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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23 : Spain

Barcelona #4

by edino 2023. 9. 3.

오늘 바르셀로나에서 갈 곳은 FCB 구장 캄 노우를 가는 것이 유일하다.

벙커를 가볼까도 했는데 요즘은 민원으로 저녁에 일찍 폐쇄한다고 하여 야경을 제대로 보긴 어려울 것 같아서 제외했다.

 

 

엄청난 축구 팬은 아니지만, 바르셀로나 올 때 비용이 감당할만 하면 FCB 경기 한번쯤은 보는게 좋지 않을까 했는데, La Liga는 9월에 시작해 5월쯤 끝난다. 경기를 못보더라도 경기장 투어는 된다고 하여 Kiwi와 그거라도 보자고 하였으나... 와서 경기장을 예매하려다 알게 된 사실, 캄 노우는 6월부터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들어갔다고. ㅠㅠ

 

그럼에도 FCB는 돈은 벌어야 하니 VR이나 실감형 컨텐츠 등으로 팬들을 불러 모으고 있고, 구글에는 그래도 좋다는 평과 경기장도 못보는데 너무 비싸다는 평들이 혼재되어 있다. 그래도 Kiwi가 흥미있을 몇 안되는 볼거리이니 가기로 하고 인터넷으로 예매. (인당 28유로씩이나) yeon은 별로 흥미가 없어 그 시간에 혼자 카페 같은 데 가 있겠다고 했다.

 

막상 도착하니 이미 대대적인 공사중이라 주차장도 없어서, 근처를 돌다가 길거리에 돈을 내고 주차하는 곳을 찾았다.

위 사진 방향에서만 보면 리모델링 같지만, 다른 쪽에서 보면 철거후 재건축 아닌가 싶게 먼지까지 매캐하게 날리면서 거의 때려 부수고 있는 곳도 있다.

 

차를 세워둔 후 주차 처리는 yeon에게 맡기고 캄 노우 입구로 향했다.

바로 앞에 노점상 같은 데서 저지나 기념품 등을 팔고 있는데 이것도 진품인지, 대놓고 짝퉁인지 구분이 안갔다.

가격을 얼핏 봤는데 짝퉁이라면 비싼거 아닌가? 진품이라면 싼데? 싶은 가격 정도인 듯.

 

FCB 박물관과 이런저런 시설들이 있다.

 

전설적인 역사의 유물들. 불세출의 스타 덕분에 이 도시의 축구팀은 전세계에 팬들을 불러 모은다.

아무것도 아닌(?) 큼지막한 FCB 마크 앞에서 어두워서 잘 나오지도 않는데 사람들은 기념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물론 우리도 줄서서. ㅎㅎ

 

그리고 현재의 선수들.

 

이건 뭐, 너무 많아서 뭐가 전설적인  컵인지 알기도 힘들다. 물론 좀 나뉘어 있긴 하지만, 읽어보기도 힘들다.

 

발롱드르 트로피는 개인의 소유가 아닌가? 여기다 보관해둔건지, 복제품인지 모르겠지만...

호날두는 참 복도 없지. 하필 메시랑 같은 시대에 전성기를 보내서 다섯개를 가지고도 2인자라니... 삐뚤어질만도 하다.

근데 생각해보니 그런 팔자를 복도 없다고 하는 건 좀... ㅎㅎ

 

VR로 뭔가 체험하는 것도 있지만 추가요금도 있고, 대기도 있고, 굳이...

그리고 360도 프로젝터로 영상을 보여주는 룸이 있는데, 보고 있으면 참 바르셀로나 축구팬들은 행복했겠구나 싶다. ㅎㅎ

 

내부에 공식 바르샤 스토어가 있다. 사실상 사람들이 가장 눈돌아가는 곳이랄까. 전시된 트로피는 내가 가질 수 없지만, 유니폼은 가질 수 있으니까? ㅎㅎ

 

무언가를 쇼핑할 때 Kiwi의 눈이 반짝인 건 여기가 유일했다. 일단은 저 공 하나 찜하고... 굳이 경기용 유니폼보다는 실용적으로 가벼운 자켓에 눈독을 들여서 봤더니 299유로. -_-;;; 싸게 팔 거란 기대는 안했지만, 팬들한테 아 쫌 너무한거 아닌가? 너무 비싸다 하니 Kiwi도 그럼 됐다고 하는데, 또 비싸서 못사주는 건 부모로서 마음이 안좋은데...

