다. 특정 오디오에서 나는 소리를 녹음하여 공유하여도 재생하는 오디오 장치가 다르므로 소용이 없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오디오는 다른 취미분야에 비해 '미신'이 더 많이 지배하고 있고, 그래서 이런 형태의 시장이 가능한 듯 싶다. 비슷한 이유로 와인의 세계와도 닮은 구석이 많다.
1. 와인과 오디오에는 그 맛과 소리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요소들이 있다.
와인의 맛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정말 다양하다. 포도 품종, 블렌딩 비율, 토질, 일사량과 강수량, 기온, 보관한 오크통의 종류, 숙성 정도, 보관 방법 및 상태, 마시는 시점 등등.
오디오도 만만치 않다. 스피커, 앰프, 각종 소스기기들간의 수많은 조합, 거기에 기기간을 연결하는 선재, 스피커의 배치, 듣는 공간, 각종 스피커 스파이크나 집음판 등의 악세사리 사용 여부 등등. 더 파고 들면 스피커도 2-way냐 3-way냐, 트위터 재질은 뭐냐, 우퍼 크기는 얼마냐, 덕트의 위치는 어디냐 등등 끝도 없다.
2. 와인과 오디오의 세계에는 극단적인 실용주의자들과 미신에 사로잡힌 이들, 그리고 그 중간 어디쯤의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 결과인 맛과 소리 또한 그 조합들만큼 다양하다는 얘기다. 그 수많은 요소들이 주는 영향에 의해 결과물이 바뀐다는 것은 대부분이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확연히 구분될 만큼이고 유의미한 것인가? 이 질문에 강하게 긍정하는 부류와 회의적인 부류들이 부딪히면 와인이건 오디오건 'Blind Test'를 하자는 얘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대부분 회의론자들(혹은 실용주의자들)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블라인드 테스트의 결과는 피실험자들이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다. 물론 이때에도 반대파들은 테스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수백가지 이유들을 만들어낸다.
3. 와인과 오디오는 비싸면 좋은 것일 확률은 높지만, 그것이 반드시 나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와인과 오디오는 일정 가격 이상에서는 어느 정도 이상의 수준을 보여주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순전히 취향에 관련된 문제가 된다.
20만원 가까이 하는 헝가리의 Tokaji 귀부와인보다 2만원도 안되는 잘 만들어진 독일 Liesling을 선호하는 나같은 사람도 있듯이, 메탈리카를 들으려는 사람이라면 수천만원짜리 탄노이보다 그 1/10도 안되는 JBL의 스피커를 훨씬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
4. 와인과 오디오의 세계에는 옛것에 대한 향수가 있다.
굳이 진공관 앰프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과거에 명성을 떨쳤던 기기들은 와인처럼 '빈티지'라는 수식어를 달고 여전히 고가에 거래되고는 한다. mp3도 128 kbps 이상으로 인코딩된 음원은 구분을 못한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날로그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영역을 느낀다고 주장하며 LP를 찾는 부류도 있다.
5. 말로는 제대로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사지 않고는 접해보기 쉽지 않다.
인간의 감각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언어도 매우 제한적이다. 그 맛과 소리를 묘사하는 얘기는 백날 들어봐야 직접 느껴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러나 마트에서 시음할 수 있는 일부 저가 와인 이외에는 시음해보고 살 기회가 거의 없듯이, 오디오도 다양하게 많이 들어보고 사는 것이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스피커, 앰프, 소스 기기를 산다고 하고, 각각의 후보대상으로 3가지씩만 있어도 조합은 27가지다. 자주 듣는 종류의 음악을 3곡만 들어봐도 81회의 청취가 필요하다. 충분히 궁금함이 풀릴 만큼 다양한 제품과 시간을 빌려줄 샵은 많지 않다. 그러니 애호가들 사이에는 더 많은 말들이 돌아다닌다.
그리고 그래서 수많은 브랜드가 존재하는 것이 와인과 오디오의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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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노동이라 해봐야 대학교때 과외고, 오디오라 해봐야 분리형도 아닌 콤포넌트 수준이다.
