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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timents/listening

Super Sonic 2013

by edino 2013. 8. 20.

스탠딩 공연 마지막으로 다녀온 것이 그린데이인데, 날짜를 보니 벌써 3년도 넘었다.

그때에 비하면 확연히 40대에 가까와진 느낌. ㅠㅠ


이번의 락페들도 PSB만 아니었다면 굳이 찾아가진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Weezer, Placebo, Jamiroquai가 포진한 지산도 아니고, Metalica, Muse, Limp Bizkit의 현카도 아니고, Super Sonic을 선택한 유일무이한 이유는 사실상 Pet Shop Boys다.


2010년 그들이 지산에 찾아왔을 때 혼자라도 갈까를 정말 고민 했으나, 여러 다른 사정들까지 겹쳐 포기한 이후로, 여름 락페는 한동안 관심을 덜 가졌었다. 이제 와 돌아보니 참 많은 밴드와 팀들이 다녀갔군. 관심을 덜 가진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지리적으로 만만치 않은 거리와 숙소 등의 문제, 날씨 걱정, 그리고 아이를 놓고 가기 어려운 상황이니 락페는 엄두가 안났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현카 City Break와 더불어 무려 잠실, 그것도 실내에서 여는 도심형 락페 Super Sonic!

어떤 부부는 Kiwi 보다도 어린 딸 둘을 데리고 오기도 했더라. ㅎㅎ

Super Sonic은 사실 작년이든 올해든 다른 락페에 비해 라인업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도 있지만, 어쨌든 현카까지 가세하니 나같은 직장인들에게는 축복이다. 내년부터는 여름만 되면 어딜 갈지 재보게 될 듯. 두 개가 시차라도 좀 떨어지던가 해서 라인업이 너무 분산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좀 씁쓸하지만 이건 완전히 자본의 논리다.

나같이 몸이 무거운 나이 든 팬층이 여전히 이 시장에서도 지갑을 많이 여는 계층인 것이니, 그들의 needs에 맞추는 것이다.


라인업도 마찬가지다.

Super Sonic의 헤드라이너는 PSB와 조용필.

현카의 Metalica, Muse, 지산의 Weezer, Placebo, Jamiroquai, 안산 NIN, The Cure 등 주요 멤버가 40대 아래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그중에서도 Super Sonic은 압도적이다. 첫 무대도 해리빅버튼! ㅋㅋㅋ



슈퍼소닉 페북에 올라왔던 건데 재밌다. ㅋㅋㅋ

원래 어디든 큰 카메라 챙기길 마다 않는 편이나, 스탠딩 공연에 카메라를 들고 가는 일은 없다.

서운하면 폰카로 몇 장 찍는 정도.

물론 이런 계몽활동(?)에도 불구하고 카메라만 들고 동영상 녹화까지 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yeon과 처음 같이 가본 스탠딩 공연이다.

그리 오래 연애를 하고 결혼한지도 꽤 되었건만, 여전히 처음 같이 할 것, 처음 같이 갈 곳은 많기만 하다.


암튼 조용필의 No Guarantee 참여 덕분에 Super Sonic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신인들을 위한 하나의 무대를 더 꾸밀 수 있었다. 유일한 실외 무대였던 Hello Stage가 여기인데, 사실 너무 더워서 한낮에 음악을 듣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넓은 잔디밭에 빙 둘러친 천막들에서 맥주 한잔 사마실 수 있게 해둔 건 좋더군. 전날 과음을 하지 않았더라면 한잔 했을텐데. ㅎㅎ


우리는 1일권만 샀는데, 그래도 오후 3시부터 밤 12시까지니 상당히 빡세다.

체력 조절을 잘 해야 했다.


처음 찾아간 무대는 해리빅버튼.

탄탄하고 육중한 연주와 보컬, 그야말로 정통 헤비메탈이라고 온몸으로 말해주는 멋진 밴드.

전체적으로 하드한 팀이 별로 없는 올해 Super Sonic이었으나, 해리빅버튼이 있어 조금은 균형이..

첫 무대라 아직 사람들이 적어서 아쉬웠고, 음악들만 좀더 귀에 익는다면 신나게 같이 놀 수 있을 듯.


두번째로 찾아간 무대는 슈퍼키드.

Top Band 2에 나온 팀들 빼면 락페에 나올 우리나라 그룹들은 확 줄어들 듯. ㅋㅋ

내가 슈퍼키드를 처음 봤을 때는 보컬이 하나였는데 오늘 보니 둘이다. 알고보니 하나가 군대 갔다 돌아온 듯.

그 돌아온 보컬은 너무 반들반들하게 생겨서(장국영이나 뭐 그런 스타일?) 왠지 엄청 여자 밝힐 거 같고 남자 입장에서는 괜히 비호감. ㅋㅋ 뭐 당연히 신나게 잘 노는 팀. 나중에 몇몇 외국팀들 보단 우리나라 밴드가 연주나 무대 매너나 더 낫다 싶기도 했다.


