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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inerary/15 : Turkey

Istanbul #1

by edino 2015. 4. 6.

3월에 3주간 터키를 다녀왔다.

목적은 학점 이수 및 여행.


사실 3주로 기간을 잡을 땐 터키 옆에 있는 코카서스 3국(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을 일정에 포함시키고자 했었다. 96년의 유럽여행을 떠올려보면 4주에 그 많은 곳들을 다녔으니 3주면 그정도는 돌아보지 않겠나 싶었던 짐작으로 비행기표를 일단 예약했다. 하지만 알아볼수록 터키는 넓은 나라였고, 조지아라도 가보고 싶었으나 날씨 등 여건이 마땅치 않았다.(카즈베기 등 가고자 하는 곳의 날씨는 3월에도 우리나라 한겨울 날씨..) 코카서스 3국은 정보도 적고, 영어도 잘 통하지 않고, 결국 이번엔 포기하는 것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그래도 터키만 3주면 좀 긴 게 아닐까 싶어 붙어 있는 불가리아나 그리스에서 가보고 싶던 메테오라 등을 고려에 넣었었는데, 어느 곳이든 이동을 위해 앞뒤로 시간이 너무 많이 들었다.


결국은 터키만 3주를 보기로 하고도 한참을 고민했다. 이동을 고려한 루트 짜기 때문인데, 20대 때야 이동 시간도 줄일 겸 숙박비도 줄일 겸 야간버스를 타면 되겠지만, 이제는 좀 무리다. 야간에 버스로 이동은 어찌 한다 쳐도 아침에 내리자마자 호텔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바로 돌아다닐 자신은 없다. 기차라면 몰라도 장시간 버스는 특히 질색이다.


하여 국내선 비행기와 기차를 적극 활용하고자 알아보았다.

우선 기차. 세상에 터키의 기차처럼 쓸모없는 게 또 있을까. 좀 돌아가도 기차를 타면 몸과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적극 이용하고자 하였으나, 연결이 안된 곳이 대부분이다. 고속철로 개비된 이스탄불-앙카라 등 극히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기차로 이동할 만한 구간은 매우 매우 드물다.


국내선 비행기. 터키는 땅이 넓은 만큼 공항도 매우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방 공항은 이스탄불과의 비행편만 있는 것이 문제. 그나마도 저가 항공은 매일 없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지방공항 간 노선이 있는 구간을 찾아보니 이즈미르 공항이 핵심이었다. 이즈미르 공항에서는 카이세리나 안탈리아 등 국내선 직항 노선이 일부 있을 뿐 아니라, 그리스 아테네로의 직항도 있다. 이를 이용해 메테오라까지 다녀올까도 생각해 봤지만, 이즈미르를 두번 오지 않고서는 루트가 안나왔다. 터키만으로도 한붓 그리기가 어찌나 힘들던지. 결국 현지에서 최종적으로 확정한 루트는 아래와 같다.



직선구간이 국내선 항공, 나머지는 육로 이동이다.

이스탄불-안탈리아 : 항공

안탈리아-이즈미르 : 렌트

이즈미르-카이세리 : 항공

카이세리-시바스 : 버스

시바스-아마시아 : 기차

아마시아-이스탄불 : 항공


다채로운 이동편을 활용하여 한붓그리기 완성. 최대한 안힘들게 다니려면 이정도 루트가 최선이다. 우선 여행책자와 블로그 등을 참고해서 가고 싶은 도시들을 정했고, 루트 중간에 쉽게 들릴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일정에 끼워넣는 식.


여행사 상품들중 좀 편한 건 국내선 2번 정도 타는데, 대게 이스탄불-이즈미르 타고 가서 육로로 카파도키아까지 가고, 거기서 다시 이스탄불로 항공이동이 대부분인 듯. 사실 메블라나 세마의식을 제대로 보고자 코니아를 일정에 넣을까도 싶었는데,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다 해서 코니아를 제외하니 육로 이동을 줄일 수 있었다.


이렇게 다녔어도 사실 터키 영토 좌우로는 2/3 정도 밖에 안된다.

나머지 1/3은 여행자제, 금지 구역들도 많고 훨씬 이슬람 색채도 강하고 쿠르드족이 많은 지역.

이동에 드는 노력에 비해 특별히 끌리는 곳은 별로 없어서, 총 3주의 기간에도 불구하고 열흘내외에 우겨넣는 '국민 루트'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2주도 안되는 기간에 이집트-그리스까지 묶어 넣기도 하더라만, 그렇게까지 찍고 다닐 생각은 없었고. 사람들이 덜 가는 곳은 시바스, 아마시아와 남부의 작은 도시들 일부 정도.



게다가 3주의 일정 중 초반 5일은 수업이 있었다.

여러 나라의 학교들과 network 프로그램이 있어서, 참여하고 싶은 학교의 프로그램에 지원하면 일주일간 수업을 듣고 학점을 딸 수 있다. 비용은 자비 부담이지만.


여러 나라 학교들 중에 나는 아직 못가본 터키 여행을 겸하여 이 학교를 택했다.

이스탄불에 위치한 이 학교에는 미국, 일본, 스페인 등에서 많이 참여하였다. 한국에선 나와 일행 둘이 더 있었다.


프로그램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9 to 5.