그래도 그 당시 구입한 JVC 콤포넌트의 가격대는 용산에서 68만원 가량이었으니 허접한 수준은 아니다.
물가상승률이나 당시의 환상적인 환율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지금도 그돈이면 컴포넌트로는 꽤 고급이다.
만족도도 높았어서, 결혼하고도 2년 넘게 우리집 거실의 메인 스피커를 담당했었다.
CD 픽업은 오래전에 수명을 다했지만 그래도 컴퓨터와 연결되어 앰프와 스피커로서의 기능만도 왠만한 PC-Fi는 우습게 여길 정도의 음질을 들려주었다. 구입한지 15년도 넘었지만 그정도 급에서는 흔하지 않은 3-way 스피커에 소리 또한 감동까지는 아니더래도 항상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 다만 데크와 CDP의 기능을 잃은 리시버 기능만 하는 본체의 존재는 조금 부담스러운 정도.
어쨌든 이사도 하고 나니 튜너 이외에 아무런 소스기기의 역할도 못하는 콤포넌트와 26인치 모니터를 계속 거실의 메인으로 가져가기는 좀 그래서, 제대로 AV 시스템을 갖춰보기로 하였다. 우선 Video 쪽은 쉬웠다. 오랜 판타지 중의 하나인 프로젝터도 고려해 봤으나 그 설치상의 불편함 때문에 일단 skip. TV 시청시간이 적으니 큰 투자를 할 생각이 없었고, 매장에 가서 50인치 PDP와 46/47인치 LCD를 비교해보고 47인치 LCD로 낙점하여 바로 질렀다.
문제는 오디오.
마침 회사 같은 팀에 오디오 좋아하시는 분이 계셔서 자문을 구하였다. 사이트 몇 군데를 알려주며 공부를 좀 해서 스스로 찾아보라는 답변이었다. 이것은 내가 초보임을 밝히고 오디오 매장에 전화했을 때에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도대체 뭐 좀 사고 싶다는데 가게 주인이 공부좀 하고 오라는 반응이라니.
별 수 없이 본인도 금단의 세계라는 오디오의 세계를 좀 들여다 볼 수 밖에 없었다.
지금부터 하고자 하는 얘기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오디오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느낀 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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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놀랄 것은 수많은 브랜드들과 예측불가의 가격.
이것은 카메라같은 소박한 취미에 비할 바가 아니다.
듣도 보도 못한 브랜드의 몇만원짜리부터 수천만원 짜리까지 엄청나게 다양하다.
겉보기나 스펙으로는 도무지 짐작이 안된다.
같은 브랜드에서도 급에 따라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다. (물론 고가 라인만 있거나 저가 라인만 있는 브랜드들도 있지만.)
카메라나 렌즈는 그것으로 찍은 사진을 인터넷으로 공유하여 볼 수가 있으니, 해상력, 노이즈 등 객관적인 성능뿐 아니라 색감 등 주관적인 면까지도 모두 공유하면서 제품 선택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오디오는 그 경험이 말로만 전해질 수 있다. 특정 오디오에서 나는 소리를 녹음하여 공유하여도 재생하는 오디오 장치가 다르므로 소용이 없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오디오는 다른 취미분야에 비해 '미신'이 더 많이 지배하고 있고, 그래서 이런 형태의 시장이 가능한 듯 싶다. 비슷한 이유로 와인의 세계와도 닮은 구석이 많다.
1. 와인과 오디오에는 그 맛과 소리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요소들이 있다.
와인의 맛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정말 다양하다. 포도 품종, 블렌딩 비율, 토질, 일사량과 강수량, 기온, 보관한 오크통의 종류, 숙성 정도, 보관 방법 및 상태, 마시는 시점 등등.
오디오도 만만치 않다. 스피커, 앰프, 각종 소스기기들간의 수많은 조합, 거기에 기기간을 연결하는 선재, 스피커의 배치, 듣는 공간, 각종 스피커 스파이크나 집음판 등의 악세사리 사용 여부 등등. 더 파고 들면 스피커도 2-way냐 3-way냐, 트위터 재질은 뭐냐, 우퍼 크기는 얼마냐, 덕트의 위치는 어디냐 등등 끝도 없다.