세번째로 Capital Cities.

공연 전에 Safe & Sound 한 곡만 들어보고 보았는데 너무.... 올드한 느낌이다. ㅋㅋ

첫 앨범이 올해 나온 팀인데 모든 게 80년대에서 막 튀어나온 느낌이야! ㅋㅋㅋ

그래도 Safe & Sound는 좋으니까 그것까지 듣고,


글렌체크가 연주중인 다른 무대로 갔다.

글렌체크는 공연 전에 잘 모르는 밴드들 대표곡들 다운받아 들어보면서 가장 귀에 들어왔던 우리나라 팀이다.

그들이 한참 연주중인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와~ 탄성이 나왔다.

보컬 없이도 청중을 휘몰아치는 꽉 찬 사운드.

2곡 밖에 못들어서 아쉬웠다.

레코딩은 공연 만큼의 사운드는 아닌 듯 하지만, 다시 제대로 들어봐야 할 팀 1순위 등극.


이후 사이에 야외에서 한 무대 있었으나, 이후 죽 달리는 일정이라 간단히 저녁을 먹었다.

그 다음부터는 yeon과 다른 무대를 보기도 하고, 아니면 같은 무대인데 나는 스탠딩, yeon은 좌석에서 보기도 했다.

좌석이 확실히 편하긴 한데, 재미는 확 떨어져서...

체력조절 한다고 했는데도 마지막 PSB 때는 꽤 힘들었다.


Willy Moon.

그닥 내 취향은 아닌데다 신인이라 히트곡도 부족... 그래도 열심히는 하는데 춤추느라 연신 넘기기 바쁜 긴 앞머리 좀 어떻게 하고 싶었다. ㅎㅎ 인상 깊었던 건(?) 마이크 입에 물고 춤추다 노래하는 퍼포먼스. ㅋㅋㅋㅋ

Yeah Yeah가 마지막이라 마지막까지 듣고,


다음은 Earth, Wind & Fire 무대로.

절대 미워할 수 없을 정도로 못생기고, 관리 따윈 할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어 보이는 푸근한 몸매의 흑인 아저씨들.

멤버가 도대체 몇인지 많기도 하고, 노래도 여기저기서 부르고, 연주도 여기저기서 하니까 노래가 쉼없이 이어져도 별로 힘들 게 없다. ㅎㅎ 역시 별로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밴드가 아닌지라 체력 비축 겸 쉬엄쉬엄 봤지만, 역시 백전노장들 답게 내공들은 상당하다. 중간에 따라 하라고 Earth! Wind! Fire! 끊어서 외치는데, 관중들 다같이 Fire! 할 때 재미있었다. ㅋㅋ



다음은 Two Door Cinema Club.

두번째로 기대를 좀 했던 무대였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평이하게 느껴졌던 무대다.
하지만 이 밴드 좋아하는 팬들이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듯.
전체적인 호응이라던가, 이 친구들 히트곡 때 관중들 달리는 건 PSB 때보다 덜하지 않았다.
일정표 상으로 이 팀 공연 끝나면 옆 스테이지에서 PSB 공연이 바로 시작하는 걸로 되어 있어서, 아쉽지만 PSB에 집중하기 위해 20분 정도 먼저 나와 무대 앞쪽에 자리잡았다.


20분 가까이 delay가 있기는 했지만, 드디어 Pet Shop Boys!


두분의 연세와 신서사이즈 위주의 음악으로 인한 정적인 무대는 영상과 여기 나온 두 Dancer들이 완벽히 커버했다.

PSB 멤버 둘의 복장도 재미있지만, 이 두 남녀 Dancer는 처음에는 말머리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것들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나와서 재미있고도 역동적인 춤들을 추었다. 앙코르 때는 얼굴도 보여주는데, 엄청나게 힘들 것 같은데도 환하게 웃으면서 춤추는 선남선녀였다. (물론 머리에 계속 뭘 쓰고 나오므로 실제로는 댄서들이 2팀 이상이었을 수도 있다.)



공연의 화려함을 장식한 또 한 축은 레이져 쇼와 조명.



특히 두 아저씨들이 쓰고 나온 빤짝이 헬멧위로 조명을 때려 관중석으로 반사시킨 장면은 압권! ㅋㅋㅋ

이외에도 둘이 흰 천으로 몸을 가리고 나와 목 아래쪽으로 몸은 프로젝터 영상으로 춤추게 한 장면도 재밌었고...


암튼 더 늦기 전에 이들의 공연을 보아 다행이었다. ㅎㅎ

공연 때 누가 뒤에서 외쳤다던데, 나도 기원한다.

만수무강하세요!


(P.S.)

차 타고 돌아오면서 PSB의 음악은 사실 이렇게 신나는 정서가 main은 아니었단 걸 떠올리다 보니...

이런 공연 외에도 클래식 공연장 같은 곳에서 조용히 그들의 음악을 감상하는 콘서트도 있었으면 좋겠다 싶다.

지금 나이에 하기엔 오히려 그쪽이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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