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묵칼레에서 2시간 반쯤 운전하여 셀축에 도착.
이번에 운전한 길은 중간에 사진 한장 없고, 기억도 없다. -_-;
3시반쯤 도착하여 숙소에 짐을 풀었다.
여행기간중 가장 싼 숙소였다. 호스텔이지만 이 나이에 도미토리는 좀 그렇고 싱글룸인데도 15유로다.
물론 방도 그리 좋진 않고 화장실 상태도 별로 샤워를 하고 싶지는 않은...
게다가 하필 오늘 몇시부터 몇시까지 단수라고 한다. -_-;
자기네 문제가 아니라 셀축 전체가 그렇다고.
어쨌든 오전에 많이 걷고, 운전도 하였으니 일단 좀 쉬었다.
가이드북을 보니 셀축에는 에페스 유적을 제외하고 도시 안의 볼거리들은 영 끌리는 것들이 없었다.
차가 있어서 좋은 점을 십분 활용하여, 셀축에서 20분이면 갈 수 있는 쿠샤다스로 가볍게 출발.
쿠샤다스는 생각보다 번화한 느낌의 해안도시였다.
차가 있거나 이동이 자유롭다면 에페스 유적이 주 목적이더라도 셀축보다 쿠샤다스에 묵어도 괜찮을 것 같다.
바닷가의 번화하고 활기찬 모습은 좋으나, 특별한 볼거리는 별로 없다.
저기 보이는 규베르진 섬 정도가 약간 특이해 보인다.
차를 끌고 근처까지 더 가도 되겠으나, 특별히 할 일도 없어서 차는 그냥 번화한 바닷가에 세워두고 걸어갔다.
역사적 의미가 대단한 유적지는 아닌 듯.
방파제로 연결되어 있어, 배들이 정박해 있고, 낚시를 하는 이들도 있다.
5시가 넘은 시간인데 늦었는지 성채 안에 입장은 안되었다.
그냥 주변만 돌아보고, 규베르진 섬에서 보이는 쿠샤다스 모습을 감상.
돌아오는 길도 한산하다.
내 앞에서 부자지간으로 추정되는 20대와 50대쯤 되어 보이는 남자 둘이 앞서 걸었는데, 중간에 멈춰서 둘이 셀카를 찍었다.
우리나라 사람들 못지 않게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터키사람들이라, 어디 가서 카메라를 꺼낼 때 왠지 눈치 보이는 일이 없어 좋다. 사실 이런 여행에서 내 사진은 별로 안찍는 편이데, 현지인들이 오히려 워낙 많이 찍어대니 나도 덩달이 찍어서 이번 여행엔 셀카가 좀 많다. ㅋㅋ
여름이면 상당히 붐빌테지만, 이렇게 한적한 바다구경도 좋다.
왠지 오래전에 본 테오 앙겔로풀로스 영화가 떠오르는 풍경.
쿠샤다스에서 저녁은 여기 와서 처음으로 양고기 되너 뒤름(돌리면서 구운 고기를 얇게 썰어내어 빵에 야채 등과 싸먹는) 케밥을 찾아서 먹었다. 유럽에선 케밥 하면 거의 대부분인 양고기 되너 뒤름 케밥이 현지에선 오히려 먹을 기회가 없었다. 양고기가 주종인줄 알았는데 양고기보다 쇠고기와 치킨이 더 흔한 것 같다.
여행 올 때 모자를 깜빡 잊고 안가져 왔는데, 여행 동안 한번 쓰고 버려도 될만한 싼 걸 사려고 LC Waikiki에 들어가 보았다.
LC Waikiki는 이스탄불에서 수업 때 발표를 위해 약간 스터디 해본 기업인데, 현지에서 잘나가는, 말하자면 터키의 유니클로 쯤 되는 브랜드다. 모자를 찾아보니 있고, 가격도 엄청 싸다. 그런데, 디자인도 품질도 그냥 여행 동안 쓰고 버리기에도 뭣한 quality였다. -_-;;
터키는 무역장벽이 상당히 존재하는 나라일까? 도대체 그 좋은 품질의(?) 중국산이나 동남아산을 두고 어디서 이런 허접한 물건들을 갖다 파는 건가 싶은 경우를 참 많이 봤다. 옷이나 대부분의 공산품들이 품질이 안좋아 보이는 것들이 많았다. 짝퉁도 대놓고 팔기로 중국을 능가하는 것 같고. 참 살 만한 물건이 별로 없다. 모자는 하는 수 없이 서너배 더 주고 아디다스에 가서 샀다.
깜깜해져서야 다시 셀축의 숙소로 돌아왔다.
다행히 예정된 시간에 단수는 안되어서 제대로 씻고 잘 수 있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