2. 와인과 오디오의 세계에는 극단적인 실용주의자들과 미신에 사로잡힌 이들, 그리고 그 중간 어디쯤의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 결과인 맛과 소리 또한 그 조합들만큼 다양하다는 얘기다. 그 수많은 요소들이 주는 영향에 의해 결과물이 바뀐다는 것은 대부분이 인정한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확연히 구분될 만큼이고 유의미한 것인가? 이 질문에 강하게 긍정하는 부류와 회의적인 부류들이 부딪히면 와인이건 오디오건 'Blind Test'를 하자는 얘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대부분 회의론자들(혹은 실용주의자들)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블라인드 테스트의 결과는 피실험자들이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다. 물론 이때에도 반대파들은 테스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수백가지 이유들을 만들어낸다.
3. 와인과 오디오는 비싸면 좋은 것일 확률은 높지만, 그것이 반드시 나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와인과 오디오는 일정 가격 이상에서는 어느 정도 이상의 수준을 보여주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순전히 취향에 관련된 문제가 된다.
20만원 가까이 하는 헝가리의 Tokaji 귀부와인보다 2만원도 안되는 잘 만들어진 독일 Liesling을 선호하는 나같은 사람도 있듯이, 메탈리카를 들으려는 사람이라면 수천만원짜리 탄노이보다 그 1/10도 안되는 JBL의 스피커를 훨씬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
4. 와인과 오디오의 세계에는 옛것에 대한 향수가 있다.
굳이 진공관 앰프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과거에 명성을 떨쳤던 기기들은 와인처럼 '빈티지'라는 수식어를 달고 여전히 고가에 거래되고는 한다. mp3도 128 kbps 이상으로 인코딩된 음원은 구분을 못한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날로그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영역을 느낀다고 주장하며 LP를 찾는 부류도 있다.
5. 말로는 제대로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사지 않고는 접해보기 쉽지 않다.
인간의 감각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언어도 매우 제한적이다. 그 맛과 소리를 묘사하는 얘기는 백날 들어봐야 직접 느껴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그러나 마트에서 시음할 수 있는 일부 저가 와인 이외에는 시음해보고 살 기회가 거의 없듯이, 오디오도 다양하게 많이 들어보고 사는 것이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스피커, 앰프, 소스 기기를 산다고 하고, 각각의 후보대상으로 3가지씩만 있어도 조합은 27가지다. 자주 듣는 종류의 음악을 3곡만 들어봐도 81회의 청취가 필요하다. 충분히 궁금함이 풀릴 만큼 다양한 제품과 시간을 빌려줄 샵은 많지 않다. 그러니 애호가들 사이에는 더 많은 말들이 돌아다닌다.
그리고 그래서 수많은 브랜드가 존재하는 것이 와인과 오디오의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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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하기 전 글들로 평가를 보고 가격 등을 고려하여 1순위로 마음에 두었던 Monitor Audio의 GS-10)
여러 사람들의 글을 보고 제품들을 찾아볼수록 실제로 귀로 들어보고 싶은 마음은 커진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은 이유로 충분한 청음은 어렵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이 광활한 세계에서 덜 헤매고자 우선 예산을 정하였다. 아무래도 곧 마구잡이로 휘젓고 다닐 아기가 있으니 톨보이형 스피커는 불안하고, 언제고 한번 포크 따위로 스피커 유닛을 푹 찌르지 말란 법도 없으니 지나친 투자는 금물이다.
그리고 나는 여러 글들을 보고 상당한 실용주의 노선에 서기로 하였다.
오디오에서 실용주의자라고 한다면 대체로 오디오에서 스피커에 집중하는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
전기 신호를 직접 소리로 전환해주는 스피커간의 차이는 인정하지만, 앰프간 차이는 극도로 미미하며, 그러니 스피커와 앰프의 궁합이라 할 '매칭'이란 것도 헛소리고, 게다가 연결선인 선재에 돈을 쓰는 건(몇미터에 수백만원 짜리도 수두룩하다) 이사람들이 볼 땐 제대로 미친거다.
어쨌든 나는 북셸프형 스피커로 정하였고, 200만원 정도를 예산으로 정하였다.
