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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17 : Portugal

Coimbra

by edino 2017. 10. 17.

오늘은 이번 여행 중 가장 바쁜 일정이 있고 이동거리도 긴 날이다.

숙소가 Porto인데, Coimbra와 Aveiro, Costa Nova를 들렀다 Porto에서 묵는 일정.



이날 아침식사는 어떻게 했는지 벌써 기억이 나지 않는다. -_-;

사먹은 건 아니고, 대충 뭔가로 때웠는데... 컵라면인가??

암튼 오늘 일정이 바쁘니 아침 9시반쯤 나와서, 차로 일단 어제 못가본 등대 근처에 가보았다.



등대는 닫혀 있어서 들어갈 수는 없었고, 옆으로 아래쪽까지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었다.

하지만 Nazare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는 30m짜리 파도 사진을 보면, 이렇게 잔잔한 날에도 왠지 내려가기 무섭다. -_-;;



대조적으로 적막한 Nazare 등대의 왼편 바다.

파도가 더 세보이긴 하다.



Coimbra는 포르투갈을 구글맵에서 확대하다 보면 Lisbon과 Porto 다음으로 세번째로 나타나 표시되는 도시다. 실제로 세번째로 큰 도시는 아니지만, Lisbon과 Porto사이에 마치 서울과 부산 사이의 대전처럼 위치해 있다.

서울과 부산은 확실히 여행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그럼 대전도 갈까?하는 것처럼 조금 애매한 느낌이 든다.


딱히 엄청나게 끌리는 게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꽤 큰 도시고 어차피 차로 가면 크게 돌지 않고 갈 수 있는데 들러볼까? 아니면 일정도 꽤 빡빡한데 그냥 건너뛸까? 이렇게 재다가 결국 들러보자고 마음 먹은 곳.


그리고 1시간40여분을 달려, Coimbra에 도착했다.

정확히 어디를 가야할지도 몰라, 왠지 높아보이는 Coimbra 중심 동네 아래쪽에 주차장이 있어서 세웠다.



생각보다 큰 도시가 아니어서, 걸어서 왠만한 곳은 다 다닐 수 있었다.

다만 우리가 차를 아래쪽에 세워서 처음에 상당히 오르막으로 시작.



아침식사가 부실했으므로 Coimbra에 도착하자마자 찾아간 곳은 식당.

그래도 12시였는데, 이곳은 제법 훌륭한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이 시간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나중에 보니 포르투갈은 확실히 시간이 느리다. 오후 1시반쯤 내려갈 때 보니 사람들이 꽤 많았다.



식당의 이름은 Loggia. 국립 마사두 드 카스트루 미술관과 붙어 있다.

식당이므로 당연히 입장료는 없지만, 건물 안에서 길을 잘못 들거나 엘리베이터를 타려 들면 표를 달라고 한다.



경치도 그렇고 창 바깥의 테라스 자리가 명당이겠으나, 영업 막 시작한 듯한 분위기에 파라솔들도 안펴져 있고, 게다가 우린 오르막을 올라와 더워서 안쪽에 자리잡았다. 가벼운 뷔페 메뉴가 있다고 했으나, 역시 아직 제대로 준비안된 것 같은 분위기. 아점스럽게 커피와 샐러드와 샌드위치 세트를 시켜 먹었다. 분위기에 비해 가격도 안비싸고 먹을만하다.



Coimbra에 오랜 시간을 할당할 여유는 안되었으니, 배를 채우고 조금 쉰 후 바로 목적지로 향한다.

잘 관리되지 않는 교회같은 건물의 건너편엔 신발과 인형, 자전거, 뱀머리 모형 따위를 요란하게 바깥으로 내건 건물.

어떤 이들이 사는 곳일까?



Coimbra에서 유일하게 꼭 가보겠다고 정한 곳은 Coimbra 구 대학이다. 포르투갈의 첫번째 대학이자 유럽 세번째 대학이라는 이곳은 Coimbra의 상징과도 같다.



대학이 엄청나게 큰 건 아니지만, 구 대학과 신 대학이 거의 붙어 있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경계인지 알기 어렵다. 처음에 식당이자 미술관에서 나오면 신 대학과 더 가깝다. 신 대학에 있는 신 대성당도 지나치게 된다.



구대학의 중심이자 Coimbra의 시그니쳐는 Pátio das Escolas 광장이다.



16세기에 궁전을 대학으로 개조하였다고 한다.



구시가와 몬데구강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 대학의 위치가 이해가 된다.



구 대학 건물도, 광장도 기대만큼 멋지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모습은 이 나무들.

메마른 땅에 심어둔 이 나무들의 빛깔이 뒤 건물들과 묘하게 잘 어울려, 실물을 보면서도 그림같다고 느껴지는, 몽환적이기까지 한 색감이다.



갈 길이 바빠 별 여유도 부리지 못하고, 오가는 길에 두번이나 마주친 구 대성당도 보는 둥 마는 둥.

그래도 땡볕에 잘 걸은 Kiwi에게 약속한 아이스크림은 사줘야 했고, 요 바로 앞에 있던 조그만 가게 이름이 적절하게도 Oasis였다. ㅋㅋ



일정도 바빠 굳이 찾지 않아도, 가이드북에 나온 Coimbra의 왠만한 곳은 다 지나쳤다.



Rua Quebra Costas.

대학생들이 술먹고 내려오다 굴러서 '등골 브레이커'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그대로 내려오면 번화가인 Rua Ferreira Borges.

옛스러움과 현대적인 것이 공존하는, 여유로운 거리다.



거리를 쭉 따라 차를 세워둔 곳으로 향했다.



가다 보니 역시 찾지 않았는데도 가이드북에 나온 Santa Cruz 수도원도 나오고,



Manga 공원도 나온다.

가만 보니 처음 차 세워두고 올라갈 때 봤던 데라, 동네 공원 치고 특이한 구조물이다 했는데, 16세기 15대 국왕 주앙 3세의 봉긋한 소매를 본떠 만들었다고. Manga가 소매란 뜻이란다.


오전 11시반에 도착해, 점심먹고 구경하고 오후 2시쯤에 떠나는 초스피드 일정.

그만큼 오늘 일정은 빡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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