이스탄불에서 저녁 시간은 자유로 주어지지만, 해가 긴 여름도 아니라 관광은 제한적이었다.

이 기간 동안의 일정은 2번에 걸쳐 간략하게 정리할 예정.



3월1일 일요일 낮에 출국, 저녁에 이스탄불에 도착하여 일주일간 방을 함께 쓸 일행들과 만났다.

일행 둘은 과정 종료후 귀국해서 시험을 봐야 하는 과목이 있어서, 먼저 일찍 들어와서 카파도키아를 비행기로 다녀왔다.


다음날 바로 수업 듣기 시작.

아침에 길을 모르니 일단 택시를 탔는데 이스탄불에서 출퇴근 시간에 택시는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최악의 교통 혼잡, 게다가 하필 택시가 타이어 펑크.

펑크가 그나마 다행이었을지도. 가까운 전철역에 내려줘서 학교 근처까진 전철로 이동한 게 나았다.

이후 왠만한 곳은 모두 Metro, Tram으로 이동하였기에 1회권인 Jeton보단 Istanbul kart를 구입하는 것이 훨씬 유리했는데, 카드 살 수 있는 곳이 많이 보이지 않아 한참 뒤에나 구입할 수 있었다.


월요일은 하루종일 강의만 7시간 꽉 채워 듣고 저녁에 할릭을 건너는 갈라타교 쪽으로 향하였다.



바로 이 고등어 케밥을 먹기 위해.

여행을 한다면 먹기 위해 하는 식도락가 친구가 여행 전에 내가 터키를 간다고 하니 부러워한 이유가 바로 이 고등어 케밥이었다.


갈라타교 근처엔 어시장이 있고, 이어서 이렇게 고등어 케밥을 파는 곳이 즐비한데, 사실 이때는 비성수기 평일 저녁이라 매우 한산했다. 사람이 거의 없어 아저씨들의 호객이 많았고. 일단은 한번 지나쳤다가 그냥 아무데나 들어가서 먹었다.


한 입 먹고 처음 든 느낌은 "생각보다 안 비리네?"이고, 그렇게 엄청나게 맛나다거나 하진 않았다. 싼 가격(7tl, 1tl=430원 정도)에 제법 먹을만한 음식? 오히려 96년 유럽여행 때 처음 먹어본 양고기 케밥은 "맛있어!" 였는데 그정도 감탄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입에 침은 가득 고여있다.)


현지 이름은 Balik Ekmek으로 뜻은 그냥 생선+빵이다. (매우 흔하게 접하는 단어들이라 3주 다녀도 이정도는 알게 된다.)

우리나라 터키 음식점들에도 있기는 한 모양인데, 가격은 훨씬 비쌀테고, 맛은 어떨지 모르겠다.



다음엔 갈라타교의 신시가지 쪽에 있는 갈라타탑으로 갔다.(위 사진 왼쪽 끄트머리)

사실 일행 중 한명은 이스탄불에 와봤기 때문에 5일간은 거의 그냥 따라다녔다.

언덕을 약간 오르면 사람들이 제법 몰려 있는 작은 광장이 있고, 주변에 음식점/카페들이 있다.



위에서 광장쪽을 보고 광각으로 찍은 사진이 이 정도니까, 그렇게 높은 건 아니다.

입장료가 있는데, 터키 물가가 몇년새 많이 올랐는지 2,3년전 자료들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입장료, 가격들보다 훌쩍 올라있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그때보다 환율은 여행자에게 많이 유리해서, 한화 기준으로 부담은 거의 늘지 않은 듯.



타워에선 유리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바깥을 따라 돌면서 직접 이스탄불 전경을 볼 수 있다.

이때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온 이스탄불에 울려퍼지던 아잔 소리.

시간이 되면 터키 어디서나 들리는 아잔 소리지만, 이곳저곳의 자미들이 다 보이는 전경과 함께 듣는 느낌은 또 다르다.

온 마을에 밥짓는 연기처럼 퍼졌달까, 이곳은 과연 이슬람 국가구나 실감이 더 된다.

사실 그렇다고 이때 기도하는 사람은 한번도 못봤다. -_-;;


갈라타탑에서 내려와서는 갈라타 다리를 걸어서 구시가지쪽으로 건너갔다 탁심 광장 근처의 숙소까지 걸어갔다.

다들 첫날이라 체력과 의욕이 넘쳤지만, 오르막이라 상당히 힘들었다. -_-;

이스틱랄 거리도 지나쳤지만, 여행 후반부에 다시 제대로 다녔으니 나중에 다시 포스팅.



오른쪽 건물이 호텔이다.

탁심 광장에서 그리 먼 거리는 아닌데, 골목들이 좁고 길에 표지판이 없어서 비교적 상세한 약도를 가지고도 처음 찾아오기 쉽지 않았다. 특히 저 울퉁불퉁한 바닥에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건 매우 심난한 일이었다.

첫날 공항버스 하바쉬에서 내려서부터 도착해서 예약한 호텔에 도착하기까지만 해도 택시, 호텔, 식당 등의 호객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3층 옥탑방인데 성인 4인까지 가능하다지만, 3명이 쓰기에도 그리 편하진 않았다. 방은 깨끗하고 주인도 친절했지만 옥탑방은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한국처럼 파는 통닭을 한마리 사와 숙소에서 가볍게 한잔 하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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