애호가들마다 선호하는 투자비율은 다양하였으나, 200이라는 리소스가 주어진다면 스피커 80~100, 앰프 60~100, 소스기기 20~40, 선재 10~20 정도의 비율로 투자를 선호하는 듯하다. 나는 스피커 130~150, AV리시버(앰프) 40~50, 소스기기 20 정도를 목표로 삼았다. 어차피 앰프와 소스기기의 영향력은 거의 무시하기로 한지라 스피커만 좀 다양하게 들어보고 싶었다. 이전의 JVC 스피커도 나름 quality가 있었기에, 북셸프로 하기로 한 마당에 너무 투자를 안하면 업그레이드 효과를 거의 못느끼는 불행한 사태가 올 수도 있으니.
어쨌든 스피커 타입과 가격대 100~200 사이라는 것만 정해도 들여다봐야 할 스피커 종류는 전체의 5% 정도로 줄어드는 듯. 여기에 내가 상당히 여러 쟝르의 음악을 듣다 보니 all-round player 소리를 듣는 녀석들이어야 하고, 묵직한 저음보다는 섬세한 중고음과 해상도를 더 중요시 한다면 대상은 더더욱 줄어든다. 브랜드로는 일단 후보들은 Monitor Audio, Paradigm, B&W, JBL 등.
앰프는 적당히 Denon이나 Marantz의 보급형 AV 리시버, 소스기기는 최저가형 DVD Player들을 염두에 두고, 지난주 금요일에 드디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였다. (계속~)
하지만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은 이유로 충분한 청음은 어렵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이 광활한 세계에서 덜 헤매고자 우선 예산을 정하였다. 아무래도 곧 마구잡이로 휘젓고 다닐 아기가 있으니 톨보이형 스피커는 불안하고, 언제고 한번 포크 따위로 스피커 유닛을 푹 찌르지 말란 법도 없으니 지나친 투자는 금물이다.
그리고 나는 여러 글들을 보고 상당한 실용주의 노선에 서기로 하였다.
오디오에서 실용주의자라고 한다면 대체로 오디오에서 스피커에 집중하는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
전기 신호를 직접 소리로 전환해주는 스피커간의 차이는 인정하지만, 앰프간 차이는 극도로 미미하며, 그러니 스피커와 앰프의 궁합이라 할 '매칭'이란 것도 헛소리고, 게다가 연결선인 선재에 돈을 쓰는 건(몇미터에 수백만원 짜리도 수두룩하다) 이사람들이 볼 땐 제대로 미친거다.
어쨌든 나는 북셸프형 스피커로 정하였고, 200만원 정도를 예산으로 정하였다.
애호가들마다 선호하는 투자비율은 다양하였으나, 200이라는 리소스가 주어진다면 스피커 80~100, 앰프 60~100, 소스기기 20~40, 선재 10~20 정도의 비율로 투자를 선호하는 듯하다. 나는 스피커 130~150, AV리시버(앰프) 40~50, 소스기기 20 정도를 목표로 삼았다. 어차피 앰프와 소스기기의 영향력은 거의 무시하기로 한지라 스피커만 좀 다양하게 들어보고 싶었다. 이전의 JVC 스피커도 나름 quality가 있었기에, 북셸프로 하기로 한 마당에 너무 투자를 안하면 업그레이드 효과를 거의 못느끼는 불행한 사태가 올 수도 있으니.
어쨌든 스피커 타입과 가격대 100~200 사이라는 것만 정해도 들여다봐야 할 스피커 종류는 전체의 5% 정도로 줄어드는 듯. 여기에 내가 상당히 여러 쟝르의 음악을 듣다 보니 all-round player 소리를 듣는 녀석들이어야 하고, 묵직한 저음보다는 섬세한 중고음과 해상도를 더 중요시 한다면 대상은 더더욱 줄어든다. 브랜드로는 일단 후보들은 Monitor Audio, Paradigm, B&W, JBL 등.
앰프는 적당히 Denon이나 Marantz의 보급형 AV 리시버, 소스기기는 최저가형 DVD Player들을 염두에 두고, 지난주 금요일에 드디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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