 

여러 층에 걸쳐 매장이 있어서 구경하면서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하나 사줄까 어쩔까... 하다 아래층에서 아까와 비슷한 걸 봤더니 이건 99유로! 결코 싼 건 아닌데 엄청 싸게 느껴지는 기적을 만드는 FCB 놈들인지 나이키 놈들인지. 그래도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이것저것 입어보고 마음에 드는 자켓과 축구공을 득템하여 나왔다.

 

한편 그 시각, 여유롭게 커피 마시며 시간을 보내려던 yeon의 계획은 철저히 어긋났으니... 주차기계에서 미리 원하는 시간만큼 넣고 영수증을 차에 올려놔야 하는데, 영수증이 제대로 안찍혀 나온 것이다. 혹시 단속이 뜰까봐 안절부절 결국 그 주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더위와 캄노우 철거 먼지와 모기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계산줄에 비해 카운터에 직원들이 많지 않아 결제에 한참 걸렸다.

Pedri 이름 적힌 유니폼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나는 몰랐던 선수인데, FCB의 떠오르는 신예 MF인듯. 나중에 그냥 바르셀로나 거리에서도 Pedri 이름의 유니폼이 가장 많이 보인 듯.

 

캄 노우 다음은 차량 반납. 마지막 주유를 하고 산츠역 근처에 차량을 반납하였다.

다시 T-usual 카드로 이번 여행 마지막 숙소로 갔다.

 

이번엔 3성급 호텔인데, 그래도 결코 싸지 않다.

1층에 로비라 할만한 공간이 없는 대신 2층에 이런 공간이 되어 있는데, 나중에 체크아웃 후 이용할 수 있는 라커룸과 화장실, 샤워장까지 있어서 좋다. 다만 방이 이번에도 채광이 문제다. 창이 있긴 한데 바깥으로 향한 창이 아니라 건물 내부로 뚫린 창이다. -_-;; 하늘이 뚫려 있긴 하지만 사방이 건물로 완벽히 막혀 있어서, 한번 열어보고 창문은 없는 셈 쳤다. 크로아티아 Split에서도 한번 제대로 당한 적 있는데, 이번에도 속았다. 방 사진을 볼 때 창에 커튼이 쳐져있으면 의심을 해야겠다.

 

여기는 바르셀로나 대학 근처.

처음 묵었던 숙소와는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인데, 주변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볼거리가 모여 있는 고딕 지구나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람블라 거리가 가까운데, 여기는 라발 지구에 속한다. 원래 이민자들이 많은 동네라고. 숙소로서 분위기는 첫번째 호텔 근처가 조용하고 더 좋았다.

 

9시가 넘어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특별히 찾아본 곳은 없었는데, 늘 비슷한 음식을 먹다보니 조금 질릴 때가 되기는 했다.

 

그렇다고 유럽에서 한중일식을(그나마 중식은 워낙 다양하니 가끔 가도, 일식과 한식은 좋았던 적이 없다) 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Kiwi와 yeon이 연합하여 가자고 우겨 어쩔 수 없이 갔다.

 

중국사람이 하는 일식당 아닐까 싶었는데, 내가 시킨 고기 덮밥류는 맛없기 힘든 음식이고, Kiwi가 시킨 건 일식 라멘이 아닌 어떤 국물있는 면요리라고 생각하면 못먹을 정도는 아니었고, 뭐 쏘쏘. ㅎㅎ

 

이날은 맥주 한잔씩만 마시고 10시 조금 넘어 일찍 호텔로 들어갔다.

 

창만 빼면 방은 그럭저럭 괜찮다.

 

사실 여기 떠나오기 전에 지로나 숙소에서 TV 뉴스로도 접했는데, 이날 Sinead O'Connor가 사망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것 같은데, 여기서는 여러 TV 뉴스에서 꽤 길게 다루었다.

아직도 어떤 오디오 음향을 테스트로 들어본다거나 할 때 들어보는 가수 목소리이기도 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TKeJifOXAnA 

 

밥 딜런 헌정 공연에서 있었던 사건은 지금 봐도 전율이 인다. 그래도 저항정신을 노래하는 가수의 팬들이, 한 가수의 행동에 반대한다 한들 저렇게 마녀사냥 하듯이 단체로 야유를 보낸다는 것도 충격적이고, Kris Kristofferson이 그녀를 격려하는 모습, 어떻게든 공연을 마치고자 연주를 시작하는 세션들, 그걸 끊고 예정에 없던 노래를 던지고 나서는 Sinead O'Connor의 당찬 행동까지, 참으로 극적이다.

 

시대와 불화했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불안정한 삶을 살았던 그녀에게, 이제 평화가 있기를.

Rest in Peace, Sinead O'Con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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