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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15 : Turkey

Kapadokya #5

by edino 2015. 5. 12.

3월 15일.

카파도키아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첫날은 밤 늦게 도착하였으나 한 마을에서 4박을 하였으니 그래도 꽤 오래 묵은 편.

왠만한 곳은 다 들러보았고, 예약한 버스가 12시 출발이라 오전에 괴레메 야외 박물관에 다녀오면 되었다.



괴레메에서 2km 남짓한 거리라 걸어 갔다 왔다.

가는 길에 말을 탈 수 있는 곳도 있고,



요상한 컨셉의 가게? 공방? 같은 것이 있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에는 단체관광객들도 꽤 많은 편.

사람 없는 쪽으로 골라찍은 거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은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잘 관리되고 있는 유적지가 아닌가 싶다.

입장료도 비싼 편(20tl)이고, 주요 동굴 교회, 예배당마다 관리인이 있어 사진도 못찍게 하고 있다.

이건 처음 들어간 동굴에서 찍은 건데, 여기서는 허용이 되었었는지 관리인이 잠시 자리를 비웠었는지 모르겠다. 이후에 무심코 사진 찍으려다 제지당하고 보니 벽화가 있는 대부분의 동굴은 안에서 사진 촬영이 금지였다.



조금 떨어진 곳에 이런 옛 동굴 주거지역도 보이지만 접근하는 사람들이 없다.

어김없이 보이는 비둘기집들.



사실 카파도키아에서 4일째니 기암괴석+동굴들이 막 신기하고 그렇진 않다. ㅎㅎ



터키에서도 곳곳에서 봄을 알리는 벚꽃을 볼 수 있었다.



야외 박물관 외부에 위치하나, 박물관 표로 들어갈 수 있는 토칼르 교회.

내부 벽화의 규모와 보존 상태가 가장 좋은 편.

푸른색이 인상적인 성화들이다.



다 둘러보는데 1시간 반도 채 걸리지 않았다.

울퉁불퉁한 언덕길이라 캐리어 끌기 곤란한 길인데, 호텔에서 오토갈까지 차로 태워줬다.

다음 이동의 목적지는 아마시아다.


오늘은 그렇게 타기 싫던 장거리 버스를 탈 수 밖에 없다.

괴레메 오토갈에 아마시아까지 가는 버스가 있기는 했는데, 갈아타는 버스다.

괴레메에서 12시 출발인데, 아마시아에 도착 시간은 밤 10시다. -_-;;;

인간적으로 도저히 못탈 듯 싶어서, 그전의 도시 시바스에서 하루 자기로 하고 시바스까지의 표만 일단 끊었다.

혹시 저녁 7시 정도에 시바스에 도착해서도 쌩쌩하면 아마시아까지 그대로 죽 타고 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시아의 도시 규모에 비해 머물러야 할 날짜는 긴 편이었다.

이스탄불까지의 저가항공 비행편이 일주일에 두 번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룻밤 다른 도시에 잠시 머무는 것도 상관 없다.

게다가 시바스에서는 아마시아까지, 느리긴 해도 기차편이 있다.

나는 버스보다 기차가 백만배는 좋다.



일단 작은 버스로 네브쉐히르까지 가서, 시바스/아마시아행 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1시간 가까이 터미널에서 기다려야 했다.

생각보다 신식의 터미널 입구엔 금속탐지기가 있으나, 검문하는 이가 없다.

사람들이 드나들 때마다 경보기가 요란하게 울리나,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

검문하는 이는 없는데 화장실 앞에서 1tl를 받는 사람은 있다. -_-;;

여기서도 목청 큰 아저씨 하나가 어디 가는 버스 이제 출발한다고 큰 소리로 외치며 다닌다.



드디어 장거리 버스에 탑승.

터키 장거리 버스는 노선마다 경쟁도 많아 시설과 서비스가 좋다고 들었는데, 내가 탄 버스는 실망 실망 대실망.

못탈 정도는 아니었으나, 우리나라 우등은 커녕 일반 고속버스에도 못미친다.

뭐 야간버스만 좋은 건지도 모르겠다.


버스는 완행이라 여기저기 서면서 사람들을 태운다.

정식 터미널도 아니고 그냥 길거리에 종종 멈춰 서서 사람들을 태운다.

출발할 땐 사람들이 적어 조금 쾌적했으나, 이내 가득 찼다.


중간에 탄 내 옆자리를 배정받은 터키 청년은 나더러 선심쓰듯이 창가로 들어가 앉으라고 한다. -_-;;;

싫거든? 난 복도가 좋거든? 됐다고 안에다 앉혔더니, 이 친구도 버스타면 갑갑함을 많이 타나보다.

옆에서 한숨을 어찌나 쉬어대던지. -_-;;



중간에 휴게소에 잠시 들러 꽤 오래 쉬었다.

역시 허허벌판에 멀리 설산. 터키는 정말 넓구나.

나는 여기서 건너뛴 점심 대신 과자와 차이 한잔을 시켜 먹었다.


휴게소에서 쉬고 나서야 옆자리 청년은 좀 살겠나보다.

그제야 표정이 좀 풀어져 나한테 껌도 권하고, 뭐라고 터키말로 묻는데 영어를 전혀 못해서 그냥 서로 대충 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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