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날 보고 싶었지만 회사일 일정 때문에 일요일에야 봤다.
Infinity War를 보고 정확히 1년 뒤다. ㅎㅎ
Kiwi 말고는 생각보다 주변에 Marvel 영화 재밌게 얘기할 사람이 별로 없다. -_-;;
스포일러 만땅이니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뒤로!
예고편 100번 보게 될 정도로 기대감을 가지게 했던 Infinity War와는 달리, Endgame의 광고는 빈약하기 그지 없다.
타노스가 없앤 절반의 생명들이 돌아올 것이란 것과 토니 스타크가 최후를 맞을 것이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어도, 예고에서 미리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내 대략적인 예상은 남은 절반의 Avengers들이 캡틴 마블과 힘을 합치고 앤트맨이 있던 양자세계의 어떤 특성을 이용해 타노스로부터 어찌어찌 인피니티 스톤들을 빼앗아 모두 되살려내고, 마지막에 Avengers 전부가 타노스 군대와 최후의 대결을 하지 않겠나 했었다. 그런데 초반부터 타노스는 스톤들을 없애고 토르에게 뎅강. 그리고 영화 속에서 5년이나 흐르고, 뚱보가 된 토르와 지적인 헐크가 나오질 않나, 초장부터 예상과 다른 전개에 흥미진진.
그리고 스톤들을 찾기 위해 시간여행을 가기로 하면서부터, Endgame은 본격적인 Infinity Saga 총정리에 들어간다.
나탈리 포트만의 등장이 그야말로 깜짝쇼였다면, 이미 사라졌던 Ancient One의 등장과 되찾은 토르의 묠니르도 무척 반가왔고, 캡틴의 '하일 하이드라'는 정말 예상치 못한 타이밍의 유머였다.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 MCU 영화들을 다시 불러왔다면, 과거에서 다시 한번 과거로 가서 토니와 하워드의 만남까지 이루어진다. 아버지가 된 토니와 아버지가 되기 전의 하워드가 만나 주고받는 대화는 토니의 희생을 더 가슴아프게 한다. Infinity War의 생존자 중 다소 의아했던 네뷸라도 1400만개 중 단 하나인 시나리오가 생기는데 큰 역할이었다. 그리고 의외였던 또 다른 희생 블랙 위도우. (내년에 독립 영화 어쩔거냐고!) 반면 Endgame에 못나올 것 같았던 가모라는 시간여행이 되면서 재등장했다. (로키랑 비전 지못미 ㅠㅠ)
그리고 Endgame의 endgame, 캡틴은 묠니르를 휘두르고 번개까지 쏘는 데서 감동, 열받은 타노스가 방패 찢어버리는 데서 전율, 실컷 쥐어터진 캡틴이 다시 한번 일어났을 때, 당연히 타이밍상 닥터와 살아난 Avengers들이 나올 타이밍이었지만, 정말 다 나온다. ㅠㅠ 타노스의 그 어이 없어하는 표정. ㅠㅠ
정말이지 이런 시리즈물은 다신 없을 것이란 생각에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보는 도중에도 아쉬웠다.
MCU는 당연히 계속될테지만, 어떻게? 엮인게 한둘이 아니라 리부트 할 수도 없을테고, 평행세계 남발하면 Infinity Saga처럼 모든 것이 하나로 모이는 이런 집대성은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이번처럼 지난 10년이 모두 나오는 엔딩은 다시 써먹으면 이런 감동이 나올 수 없을테니, Endgame은 MCU의 정점일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다. ㅠㅠ
나에게는 그들 모두가 등장하는 장면이 정점이었다.
사실 나는 Iron man의 팬은 아니라, MCU 입문도 늦은 편이고, 딱히 토니의 "I am Iron man" 대사에도 별 감흥은 없었다.
나에게 로다주는 여전히 Ally McBeal(종영이 '02년이라니 까마득하다)의 남친이 먼저인데... 내가 MCU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건 Phase 1의 마지막편인 Avengers에서 헐크의 박력에 반하면서부터인 듯. Phase 2에서는 윈터솔져와 가오갤1에 타노스가 본격 나오기 시작하면서 흥미 증폭. Phase 3에 이르자 거의 모든 작품들(블랙 팬서는 좀 별로여서 빼고)이 완소가 되었다. 마블이 물이 점점 올랐다고 보는게 맞을 듯. 토르1, 2 같은 건 정말 안끌려서 한참 나중에야 봤는데, 라그나로크는 뭐 너무 신나지 않았나.
아무튼. 사실 Iron man 단독 영화의 팬은 아니어도 MCU에서 그의 역할을 저평가할 이유는 없다. one of them으로 나오는 Avengers나 Captain America 시리즈에서도 그의 역할은 대체불가라 할 만하다. 심지어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잠깐씩만 나와도 얼마나 반갑나. 이제 그가 없는 MCU는 그의 출연료 이상으로 무언가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캡틴도 그래, 팔콘이 아무리 사연이 있어봤자 70년 동안 동면한 사람만 하겠냐고. 대체 어쩔거냐고 마블! 그래도 또 한번 기대를 넘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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