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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s

낙산공원, 노을공원

by edino 2011. 5. 31.

지지지난주와 지난주쯤 되려나, 서울에서 처음 찾아가본 공원 둘.
아이 덕에 여기저기 찾아다니면서 서울도 꽤 다닐데 많구나 실감하는 나들이 시즌 막바지에, 특히 마음에 들었던 두 곳이다.


우선 낙산공원.
어릴적 할아버지댁이 명륜동이었어서 혜화동도 자주 가고, 낙산공원도 멀지 않은 곳인데, 이런 곳이 예전부터 있었나 모르겠다. 예전부터 근처에 갈비집 낙산가든이 있었던 건 생각나니 있기는 있었으되, 새로 꾸미고 한 건 아주 오래진 않은 것 같은 느낌이다.

혜화역쪽에서부터 죽 걸어 올라오는 길도 한적하니 괜찮지만, 진짜는 성벽 너머의 이곳부터인 듯.


사람사는 오래된 집들과 좁은 골목들이 어울려 있다.
저 사이 골목길과 낮은 담장 너머로 보이는 풍경의 조화는 신기하기까지 하다.


야경도 분위기 있지 않을까 싶어, 다음엔 밤에 한번 와봐야지 싶다.

사실 책에서 낙산공원에 대해 읽고 기대했던 느낌은 스페인 Granada의 Albaicin같은 느낌이었다.
눈앞에 알함브라 궁전이 보일 턱이 없는 Albaicin이 무슨 의미냐 하겠지만, 그리고 실제로 가보면 알함브라의 자태에 넋을 잃고 사진 찍기에 바쁘지만,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 기억에 남고 그리운 것은 오히려 Albaicin의 분위기 그 자체다. 해가 저물 무렵 사람들이 모여들어 담벼락, 지붕 등에 올라서 알함브라에 불이 켜지기를 기다리며 왁자지껄한 분위기.

물론 낙산공원은 그런 분위기와는 또 약간 달랐지만, 밤에 와본다면 또다른 운치는 확실히 있을 것 같다.

다음엔 안가본 골목길도 더 가보고 싶고.


내려오면서 서울에 이런 데가 있었네 소릴 참 여러번 했던 듯.


그리고 지난주엔 노을공원.
MJ네 가족과 번개 비스무리하게 시간 맞춰 같이 갔다.

차를 댄 곳 바로 옆에 있는 위의 길로 올라가면 하늘공원이 나오는데, 바로 옆에 있는 노을공원은 최근까지 있는줄도 몰랐다. 지도를 보면 이곳이 원래 골프장 용도였음을 알 수 있는데, 찾아보니 이런저런 송사 등으로 골프장으로도 제대로 기능을 못하다가 2008년에야 공원으로 재개장 했다고 한다. 그로 인해 날아간 세금이 185억.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이런 일이 있었으니 당연히 홍보도 안된게지.

게다가 접근성도 상당히 떨어진다. 차에서 내리면 바로 공원이 아니라, 일반 차량이 올라갈 수 없는 오르막길을 좀 가야 하는데, 별로 멋지진 않은 아스팔트길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원측에서 운행하는 전기차를 기다렸다 타고 간다. 편도 2천원인데, 한꺼번에 태울 수 있는 사람수가 별로 많지 않아서 꽤 기다려야 한다.

사전정보 별로 없이 그냥 Navi 찍고 갔는데, 신기하게 올라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연인이나 친구 단위가 아니라 가족단위다. 게다가 짐들도 피난민 수준으로 많이 싸들고들 간다. 알고보니 그곳엔 캠핑장이 있었던 것이다.


전기차를 타면 노을공원 한강변 끝쪽에 있는 캠핑장 근처에 내려준다.
거기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deck까지 매우 가깝다.


이름대로 노을이 멋질까?
날씨가 좋으면 나름 캠핑도 재밌을 것 같다.


캠핑하긴 아직 어리지만 Kiwi도 신나게 뛰놀 수 있어서 좋다.


내려올 땐 걸어내려오면서, 꽃이 보이면 꽃향기를 맡으며 힘을 낸다.


가만 생각해보면 가깝고 좋다고 생각하는 곳이어도 1년에 한번 찾기 힘들다.
직장에 다니니 주말에 끽해야 한군데 정도 갈 수 있고, 나들이 하기 좋은 계절은 1년에 봄가을 한 네달이나 될까 말까.
하물며 다른 나라는 여행으로는 끽해야 1년에 한두번이고, 우리 수명은 그리 길지도 않다.

좋다고 해놓고도 여기 또 언제 오게 될까 생각해보니, 참 인생 짧구나 하는 생각에 좀 쓸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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