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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s

한강 A 커피가게

by edino 2009. 3. 1.
집에서 아주 가까운 한강지구에 있어서 종종 한강 가면 보던 곳인데, 한번도 들어갈 생각은 안해봤었다가, p양의 블로그에서 보고 가보았다. 한번도 들어가볼 생각을 안했었던 이유는 첫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커피 체인점이고, 둘째 늘상 분위기가 산만해 보였기 때문이다.

막상 들어가보자 일반적인 A 체인점과는 전혀 분위기가 달랐다.
한강변이라는 점을 한껏 살린 시원한 창과 너무 좁지 않은 자리 배치, 그리고 무엇보다 그날의 한가함.
(일반 체인점 가격인 것도 장점.)


이후에도 몇번 더 가보았지만 이때만큼 사람 적고 분위기 좋은 날은 없었다.
저기 보이는 배는 돈을 내고 몇시간씩 전세를 낼 수 있는데 물론 가격이 만만하진 않았다.
후에 밤에 갔을 때는 사람도 바글바글 했고, 밖도 깜깜해서 그냥 그런 분위기라 그냥 나왔지만, 이날 느껴진 분위기는 매우 이국적이기까지 했다.


물가의 풍경을 잘 활용한 여러 도시들을 봤지만, 이곳에서 느낀 느낌 그대로 한강을 멋지게 꾸미자면 Sydney 스타일이 좋을 것 같다. 물론 Darling Harbour를 양쪽으로 가르는 건 강이 아니라 바다지만, 한강은 대도시를 가르지르는 꽤 보기 드문 규모의 강인지라 거의 바다에 가까운 느낌이다. 굉장한 자원이고, 따라서 잘 보호하면서 활용해야겠지만, 지금은 그다지 잘 활용되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지금 한강에 뭔가를 하겠다는 작자들은 화물선 띄울 생각이나 하는 인간들이니 제발 건들지만 말아주기 바랄 뿐이지만, 내가 한강에 뭔가를 할 수 있다면 우선 한강을 건너는 제대로 된 인도교를 하나 만들고 싶다.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 같은 스타일로 만들어서 그곳의 임대료 수입으로 다리 만드는 재원에 보탬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막개발이 아닌 제대로된 관리 하에 한강변에 이런 가게들이 줄지어 있어도 좋을 것이다. 한강변은 녹지와 공원이 부족한 서울에 숨통을 터주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양 강변을 따라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가 한강으로의 접근성을 심각하게 침해한다. 이런 곳을 통한 수입으로는 한강으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공사 등이 이뤄지면 좋을 것 같다.

좁디좁은 인공수로 하나에도 사람들이 대통령 시켜줄 만큼 열광했는데, 한강을 제대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을 시장으로 뽑고 싶다는 건 너무 과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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