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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timents/watching

The Great Beauty, Night Train to Lisbon, The Necessary Death of Charlie Countryman, Nymphomaniac

by edino 2014. 5. 18.

어디선가 이미 여러 번 한 적 있는 얘긴데, 책이건 영화건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한 시기에 접한 것들이 관련성들이 많이 있는 경우가 꽤 많다. 그 관련성이 소위 '대세'라면 이해가 가는데, 딱히 그렇지는 않은 것 같으니 신기하달까. 요즘 유럽영화가 대세다 뭐 이런 조류는 전혀 없지 않나? 어쨌든 최근에 본 영화들 상당수가 유럽(혹은 유렵 배경) 영화다. 심지어 보려고 구매해 다운받아둔 영화 6편 중 4편이 또 유럽 영화다.


The Great Beauty.

이 영화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줄거리를 말하자면 뭐였지? 싶고, 어떻게 끝났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그냥 멋진 영화로 남아 있다.



위 장면처럼 말이다.

저곳은 로마에서도 콜로세움이 바로 앞에 보이는 어느 집 옥상이다.

저런 곳에서 와인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일이 어찌 멋지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이곳에서 전혀 멋지지 않은 불편한 대화들이 오가는 장면도 있다.

그 대화에서도 지적되듯이, 껍데기로는 행복한 '척' 까지만 된다.



마술같은 이 장면은 정말 마술 연습하는 곳이 배경이다.

이 장면과 함께 또 마술같던 장면은, 아무도 없는 밤에 로마 유적들의 열쇠를 죄다 가진 어떤 사람에게 안내를 받으며 유적들을 돌아보던 장면. 현실적이면서도 꿈같은 마술.



그러나 주인공에게 인생을 통틀어 가장 마술같던 순간은 바로 이때였다.

영화는 그들의 사연을 전혀 설명하지 않는다.

그저 그 마술같던 순간만을 묘사한다.


사실 열악한 TV 화면 따위로 봐도 멋질지는 잘 모르겠다.

제대로 된 화면과 제대로 된 사운드, 작년의 프로젝터 지름은 정말이지 줄어들지 않는 만족감을 준다.



Night Train to Lisbon.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올린지는 한참 되었으나, 소설과 멀어진 요즘의 독서 습관으로 결국 영화로 만나게 되었다.

(영화로 먼저 접한 소설은 잘 읽지 않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솔직히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올린 이유는 오로지 제목 때문이다.

'수단 항구'와 더불어 그냥 제목에서 막 끌리는 이국적인 느낌 때문에 보고 싶은 것이었다.

더구나 리스본은 내게 꿈같이 남아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영화 자체만 놓고 보자면 좀 아쉬운 면도 있지만 영화에선 그 도시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으니, 책보다 못해도 볼 이유는 충분.



The Necessary Death of Charlie Countryman.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가 배경이다.

이런 유럽도 있구나 싶은, 젊었을 때라면 한번 가보고 싶었을 것 같은 도시의 밤 풍경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 Nymphomaniac.

이건 그닥 감흥은 없었으나, 최근에 연달아 본 유럽영화에 포함되면서 또 한가지 연관점이 있다.

주인공격 남자가 바로 위 영화의 주연.

그러고 보니 위 영화에는 Mads Mikkelsen도 나오는데, 그도 최근에 본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에서 눈에 들어온 배우.


영화는 뭐 시놉시스만 봐도 라스 폰 트리에 답다.

마지막이 훈훈하게 끝나려나 싶어 읭? 했는데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끝난다.

그의 최근 영화들은 다 비슷한 느낌인데, 낚였다 까진 아니라도 그렇게 재미있거나 흥미롭지도 않았으면서, 아마 다음에 또 영화 찍으면 보게 될 거 같다. 기꺼이 찾아 보는 게 아니라, 결국 보게 될 거 같다는... 이상한 찜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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